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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붙어 있으니 살아야겠고 - 무기력의 심리학
하타노 기요오.이나가키 가요코 지음, 김현숙 옮김, 박창호 감수 / 공명 / 2022년 7월
평점 :

책제목 속 원초적이면서 솔직한 표현만 보고 판단하면
내용이 굉장히 일기나 에세이같고 한편의 극복기 같겠지만,
실상 책 내용은 매우 논리적이고 학문적인 편이다.
무기력을 다루고 있으면서
학습되고 체화된 측면을 많이 다루기에,
이쪽으로 텍스트를 찾고 도움을 받고자 했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될 부분이 많다고 보여진다.
이런 사례들 한두개 쯤은 들어봤을 거 같다.
억지로 주어진 속박적인 환경으로 인해
그런 제약에 익숙해진 경우라면,
익숙해진 속박을 벗어날 수 있는 환경으로
언젠가 바뀌었을지라도 그걸 못벗어 난다는 예시들.
어릴적 부터, 발목의 족쇄를 달고
훈련받거나 사용되어 온 코끼리들은,
그 족쇄를 끊어낼 힘과 시기가 오더라도
스스로 그걸 끊지 못하다는 식과 같다.
종만 울리면 침을 흘리는
반사적 행동을 보이는 파블로프의 개 실험처럼,
사람의 무기력 또한 반응적이고 학습적일 수 있다는
여러 설명이 이와 같은 실험의 예들로 실려있다.
그 중 이 책에 실린 예이기도 하면서
극복의 예로써 잘 활용된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인위적인 칸막이를 두고 그 사이를
넘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했을 때,
그 칸막이를 인위적으로 넘을 수 밖에 없도록
전기자극이나 수단을 강구해 계속적으로 경험케 한다면?
그 뛰어넘을 수 없을거 같았던 칸막이 사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경험을 계속 주게 됐을 때
그 학습경험으로 스스로에게 제한을 주던
기존의 경험이란 틀을 깨보게 도와주고
스스로 칸막이를 뛰어넘도록
훈련시켜 줄 수 있었다는 하나의 연구.
하기 싫고, 할 수 없을거 같던 낮은 칸막이라는 장애물.
이 장애물은 실존할 수도 가상일 수도 있을거 같다.
머리 속에 존재하는 벽같은.
누군가가 어떤 벽을,
막연히 넘을 수 있는 칸막이라며 설득하는게 아닌,
넘을 수 있음을 스스로 느껴볼 수 있게
작게나마 계기를 만들어주고 억지실천이라도
필요한 것임을 강요하고 경험케 해보는 실험.
칸막이를 무기력의 원인정도라 가정해 봤을 때
타인으로부터 부여된 방식이 아니더라도
기존 상식과 반대되는 어떤 행동을
결국 반복해 봄으로써 극복을 향한
희망적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보는 무기력 탈출법.
실천으로 겪어보게 함이 결국 바램을
실제로 끌어낼 수 있었던 일종의 원동력 구실을 했다.
다른 예지만, 강박증의 회복 방식에도
평소 기피하고 싫어하던 주된 강박 대상들에 대해
일부러 노출시켜 봄으로써 그 강박정도를
무디게 하는 훈련을 시키는게 포함된다고 하는데,
방법론적으론 궤를 같이하는 부분으로 그려지는 듯 싶었다.
실험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무기력의 극복방법이 담겨있다.
그냥 용기를 가져보란 격려차 글이 아닌,
무기력이란 게 어떻게 고착화 될 수 있고
그걸 깨려면 어떤게 필요하고
어떤 식으로 그걸 연구해 왔는지
여러 측면을 볼 수 있게 구성된 책이라 느꼈다.
읽다보면 분명 내면의 뭔가라도 깨워 줄만한
긍정적 요소가 많이 담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