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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다 - 고장 난 관계를 붙잡고 있는 당신에게
후션즈 지음, 정은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4년 6월
평점 :

실려있는 사례는 5개쯤 됐던거 같다.
단순히 이런 갯수로써 봐선 적어보일 수 있는 숫자지만,
이 5개 사례가 그저 5개뿐으로 끝났단 느낌을 안 주고
그 안에 세세한 해석들을 통해
응용되듯 설명되어 체감상 내용이 늘어난 듯 느껴져서,
어떤 페이지 속 그 어떠한 한줄의 문장도
헛투로 볼 수 없는 브릿지 같은 내용없이
깊이있는 심리적 통찰을 꽉꽉 채워 담고 있는 구성이 놀라웠다.
많은 심리학 책들과 저자들을 만나왔지만
모든 페이지들마다 읽어 나가는게 쉽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정보로 다가오는 책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상식적으로,
복잡한 심리문제들은 그걸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의
많은 해당케이스들을 다룸으로써만
상세한 전달이 가능하다고 여겨 왔는데,
흔히 볼 수 있을 만한
일반적이고 굵직한 고민들 만으로도
함축적이고 포괄적인 해석들을
모두 담을 수 있는걸 볼 수 있게해 준
귀한 계기도 되어 준 내용들이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가족 또는 남과의 사이에서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상대가 이렇게 나와 억울하다던지,
뒤통수를 맞은듯 해서
분하고 속상하단 얘기가 나오면,
이에 동조하는 이야기를 나누던가 아님
애초에 상대에게 바라지 말고
그냥 해주었으면 될 일
아니었느냐는 식으로
도리어 꾸짖는 식의 충고를 하는 등의
2분법 적이고 단순한 접근만을 봐 왔던거 같다.
즉, 쌍방 다 수긍할 수 있거나
속상하더라도 자신의 현재를
이해해 볼 수 있는 수준높은 해석이라기 보단,
부분적으론 이해는 가지만
완벽하게 동의하긴 어렵거나
심란한 상황정리 또한 정확히 되긴 어려운
참는 수순의 대화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케이스.
이와 관련해 책이 설명한 것도
완벽한 해석은 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매우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심리묘사로
위와 같은 쉽게 단정지어서는 매듭질 수 없는
실타래 같은 문제들에 상당한 수준의 가이드를 제시했고,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해당 심리묘사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예시들 속 설명들을 차용해,
보충적으로 이해하고 시야를 넓혀볼 수 있는
보완적인 해석들이 다른 사례들에도 많음으로 인해,
여러 심리적 난제들에 관해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느끼게 만든다.
단, 매우 많은 논리적 조합 식의 심리 해설들로 인해
독자 스스로 깊게 이해해 보려는 노력과
좋은 기억력이 필요한 부분 등에 관해서는,
기분 좋은 숙제처럼 다가올 수 있을
좋은 책이 던져주는 넌센스 같다.
아래는, 위에서 말한 주제로 이 책에 실린
일방적으로 좋은 역할만 했던 사람 또는
베푼 만큼 받지 못해
뒤통수 맞은 듯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한번쯤 들어두면 와닿을 게 많을 내용을
책의 묘사 거의 그대로로 정리해 봤다.
이 정도가 한페이지도 안 될 설명임에도
거의 뺄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여서
거의 책 그대로라고 보는게 맞고,
짧지만 정리된 수준과 내용이 상당하다.
'전형적인 좋은 사람의 심리란 아주 간단한데,
자신이 상대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으니
상대방도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
따라서, 전형적인 좋은 사람은
못하는게 없는 완벽한 대상을 찾는다.
만일, 상대가 부족하다면
자신이 그의 엄마역할을 맡음으로써
상대는 돌봄을 받는 아기역할을 맡아 조화를 이룬다.
한쪽은 일방적으로 베풀게 되고
다른 한쪽은 상대방이 되어
마음대로 휘두름을 받을 수 있게되는 관계.
그런데,
부족할거라 여긴 상대가
만족시켜 주는 경우엔
오히려 완벽한 엄마역할을 그 부족한 상대에게 맡기는데,
그 부족한 자에게 자신의 모든 희노애락을 책임지도록 푸시한다.
만일, 이를 상대가 거부하면
나쁜 사람인 동시에 나쁜 엄마역할로 간주되게 된다.
이런 관계형성을 만들었던
전형적인 좋은 사람은,
타인과 진실한 관계는 맺지 못한다.
그냥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통제적인 관계만이 가능할 뿐이다.
종국엔,
서로 대립하게 되면서
억울함, 증오, 달갑지 않은 불편한 마음,
불평, 슬픔과 두려움만이 자리하게 된다...'
외형상 얇은 책인데도 매우 좋은 내용들로 인해
한번 읽어선 쉽게 기억되지 않을 분량으로 다가온다.
제목만 봐서는 '자기애'를 주로 다룬 듯 보이지만
대인관계, 가족, 우울, 불안, 트라우마 등
포괄적으로 해석 가능하게 함께 어우러져 설명돼 있다.
심리는 이렇게 망사형 정보처럼 다뤄야 하는 건데란
공감이 절로 생기게 만드는 꼼꼼한 구성의 노력이 담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