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후예들'의 첫장면에 금발의 시골처녀가 정체 모를 괴물에 쫓끼다 당하는 장면!
'쥬라기 공원 2'에서 렙터들이 빽빽한 풀숲을 헤치며 인간들을 쫓는 장면!
'고스트 앤 다크니스'에서 철도공사장 인부들의 숙소를 덮치는 장면!
'인디애나 존스'에서 지하 갱도의 철로를 타고 추격전을 펼치는 장면!
'프레데터'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통나무를 이용해 마지막 결전을 치루던 장면!...
차우를 보다 보면 예전에 보았던 위의 다른 영화속 여러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겹쳐진다.
이건 저기서? 저건 여기서?...
치매 어머니와 만삭인 아내를 둔 경찰관 엄태웅은
장난으로 써낸 희망근무지 '아무데나!'로 인해
진짜로 아무데나인 한 시골로 전근 발령난다.
그곳은 주말농장을 찾는 도시인들을 상대로
사업을 시작해 보려는 조금은 들뜬 분위기의 마을이다.
그런데, 범죄없는 마을이라 할 만한 그곳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매장된지 얼마 안된 봉분이 파헤쳐지고 시체가 유실되 발견되고,
시골길을 걸어가던 동네처녀가 사지가 찢겨져 흩어진채 발견되고...
차우는 이미 선전을 통해 어느정도 예고됐 듯
거대한 식인 맷돼지의 공포와 이를 막아보려는 인간들의 사투를
기본스토리로 해 만들어진 영화다.
영웅이미지 보다는 조금은 엉뚱한 주인공 엄태웅,
구식과 신식 사냥꾼을 대표하는 두명의 포수 천포수와 백포수,
야생동물관련 박사논문 자료수집을 위해 마을근처에 잠복해 있던 정유미,
사건발생 후 파견된 신형사 박혁권...
이들 5명은 다들 다른 사연과 이유로
갑자기 출몰하고 있는 거대한 식인맷돼지를 함께 쫓는다.
아마도 색다른 공포영화를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반응이 크게 갈릴 영화다.
초반을 지나 맷돼지의 정체가 조금씩 파악되어 가고
이를 쫓는 팀이 구성돼 갈수록 극중 긴장감은 고조돼 가지만
곧 보여질 듯 기대됐던 스릴은 그 정도에서 끝이랄 수 있다.
왜냐면, 영화가 진행되어 갈수록 공포 아닌 액션코믹의 흐름속으로 빠지니까.
그냥 웃기에는 감독의 의도가 느껴지는 장면들이 꽤 많다.
공포스런 분위기인데 유머와 익살이 도를 넘는 대사와 장면들에선
영화 이블데드에서 보여지는 피가 낭자하지만 웃음이 피식 나와버리는
독특한 호러와 코믹이 믹스된 경험을 하게 돼니까...
65억 정도의 제작비가 들었다는 이 영화!
너그럽게 봐준다면 오랜만에 과감한 투자와 색다른 장르를 만든 용기에 박수를,
스릴있는 장면마다 코믹요소를 가미해 더위 날릴 유쾌한 여름용 영화로 봐준다면
나름 괜찮은 시도라 보고 어려운 영화판에서 선전을 기원해 주는게 맞을듯도 싶다.
하지만, 관객이 보는 너무나 속상했던 점은
초반에 훌륭했던 공포 분위기를 도리어
끝까지 잘 이끌고 나가 살렸다면 더 좋았을 거란 아쉬움과,
이렇게 코믹과 어드벤쳐식의 스토리 위주로 펼쳐나갈 작정이였다면
더 많은 SF효과와 치밀한 공포감이 밑받침 됐었을 때나
그 넣고자 했던 부가적 요소들이 존재이유가 있을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공포가 아닌 코믹요소가 강한 어드벤쳐물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