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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코가지 사라 지음, 김진아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가 제공한 책에 쓴 주관적 서평입니다]
노인케어에서 발생되는 한 개인의
고통과 좌절이 묻어나는 에세이.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해의 변곡점도 있다.
딸에게 막대하는 그 부모의 속내까지 들어있기에.
90대의 부모의 보호자로 같이 살게 된 딸은
일만 할 뿐 경제력은 분가한 오빠의 관리하에 있다.
90세와 92세인 양친, 89세인 이모부와 이모,
연로해진 이 4명과 1958년생이지만 미혼인
일본여성이 동거하며 겪는 감정의 골이
결국 이 책으로 탄생된 셈.
노령인구가 너무 많아진 일본의 노인케어시스템과
일본노인들 스스로의 자급자족식 케어 실태를 알고자
읽고 싶었던 책인데 사실 그쪽과는 거리가 멀다.
부모와 친척이란 4명의 노인과 겪는
저자의 마음고생이 기록된 일기같은 글이기에.
한국보다 오히려 더 폐쇄적이면서
어른공경 의식도 강할 것 같은 일본이지만,
세상사 다 비슷하다는 논리가 이 책에서도 통하는데,
딸과 부모, 조카와 이모커플이란 이들의 관계 속에
더이상 가족의 정이란 없었다.
그냥 인간관계속 힘겨루기만이 보이고
그로인한 실망의 연속과
저자로써는 뾰족한 방법없는 매일만이
연속되는 삶이 주는 고통과 매일의 이유만 있을 뿐.
과연 노인과 살면 어떤 문제들로
케어하는 입장에선 고통스러울까?
저자는, 배려없는 야멸찬 목소리로
요구사항만 많아진 노인이 된 가족들로부터 받는
매일의 푸대접에 진저리 친다.
이해시키려 노력도 했지만 더이상 유연하지 않으려는
벽창호 같아진 노인들과의 현실은 돌파구가 없었다.
부모들은 저자에게 니가 갈데 없으니
우리에게 얹혀살고 있는거니
당연히 자신들에겐 이용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부모마냥 숟가락 하나 더 올려놓듯
비슷한 요구를 하는 한다리 건너의 이모와 이모부에게서도
저자가 받는 서러움과 분노는 쌓여간다.
이 책이 올해 나온 책은 아니지만
현재 저자도 70세가 되어가는 나이가 됐다.
결국 노인이 노인을 봉양하는 식이 됐지만
자식과 부모로써의 상하관계는
케어를 담당자인 딸도 70이 됐음에도
이들 사이에선 여전히 그녀도 늙은 할머니가 아닌
그저 딸일 뿐인 상황.
딸의 노고와 억울함이 스토리가 됐지만
노인들이 자식들을 돌보미로 이용하게 됐을 때
어떤 심리로 자녀들을 바라보게 되는지도
이 책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마냥 재밌게 읽을순 없다, 누구에게나 현실인 문제라서.
대신, 일본의 나이든 한 가족상을 같이 보면서
충분히 한국을 노령화도 돌아볼 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