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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한국의 산나물 50
이상각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가 제공한 책 써보는 주관적 서평입니다]
산나물 정보라는 목적성이 뚜렷한 책임에도
예상못한 서평의 글느낌이 너무 좋았다.
결국 산나물을 언급이지만, 끼어있는 맥락들에
삶과 자연을 의식해 볼 수 있는 저자의 생각들이 많아
의도치 않게 내 생각이 산기운을 받고
흡사 정화되는 느낌도 들정도로 좋았다.
몇주 전엔 사두었던 건나물로 반찬을 만들었다.
해봐야지 해봐야지 늦장 부리다 드디어 뜯은 건나물 재료.
생각보다 손이 많이 안 갈거 같았는데
삶고 찬물에 몇시간 식히는 과정까지 필요해
요리 전부터 들인 시간만으론 공을 들인 반찬만들기가 됐다.
책에선 이런 건나물들을 '묵나물'이라 부른다.
묵이란 뜻이 아마 묵혔다 먹을 수 있게
데쳐서 가공한 나물이란 뜻을 담았을텐데,
묵나물로 부르는 건 처음 본터라
혹시나 묵나물이란거와 건나물의 차이라도 있어
오독이 될까 나름 신경써서 용어를 다시 살폈기도.
내가 해먹은 나물은 더덕취였는데 책엔 없다.
내가 보고도 혹시 놓친건 아닐까 했는데 이 역시나 없었고.
책엔 50가지의 산나물이 실렸는데
의외로 나물들 이름 중 모르는 이름보다
아는 이름들이 더 많았다.
그만큼 한국사람으로써 나도 이미 봤거나 먹어본 것들이란건데
어쩌면 그런 의미에서 내가 거쳐온 산나물들에 대해
이 책 내용들이 어느 면에서는 복습처럼도 느껴졌다.
책에 산나물 삽화들이 매 나물들마다
두드러지게 여러장이 실리진 않았다.
그럼에도 몇몇 산나물들은 대표 사진 이외에도
꽃대가 올라있는 모습들이나
열매같은 사진들도 추가로 실려있는데,
이것들도 대표사진처럼 정보차원에서 올렸겠지만
그냥 먹거리 소개로만 보기에는
꽃들과 열매일지 모를 그 추가 사진들이 참 이뻤다,
그 색깔, 모습들 하나하나...
저자는 각 산나물마다의 적당한 채취시기와
생육과정들을 중복되더라도 소개하는데,
그렇기에 계절에 따라 공통적으로 들어둘 말들도 존재한다.
봄나물들을 그냥 생으로 먹기에 적당하나
여름과 가을로 이어지는 기간에 채취한 나물이라면
나름의 독성이 있을 수 있어서 식용으로 먹을 땐
데쳐서 독성을 빼는 등의 방법이 필요하단다.
저장 또한 앞서 말한 묵나물의 방법일 땐
살짝 데쳐서 그늘에 말려 보관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게 저장되고
이걸 다시 다시 물에 삶고 담가두면
오히려 원래 가진 향보다 더 진한 느낌도
느낄 수 있다고 전한다.
산나물...이들을 꼭 약용으로 부르거나 먹어야 할까?
어떤 요소들도 그냥 다 몸에는 필요한 것들인데
무엇을 약으로 부르는 건 인간의 기대같아서.
그럼에도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약용이라는 그 말에 더 믿음을 갖고
먹는 나물에 몸에 좋으리라 의미를 두려는 그런 마음.
실려있는 딱봐도 산나물인 것들과 대비되게
비비추나 원추리는 동네 관상용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식물들.
이미 상식적으로 약용식물인 걸 알고는 있었는데
책에 소개된 이 식물들이 동네에서 볼 수 있는
도시속 비비추와 원추리와 동일하며 먹어도 될런지는 살짝 의문.
여러 산나물 중 이름 때문에 기억에 남고 인상적이던
'풀솜대(지장보살)'이에 관한 내용을 인용해 적어본다.
솜대, 지장보살로 불리는 이 산나물은
한방에선 사슴이 먹는 약이라 하여 녹약이라고 부르는 약재.
낙엽이 쌓이고 습한 곳에서 자라는 다년생이라고 하니
그말만 들어서는 버섯과 비슷한 환경에서 잘 사는 듯 했다.
옆으로 자라고 줄기는 20~50cm까지 군락을 지어 자란다.
윗쪽이 비스듬이 휘어지고 흰색 꽃도 피는 식물.
잎에 솜털이 달렸다고 해서 솜대라 불리고
보릿고개 때 뿌리로 죽을 쑤어 먹었다고 하여
지장보살(고통에서 구해주는 자비로운 보살)로 불린 식물.
나물의 이름이 지장보살이라니...
처음엔 지장보살이란 이름을 보고 궁금했고
그 뜻을 읽고나서는 아련했던 식물.
누가 이 나물 하나를 처음 지장보살이라고 불렀을지...
그냥 사전처럼 활용하게 되거나
나물에 관심있는 사람들만
찾아 볼 내용들이겠지 예상하고 접했는데,
식물도감처럼 읽어나가던 어느 순간부턴
동호회라도 따라나서 나도 나물을 직접 캐러
가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는 건강이나 나물욕심만도 아니다.
그냥 귀한 살아있는 책에서 본 산나물들이
하나하나 귀한 인연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지나치면 풀인데 산나물로 들여다보니
하나하나 다 사람에겐 쓰임이 있는 나물들.
하나가득 뜯어오면 환경 해치는 일이라
나라차원에선 막기도 한다는 뉴스도 들었다.
그런데도 한번쯤은 가서 직접 보고 싶었다.
그냥 먹기만 하는게 아닌 이 식물들이 사는 그 장소에서.
딸 땐 미안하다고 해야할까, 고맙다고 해야 할까...
그냥 나물이 이상하게 땡기는 요즘이라
필요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던 책인데
머릿말부터 이어지는 내용들까지
자연의 고마움도 새삼 많이 느끼게 해주고
현재의 내 식생활도 반성해 보게 한 의미있는 독서였다.
누구라도 아무 목적없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자연속 산나물이라 불리지만 왠지
알고 싶어질 식물들기도 하다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