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동기에 관한한 논란이 많을 추리소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살인범 후시미는 후배 니이야마를 죽이고
그 사실을 또 다른 후배 유카가 밝혀낸다.
이는 책을 읽을 사람에게 미리 김 빼놓을 얘기는 아니고
책 첫장에 이미 밝혀놓고 범인을 조여나가는 구조이기에
먼저 읽은 이가 써놓은 못된 심보의 정보는 아님을 밝혀둔다.

범인과 살해상황을 미리 공개해 놓고
이를 밝혀나가는 이 책의 방식은 마치
'히치콕'감독의 영화들에서 많이 봐 온 듯한
역순의 스릴들과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영화같은 느낌도 나고 재밌고 잘 쓴 구성임에도
1가지 이해할 수 없는 큰 부분이 존재한다.
그건 책이 말하는 범인의 이해할 수 없는'범행동기'이다.

개인적으론 이 부분 또한
앞서 말한 소설이야기처럼 말해도 상관없다고 생각드나
그건 좀 아닌 듯 해 읽는 이에게 남겨두도록 하겠는데,
범인이 도저히 봐 줄수 없었다는 피살자의 죄는
과연 그런 식으로 살해를 당할만큼의 일이 였는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여전히 작가의 그 생각에
동조키 어려웠다.
전반적인 모든게 다 맘에 드는 책의 플롯 속에
유독 범행동기로써 이런 찜찜함을 남겨주어
책의 재미를 반감(?)시켜 준 작가가 나름 야속할 뿐이다.
범인이나 피살자 둘 중 하나는
좀 더 악인스럽게 만들어 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범행동기에 대한 나름의 논란을 길게 얘기하다 보니
이 책의 장점을 설명하는덴 너무 소홀했다 싶다.
내가 가장 좋았던 부분이자 이 책의 탁월한 점은,
탐정역할을 해내는 여성 유카의 추리력과 말투다.
어록이라 해도 될 만큼 간결하고 쏙쏙 들어오는
촌철살인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유카...
추리소설을 읽다 이런 문맥 하나하나까지 좋아지는 경우는
거의 이 책이 유일했던 듯 하다.
한번 잡고 반나절 정도 집중해 읽으면 완독해 볼 분량인데
읽는데 투자한 시간이 전혀 아깝진 않을 독특한 추리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