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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균형 - 이해의 충돌을 조율하는 균형적 합의 ㅣ 최승필 법 시리즈
최승필 지음 / 헤이북스 / 2021년 4월
평점 :

두개의 의견이 모두 틀렸다는 양비론은
언제나 여론 등에 편승하지 않고 관전하는
이것도 틀리고 저것도 틀리다는
중간입장처럼도 들리지만,
위처럼 보면 이것도 저것도 맞다는 양시론과도
비슷한 듯 다른 이론으로 보이기도 하다.
법은 기본적으로 쌍방의 의견을 모두 듣는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손은 반드시 들어준다.
그 결론을 내리기 위해 판사가 역할을 한다.
이 책의 생각을 읽으며 한가지 결론만을
도출해 보는 건 어려울 것이다.
왜냐면 결론을 내려는 책이 아닌
과정을 보려주려 하는 책이기 때문이데,
그 과정 또한 물리적인 과정이라기 보다는
시각과 생각의 과정이라 볼 수 있기에
책을 읽으며 받는 느낌들을 제각각일 수 있겠다.
책엔 수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따끈따끈한 뉴스로서 LH공사와 관련된
부동산 투기와 연관된 이해충돌을 다루는 부분도 있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다루는 부분은
다른 주제로써 몇개의 이야기 속에 연속 등장하기도 하고,
하물며, 아이만 먼저 내려버린 엄마를
정류장 이외의 장소에서 내려주지 않은 것을
비판했던 가짜뉴스도 한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사성 강하게 많은 뉴스를
법조인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류의 책은 아니다.
저자의 시각에 법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부드럽게 읽힐 만한 수준의 법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중국미세먼지 이야기는
처음엔 중국의 자발적인 참여는 어렵고
국내의 문제도 필히 있다는 이야기가
소재로 잠깐 쓰였다면,
다음 중국미세먼지를 보는 시선에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론
피해를 보는 제3국의 입장으로썬 뾰족한 방법이 없고
스스로 이런 환경에서 못살겠단
자구적인 국내 목소리가 나올때 가능하단 평을 하면서
국제법의 작동원리를 살짝 설명하고도 있다.
어떤 것은 아예 법적이 구체적 사례가 아닌
송사의 상황과 비슷한 가벼운 터치 정도로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해 보고 있다.
워낙 다량의 활자가 실린 책이라
어느 한군데 클라이막스가 있는 구성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공익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보던 부분이
제일 책이 말하고자 하는 시선을 잘 보여줬다고 느꼈다.
다수의 이익이 꼭 공익이라곤 할 수 없다는 말이
무슨 뜻을 이야기 하는 것인가 제대로 이해가 안됐었는,
다수의 이익이 현재냐 미래냐를 생각해 봤을 때
현재 다수의 이익이 미래의 다수가 될 이들의
공익까지 대변할 순 없다고 보기에
현재의 다수가 지니는 대변성을 짚어주고 있었다.
그냥 미래냐 현재냐로 구분짓는 단순논리보다
조금 디테일하게 들어간 면이 있겠지만,
결국 다수가 만들어내는 정답이
꼭 맞다고 할 수 없는 수많은 예들 중 하나라 생각됐다.
법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더라도
충분히 읽어낼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라
어려워서 지례 손사래 칠 책은 아니라 본다.
다만, 실린 내용이 적지 않은 편이라
완전한 전체내용을 알아가기 위해선
빠르지 않은 흐름을 타고
음미하듯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해당 시리즈가 있는 책이니 읽는 독자마다
본인과 맞다면 한권으로 끝나진 않을 내용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