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의 모든 것 - 35년의 연구 결과를 축적한 조현병 바이블
E. 풀러 토리 지음, 정지인 옮김, 권준수 감수 / 심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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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이 항상 최선은 아니다.

언젠가 읽었던 스트레스에 관한 책은

매우 두껍고 많은 것을 담은 꽤 알려진 책이었으나,

읽으면서 실제 얻은 만족감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이 책에선 

책의 두꺼운 부피가 그저 두께로써가 아니라

좋은 많은 내용을 담기위한

최적의 볼륨감으로 느꼈졌다, 내용이 실했다.


이 책을 통해 한마디로 정리해 본 조현병은

개인의 병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병 같았다.

가족 중 윗대가 아님 아랫사람이 조현병일 때

가족 내에서나 아님 위탁으로 돌봄을 해야한다.

그 속에서 희망은 포기라 얘기하는데,

언뜻 듣기엔 매우 부정적인 뜻 같겠지만

책속에서 의미하는 포기는 의미심장했다.

나아지지 않거나 크게 호전이 없는데

희망과 기대를 걸다가 그걸 포기한 보호자가

결국 자신의 삶도 좀더 찾을 수 있었고

조현병 환자를 대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였다.

예전, 선천적인 정신장애를 가진 쌍둥이 아들들을 둔 엄마가

3기 암 진단 후, 이 아이들을 두고 갈 수 없어서

두발로 걸을 수 없는 체력을 무릅쓰고

산정산을 오르내리는 연습을 하며

살 체력을 억지로 키우며 병을 어느정도 극복했단 

짧은 다큐형식의 프로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보며 그때 그 프로의 감흥이 

다시금 그리고 새롭게 해석되는 기분도 들었다.

그때 그 어머니를 3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그저 장한 어머니이고 강한 모성애라 볼지 않았었던거 같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정작 불쌍하다 느껴지는 병적 상태의 누군가는

자신을 인지하는 수준이 낮고

자신을 돌보고 그에따라 희생하는 

주변에 대한 고마움 또한 매우 인색하다 했다.

이 책의 설명이 없이 그때 그 장면을 봤지만

책과 비슷한 그녀의 상황을 인식했던 듯 싶다.

그리고 오랜 기간이 지나 이 책에서

비슷하게 환자와 보호자의 관계를 들여다 보면서,

그 중간 어디쯤에서 

환자와 보호자 모두를 케어할 수 있는

정서적 휴식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책은 조현병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

약에 대한 부분에 까지 매우 자세한 편이라 볼 수 있다.

미쳐 언급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책의 내용이 학술적이라고 생각한다면

분명 오해라고 전해주고 싶다.

이 책은 매우 가독성이 좋다.

그냥 편람식의 구성이 아닌

일반인의 시선과 지식만으로도 충분히

책이 전하는 여러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이 훌륭했다.

재미라고 하긴 그런 내용이지만

한편의 자기계발서 같은 느낌을 주는 대목들도 눈에 띤다.

왜냐하면, 병의 특성상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인간관계와 시간적 과정들까지 포함한 서술이라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받아들여지고

해석 될 만한 부분들이 풍부하다 보였다.


조현병이라 특정될 만한 이야기들에 대한 궁금증이 아니더라도

이 책은 누구나 읽을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성격장애와 정신장애를 나누는 층이

매우 얇을 수 있다는 설명 등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보였다.

감수한 감수자의 명성을 알기에 더 궁금해 봤던 책인데

그 예상을 뛰어넘는 훨씬 좋은 책이었고

왜 이 책이 오랜기간 관련질환의

표준적인 참고서라 지칭하고 있는지도

책을 읽으며 충분히 느껴볼 수 있었다.


매우 잘 구성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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