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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가 힘들까 - 나 자신과의 싸움에 지친 이들을 위하여
마크 R. 리어리 지음, 박진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평점 :

책제목 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풍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책이다.
자아 콘트롤이란 측면을 깊게 다루고 있다.
자아의 정의부터 출발한 이 책에선,
책이 말하는 방향의 자아를 설명하기 앞서
다른 뜻으로도 다양하게 쓰이는
저마다의 자아가 아닌 저자가 정의 내리고 시작하는
자신이 정의한 자아를 명확히 해두고 이어진다.
읽다보면 왜 다른 책에서는 그냥
전체의 내용 중 섞여서 진행될 듯한 이 부분이
왜 특별히 명시하고 가야했는지가 잘 느껴질 것이다.
왜냐면, 이 책은 정의한 자아에서 출발에
그 자아가 6면체라면 한면한면을 다 들여다보고
그 6면체를 테이블 위에 놓고
객체를 관찰하듯 논하기도 하며,
그 6면체 안으로 들어가 이 물체는
무엇으로 존재하는지 등을 다양하게 살피고 들려주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 속 자아는 읽고난 느낌을 더해
내 식대로 정의해 보자면 저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를 바라보는 습관이 결국 자아 같았다.
그냥 무의식 내부에 있는 고결한 심리적 자아나
영혼이나 마음 또는 욕망 등으로 대변될 만한
어떤 객체적인 존재로써의 자아가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의 반복적 습관이
결국 자아라 부르고 있는 듯 했다.
책이 매우 인문학적으로 부드럽고 방대하다.
하지만, 자아인식의 문제점들을 논하는
그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는 건 거의 없다.
책은 말한다.
알고 있지만 게으르게 시간을 지나치고,
하지 말아야 하지만 결국 또는 여러번 해 버리고,
후회라도 하지 않는 삶 또한
습관적 생각패턴에 의해 하고 또 한다.
보통 누구를 의식하냐 안하냐는 말이 있다.
나는 나다, 남 눈 의식하지 말아라 등의
들어봤음 직한 그러지 말라는 생활태도.
그런데 이 태도들의 중심엔
저자가 말하는 자아의 컨트롤이 있다.
자기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면 실망도 없다,
현실을 직시한다면 되새김질할 회한도 없다,
바로 본다면 그만큼 삶은 보통 이상의 답을 줄 터인데
저자는 이런 자아의 오작동인 듯한
행동적 반복같은 모습들이 각자의 삶에
스스로 만든 고행을 만든다고 보고 있다.
조금만 내려놓는다면 편할텐데란 그런 의미일수도.
인문학적인 느낌을 주지만 분명 심리학자가 쓴
그에 걸맞는 내용을 담았다.
그럼에도 자꾸 인문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걸 보면
이 책의 수준이 높았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구나 싶다.
술술 잘 읽히고 일상생활적인 이야기들과는 다른
다소 학술적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자신이 무언지
그걸 서양 심리학자의 눈으로 정의내리고 알리고 있다.
책의 많은 부분들에 영감을 주는
그러나 길지 않은 정의와 문장들이 참많다.
바른 자아를 위해선 4가지를 저자는 함축해 제시한다.
성공적인 자기통제를 위한 모니터링,
명확한 목표 소유,
눈앞의 상황에서 벗어나 장기적 결과를 그릴 줄 알아야 하며,
충분한 자기통제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 중 하나라도 발란스가 안 맞는다면
그만큼 통제력은 줄어든다.
획기적인 방법, 묘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책보다도 정확한 분석력과 방향제시가 있다.
매우 매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