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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 마지막집 - The Last House on the Lef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60년대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수상에 빛나는 '처녀의 샘'을
현대에 맞게 각색해 현실성 있는 스릴러로 재탄생한
리메이크작 '왼편 마지막 집'은 무척 괜찮은 영화였다.
시골을 배경으로 한 농부가족을 보여줬던 원작의 컨셉은
강가의 별장을 찾은 슬픈일을 겪은 3명의 가족으로 대체됐다.
응급상황의 환자를 침착하게 치료해내는 의사 존(아버지),
친절한 사무적 통화를 마치곤 이내 시니컬한 본모습으로 돌아오는
진학관련 상담업을 갖고있는 엠마(어머니),
그리고 수영선수인 듯 보이는 고등학생 딸의 모습을 먼저 비춘다.
피해자가 될 이들 가족의 평소모습은 화목한 듯 어색하게 설정됐는데,
이 애매모호한 분위기는 1년전 사고로 죽은 아들 때문으로
가족휴가로 다시 찾은 강가를 마주한 별장에서도
이런 안좋은 옛 기억으로 인해 모두들 밝지 못하다.
그런 이들에게 예상치못한 사고와 우연이 연이어 닥친다...
부모의 차를 끌고 잠시 시내를 나갔던 딸은
지명수배중인 범죄자들과 엮이면서 사고를 당하고,
이 범죄자들은 그 후 빗속에서 숲을 헤매다
자신들이 해친 그 딸의 부모인지 모른채
그 강가의 별장에 도움을 청하며 하룻밤을 묵게 된다...
상황은 이렇게 반전에 반전을 예감케하며
피해자 집단과 가해자 집단의 예기치 않은 불편한 동거상황을 만들어 놓는다.
이후 누구도 상상못한 양측의 사투로 이어짐은 당연한 귀결...
이 영화가 특히 공포스러웠던건,
충분히 주변 얘기가 될 수 있다는 현실감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의 양면성이
한번 더 우울한 스릴러 소재로 극중 쓰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그리고 보고나면,
최초의 피해자인 딸이 부모와 범죄자들을 만나도록
본의아니게 필연을 만들었음을 느끼게 된다.
영화제목대로 막다른 길에 위치한 '왼편 마지막 집'은
가족이 묵은 별장의 위치로
딸의 안내로 가다 만나게 됐건
아님 이 길로 가다 헤매다 별장에 도착하게 됐던
결국엔 그 별장으로 가게 될 수 밖에 없었던거니 말이다.
더 이상은 스릴러란 장르상 필요이상의 스포일러인듯 해 이만 줄여야겠다.
중요한 건,
이 영화가 꽤 잘 만들어진 스릴러란 사실, 그리고
공포물과 스릴러 성격을 모두 지닌 영화이면서도
인과 응보라던지 선과 악의 혼조를 보여주는 등
철학적 메세지마저 적절히 가미돼
극의 재미를 한층 높여줄 줄 아는 수준있는 영화란 점이다.
스크림 시리즈를 만든
웨스 크레이븐이 참여한 영화란 걸 미리 알았다면
혹시나 감상에 편견이 작용한 영화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다행이 사전정보나 지식없이 보게 되어
나름 감상에 득이 됐던 영화이기도 했다.
끝으로,
빌 팩스톤의 아내인 사라 팩스톤이 어머니 엠마로 나오는데
'심플 플랜'이나 '프레일티'등의 작품등을 통해
감독 겸 배우 빌 팩스톤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나름 눈길을 끄는 캐스팅이였겠단 생각도 든다.
이 영화를 올 가을 볼만한 괜찮은 스릴러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