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시크릿
토니 파슨스 지음, 안이지 옮김 / 씨아이알(CIR)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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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려고 편 순간부터나

바로 이어진 머릿말에서부터,

모두 첫 느낌처럼 잠깐 머리속에 이어진

섬광 같은 느낌들로 인해 분명하게 하나는 와닿았다.


나 스스로는 생각할 수 없는 

누군가의 발상과 접근이란 사실...


내용으로 기억하고 

뜻을 캐내야 할 필요도 없다.

음미할 필요는?


왜냐면 책의 설명과 느낌대로라면

이또한 그냥 사라질 것이기에

부질없는 노력이 될 터.

 

깨달았다 한들 그 또한 

그냥 지나치는 한 순간일 뿐이라는 

저자의 선경험자이자 그냥 존재하는 사람으로써의 공유.


스스로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며

자신 스스스로의 능력치도 이 정도까지이므로

전달하려는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건 

각자의 몫이라 알려주는 저자의 글은

친절함 같은 솔직함일 수 있었다.


슬픔도, 기쁨도, 사람들도

결국 다 사라지고 

모든게 사라진다는 걸 

이해가 아닌 받아들임에 

정답이 있다고 알려주는 책.


반어법이나 궤변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머릿말에 비트코인으로 벌어진 

한사람의 이야기는 나름의 이해를 좀더 돕는다.


비밀번호를 푸는 최고의 기술자가 있다.


어느날 자신의 암호화폐 지갑을 열지 못한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10번의 입력시도는 제한적이라

지갑의 주인이라 한들 

모두 실패하면 접근금지가 되고 지갑은 동결된다.


앞선 9번의 시도는 실패했고

마지막 1번의 기회가 남았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로부터의 e메일이 날아왔다,

'내가 당신이 못찾은 비번을 찾아줄 수 있다'고.


당사자는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재차,

그 e메일의 송신자는 추가 연락을 해왔다.


'비밀 번호를 풀었으나 당신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이렇게 몇번 더 도움의 손길인 듯 연락해 온 

누군가의 e메일을 통한 물음에도,

정작 당사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의견을 내지 않는다.


그러다 이 이야기의 끝은 생각보다 황당하게 끝난다.


마지막 한번 남은 시도를 본인은 하지 않았고,

풀 수 있다는 사람의 연락에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냥 1번 더 실패하지 않은 상태에선

그 암호화폐 지갑은 사라지진 않을테니까...


포기?

합리화?


이어지는 내용을 읽으며 

가장 인간답게 풀어낸 책 속 한마디는,

'이미 존재로서 더 필요한 건 없다'는 말이

이 사례와도 이어진다는 부분이었다.


이미 나로써 충분하다는 말이나

그냥 지금 현재에 충실하라는 

그런 뜻이 아니다.


땅 구덩이에 빠진 사람이

어두운 그 구덩이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

삽으로 더 깊이 땅을 파내며,

깊이 더 깊이

땅속으로 들어가는 선택을 하고 있고

몰두하고 더 열심히 더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땅속에서 파내 뒤로 던진 흙들마저

등뒤에서 비치는 해마저 가리며

높은 흙더미가 되어간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남다른 깨달음이 있어 희열을 느낀 누군가는

또다른 누군가의 스승이 되고

배움에 갈망있는 자들은 스스로 제자가 되길 자청한다.


그렇게 규모가 더 커지게 되니

제자는 더이상 가까이 배울 수 있는 

스승의 가시권 안에 들어가 존재하기 힘들다.


스승은 자신을 격상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늘어난 제자들은 군중 속 한명이 되어갈 뿐.


그러다 길어진 서온해짐은

의심과 이별로 이어지고,

스승의 입장에선 계속 

자신의 많은 또다른 제자들과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다른 존재인 듯 보여질 위엄과 거리감을

유일한 깨달은 자로써 보여주며

그 집단을 결속시키고 존속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머무른다.


모두 책에 있는 내용들이다.


허무주의 같기도 하고

비관적이거나 멜랑콜리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책제목 또한 

반어적인 '오픈'과 '시크릿'의 조합임을 인지하고

책을 그저 바라보듯 읽어 나간다면,

직설적인 내용들이 주는 명쾌함들과 다른

글의 맛이 아닌 길을 일러주는

시선의 방향을 보여줄 내용들란

느낌을 줄 수도 있겠다.


어려운 듯 쉽게 다가오는 명징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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