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힘 -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남에 의해 결정된다
고도 토키오 지음, 정문주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2년 3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어 나가며 충격까진 아니지만

쇼킹한 부분이 몇몇 있었다.

보통 거북하면 읽기가 싫어지기 쉽상인데

이 책 대부분의 내용들은 

충분히 거북할 수 있을 내용들도

이해의 범주를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는 기술에 그 묘미가 있다.

읽으면서 강한 주장임에도 

거부감이 이정도 덜 느끼게 쓰는 것도 

기술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분명 자기계발서에 속할 

내용을 대부분 다루면서도

굉장히 많은 경험들과 연계됐을 

자기만의 생각들을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모든 이야기엔 바탕이 될만한

뒷 이야기들을 이어 붙여 놓는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막힘없이 소개하려는 그 의지도 놀랍지만

소개해 보려는 매번의 주제들이

매우 눈길을 끌만하다는 것도 대단했다.


앞서 말한 좀 쇼킹했던 부분에서

저자는 물을건 이거다, 

죽는 사람을 보면 불쌍하게 생각하는게 맞냐고.

단순히 이렇게 물었다면 나는 별 생각없이

당연히 불쌍하다에 1표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단서를 조금씩 붙여가며

왜 이것이 질문거리가 왜 됐을지

그리고 왜 자기만의 답이

가능했을지 스스로 자문자답하듯 만들어 놓았다.

정말 그리만 생각해야 할 문제냐고 묻는데

다른 이유들은 잘 모르겠고

하나의 짧은 문장이 저자의 그 의도를 분명하게 하면서

왜 이런 질문을 던졌는지 독자로써 생각해보게 했다.


누군가 죽는다 불쌍하게.

그런데, 그 사람과 관련된 누군가와는 사연이 있어

혹여 그 사람이 죽는게 슬프지 않다면?

그 누군가는 그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고

좋아할 이해관계인이란 설정인데,

이해가 가면서도 개인적으론 쇼킹했다.

도덕적으로 어찌 이럴 수 있나 식의

간단한 의문으로써의 시작은 결코 아니다.

동의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어딘가 쉽게 받아들이기 싫어지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 자체가

쉽게 해볼 수 있는 소재는 아니니까.

그 자체로 쇼킹했다.

반문이 필요없을 그런 질문들에

저자가 내놓는 대답들이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사실 이런 부분들이 이 책의 매력이자

이 책만의 기본적 서술 방식에 속한다.

그 방식이란 '반어적' 서술.

내 마음대로 하면 왜 안되는지,

의무감은 왜 꼭 가져야 하는지,

독단적이면 지탄 받아야만 하는지 등등

수많은 개인사이자 인간사일

여러가지 공통적 명제들에 대해

결코 일반적인 물러남도 없고

고민하지 않는듯한 서술법,

거기에 이어지는 반어적인 설득.


그럼 이게 내키는 대로 하고 사는듯 보이나?

하지만 그또한 아닌거 같다.

단정적으로 저자는

이렇게 살기 위한 단 하나의 전제를 잊지 않았다.

법의 테두리는 절대 넘지 않는다.

즉, 공동의 규칙을 해하지 않는

극강의 프라이빗한 결단의 연속들.

반어적 생각의 나열로

스스로 갇히는 걸 걷어차 내면서도

자신의 선택과 비전에 맞게

그 하나하나의 결론이 파국을 맞지 않도록

무장하는 삶 또한 놓치지 않고 저자의 삶도 놀랍다.


어찌보면 선동된다는 느낌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고 

우선 들어보게 하는 내용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봐도 무방했던 책.


책의 중간정도 까지는 반어적인 내용들로

저자의 인생관을 굵직하게 들여다 보면서

그가 스스로 행동해왔던 삶의 궤적을

같이 느껴볼 수도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뒤로 갈수록 이야기들은 

좁아지고 자세해진다.

아마 이런 컨셉으로 넘어가는 부분부터는

좀더 일반적인 자기계발 서적에 가깝다고 느낀다.

운동하는 루틴에서나 병원예약하고 가는 것까지

굉장히 미세한 문제들까지 가이드를 제시하니까.


순둥순둥한 내용들에 따분했다면

주위를 확 환기시킬 이 책을 읽어봤음 싶다.

다만, 자신의 가치관은 조금 내려놓고.


마지막으로 이 책이 진짜 좋았던 한가지가 있었는데,

그건 다름아니라, 번역과 종이질 그리고 프린팅이었다.

책을 펼쳤는데 너무 눈에 잘 들어와 놀랐고

오랜만에 이런 느낌을 받아 행복했다.

나름 이유를 찾아보니 다른 책들과는 분명

활자체의 느낌도 좀 달랐고 종이질도 다른데

정확한 이유는 사실 모르겠다.

거기에 매끈한 일본어 번역도 한몫했고.

중간에 일본사례가 아니라 한국이 예로 등장한게 있던데

혹시나 의역이라면 그건 좀 아쉬웠다.

만일 의역이 아닌 원문 그대로라면 좋겠다.


단순한 결단의 필요성이 아닌

결단을 내리기 위한 밑바탕을 지원사격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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