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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 이론, 사례 및 대응 전략
이명호.성기정 지음 / 행복에너지 / 2020년 12월
평점 :

쉬운듯 느끼고 선택했지만
쉬운 주제의 책은 아니다.
이해는 쉬우나 폭이 넓은 개념이라.
번아웃이란 하나의 소재로써
책을 끝까지 풀어가며 보여주는
개개의 번아웃 연결점들은 폭넓고 다양했다.
예전, 처음 번아웃이란 용어를 읽었을 때 언급돼 있던
한 독일학자가 실상 번아웃 용어의 창시자란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반가움이라면 반가움.
내가 어렴풋이 알던 번아웃이란
녹초나 소진의 지친 모든 것의 총칭이었다.
그러나, 그 원인만은 단순히 생각만으로
체계적으로 이해해보긴 어려웠다.
가령, 게으름도 일종의 번아웃 증상은 아닐지
논리적으로 이해해보려 했지만,
여러모로 관심 만으론 현실적 관념정리는 어려웠다.
그러다, 이렇게 오랜 기간이 흘러 우연히
자연스럽게 번아웃이란 하나의 주제로만 쓰인
책을 만나게 됐으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책을 써준 누군가가 있어 나처럼
읽고싶던 누군가가 읽게 해줬으니
나로써는 감사한 일이다.
책내용 대부분은 직업군 내에서 일어나는 번아웃을 다룬다.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직장 생활 즉
대인 관계를 통한 번아웃과 그 해결점 등을
주로 다루고 있는 책으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책의 중간정도 쯤에 나오는 번아웃의
협의 및 광의적 정의만 보아도 그러한데,
직장생활 중 높은 기대가 매개되어 발생하는
무능력의 상태와 불쾌감을 일컫는다고 정의돼 있다.
이는 내가 막연히 알던 번아웃과는 많이 다르게 보이는데
그래도, 내가 읽고 싶던 방향의 번아웃을 알아가기에는
정리된 논조만으로도 많은 걸 확장이해해 볼 수 있었다.
단순히 무언가 무기력해진 그 결과만 말하는게 아니라,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들 또한 간결하지만
결론도출에 있어서 계속 등장해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스스로 기진맥진할 필요가 없을 상황인데
번아웃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나름의 귀결조건들도 알게 된다.
쉽게 말하면, 주위의 유무형적 압박이
번아웃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면,
반대로 자신이 주위를 향해 가지고 있는
기대와 환상의 반복적 좌절로 인해
스스로를 번아웃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허다해 보였다.
특히, 의사가 쓴 번아웃 관련 책이어선지
의료인들의 번아웃에 관한 내용도 제법 많은데,
이는 흔히 쉽게 연상되는 종류의 번아웃은 아니다.
상사로 인한 직원의 고충 등으로 인한
번아웃 발생 정도를 설명해 보는데서 벗어나,
상하관계나 수평관계 속에서도
충분히 역발생될 수 있을 번아웃도 많다는 것을.
즉, 넓은 관계 속 번아웃도 돌아보게 해줬다.
의사들의 번아웃 그러면 잘 이해가 안갈수 있다.
그런데, 책에 등장한 의사들의 번아웃 증상 중
몇개를 나열해보면 이해가 쉬울 듯 보인다.
같은 병원내 직원이나 간호사들로 인해 느끼게 된
불신이나 배신감 등에서 오는 번아웃도 있었고,
본업무의 과중에서 오는 환자를 향해 생기는
일종의 냉랭함 또한 번아웃으로 분류될 수 있었다.
참 어렵다. 이해할 내용이 어려운게 아니라
인간관계와 감정이란 범위가 너무도 넓고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이런 원리라면, 무조건 사랑스러운
자녀나 배우자라 할지라도 번아웃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각자가 처한 심리적 상태나 인간적 관계에 따라
번아웃에 놓일 가능성은 매우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인 결론 보다는
이 책으로 내려진 개인적 결론은,
상대에 대한 이해를 넓히거나,
스스로와 주변에 대해 발생되는
감정적 상황들을 조율하듯
관조해 볼 수 있는 능력배양에 있지 않은가였다.
완벽이 아닌 다만 완벽을 위한 조절능력을 원하는 정도로.
완벽이라 아니했으니 실패도 감안된 희망사항이다.
생각보다 살다보면 이상하고
묘한 상황을 만날 때는 빈번하다.
화 날 상황이 아닌데 점차
화가 끓어오르고 있는 누군가를 본다거나,
어떤 오해를 풀어줬을 뿐이데 예상보다 웃도는
누그러짐과 혹은 의기소침 또한 목격한다.
이런 많은 경우를 포함해 번아웃 등 심리적 이해는
자신과 상대를 아울러 이해할 수 있는
총범위를 넓혀준다 믿는다.
번아웃에 대해 나처럼 막연한 이해만을 가지고 있었다면,
우울과 불안 등 흔한 감정상태들까지 포함하는 번아웃을
어찌 이해해 볼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읽기를 통해 얻는 배움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