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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인 밤에 당신과 나누고 싶은 10가지 이야기 - 당신의 밤을 따뜻이 감싸줄 위로의 이야기
카시와이 지음, 이수은 옮김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1년 4월
평점 :
절판

글과 이런 그림들이
한편의 동화책처럼 얽혀있는 책이다.
글도 보면서 그림도 보면서 읽어나가는.
어느 부분에선 편지글 같은 글만으로
몇페이지가 쭉 이어지기도 한다.

위의 그림은 유독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던 그림 한컷이다.

그리고 그 밑의 그림은
실제 책을 읽어보니 이 그림에 큰 의미는 없었지만,
처음 마음먹은 대로 책을 받았을 때
따라 그려보겠단 스스로의 약속대로
한번 따라 그려본 그림이기도 하다.
너무 오랜시간을 들이진 않았어도
그렇다고 너무 대충도 그리진 않은
있는 그대로 눈으로 찍은 복사컷.
어쨌거나 이 작은 그림 한컷은
그저 스토리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일 뿐 큰 의미는 없었지만,
읽기전 만났던 여러장의 책 속 그림들 중엔
유독 이 그림에 끌렸었다.
책 얘기를 해야하는데 이 그림 얘기를
좀더 해도 나쁘진 않겠다싶다.
어차피 책 자체가 생각의 흐름을
그림과 글로 정리한 책이기에,
이런 독자로써 사전의 느낌들도
책의 일부분은 아닐지도 싶고.
이 간단한 그림은 묘한 구도다.
보통 쿼터라고 하는 3/4각도에서 보는
약간 사선의 비스듬한 느낌도 들면서,
그림을 따라 그려보면서는
만일 이게 그림이 아닌 사진이라면
쉽게 찍을 수 없는 구도겠단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라.
사진이라면 누가 저 각도로 엎드려있는 모습을
어떤 위치에서 잘 잡아 찍을 수 있을지.
저런 모습을 다 담으려면
지면보다 약간 높으면서도 그러나 낮은 곳에
엎드려야 나올 수 있는 구도.
사진은 이런게 보통 불편하고 불가능해도
그림일 땐 상상만으로 쉽게 가능한 구도.
여러가지 이러저러한 분위기나
고요한 그림들에 끌림이 있는 책이다.
책으로 들어가 보면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읽는듯한 느낌도
살짝 들게하는 약간은 몽환적 느낌도 주는 책이다.
첫장을 시작하는 밤을 대하는 모습속에선,
여러 상황속 밤을 맞이하고 있는
그림 속의 주인공을 보여준다.
결국 밤잠을 청하는 대신
밖을 서성이다 찾게 된 생각들까지도 적혀있다.
그냥 생각이 아닌 사유라고 해야 맞을까,
놀이터 시소에 앉아 그 반대편
올라간 쪽을 바라보다가,
우연히 맞은편 주택 불켜진 창가를 바라본다.
마치 총의 가늠좌에 포착된 표적판처럼
그 창은 그림으로 크게 클로즈업 되어있다.
그 창 밖으로 흘러나오는 라디오소리도 듣게되고.
그러다 주인공은 또 밤길도 걷는다.
다리 위에선 아래를 보며
어둡지만 강물자체가 반짝이며 흘러가는
멈추지 않는 그 물결의 계속됨을 느끼며
또한 계속 자신만의 밤을 음미한다.
밤의 이야기로 시작한 이 책은
주인공의 여러 모습도 보여준다.
낮에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만났던
할머니의 파란 스카프로 연상되던 끝난 기억속 인연들.
누군가 취미로 만든 오르골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세상을 여행한 이야기 등
서로다른 이야기들과 관련 그림들은 계속 같이 이어진다.
그림 말고도 책 속에 기억되는 글 몇줄도 있다.
115페이지의 짧은 아랫글.
순간순간의 시간들,
그걸 인식하는 순간 그건 이미 현재가 아니라는.
책속 많은 내용들은
뜬금없는 누군가의 머릿속 생각처럼도 느껴지지만,
잘 따라가다 보면 공감보다는
사유의 흐름이란 걸 느끼고 생각해보게 해주는거 같다.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책이 아닌
스스로를 릴렉스 시켜주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