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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평점 :

주위사람들을 보다보면
그 많은 유형의 사람들은
모두가 단촐하게 구분짓긴 어렵지만,
몇몇의 경우엔 대조적이면서 구분적인
반대적 특성을 동시에 만날 때가 있다.
동정과 관심을 받는 것에
누군가는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것에
목말라 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이것이 병이고 주된 성격인지는
타인은 완전히는 모를 일이고,
자신에게 물어도 또한 확정지어 말하기
어렵고 곤란한 문제라 생각한다.
책의 저자는 어쩌면 정신과의사로써
타인의 관심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 보다는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봐야하는 사람들이거나,
스스로 타인의 관심을 구하려 노력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많이 접하는 직업을 가진 동시에,
국립법무병원이라는 교도시설 역할도 하는
특수시설 속 한명의 의사라는 포지션에 있다.
그런 상황 안에서 지켜보고 경험할 수 있었던
다양하고 고단한 인간군상들과
그 주변 히스토리들을 이 책에 담고 있다.
책을 읽기 전, 하나 반드시 알아두면 좋은 건,
이 책이 정신과 의사가 썼다고 해서
심리적인 면을 위주로 다루지 않을까란
그런 예측은 줄이면 좋겠다.
직업인으로써의 경험담과 소회들을 주로 썼고
그것은 에세이처럼 책에 녹아있다.
그렇기에 법무병원 안에서 겪은
일과 환경에 대한 객관적 이야기에 가깝지,
저자가 정신과 의사라고 해서
정신의학과 관련된 특정된 내용위주일 거라는
그런 추측은 말자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한번 더 보자면,
절에 사는 스님이 자신의 이야기로 책을 냈다면,
보통은 이 책엔 불교의 교리와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있을수 밖에 없을거라고
상상해 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냥 법정스님처럼 스님이여서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특정한 주제없이 책으로 엮을 수도 있듯이 말이다.
스님이 썼다고 불교와 꼭 관련된
내용이어야 할 필요도 없겠지만,
스님이 썼기에 불교 색체가 꼭 있을거라
미리 예단할 필요도 없을 수 있단 말.
이 책이 바로 그런 예단을
하지 않고 본다면 더 좋을 그런 예 같다.
책을 보노라면,
심각한 상황에서 몇번은 순간 웃음이 나올만한
에피소드들이 여러군데 있는데,
워낙 담담하게 써내려간 글들이라
저자나 독자 모두 조금은
그 자체로는 미미하게 스쳐가는 듯도 하다.
가짜로 순간 어떤 척을 하는 환자들을 만난
저자의 경험담들 중엔,
갑자기 누군가 정신을 잃었다고 급하게 출동해보니
졸도한 듯 연극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그랬다.
그 상황에서 졸도했다는 그 사람이
연극인지 아닌지를 어찌 판단했을거 같은가?
그냥 그 사람 본인의 팔을 들어
귀옆에서 얼굴쪽으로 떨어뜨려 보면 알수 있다고 했다.
단순히, 정신이 없다면 그 팔은 자신을 쳤을 것인데
책 속 그 사연의 사람은
계속 자신의 팔이 얼굴에 떨어지지 않게
얼굴 옆으로 팔이 떨어지도록게 조절했다는 것.
어설프고 웃픈 이야기 같다.
또, 여자들 앞에서 옷을 다 벗고
정신착란인 척 하던 한 남자는
본인의 누드상태가 길어지자
점점 자신의 중요부위를 가려보려 노력하며
발작을 소극적으로 이어갔다고 하는데
그 또한 웃프지 않을 수 없었다.
책 속 법무병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분명히
이처럼 가벼운 에피소드만 있지는 않다.
의사로써 업무적으로 과중하단 느낌은
독자로써 그 분위기로만으로도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고,
병원 안에 있는 여러 사람들 모두는
그냥 사회에 방치돼 있었다면
그 하나하나가 모두 기피 대상이었을 테니까.
끝으로, 책을 읽다가 많이 궁금했던게
하나 더 있었는데 그건 저자 본인의 생활이었다.
정신과 의사로써 육아를 좀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찾다가 선택했던게
필요한 개인적 시간을
공무원처럼 쓸 수 있지않을까 해
찾았던 곳이 법무병원이었다는데,
지금은 그 결정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지 등이 궁금했다.
이렇게 한권의 책을 쓰고
그 생각을 정리할 줄 아는 정신과 의사는
법무병원으로써도 나쁘지 않은 좋은 구성원 같았다.
에필로그에 간단한 소외가 담겨는 있지만.
독자로써 바램이 있다면,
저자 본인의 직업적 소양과
원했던 개인적 행복도 잘 유지하면서,
법무병원의 필요한 구성원으로써
이직없이 잘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란 바램..
교정시설은 사회를 위해 궃은 일을 해주는
의미있고 고마운 곳,
그렇기에 더욱더 관심을 요하고
종사하는 이들을 위해 필요사항들이
개선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어디선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의사이자 어머니인 저자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