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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는 사람들 - 영국 최고 법정신의학자의 26년간 현장 기록
리처드 테일러 지음, 공민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저자가 법정에 법정신의학자로써 증언차 참석했을 때
재판에서 고민했던 부분에 책이 지향하는 많은 답이 있었다.
판사는 저자에게 단순히 의사로써 의견만 물은게 아니고,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범죄자의 정신세계에 관해
의학적 분야에서 착안할 수 있는 뭔가를 얻으려 한거 같았고,
저자는 저자 나름대로 법의 영역안에서
의학으로 정의내릴 수 있는 정신영역을 고민한 흔적이 있었다.
젊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왓슨.
법원이 말하는 판결상 정신이란,
모든 측면에서의 정신적 활동을 말하며,
단순한 물리적 행동인식 뿐만 아니라
시시비비도 판단하는 이성을 포괄한다 했다.
또한, 정신은 이성이 제시대로 행동할 수 있는
실행능력도 포함한다고 봤다.
이에 덧붙여, 정상적인 사람을 비정상적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하는 평범한 지칭과 달리,
범죄자를 설명하는 것에서는
아주 다른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달리, 의학에서의 정신에 대한 정의는
뇌는 물리적 화학적 영역을 말한다고 저자는 말하며,
정신은 다양한 감각들을 인지하고
감정과 기분, 이성과 의식 등을 관장한다 우선 정의한다.
인식하거나 믿기도 하고, 희망적으로 기록도 하며
이성적 판단을 돕기도 하는 뇌의 영역.
법정에선 의학적으로 어필하려다 낭패일 수 있단 저자.
왜냐면 의학이 사법적 정의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신의학을 부정확한 과학이라 보며
스스로 한 사건을 법적으로 판단하는데 매우 조심스러워 했다.
결국, 도덕적인 영역이지 의학적 문제는 아니라는 말.
한편으론, 충격적일 수 있는 부분이다.
많은 사람이 의학이, 범죄에 대해
설명과 해석을 구체적으로 해주길 기대하니까.
하지만, 전문가로써 자신의 영역을 우월하게 여기기 보단
궁극적으로 형사사건이나 범죄에 관해
정신의학적 판단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했다.
위 사례에서 저자는 한마디 한마디 조심을 했다.
선입견도 주지 않고, 상대의 오판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법정신의학자인 영국인 저자 리처드 테일러는
범죄묘사와 단순한 범인 묘사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연관지어 떠올리게 하는
정신질환에 관한 개인적 견해도 등장한다.
한국에서 조현병 환자로 인해 중범죄가 일어났을 때
대부분의 정신과 의사들은 해당 사건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불합리한 경각심을 우려했다.
극히 일부분의 환자들에게서만 상대에게
피해를 줄만한 증상이 있을 뿐,
대부분의 환자들은 오히려 그렇지 않다는 설득.
하지만, 저자는 조금 반대의 의견을 드러낸다.
전세계 인구중 약 0.5%가 조현병 진단을 받는데
이 병력과 살인사건의 6~10%는 연관이 있다는 것.
즉, 한 연구를 바탕으로, 조현병을 앓을 때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일반인보다 19배 정도 높다고 봤다.
이와 함께, 국내의 의견과 비슷한 의견도 내놓았다.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들은 피해를 입히기 보다는
피해자가 되거나 남이 아닌 자해를 추구하는 편이라고.
이 책을 읽다보면,
정신질환과 범죄의 연관성에 무게가 실려있음을 느낀다.
개인이 경험한 바도 있고 일부러 참고한 자료도 있지만.
심지어 테러도 정신적 문제와 연관해 해석해 놓았다.
어려울 거 같은 내용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설명에 가까운 쉬운 문체들이다.
생리학적인 의학이 아닌 정신의학이라 가능했던 걸까.
끔찍한 일들을 모티브로 삼는 듯 하지만,
의사의 시각에서 정리된 시각을 보는 거라 불편하지 않았다.
앞뒤 연결이 잘되는 정리된 내용들이라
딱딱하지 않고 매끄럽게 읽힌 것도 도움이 됐고.
결론.
범죄는 만들어진다, 가정내력과 정신질환 등으로.
하지만, 선천적이 아닌 후천적이기에
모두의 인식개선은 폭넓게 필요하다.
그 공을 삶의 계도냐 정신의학이냐로 따질 때
굳이 정신의학에 저자는 더 무게를 실지는 않았다.
다만, 최후의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듯해 아쉽다.
정형화 된 결론이 아니게 끝날 듯 하다가
약간은 윤리적으로 마무리 된 부분도 있는 듯 해서.
결론을 위해 읽을 책이 아니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경험해 보기 위해
읽어보면 얻을게 많을거란 판단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