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 내 몫이 아닌 비합리적 죄책감과 이별하기
일자 샌드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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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샌드의 책은 내겐 좀 특별하다.

내가 좋아하는 유명 심리상담가들의 책들은 많지만

그 시작이라 할만한 책이 바로

그녀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뭐랄까, 이 사람의 책에는

독자를 위해 쓰여진 내용적 가치보다는,

일자 샌드란 사람 자체에서 풍겨나오는

슬픔 같은게 내는 책마다 있어왔다 느껴진다.

감히 말해보자면, 독자를 위해 쓰여졌기 보다는

오히려 스스로의 치유과정에서 발전되어 온 것들이

한권한권마다 들어갔고 성숙해져 왔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분명 존재하듯 다가온다.

이번 책도 내겐 그러한데,

이전 책들은, 민감함, 수치심을 다뤘고

이 책에선 죄책감을 다루고 있는데,

각각 다른 책 같지만은 않고

하나의 맥락을 형성해 흐르는

일자 샌드란 소중한 도구를 통한

능력의 발현이 책이 됐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일자 샌드가 쓴 책들의 공통점들은

각 책들의 본문만큼 그 서문들이 너무

분명하고 절실하다는 점들이다.

오히려 이 짧은 몇페이지들이

본문의 내용들을 압도할 만큼.


이번 책에서 그녀는 죄책감을 다룬다.

일자 샌드는 죄책감을 포위하는

4개의 감정도 같이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분노, 슬픔, 두려움, 행복이다.

아마, 3개 정도는 다 이해가 쉽게 되리라 보이는데

행복만큼은 책을 읽지 않는다면

죄책감과 쉽게 연결될 감정은 아닐거라 싶다.

여기서 행복감은 바로,

자신이 불행의 당사자가 아님으로 해서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종류의 행복감을 의미한다.

이 정도에서는 왜 행복감이 죄책감으로

연결가능한지 이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이런 감정으로부터의 해방일텐데

일자 샌드의 특징적인 글쓰기 특성상

항상 부정적 감정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해소법을 같이 제공하는 편이다.

난 그걸 굉장한 노력이라 느끼는데,

그녀의 관심과 노고가

매번 책마다 느껴지는 듯 해서다.

간단하게 이번 책에서

방법에 대한 서머리를 해본다면

일단 어떤 부정적 감정이됐건

응용해서 써볼 수 있을 방법 중엔

간단한 시각화가 그 좋은 예가 되줄거 같다.

죄책감을 느꼈다면

어느 부분에서 느꼈는지를 이해해보고

그 죄책감은 과연 어디에서 왔는지

파이 나누기 방식처럼 그려보는게

무척 바람직하게 소개됐다.

글자를 못 익혀 스스로

자괴감에 빠진 아이가 있을 때,

게다가 그 이유를 자신의

부족함에서만 찾은 성향이라면,

이를 좀더 구체화 시켜봄으로써

그런 감정을 덜어낼 수 있음을 다뤘다.

난독의 이유로, 지도해 줄 이가 없다거나

지도해 준 이의 능력부족도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식의 설명.

현명하고 실용적인 방법이란 느낌과

정말 쉽게 해볼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이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죄책감을 강하게 느끼는 이의 감정을

책임감에서 원인을 찾아가 볼 때,

저자는 분명, 그리 느끼는 사람 최측근에는

정반대의 사람, 즉 무책임한 누군가가 

분명 반대급부처럼 존재할 것임을 예상해 본다.

안타까운 예측이겠지만

충분히 정답이 될만한 가설이자 현실같다.

이는 일자 샌드 정도되는 상담가가 되야

누군가의 경험을 간접경험 해봤을 때 나올

그리 어려운 얘기가 아니란 것 쯤은

누가봐도 느낄만한 상식적인 접근같다.

주는 자가 있으면 받는 자가 있다는 논리는

너무 당연한 이치이니 말이다.

땅의 고저로 물이 흐른다면,

감정의 고저로 형성돼

그게 흐르는 방향도 있다는 소리지 않은가.


죄책감을 다룬 책들은 의외로

영성적인 책들에서 많이 보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독생자 예수가 인간을 대신해 

벌을 받았다고 느끼는 종교가 기독교니까.

그걸 알고 신을 믿는 죄인들이 

모든 사람이고 교인이니

그걸 깨닫는게 본분 중 하나가 될테니까.

내가 크리스쳔은 아니지만,

일자 샌드의 직업 중 하나가

목회자임을 감안해 본다면

죄책감에 대해 일가견 있는 책을 낸 것도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라 여겨진다.


책은 죄책감 자체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과한 게 문제고,

이를 이용만 하는 사람으로 인한

책임감 과한 이가 받을 고통은 문제 되지만,

죄책감은 다른 모습의 책임감을 뜻하기 때문에

책임감 없는 사람도 분명 많이 존재하는 세상속에서

이는 분명 필요한 덕목이자 소중한 재원이기 때문이다.


우연하게도 얼마전

저자의 '센서티브'를 정말 오랜만에

다시 책장에서 꺼내 읽었었는데,

기억 속에 있던 이 책의 느낌이 

지금에 와서 많이 다른 것에 스스로 놀랬었다.

다시 읽으면서 느낀 느낌도

분명 좋았단 의미이기도 하지만,

좀 쉽게 쓰여졌고 일반적이라 느꼈던

과거의 느낌들과 달리

다시 읽었을 땐 예전과 다른

깊이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같은 책을 다른 느낌으로 느껴보며

다시 읽어보는 느낌은

발전된 뭔가를 남겼던 거 같다.


일자 샌드, 밝은 느낌이 아닌 어두운 느낌으로

세상을 밝혀보려는 수행자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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