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이벤트 종료)

 

 

 

 

 

 

 

가슴 서늘한 영화를 춥기까지 한 에어콘 바람 밑에서 본 탓인지,
마음 속은 물론 몸까지 한기가 도는 듯 했던 영화 '마더'...
국민 여동생을 꼽듯, 국민 어머니도 꼽자면 배우 김혜자를 흔히 넣는데
이 영화 속 그녀는 그런 어머니상 만은 아닌 듯 하다.
어딘지 모자른 듯...그러면서도 일면 정상인 듯한 아들 도준(원빈)을
어머니 김혜자는 애지중지 어색한 웃는 낮으로 감싸고 돌본다.
행여, 주변에 치여사는 아들이 어떤 일이라도 당할까 싶은 조바심에,
자신은 어떤 상황에 처해도 그저 아들 도준 뿐인 엄마...
이런 모자간의 모습은 보통의 가족 관계로 비쳐치지 않고
어쩐지 위태롭게만 보이는 이상야릇함만을 풍긴다.
동네 술집에서 혼자 술을 먹고 귀가하던 원빈은 우연히 한 여고생의
살인사건에 연루되고 '바보'같은 아들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믿는
어머니 김혜자는 이때부터 동분서주 아들의 무죄를 증명하려 애쓰는데...
모자른 원빈을 이용하기만 하던 동네백수 진구는 김혜자에게 이런 말을 꺼낸다.
'...보통 살인사건은 3가지가 원인인데 금전, 치정, 원한...근데
죽은 아이는 가난한 집안이니 금전은 제외하고 그렇다면 2가지인데 그게...
어머닌 아무도 밑지마 나까지도, 어머니 혼자 알아 내야 돼...'
이 말을 들은 김혜자는 그동안 마음만 급해 움직였던 방식을 벗어나
나름 체계적으로 사건에 접근해 들어간다. 그러면서 조금씩 단서가 밝혀지고
다시 그 단서들은 짜맞춰지며 진실에 접근하는데...
관찰자 시점인 관객의 입장에서 난 모든 진실을 알게 됐는데도 가슴에 남는 이 공허함은 뭔지...
스토리가 부실해서도 반전이 별로라서도 아니다...
범행의 진실과 극중 도준 어머니로써 배우 김혜자가 연기한 모습 하나하나가 떠오르면서
봉준호 감독이 관객에게 던져주는 알듯 모를듯한 고민거리들을 받은 듯 해서다.
인생 전반에 대한 것일 수도 있겠고 단순히 가족에 대한 것일 수도 있겠는데,
내가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과 다른 영화속 틀을 보면서
앞으로도 그들 인생 내내 달고 살아야하는 가난의 고단함 때문인지,
극중 어머니의 사랑이 순수함이 아닌 '고된 의무'처럼 느껴졌기 때문인지
정확히 꼬집어 설명할 순 없지만, 그러기에 오히려 보길 잘했단 생각이 드는 건
이 영화가 꽤 괜찮은 영화였단 반증은 아닌가 싶다...
제목이 마더이라서 그런지 출연하는 모든 배우 중에서도
어머니로 나온 김혜자가 유독 힘든 장면들을 많이 찍은 듯 보였다.
영화 만추 이후에 오랜만에 다시 한번 시상대에 올라
이런 그녀의 모든 수고를 한번에 잊게해 줄 벅찬 기쁨을 맞보게 되길 팬으로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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