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완웨이강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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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주제로 달리는 내용이 아니다.

흡사 매일 바뀌는 신문의 사설란을 읽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엮인 책으로 보이는데,


국제적 정세,

현대 문화적 변화,

판단기준의 변천,

AI가 미칠 생활혁신 등


다각적인 주제에 대해 

이공계적 커리어를 쌓아온

저자만의 관점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를 분명히 끌리게 만드는 매력이 존재한다.


이 중, 고통에 관해

'쓸모없는 고통'으로 다룬다는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글을 풀어가는 자체가 재미를 주는 챕터라

선별해 소개해 보며,

맹자의 한구절과 니체의 명언으로 시작하는 이 장에서

고통이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고 능력을 키워준다는 걸

인간의 오랜 맹점으로 들여다 봄을 정리해 본다.


10년간 고통스럽게 부인에게 구박받으며

늘 무능력하다며 욕먹고 산 남편이 있다는 가정했을 때,

이런 삶 때문에 생기를 잃어버린 

지난한 세월을 견뎌 온 남편을 만든 그 고통들은

과연 그만의 내공이 쌓이게 해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란 질문을 던지는 저자...

'고통' 또는 '고생'은 필요한 건지를 물으며.


'고생'...


힘든 경험을 하거나 혹은 

전혀 즐겁지 않은 일을 함으로써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


책이 말하는 이 정의를 통해,

고통이란 과정의 부산물일 뿐

그 자체로는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라 단언한다.


그렇기에 성장과 발전을 위해 고통 포함 고생을, 

마치 결과물로 받아들인다면 귀속 오류이고 

착각일 뿐이라 설명하는 저자 완웨이강.


몸에 좋은 약을 

쓴맛이 나지 않게 캡슐에 담았다고

약효가 전달되지 않는 건 아니지 않냐면서.


고난 속에서도 긍정인 사람이 됐다면 이유는,

고난 때문이 아닌

고난에도 '불구하고'라는 착상이라 말하는 그다. 

위트도 있으면서 공감하게 되는 영어적 표현으로 만든 문장.


고난이 자신을 단련시켰다는 건 

이와 같은 귀속오류 중 하나로써

긴세월 청춘을 낭비한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며,

스트레스에 정면으로 맞서 보는 게 

삶을 살아가는데 알아야 하는 방식습득이 돼줄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스트레스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도전으로 받아들여 대치한다는 마음을 먹을 줄 아는

여유도 능력으로 가진 마음가짐이

필요할 거란 말을 해석으로 붙이는 저자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결국

고생과 스트레스를 피할 순 없는게 삶이겠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해가는 중 

이미 충분히 많은 고생을 했다면,

굳이 고생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는 단언을 함으로써

읽는 이의 마음 속 짐 일부는 덜어주는 듯한 

이어지는 논리 그리고 논리의 향연 같았다.


갑자기 이후 이야기는

아이와 어른이 대하는 고통에 대한 자세를 

비교하는 쪽으로 촛점이 모아졌는데,

특히 아이에겐 

성장 자체를 엉끄러뜨릴 수 있기에 

고통을 주지 말아야 하고,

고생은 나중에 기쁨으로 바뀌는 채권이 아니라서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아이나 사람에겐

결코 자원이 아닌 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결론.


직면해야 할 고통과 스트레스를 니체의 말처럼

나를 죽이지 못하는 건 나를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든다는 당연함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가능한 정신을 성숙하게 정비해

그걸 지니고 대처하며 사는 것만이 

고통과 맞서는 현명한 방법이라 끝맺는다.


상당히 긴 얘기를 압축적으로 요약해 본거라

원문의 느낌은 읽는 각자가 다를 거 같다.


어떤 주제들은 이와 같이 

재미도 있지만 깊이가 있는 글들이라

이해와 공감을 주는 동시에

분명 읽는 재미가 확실하다.


철학자가 아닌 과학자가 쓴 글로써

문과적인 마인드가 아닌 이과적인 마인드가

이 책의 컨셉임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기에

그 자체의 재미만으로도 가치가 느껴지는 책.


사회나 정치를 다루는 소프트 사이언스가 

물리학 같은 하드 사이언스보다 

훨씬 레드오션이자 복잡하다는

그 논리적인 말에도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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