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심리학 개념어 사전
대릴 샤프 지음, 고혜경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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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서평은 주관적으로 남깁니다]


'사전'을 한권의 책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도 싶다.

만일 영어사전이나 국어사전식처럼

순수한 찾아보기식 나열뿐이라면

한권의 책으로 읽는 걸 비추하는게 당연하지만,

융의 저작들이나 그냥 심리학적인 컨텐츠들을

심도있게 이해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면

여기에 등장하는 개념어들을 풀이한 이 '사전'은 

한번 읽어 볼만한 한권의 책일 수 있다.


먼저, 국내 융이론 관련 최고 권위자인 

이부영의 책들 중 기초가 되는 저작들 4권을 

다시 읽어봤던 우연이 있었는데,

그 책들마다는 각각의 개념들에 대해 

깊게 다루놓은 책이었다면.

이 책은 융이 잘 쓰고 창조했던 개념들과 

그런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보조로 쓰인

또다른 개념어들까지 용어정리 차원으로 

순수하게 알아볼 수 있는 구성이라서다.


어쩌면 영어식 색인순서인 A부터 Z 순서의 구성임에도

번역과정에서 그 뜻들이 한글화 되면서

우연치 않게 영어식이 한글번역됨으로써

한글로는 랜덤식 설명으로 재배치 된 느낌이 되어버려

매우 추상적인 순서가 됐고 

묘한 읽는 재미도 부여해준다.


또한 편집상 특이점도 말해보자면, 

읽는 중에 매우 길게 몇페이지에 할애된 

특별히 중요하게 언급된 용어들은

처음 목록으로 언급됐을 때만 해당 단어를 쓰고 

뒷장에 쭉 연결해 이어나가는 형식이 아니라

음영처리된 해당용어를 계속 페이지마다 명시해 두어,

자신이 지금 어디를 읽고 있는지 재확인 되고

한권의 사전으로써 불틍정 페이지를 펴더라도

그 페이지에 설명되고 있는 용어가 뭔지

직관적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게 해둔 구조라

찾아보기용 사전으로써의 충실함도 놓치지 않는다.

내가 편집자였다면 아마 그 정도의 수고는 

안하고 독자에게 미뤘을지도 모를텐데

책을 읽고 활요할 이들을 위해 배치한

배려라 느껴져 고맙고 정성스러웠다.


용어집에 담긴 모든 개념어들을 리뷰할 순 없고

어쩌면 '사전'을 그럴 필요도 없겠지만 

몇몇 용어는 특별히 이 책만의 

색깔 소개차 소개해 보고싶다.

일단 책의 내용 그대로를 인용해 본 후

독자로써 느낀 바를 약간 첨언해보는 식으로.


성찰(Reflection)

:의미탐색을 아우르는 본능을 기반으로,

특정의식 내용에 집중하는 정신활동.


책은 보통 '성찰'을 본능으로 생각하지 않고

의식적인 마음상태로만 연관짓는다며,

심리학에서는 이를 '뒤로 굽히다(Reflexio)'란 뜻으로

'자극을 본능적으로 방출하는 반사작용이

정신화(Psychization)에 방해받는 형상'이라 보고,

예측가능한 행동인 강박적 행동(Compulsive act) 대신

어느정도 자유가 나타나는 충동자극(Impulse)에 따른

상대적으론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표현했다.


내가 살짝 앞뒤 문맥을

의미상 이해편하게 편집해 봤다.

책 분량으로는 반페이지도 안되는 이 내용인데

얼핏 읽고 지나가기에 번역상 문맥으로는 

이해가기 힘든 부분이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재해석했던 기록으로도 남겨본다.

이해만 잘 된다면 곱씹어 볼

역발상적 내용이라고도 생각하니까.


어쨌든 일단 성찰이라 함은 

액면 그대로 인식하는게 아닌

속뜻을 간파하는 작업이라 말하는 것.

그러나, 이를 하나 더 뛰어넘은 융은

특별한 노력으로써가 아닌 

'원형'으로 자신이 이미 지닌 걸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만 있다면 얻을 수 있는 

도달이 아닌 느껴봄이 성찰이 아닐까도 싶었고.


그럼에도 심리학식 성찰을 바라보는 관점에선 

스스로 이해해 봄직한 꼬임이 느껴지는데,

융은 한마디로 원형이 방출되는 걸

본인의 정신력이 막고 있는데

이걸 성찰로 어느정도 풀어내는게 

정의처럼 묘사한 거 같은데,

심리학은 오히려 

예측가능이 아닌 예측불가능의 모습으로 

들어나는 걸 성찰로 봤다는 정의일까?


자칫 상식선으로 이해해 온 성찰의 정의와는 

정반대의 이론처럼도 여겨지지만,

원형과 자유의 의미 연계ㅎ 이해하고 바라본다면

번역상 부자연스러움도 이해하기 쉬웠다고 느낀다.


그중 순수한 의미해석을 어렵게 했던 번역된 단어는,

성찰이 정신화를 '방해'한다란 설명 때문인데

여기서의 방해란 오히려 성찰의 역할이 

정신화란 뜻을 깨서 넘어서는 걸 뜻하기에

부정적인 뜻이 먼저 느껴지는

보통의 '방해'라는 느낌에 현혹되진 말아야

성찰의 발휘를 좀더 유의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원형(Archetype)

:인간정신 태초의 구조적 요소들


초자연적(Pshchic)인 측면으로,

매우 강력한 보수주의를 나타내며

본능을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아이디어 개념이 아닌

물려받은 아이디어가 방출될 수 있는가란

그 가능성의 문제.

개별적이 아닌 민족 또는 인류 공통적인 요소지만

보편적으로 보여질 순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융은 원형을 '본능적 이미지(Forms)'로 묘사했고

이를 스펙트럼으로 빗대어 설명도 했다.

본능의 역동은 적외선 부분과 같겠고

본능적 이미지는 자외선 부분 같다고.

이는 아마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부분과 

안 보이는 부분이라 설명하려 한듯 하다.

원형적 토대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데

만일 신경증이란 비싼 값을 치를 준비가 되있다면 가능.


앞서 말한 성찰을 이해할 때 나름

원형이론을 나 자체적으로 인용해 봤는데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연결됐던 부분은 아니다.

다만, 독자로써 이 2개의 개념어 부분을 

굳이 연동해 이해해 본 것은

이 두 단어 뿐만이 아닌 다른 개념어들도

융의 학설 내라는 생각으로 읽어나가다 보니

발상차원에서 첨부해 본 것이지

책에 담긴 해설 그대로의 인용은 아니었다.


융은 만다라나 중국의 '주역'까지 여러가지를 찾고

매칭해 보며 스스로 궁금함을 탐구했던 인물로,

본인이 완전히 확립한 학설 자체는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개념어 만으로도 

융 자신의 다양한 사유나 고민방식 자체를

학설처럼 공유한 특별한 분석가가 아니었나 싶다.


개념어 자체만으로는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 같지만

설명으로 듣다보면 융이 추구한 사고방향이

어렴풋이 하나로 연결되는 기분도 든다.


사전형식이라지만 하나의 맥락을 가진 책으로 읽어봐도 

그리 손색없는 느낌을 느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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