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타인 - 가족 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 상담
이남옥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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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일컫는 타인은 가족 속 구성원들이다.


가족.


누군가에겐 살아가는 이유요,

누구에겐 멀리하고 싶은 존재다.


저자는 2020년까지의 상담경험을 책에 담았다.

원래 가계도 정리와 가족세우기란 2가지 스킬로 

다양하게 엉킨 가족관계를 재정립 해보고

관계회복을 도와왔던 상담전문가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 상황으로 중단중이라 하니

여러 가족들에게 좋은 계기가 되어줬을 

오프라인 활동들이 피치 못하게 중단된 건

독자로써도 못내 아쉬운 일이다.


보통, 상담사례 속 등장이름들은 가명이다.

대부분이 아니라 전부라고 과언은 아니고.

헌데, 이 책은 여기에 하나 더 특이한 게 있는데

저자에게 중국 활동을 주선한 

지인의 이름마저 익명처리 돼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밝히는 그 이유는, 

혹시나 주선자 이름을 통해 상담받은 이들이 

추정될까 염려됐다는 부연설명을 해놨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례집 형식이다.

그것도 중국내 가족상담 사례들로만.

그렇다면, 중국 가정이니 

조금은 한국과 동떨어지게 느껴질까

아님 같은 동양권이고 가족이니 그 공통점으로 

공유될만한 가족내 일처럼 느껴지는 사연들일까.

만일 저자가 굳이 중국내 사연이라 언급 안했다면

100% 한국내 사연들이라 보여질 수도 있을 얘기 같았다.

다만, 몇대를 걸친 사연들이 상당수라

윗세대의 생활상에선 중국만의 모습이 많기도 하지만,

이는 어느정도 감안하면 될 문제같다.


하지만, 굉장히 놀라웠던 건 사실 다른데 있다.

얼핏봐도 책엔 27개의 가족사례가 실렸고

그 사례들마다 공통적으로 3대 정도를 

역산해 추적조사해 봤다고 가정했을 때,

실제 사례 조사수는 3배수 정도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읽고 또 읽어나가다 보면

나같은 착각이 들지 모른다 생각이 드는데,

모든 이야기들이 마치 한 가족내의 얘기인냥

돌고 도는 비슷한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가족마다 등장하는 사람들은 당연 다르고

겪은 각자의 사연들도 다 다른데 말이다.

같은 이야기가 맴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서로의 이야기는 너무 닮아 있었다.


사연들마다 공통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문제가 있는 가정들 속 매커니즘들이

비슷하게 닮아있어 보여지는 데쟈뷰였다.

굳이 일반화하려다 느껴진 부분이 아니라

많은 사연들을 접하며 느꼈던 묘한 느낌이었다.


그리 많지 않은 페이지지만

27개 정도의 가족 사연들이라면 적지 않은 양.

어떤 가족들은 고민으로 살았고

어떤 가족들은 고민인 줄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 시간들의 총합을 고려해 봤을때,

이 책이 담고있는 가정들 속 구성원 마다의

고된 시간들은 실로 가늠하기 어렵다.

이걸 단순 페이지 수가 아닌 

지나쳐온 그 시절들로써 상상해 본다면

참 아련함을 느끼지 않을수 없었다.


기억남는 한구절.

보통은 책임감 있는 자녀로 불리는

든든한 맏이와 효자 효녀들.

그런 자식들을 보며

걔들은 그런 성향의 아이로 

태어났다고 봐왔던 부모들.

책에서 짧게 언급 정도로 넘어간 부분이지만

이는, 부모상을 정립하지 못해 벌어졌을 가능성과

어떤 아이의 처지가 부자연스럽게 리더로써 발휘돼

과한 주도권을 행사하는 역할로 성장했다는 분석이 실렸다.

어찌됐건 주도권을 가졌다는 그 말이

좋아 보인다거나 권력다툼 속 우위를 점한 

가족구성원을 떠오른다면 그건 좀 모순이다.

이 주도권이란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꿔 

'책임감'이란 단어로 써보면 그 느낌은 일순 바뀐다.

누군가 주도권을 가졌다가

누군가 책임감을 과하게 부여받은 것으로,

누군가 다른 가족보다 더 주도권을 가졌다를

누군가는 다른 가족보다 더 책임감을 

가져야했던 상황으로 표현해 본다면

그 사람의 주도권 상황이 부러울까?


그리 큰 비중의 내용은 아니지만

저자의 이런 묘사가 전문가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유는,

그냥 책임감이라 표현됐어도 비슷하게 읽혔을 문장을

과주도하는 성향이라 표현해 봄으로써,

단순할 수 있던 내용이 보충되는 효과도 있었고 

이로인한 부작용과 안타까움도 더 잘 이해해 볼 수 있는

색다른 해석 역할도 가능했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적으로 복잡한 심리학 이론을 

불특정 사람들이 깊게 알아갈 필요가 있을까 

여러 책들을 보다보면 자주 든다.

오히려 이런 사례집 유형이 본인에게 적절하다면

이론보다는 사례 자체로써 뭔가를 느껴보는데

더 유익할 수도 있다고도 보여진다.

이 세계적인 환란을 지나,

저자가 더 많은 가정에게 2020년 이전처럼 

필요한 혜안을 선사할 수 있는 때가 왔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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