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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이라는 함정 - 리더는 당신에게 충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라이너 한크 지음, 장윤경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충성이란 하나의 주제로 다뤄지지만
들여다보는 측면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길게 끌지 않고 짧은 호흡으로
제시하고 전개시키는 터라 이해가 잘되고
빠른 정리로 마무리 되면서 이어지므로
충성 관련한 다양한 시각정리가 편하게 읽힌다.
책이 말하는 충성은 사실 매우 폭넓다.
좁게는 회사와 가정, 넓게는 국가를 잡으나
충성이란 맥락을 수평적으로 들여다보는 편이라,
예시들을 저자의 필력에 기대 따라가다 보면
딱딱할 수 있는 소재의 여러 이야기가
어디 한군데도 답답한 구석 없이
부드럽게 흐르는듯한 리듬을 탄다.
이들 중,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들었던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면서,
여러 내용중 가장 기승전결이 분명하고
간략하게 정리된 흥미롭던 소재가 하나 있다.
그것은 충성스런 사람이
일종의 변절로 내부적으로 홀로 됐을 때,
스스로 벌일 수 있는 자아붕괴를 다룬 부분이었다.
제일 궁금했던 이 부분이 책에선
내부고발자의 예로 좁게 지칭되며 전개됐지만,
충성스러웠던 자 스스로의 혼란을 단계별로
변화를 겪는 괴로움으로 묘사한 부분이라
매우 심도있게 다가왔다.
케이트 케니 교수는 이 단계의 처음은
동료들의 무시하기로 시작된다고 보는데,
이 상황 속 스스로 내부 고발자가 된
과거 충성했던 이의 태도는
그저 고집스럽게 버티는 것.
이런 선택을 설명할 때 당사자가
싫은 절을 떠나는 중이 되지 않으려는 이유로써,
도덕적 나르시시즘 성향의 강한 천성이
상황 자체를 견디게 만든다고 추론하고 있다.
하지만, 버티는 자를 주위는 결코 가만두지 않는데,
무시하기만 주구장창 지속되는게 아닌
괴롭히거나, 고립시키기 순으로 진행된 후
배제하기로 이어진다고 가정해보고 있다.
하지만, 진짜 궁금했던 부분은
이 다음에 등장하는 최종적 심리변화였다.
그것은 '자기 의심'
저자는 이를 최악이라 보는데,
모든 문제의 시작을 내부고발자 스스로
자신이 문제 아닌가 또는 시발점이 아닐까
스스로의 확신에 혼란을 느끼게 되면서,
마치 급조된 양심의 가책을 자발적으로 느끼면서
자신이 비난받을 만한 이유가 있고
그 원인제공자는 아닐지 의심케 된다.
책은 간단하게 배신자라고만 묘사되는
간단한 부분 중 하나지만,
읽다보면 행간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쯤에서 책은 다시 한번 상황정리.
스스로를 탓하고, 결국 주변인들의 비난을
타당한 반응으로 여기게 되는 당사자는,
불충의 댓가를 받고 있는거라 생각하며
스스로를 평가 절하시키는 꾸짖음 같은 행동들을 보인다.
이에 이어지는 효과 또한
매우 드라마틱한 감정변화이자
최종적 심리로써,
아쉽지만 이렇게 되어가는 내부고발자는
자신에게 비난을 가한 이들과 맞서지 않으며
스스로 저항할 능력을 박탈시킨다고 한다.
내부고발자란 하나의 주제만 놓고 보면
책에서도 등장하는 유명한 스노든의 예가
더 이야기거리로써도 적합했겠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되는
충성스러운 자의 자아붕괴 과정이,
좀더 충성의 반대급부처럼 여겨져
함정의 좋은 예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내용 중에 내부고발자의 수난만을
대표적인 예로 들고 싶었던건 아니지만,
충성스런 심리가 자신도 모르게
어떻게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는지에 대해
그 메커니즘을 여러모로 생각해보는게
일반적으로 유익하다 여겨졌기에 정리해 봤다.
충성을 배척하는 책도 아니고
충성의 가치가 점점 사라져가는
사회적 현상을 되돌아 보거나
예전을 그리워하는 책도 아니다.
개인이 선택하는 충성이란 선택지가 있을 때
과연 어떤 충성의 가치가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다양하게 생각해 보도록 해주는
다소 철학적인 책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