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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이라도 모든 걸 걸어본 적 있는가 - 사람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을 속인다
전성민 지음 / 센시오 / 2020년 11월
평점 :

행정고시와 입법고시를 합격했다는 저자소개를 읽고,
나로썬 저자의 30대 초반 늦깎기 수험생이었던
그때의 기간과 경험들을 들어볼 수 있을
책이 될거란 부분에 흥미를 가지고 선택한 책이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니 책은 전혀 그런 구성은 아니었다.
그런 탓에 책앞날개에 실린 저자 소개를 다시 찾아보곤,
이 책의 구성이 이럴 수도 있었겠단 이해는 바로 갔다.
난 고시합격 했다는 프로필의 그 부분에 주목했는데
좀더 내려가보니 3000권 정도의 독서이력을 소개한
문구가 전체 소개단락 속에 있었다.
그렇다, 이 책은 고시합격 경험담을 나누는 책이 아닌
책 3000권을 읽은 이의 입장에서
자신이 읽었던 책들에서 찾은
교훈들을 나누는 형식의 책이었다.
일단 선택한 책은 끝까지 읽는 편이라
읽기 시작한 이 책을 찬찬히 읽어갔다.
짧게나마 노르웨이에 출장갔던 일,
공군장교로 근무한 경험으로 시야를 넓혔던 기억,
고시공부하며 꼭 주말휴식은 지켰던 규칙,
운동 1시간 씩은 꼭 했던 습관 등
아주 짧게였지만 내가 궁금했던
저자의 개인사들도 있긴 있었다.
책 전체분량에서 보면 한 4%정도 쯤.
저자가 강조한 플러스 사고의 관점을 떠올리며
이정도 분량이라도 접하게 된게
어딘가 스스로 위안 삼기도 했다.
아마, 전체를 다 읽지 못했다면 그나마
전혀 몰랐었을 이야기들이었을테니 말이다.
다른 사람이 추천하는 책에
평소 관심이 많은 스타일이라면,
저자가 책안에서 언급하는 많은 책들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대부분 준 베스트셀러 정도는 알려졌던 책들이라
구하기에 어렵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책속에 책이 들어있는 구조인 이 책을 읽으며
내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던 사례는
노르웨이 라면왕 이철호 씨의 부분이였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난 그가
어린 구두닦이로서 장사수완을 발휘한 대목.
공짜라고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는 한짝만 닦고
거기까지만 이라고 이벤트처럼 말했다는 것.
혹 뒷얘기를 마저 읽지 않았더라도
이 하나의 시대를 앞서가는 에피소드 속에서,
이철호라는 사람의 재치와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껴볼 수 있었다.
이민을 가서도 주어진 일만 딱 마치는 식이 아닌
일을 찾아서 효율적으로 협업하는 직원으로써
능동적 삶을 살아간 이철호.
결국 직위상승한 스토리에까지 참 재밌게 읽었다.
이 이야기 이외에도, 다른 매체를 통해 본적 있었던
오타니 쇼헤이의 학창시절 계획표에 대한 저자의 언급은
당시 얼핏 놀랍다는 느낌만 받고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는 글이였기도 했다.
그 특이한 형태의 계획표가
만다라트란 이름으로 불리는 구조란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 표가 오타니의 고등학교 시절것이라 했는데
내가 처음 접했을 땐 중학교 시절의 것이라 들었던 터라
개인적으로 약간 혼동되기도 했으나 그리 중요친 않았다.
많지 않았던 저자의 개인사 중에
그나마 운동과 관련한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느낌으로 남는다.
체력이 곧 정신력이란 마무리 문장 또한 울림이 컸다.
이 문장을 읽으며, 만약 평소의 체형과 체력보다
현재 망가져 있다면 그건 바로
그저 몸의 변화가 아닌 망가진 정신의 상태가
몸밖으로 표현된 것일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어서.
다양한 책을 추천받기 좋아하는 독서습관이 있는 이들에게
유독 권해주고 싶은 구성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