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잘 잃을 것인가 - 상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
사카구치 유키히로 지음, 동소현 옮김 / 에디토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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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로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어떤 사실 하나를 깨닫게 됐다거나

필요한 내용을 담은 책을 만나

막연히 얻을걸 얻었다 느끼는 사람은 적을거 같다.

필요한 걸 말해주는 걸 들었을 때

그 자체의 유익함을 느끼는 건 당연할 순 있지만,

책이 다루는 주제 즉,

어떻게 잘 잃을 것인가를 

스스로 가정하고 받아들임을 전제로 생각했을 땐 

보통의 내용들과는 달라질 수 있는 내용들로 보인다.

 

실사례로써 많은 이별들을 보여주는데,

각각의 사례들은 매우 다양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공통점이 돌이킬 수 없는 이별을

즉, 죽음을 매개로 말미암아 겪게되는 

헤어짐을 말하고 있기에

이 한권의 책이 가진 그 무게감은 

결코 쉽게 논하기 어려웠다.


헤어짐. 어떤 것 우선 떠오르는가.

책은 매우 다양한 헤어짐을 예로 들려준다.

대부분 죽음으로 인한 헤어짐들을 위주로.

기르던 애완동물의 죽음,

시간순으로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

자연적인 가족들과의 이별,

조부모부터 차례대로 시작

자신의 순서까지 언급된다.

거기에서 좀더 깊게 들어가

이별을 경험할 때 누구보다 견디기 어려운

심리적 환경을 스스로 잉태하듯 살아온

애착성향, 분리불안 성향의 사람들의

극복은 남들보다 훨씬 어려운 케이스가 되리란

세세한 부분들까지 나름

중요하게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매우 귀중한 내용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받아들이는건 자신의 몫이다.

책이 내어놓는 원리는

미리 시뮬레이션 하듯 자신의 상실에

대비할 수 있는 인생을 준비하자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회복탄력성의 

긍정적 발휘를 좀더 독려할 뿐이지

결코 모두의 상실을 대비한

되새김같은 그런 준비의 확실성을 

담보하라는 강요성 지식은 

결코 아님이 더 중요한 키워드일 수 있다.


책의 한켠엔 앞서 말한 

분리불안이나 애착장애의 삶을 살았을 때,

그 삶의 과정을 상실과 연관시켜

상당히 구체적으로 묘사한 바가 있다.

떨어지기 싫어하는, 말 그대로 

분리에 대한 불안증상을 태생적으로 

간직하게 된 이가

영원한 상실을 경험하게 됐을 때, 

겪게 될 그 감정의 진폭은 

꼭 자신의 일이 아니더라도

그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으리란 예상은 어렵지 않다.

또하나 특이한 건, 불안을 느끼는 게 

그나마 양호하다고 느껴질 수 있을만큼

해리증상으로 대체된 불안에 대한 

거부감도 소개되어 있다.

겉으로는 훨씬 덜 불안한 상태라고 보일 수 있지만

훨씬 약하고 심한 상태로써

불안자체도 감당할 수 없는 심리상태라

마치 그런 일이 없듯이 남의 일처럼 살아내는

독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단 언급이 담겼다.

이처럼 인간이라면 모두 감내해야 하는

상실의 슬픔이겠지만 그 슬픔을 감내하는 

각자의 감당능력 자체를 논할 땐

다들 그 사연만큼이나 다양해지는 내용들 같다.


책의 광고카피엔 

3명 중 1명은 배우자보다 먼저 죽는게 낫다는

선택을 한단 말을 실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혼자 남겨지는 대신

먼저 떠나는 상황을 원한다는 말이다.

견뎌내야하는 혹독함 대신

소멸을 선택하는 심리.


읽고난 느낌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읽기를 잘했단 생각과,

이 주제의 책조차 읽기를 힘들어 할 지 모르지만

편한 마음으로 미리 읽어둔다면

본인에게 많은 혜안을 줄 책이라 생각되는 책이었다.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많이 변화시켜 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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