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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에세이 속에 심리학이 스며있는 느낌이 든다.
편히 읽히며 하나씩 읽는 동안
저자 스스로 오랜기간 읽어온 많은 소설들이나
보아온 익숙한 영화나 드라마들의
한장면들도 공유하는 식으로 만나 볼 수 있었다.
많이 등장하는 그 좋은 여러 소설 인용구들을 보며
나 스스로 소설은 참 안 읽고 살았었구나도
새삼 느껴보게 되더라는.
소설은 아니지만, 저자가 인용한 문구 중
매우 인상적이고 독특한 문구가 있어
그것부터 한번 소개해 본다.
아인슈타인이 말하길,
"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상이다."했다 한다.
원래 짧은 한 문장인데
더 맥락을 잘 느껴보도록
구분지어 3줄로 나눠 써 봤는데,
무슨 뜻인 줄은 바로 이해되리라 본다.
반면에 쓰고 보니까, 그렇다고
정신병 초기증상이라고 할 정도의
병리적이라 보는게 맞나도 싶어진다.
물론 이리 말한 아인슈타인도
완전한 확정적 표현이었다기 보단
그냥 비유를 이리 했을거라 보여지지만,
나부터 많은 사람들은
심리학자 아닌 과학자인 그가
저리 표현한 촌철살인 같은 한마디 말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긴 어려울 거 같다. 진리가 담긴 말이니까.
책 속엔 여러 사연들, 여러 해석들이
저자의 소화를 거쳐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저자에게 수업을 받던 한 여성이
남편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얘기하며
공감 정도를 받으려 했다가,
단순히 공감 보다는 좀더 근본적인 걸
저자가 바꿔주거나 전하고 싶었다가
분위기가 안 좋아질 뻔한 경험도 실었다.
이 사연을 특별히 정리해 보는 것도,
위 아인슈타인의 말과 비슷하게
요즘 말로 비유하자면
뼈때리는 진실이 스며있기 때문.
저자와 대화를 나누고 돌아간 그녀는
퇴근한 남편의 어두운 표정을 보고,
평소처럼 덩달아 기분 나빠지기 보다는
그날은 무슨 일이 있느냐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남편은 무너지듯 울며 회사에서
그간 있었던 힘든 일들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사실 드라마 같은 얘기긴 하지만
이 일로 남편의 개인적인 고민도 해결됐음은 물론이요,
고민을 털어놓는게 다 였을걸로 보이는 그녀도
근본적인 고민거리가 해결 되어
남편과 매우 사이좋은 부부가 됐다고 한다.
이 얘기 속에 녹아있는 심리이론이라면
전경과 배경이라는, 보는 관점에서 달라 보이는
그림을 설명하면서 시작한 기본적 귀인오류 현상이다.
더 풀어 요약하면, 내로남불식의 사고인데
나는 누가 내 속을 알아주길 원하면서도
타인을 판단할 땐 그저 겉으로 전해지는 것을
주로 피드백 함으로써 자신의 판단으로
상대방에게 그걸 전하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
친절하면 친절하게 냉랭하면 냉랭하게.
저자는 이런 경우, 자신도 때론
타인에게 오해받을 상황도 만들며 살아가지만,
모든 걸 상대에게 설명하며 살수 없듯이,
되려, 바라보는 쪽에서 이런 심리적 오류를 이해했다면
뭔가 불편하게 만드는 타인을 다른 시각에서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것은 어떨까란
성숙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위에 등장했던 부부의 극적 화해 스토리는
이런 심리적 상황을 현실에 잘 풀어 적용한
좋은 사례로 등장했었다.
해피엔딩을 만드는 건 대게 자신으로부터 같다.
하지만, 대개 누군가로부터 시작한
주어지는 해피엔딩을 바라고 살진 않는지 돌이켜보게 된다.
책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각자에게 맞는 걸 찾으며 읽어보는 것도
재밌는 독서가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