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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 없는 관계는 없습니다 - 상처뿐인 관계를 떠나지 못하는 당신에게
임아영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9월
평점 :
이 책을 읽으며, 여러 심리적 판단을 살피는 많은 부분들에서
저자가 가졌을 법한 판단기준이라면,
많은게 '상대적'이란 느낌으로
키워드를 잡아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상담실을 찾고 하소연 하는 일상의 언어들 속
각자의 상황들을 살펴 본 저자의 경험을 듣노라면,
특정 상황들에 공감하고 해법을 찾아보기 보다는
그게 어떤 경험일지라도 그 사람만의
고유한 영역이란 생각을 조금 벗어나 볼 수 있다면,
본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만한 하거나 한번쯤 가져 볼 법한
보편적인 고민 영영일 수도 있겠다는
그 출발에서 스스로를 들여다 보는게 어떻겠냐는
조심스런 제시처럼 읽혔다.
어쩌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다.
내 상황은 특별해,
당신은 실제 내 상황을 다 이해한게 아니야,
사실은 그렇지 않아, 빙산의 일각이라구,
기껏 얘기했는데 그걸 이렇게 받아들이나 등등
이와 같은 반응이 나올 수 있게
스스로 생각하고 반응할 거 같은 상황들.
모르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을 읽는
포괄적인 키워드이자 필터는
나의 상황은 어쩌면 보편적일 수 있다는 그 출발 같았다.
책에 짧게 등장하는 디폴트라는 단어 또한
경제적으로나 공학적으로 폭넓게 쓰이는 단어인데,
이를 삶에 적용해 본다면?
답이 없는 상황에 답을 구하고 있다면,
나만의 유일한 상황이 아닌
무작위적 상황 속에 특별한 출구를 찾는거라면,
반대로 출구를 위해 실상 무작위적 접근법을 찾고 있는 거라면,
이를 디폴트란 단어와 연결해 볼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애초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떠날 수 없는 관계는 없다는.
너무 당연한 말이다.
가족을 다뤘을 거 같았고
애착도 분명 다뤘을 거 같았다.
읽어보니 생각보다 가족의 분량은 적었고
애착은 차근차근 3단계로 정리돼 있었다.
이 책이 말한 그 관계,
상대도 영원할 수 없고 자신도 영원할 수 없으니 당연한거다.
하지만, 때로는 떠남과 떠나지 못함은 동의어 같으니
나 말고도 이 책의 이런 제목에 여운을 느끼고
읽기를 선택한 많은 사람이 있겠단 생각도 해본다.
이 책에 가장 먼저 실린 질문이자
저자의 경험을 담은 문장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느냐?'란 말이 있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땐,
누군가 실망감을 몹시 느껴서
상대를 변하게 할 수 있겠느냐란 뜻으로
저자에게 던졌던 질문인가란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조금씩 더 읽어보니
이 질문은 책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우 중요한 질문이란 생각도 들었고,
앞선 내 느낌은 좀 틀렸단 것도 알수 있었다.
상담을 받음으로써 사람이 종국엔
바뀔 수 있느냐란 질문도 아닌거 같다.
그냥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을 상담사로써
해줄 수 있는 스스로의 한계의 본질이자,
그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던진 이 질문은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써의 만족을 추구하란 뜻 같았다.
그 대신, 그 과정들에서 알게 됐을 흔적들은
그나마 대신 답이 되어줄 수 있단 뜻 같았다.
애착이 불완전했던 자신을 깨닫는다면
자신이 부모를 이해하는데 좋지만,
결국 그 부모가 바뀌는게 아니라
자신과 부모를 이해하는 부분이 바뀌는 것이다.
상대의 변화를 쫓지 않고
변하지 않은 상황을 수용하거나 이해하는
자신의 역량이 늘어난다는 뜻, 그거 같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한 어조가 돋보인다.
조용한 카페에서 작은 책사이즈를 보고 덤빈다면
쉽게 책을 덥기 힘든 몰입감도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