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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공부 - 우리가 평생 풀지 못한 마음의 숙제 ㅣ EBS CLASS ⓔ
최광현 지음 / EBS BOOKS / 2022년 5월
평점 :

저자 최광현의 책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책들은 그 저자를 강연으로 볼 때
책으로 받았던 느낌과 좀 다를 때도 많은데
이 저자의 강의는 그 톤도 내용도 독창적이고 좋다.
물론, 책보다 강의는 이 책처럼
EBS에서 기획된 경우가 아니고선 아마
그의 학생 아니면 만나긴 쉽지 않은 컨텐츠지만 말이다.
이 책은 책제목처럼 가족에 관한 얘기다.
하지만, 가족을 들여다 본다는 것은 결국
그 구성원 하나씩 모두를 본다는 말과 같다.
부부를, 부모를, 자식을.
모두를 관계 측면에서 다 들여다 본다.
최광현의 책엔 왠지 그만의 친밀한 시선이 있는데,
별거 아닌 듯 쓰고 있지만
딸을 이야기 하던 아들을 이야기 하던
아님 본인 가족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던
소탈하며 진실한 부분들이 전해온다.
친밀과 섬세함은 혼용될 수 있는 느낌이긴 하나
이런 느낌은 꼭 심리학 교수라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써 가진 색깔과 심성처럼 느껴지는 부분들도 많다.
일례로, 착한아이 컴플렉스를 가진 아들을 다룬 챕터를 읽다보면
저자의 전문가적인 폭넓은 시각과 공감으로
이 주제를 터치해내는 부분도 특별해 보였다.
많은 심리학 책에서도 다뤄지는
이 주제에 관해 거의 천편일률적으로,
극복을 논하게 되고 그 치유과정을 향한
절대적 필요성을 저마다의 표현방식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만의 약간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맥락에서의 지향점이야 크게 다르겠냐만은,
착한아이 특히, 이 장에서 설명된
착한 아들에 대해 이야기가 들어갈 때,
착한아이는 '안타깝지만' 본인만의 진짜 자아를
형성하지 못하다는 말로써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요구할 정서적 압력 하에
성장내내 굴복하지 않고 자신을 지킨다는 건 역부족이란 뜻.
많은 책들 또한 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요하다 누누히 강조하는
독립적이고 '융통성 있는' 자아를 형성할 가능성이
이 착한 아들은 갖게될 확률이 극히 희박하단 뜻 같았다.
책속 흐름상 쉽게 묻혀버릴 지나가는 언급된 부분이지만
보통의 단순한 희망 또는 필요성 정도의 언급으로
겉할기 식으로 표현된 거 같지 않고,
개인 vs 개인, 상담가 vs 내담자 관계에서 관찰된
상대의 분명한 핸디캡적인 한계를 언급했다고 보여진 부분이었다.
사실, 그냥 독자로써 느낀 부분같기도 하고
진짜 저자가 표현하려는 폭만큼만 느낀 것인지
불확실한 미묘한 자의적 해석일수도 있겠지만,
상담실에서 비슷한 사례로 만나왔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은연중 정리된
무언의 데이타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