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하다는 착각
정문홍 지음 / 연두m&b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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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니, 짧은 시간과 한정된 지면 하에 

정문홍 대표가 지나온 그 긴 시절 속 귀한 사연들을

쉽지 않았을 공개로 깊게 느껴봤다 생각됐다.


TV에서 유튜브까지 볼 것 많아진 세상에서

독자 개인이 로드FC에 큰 관심은 없더라도, 

책의 저자인 정문홍이 나오는 영상이나 TV프로그램 한둘 쯤은 

꼭 본편 시청을 통해서가 아닌 채널을 바꾸는 과정에서라도

한번쯤 스쳤을 수 있겠다 싶은데 장담할 순 없는 노릇.


일단 책을 크게 2부분으로 나눠보면,

절반은 개인으로써 살아온 내력을

나머지 절반은 로드FC 수장으로써 겪은 내력을 적었다.

그 중 사업가로써 겪어온 이야기들을 잘 알 수 있게 쓴

후반부의 이야기도 잘 읽어보긴 했지만,

개인사를 굉장한 기억력으로 복기해 낸

20대 전후까지의 이야기들은 특히 많이 와 닿았다.

2명의 형, 얼마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

가족에게 고통이였을 아버지,

어렸지만 생계와 성장을 같이 했던 그 이야기 속에는

솔직하다고만 하기엔 가슴 먹먹한 사연들이 들어있다.

사실, 저자 스스로는 당시를 매우 덤덤하게 회고한다.

하지만 왠지 매우 자세한 기억이지만

그 기억의 흐름에서 느껴지는 감정선은 매우 무디게 다가왔다.

왜 그럴까를 굳이 더 생각해 보진 않고 계속 읽다가

짧은 써놓은 어느 한 부분의 묘사에서

그 이유라 할 부분을 느껴 볼 수 있었다.


사업을 하다보면 얼마나 많은 인간군상들을 만났겠는가 싶었을 사연들.

많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게 사업의 속성이라지만

그나마 있던 힘도 빼놓는 원인들 중엔

믿어야 할 인간관계의 배신이 매개가 될 수 있는게 사업.

저자는 사람들 속에서 힘들어했던 부분들이 이젠 

더이상 자신에게 아무런 데미지를 못 입힌다는 듯

무덤덤하게 스스로가 변해있다고 써내려간 부분이 등장한다, 

그냥 한 2~3줄 정도 쯤으로 묘사한.

생각없이 읽었을 땐 평범한 문장으로 느껴질 수 있을 내용.

헌데 그 많은 역경과 극복의 사연들 속에서

나에겐 그 부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예전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고통.

스스로 정교하게 표현한 부분은 아니지만

감정이 무뎌졌다는 말로 읽혔다.

로드FC와 연계해 그의 이야기를 듣는게 주였을 사람들이라면

그냥 책 전체를 한번 쭉 읽는데 의의를 둘 수도 있겠지만,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정문홍이란 한 사람의 자전적 이야기를 듣노라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에 관한 복합적인 설명에

이 책의 많은 부분이 할애되어 있다는 건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입지전적인 스토리 속 그 무뎌진 감정은

그냥 스스로를 잘 컨트롤 할 수 있는 어른으로써의

상황묘사만은 아닐 수 있겠다 싶다.

힘들고 또 힘들었는데 계속 힘들 순 없어서 내리는

본능적 방어기재는 결국 어느 순간 

이런 무딘 감정으로 스스로를 이끄니까.

왜냐면, 그렇지 않고서는 자신을 지탱할 수 없는 

심적 상태로 빠지는 걸 더 이상은 방어할 수 없을 땐,

무뎌짐이란 방법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그렇기에 이 몇줄에 주목되는 이유라면,

그가 이 방법말고도 더 행복할 수 있길 바라는 독자이기에.

그가 지나온 길들과 스스로가 보여준 속에서도 아직

여전히 완벽하게 혼자만의 길을 걷고 있는거 같은 그.


더 행복해질 만한 자격이 있고,

스스로 조력자가 되길 주저하지 않으며, 

조력자가 되어주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는 인품.

그리 흔히 있는 소양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소양이 아픔 속에서 숙성되고 고양되어 왔다면 

한사람의 인생사 자체로써는 마음 아픈 일 같다.


김수철이란 걸출한 선수와의 인연,

흥행메이커인 권아솔 선수와의 인연,

저자만큼 진심인 김대환 전 대표와의 인연 등

로드FC 속 각각의 사연들보다,

정문홍 대표 본인의 진심을 잘 이해해 볼 수 있었기에

좋았던 책으로 기억될 듯 싶다.

저자의 생각을 공유해 볼 수 있어 좋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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