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66계명 - 용인보감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이며 주관적 서평입니다]


책 내용 중 만기친람(萬機親覽)은 

제갈량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소개되는 

매우 유명한 이야기겸 고사성어다.

먼저 간단하게 담긴 이야기를 풀어 보자면, 

위나라의 사마의는 자신의 숙적이였던 

촉나라의 제갈공명의 생활상을 일부러 알아본다.

그때 들은 바가 바로 이 고사성어의 어원이 됐는데,

잠과 식사를 줄여가며 모든 것을 두루 살피느라

힘들고 바쁘게 살아가는 제갈량의 소식을 듣게 됐고,

이에 사마의는 제갈량이 오래 살긴 힘들겠다는 

예측을 한게 바로 이 만기친람이다.


보통사람들의 스토리였다면 

마치 체스나 장기로 맞서는 상대방을 가늠해보듯

상대가 어떤 수를 둘지 고민하기 위한 얘기도 될 수 있었지만,

사마의가 제갈량을 가름한 만기친람의 실제 내용은

오히려 그 너머에 존재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하나 더.


현대사회에서 이 만기친람은 의외로 

정치사회면에 꽤 등장해 온 용어다, 그것도 꽤나 부정적으로.

통치자가 권력을 분담하지 않고 다 챙기려 하는 것을 빗대거나

그렇게 혼자 모든 것을 컨트롤 하려 하는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간접적으로 불신하는

독선이자 오만이라는 뜻으로 인용되는 편이다.

그런데 사실 이 만기친람이 가진 속뜻은

그리 쉽게 해석되어서 만은 안될 용어같다.


제갈량이 정사를 모두 꼼꼼히 돌보려 한 걸 

사마의가 상대적으로 안좋게 보았거나

상대를 향한 모욕이나 욕보이려 등장한 용어 같진 않아서다.

순수하게 사마의가 이렇게 살고 있는 

제갈량을 떠올리며 그의 과로사를 예상했고

어쩌면 그로인해 자신이 저절로 둘의 승부에서

승자의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정도 쯤 같으니까.

그러니 마치 쾌재를 불렀을거 같단

결말이나 암시 또한 등장하긴 어려운 이야기.

즉, 만기친람이란 뜻 자체가 

부정적으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어쨌든,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으나 일단 당시엔

제갈량의 입장에선 떠난 유비의 남겨진 아들을 도와

자신들이 세운 나라를 이어나가기 위해 

당시 본인으로써는 만기친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 

절대 타인을 못믿어서 생긴 통치력 부제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게다가 만기친람 자체가 나쁘게만 단정지을게 아니라

긍정적인 아웃풋만 가능만 하다면, 

마치 가족들이 운영하는 회사구조를

배타적이라고 불려야 할지

아님 의사결정에 효과적이라고 불러야 할지를

다른 각도에서 쓰여지는 경영들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만기친람을 돌아봐도 무방할 듯 싶다.


사마의가 가진 입장에서는 

단순 제갈량에 대한 정보수집 차원에서

그의 상황을 들었고 그걸 예지력있게 가늠해 본 것이지

그게 그 이상이나 그 이하이기 어려운 판단이었을거 같고,

만기친람하는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 인식이 아닌

그런 제갈량의 생활태도가 스스로의 수명단축을 하게 만들거나

과로사 유발하겠단 정도에서 해석하는게 맞아 보인다.


즉, 만기친람이란

그 자체의 뜻일 뿐이지

만기친람 자체를 부정적으로 일단 못박아 놓고

통치방법을 논할 때 부정적인 방식으로만 논하는 건

되려 좁은 시야로 보인다.


이 책을 읽고 싶게 만든 내용 중 

또다른 키워드는 석원(釋怨)이라는 것으로

묵은 원한을 풀어 도리어 시너지를 얻자는 얘기였다.

책은 이 내용으로 2번 정도 책 안에서 할애 했는데

앞선 부분에선 석원 그 자체에 대한

내용과 해석위주의 설명이었다면,

2번째는 실제 그걸 실천한 인물들의 사례를 

좀더 자세히 실어서 석원이란게 뭔지 보여준다.


석원...

먼저 묵은 원한이란게 없는게 좋다는 말은

책의 이곳저곳에서 이런 태도가 

삶에 더 좋다는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등장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하는 듯 했다, 꼭 석원만을 위해선 아니지만.

그럼에도 석원도 앞선 만기친람처럼

생각해 볼 꺼리는 던져주는 말 같았다.


원한을 푸는게 전혀 나쁠건 없다.

하지만, 7종8금이란 사례가 보여주는

이게 실제 존재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한 

해당 고사성어를 활용해 생각해 보면,

마음을 얻고자 누군가의 배신을

다른 누군가는 용서를 반복하는 과정이

단순 한번에 그치지 않은 사례가 있듯이,

석원의 가치는 모두가 쉬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덕목이지만

이게 현실화 되기에는 일방의 관대함이나 용기만으로는

어려운 난관과 위험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 되집어 봐야할 요소라고 본다.


책은 66개의 키워드로 직접적으로 리더십을 다루기에

당연히 리더십이란 울타리를 떠올리며 그 안에서 읽어도 좋겠고

그냥 중국 역사를 옛날이야기처럼 읽는다 생각해며

접해봐도 꽤 좋을 구성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