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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출간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 쉽게 상처받고 주눅 드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사랑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3년 10월
평점 :

자존감은 원래 만들어진 용어였다.
몇십년 전, 미국사회에서 계몽을 위해
해당연구를 발굴하듯 독려했던 기간이 있었고,
그것이 마치 지금은 많은 심리문제의 본질처럼
과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자신감, 자존감, 자만심 등을 이해할 때
얼핏 구분하기 어려운 교집합적인 측면도 있는데,
이 책에서 자존감에 대한 가장 간단한 이해와
낮은 자존감이 갖는 문제점을 알게 된다면
그에 맞는 해결책도 찾아 볼 수 있기에,
얇은 두께의 이 책은 꽤 좋은 구성이라 볼 수 있겠다.
자존감이 뭔지 보다 자존감이 낮을 때
겉으로 드러나는 징후들부터 설명되고 있는데
그게 구성상 가장 좋았던 점 같다.
첫째,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
이는 실존대상에 특정되거나 현실적 공포라고 보기 어렵고
포괄적으로 내적 결핍으로 인한 공포발현에 가깝다.
거부당할 상황예측이 만들어내는 두려움,
비난 당할 것이란 예측상 두려움,
친밀함을 원하지만 결국 자길 싫어할거라는 두려움,
부탁하고 싶지만 해봤자 거절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잘못된 결정을 내릴까봐 걱정되는 두려움,
자칫 웃음거리가 될까 싶은 두려움,
자제력을 잃은 모습이 드러날까 걱정되는 두려움,
진짜 속마음을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느낄까 염려되는 두려움,
새로운 것과 새로운 도전을 향한 두려움,
중요하게 느껴왔던 걸 상실할수도 있단 두려움.
이쯤되면 공포라기 보단 그냥 두려움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 것도 같은 낮은 자존감의 여러 해석들이다.
즉, 낮은 자존감은 삶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본다.
둘째, 우울, 무력, 절망, 수치심, 죄책감, 자기연민.
참 무서운 말인데,
자기 의심과 자기 혐오는 필연적으로
우울로 이어진다고 책은 적고 있다.
자기 혐오는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표현인데
자기 의심이 우울과의 관계는 다소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실수를 두려워하고 변화를 부정하다 보면 무력감이 생기고,
그렇게 지속되다 스스로를 향한 비난인 죄책감과 자기혐오가 된다.
즉, 나약한 자신에게 화가 날 때 우울증은 찾아 온다고 설명한다.
그 다음부터는 악순환이라 보여지는데
우울이 무가치함을, 무가치함은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지기에.
셋째, 과민해지고, 상처받고, 마음 상하고, 모욕감 느낌.
자학하는 심리가 있다면 타인의 행동과 말을
자신에 대한 거부와 비판으로 생각하기 쉽다.
자신이 자신에게 그러니,
상대도 자신을 그리 볼거라 지레 짐작하기 때문.
부족하기만 한 자신인데 어찌 좋아할 것이며
당연 호감도 안 느낄거라 단정짓는 것.
어느 측면에선, 자신이 만든 피해의식과
그렇게 축적해 온 부적절한 대인관계로 인해
실제 상처가 될 갈등도 발생할지 모르겠다 싶었다.
쉽게 모멸감을 느끼고, 쉽게 상심하고 아파하는
성향 자체가 불러오는 낮은 자존감의 여파.
넷째, 소심해짐.
자신을 거부하는게 싫은걸 넘어서 두려워진 단계로
그런 상황을 겪기 전에 굉장히 오래 참고 견디는 단계.
그런데 그러다 폭발하면,
아주 냉소적이고 필요이상으로 공격성이 발휘된다고 본다.
그후 본성이나 이성을 찾는다면 반대로 자기비난에 빠지거나,
자기 잘못으로 그리 됐다고 부각시켜 해석해
자괴감에 빠져들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임에도 드러날 수 있는 공격성 중에는
수동공격을 예로 들기도 한다.
비슷한듯 반대로, 아주 낮은 자존감은 역으로
공격적인 태도가 돼 과한 공격성을 과시하기도 하는데,
이는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의식이라 설명하고 있다.
책은 이런 모든 이유로 내면의 비판자를 꼽고있다.
대부분의 책에선 내면 아이라고 불려지는 그 이론.
이런 문제들에 대해 책은,
낮은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선
자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내면의 비판자를
다시 자신의 편으로 화해시키는 것이라 설명하며,
26개의 워크북 형식의 솔루션을 제공했다.
내면이 주는 비판을 중단하고,
때론 존중하기도 하고 때론 무시하며,
부정적인 것이라도 화해하며 받아들이고 장점은 발견해 보고,
매일 자신을 기분좋게 만들어 주라는 것.
이 4개의 키워드를 기반으로 소개된
생활 속에서 개선해 가는 구체적 방법이 26가지다.
부모님에게 의식적으로 감사한다던지,
외모에 신경을 써 자신을 위한 다던지,
타인에게 먼저 웃음으로 다가선다던지 하면서.
워낙 많이 선택받은 책인데 읽다보니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베스트셀러 같진 않았다.
어려운 책보다 현실적이고 쉬운 책이었고
실제 어느 정도 검증된 부분도 있기에,
자존감을 책을 통해 찾는 사람들에게
적당하게 얇은 분량의 양장본이라
다가오는게 귀여운 책 같을거란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각자에게 필요한 유용성은 읽으며 본인이 판단해 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