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 - 어느 책에도 쓴 적 없는 삶에 대한 마지막 대답
빅터 프랭클 지음, 박상미 옮김 / 특별한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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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책으로써 이번 책은

나름 기존 스타일과 다른 매력을 품고 있는데,

스스로 밝히는 개인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그의 어떤 책보다도 부담없이 읽히는 내용으로써 

빅터 프랭클이란 인물에 대해 팬덤같은 독자층에겐

융의 그 유명한 자서전만큼이나

무조건 읽고 싶어지는 책일 수 있다는 부분들이 그러하다.

아마 본인이 아닌 그의 후학들이 그의 이야기를 썼다면

이보단 훨씬 중후하고 학문적으로는 멋스러운 책이 됐을지 모르지만

헌정의 느낌이 아닌 리얼의 느낌은 덜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자신을 가감없이 담은 이 책은

한편한편 일기같은 기록이면서도 학자쪽 보단 

그간 몰랐던 인간미가 느껴지는 구성이라 말해주고 싶어진다.

어떤 척도 하지 않으면서 숨길것도 없을 인생의 끝자락이기에

가능했었을 듯한 그만의 문체와 사연들.

더이상 어떤 것도 부끄러움의 대상도 아니요

겸손하게 보이려 윤색하거나 눈치볼 것도 없다고 생각한 듯한

그저 살면서 신났던 건 신났던 것,

자랑스러운 건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싶은

개인 발표의 장으로 삼은 열린 책 같다는 느낌들.


그의 유일한 낙처럼 표현한 취미로 암벽등반에 대한 열정도 기록됐는데

그 장면을 묘사하길 암벽과 어쩔수 없이 키스하며 오르는

자신을 표현한 짧은 농담같은 실제 현장묘사도 있다.

인간심리의 거장이 사랑했던 육체적 희열로써.

그가 지닌 천진난만함을 느낄 수도 있었던거 같고

치열하게 표현하지 않은 별거아닌 듯한 그 문장 안에서

그가 로고테러피 같은 삶을 귀중하게 여기는

그런 이론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뭔지모를 원동력 같은게 전달되는 듯도 했다.


사실 과거의 난 빅터 프랭클이 그리 대단하다 생각 못했다.

오히려 첫 인연은, 유명 정신과 의사였던 이시형 박사의 책들에 

관심이 가던 계기들을 접하면서, 그가 번역한

빅터 프랭클의 책들까지도 흥미가 생겼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몰입해 읽으려해도 

그렇게 많은 감명과 칭찬의 댓글이 붙어있는 책이라는데

내게는 전혀 그런 감흥이 와닿지 않았다.

예전의 그랬던 느낌을 다시 떠올려 보니

내겐 그의 그 경험이 내것처럼 와닿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던거란 판단이 들었다.

단순 그런 경험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아예 공감할 수 없는 역사이고 영역이다보니 동떨어진 말 같았던 거 같다.

예를 들면, 원수를 사랑하라라고 가르치는 금언을

피상적으론 물론 이해할 수 있지만,

나에겐 순간 원수라 생각하는 자체가 없는데

그걸 사랑하라고 말하는 그 자체의 느낌도

체감할 수 없는 그런 것과 같았다.

비유상, 원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원수를 마음에 담고 않고 사는데

원수를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라는 내겐 중간매개가 없는 막연한 표현.

그냥 증요한 인생의 황금률로써 소개되는 정도를 접하는 느낌 같았달까.

굳이 공감을 위해 더 노력하려했다면,

수용소의 고통과 그걸 공감하려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그 자체는

없는 고통을 깨달음으로 갖기 위해 애써야 하는

상상이고 모순관계 같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빅터 프랭클의 이론이 다르게 와닿은 건

수용소의 경험 등을 담은 책에서가 아닌

그가 창시한 그의 이론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에서 

순서있게 학문적으로 접해보게 된 이후였던거 같다.

그냥 막연히 좋은 방향의 제시정도로만 느꼈던 그의 이론이

왜 오늘날 다른 정신이론들과 차별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빅터 프랭클은 직접 아들러에게 배우고 

프로이트도 직접 대면할 수 있었던 시대를 살았다.

책엔 그런 자신의 경험도 적어 놓았다.

마치 모짜르트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바흐에게 화성악을 배우는 세대를 살았던거와 같았던

그 자신도 경이로워했고 남달랐음을 시인했던 경험들.

빅터 프랭클의 이 책에 이렇게 그가 경험한

시대 속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자료들과,

그가 남긴 것들에 대해 가치를 느끼며 살고 있는

지금의 사람들에게 이론서가 아닌,

그의 팬으로써 분명 읽고 싶었을 살아있는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어떤 부분도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빅터 프랭클이라는 사람 그 자체를 담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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