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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는 낯선 타인 - 나를 알기 위해 부모 공부를 시작합니다
양미영 지음 / 프롬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읽으면서 궁금한 부분이 많이 생기던 스토리였다.
소설같은 맥락의 스토리를 가진 책이 아닌,
과거와 현재의 자신이 느끼는 내면의 갈등들을
부모가 겪었던 과거사연과 매칭해 바라 보며
나름 가계도 형식의 정리를 시도해 본
한편의 자전 에세이로 봐야했는데,
여공시절의 어머니 과거나
스프링 기술을 지닌 아버지가
자주 반복한다는 어린 시절 맹장수술까지,
이런 저런 가족사 정리를 위한 인터뷰를
학교과제 같은 접근을 시도해 봤다는 저자.
어느 정도 그 의도는 이해가 갔으나
순간순간 저자가 해석하는 방향이
다소 주관적으로 몰입되어 간다는 느낌이 들 땐,
왠지 저자의 부모된 입장이라도 된 양
독자로써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다른 어느 책에서, 저자가 알고 싶었을지 모를
느낌의 정리가 기억나 첨부해 보자면,
그 내용이 저자의 상황과 완전 부합되지는 않지만
반면 내 판단엔 매우 적합한 내용도 들어있던 책이라
한번 비교하듯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 듯 싶었다.
부모들은 완벽하지 않다.
어느 정도, 필요한 만큼 육아에 완벽한 부모라면 좋겠지만
설사 완벽한 부모일지라도 빈틈은 존재한다.
만일 그 부분들로 인해 아이 스스로가 심리적 문제를 느꼈을 땐
이미 부모의 역할은 끝나있을 시점으로 봐야할 거라고.
이때 커버린 아이의 심리적 문제점은
부모가 바꿔 줄 수 있는게 아닌 스스로 해결 할 숙제라는 관점.
그 책에서 부모와 아이에 대한 정리가
이 짧은 정리보다는 매우 심도있게 잘 되어있는데
결국은 다음과 같은 문제는 숙제처럼 다가왔었다.
자녀 뿐이 아닌 그 부모들도 그냥 그렇게 컸을 테니까.
마치, 저자의 부모도 그냥 살아왔던 것처럼.
부모의 부모에게 자신의 현재를 원망하지 않고
그냥 사회인이 되고 부모가 되어 그렇게 살아냈을 테니까.
근데, 당신들의 심리적 미성숙이 내가 지닌
현재의 공허감에 근원임을 자녀로써 매칭시켜 보겠다고 한다면
그냥 거기까지가 다인 부모의 입장에서는
어떤 태도나 대응이 맞을까가 큰 숙제 같았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뭔가 정리가 필요하다 느꼈을
이 책의 저자에겐 모든 문제의 기원이
부모와 원가족으로 부터라고 해석될
여지는 있겠다 공감이 들면서도,
뭣보다 더이상 심리의 근원을 너무 많은 심리서적들처럼
매칭시켜보는 건 자칫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좋았었다는 그 책에서도 분명
자신의 무의식을 의식화 하는 정리의 요긴함을
강조하는게 본질이었던 내용이었지만,
자칫 삐끗하는 순간 자기합리화로 너무 빠질 수 있는
부모를 향한 원죄부여 같은 흐름의 구조도 느껴졌었기 때문.
저자가 한 말 중 가장 공감되던 한 부분은
사실 가족에 대한 주된 정리쪽 보다는,
기억의 정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저자의 짧은 정리같았던 단상에서
공감되던 부분이 많았다.
생각해내기 어려운 발상은 아니지만,
그런 발상을 가장 정리가 잘 된 문장으로
다듬어 놓은 축약된 글이라 생각했다.
그 문장의 대략은 다음과 같았던 거 같다.
'정리되지 못한 기억은
정처없이 떠다니는 애매한 존재와 같고,
그걸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는
글일 수 밖에 없다'고.
매우 정확하지 않은 나의 기억이다.
하지만, 맥락상 머리속으로 반복되는
기억의 파편들이 있다면,
그걸 정리하기 위한 최선의 도구는
글일 수 있단 어감은 분명 맞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에 있어서 매우 동의.
다만, 저자가 쓴 글들을 쭉 읽으면서
이 부분에서 만큼은 왠지 저자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좋았던 글을
나름 정리한 건 아닌지 살짝 궁금하기도 했다.
왜냐면, 저자 한사람이 쓴 글임에도
이 부분 만큼은 조금 다른 느낌 같았어서.
이또한 그냥 독자로써의 느낌일 뿐.
다른 스토리 중엔,
어린 조카의 첫 사회생활이라 생각됐다는
어린이집 등원을 바라 본 그 기억도 의미있었다.
항상 밝게 만나고 헤어지던 조카와 이모사이.
근데, 등원 3일만에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울며불며 매달리는 아이가 됐고,
놀러온 이모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였을 때
엄마와 이모 모두 아이와 같이 울었다는 사연.
아마도, 짧은 주기로 멈춤이 가능할
분리불안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같이 울어줄 수 있을 정도의 엄마가 있으니
왠만하면 분명 성장의 한 과정으로 지나갈 수 있으리란
믿음 아닌 믿음도 생기던 구절.
아이가 얼마나 서럽게 울었을지
이모로써 느낀 그 글만으로도
그 상황과 아이의 감정이 잘 느껴졌었다.
살면서 한번쯤은 반드시 미해결 된
심리이슈의 정리는 필요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뭣보다 가장 중요한 건 바른 심리적 시야 같다.
그게 선행됐을 때만 모든 실타래가 제대로 풀릴텐데
오해가 오해를 낳는 구조에 삐끗 발을 디딘다면
많은게 틀어질까 염려도 된다.
저자 스스로의 좋은 시도가 기억에 남을거 같고,
이와 같은 구조의 책을 읽고 싶던 터에
우연히 만나게 된 그 인연도 기억될 거 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