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가 건네는 말
하혜숙 지음 / 에피스테메(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 2020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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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던 저자의 책이었는데

읽으면서 책으로나마 인연이 닿아

기쁘단 생각을 하며 읽었다.

잘 쓴 책을 읽고있단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자세한 설명들과 적절한 사례들 모두 좋았다.

다른 심리학 책들에서도 다루어지던

일반적 소재들이 많음에도

이 책이 유독 다른 내용처럼 느껴질만큼,

자세하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많아

마치 새로운 것들을 접하는 기분도 들었다.

특히, 보웬의 가족이론 부분이나

게슈탈트 이론에 대한 설명들이 좋았는데,

보웬의 이론과 사례들은

일반 사람들이 읽는다면 가족대상의 

프로파일링이란 느낌이 들만한 심각성과 

각 가족들마다 모두 있을 심리적 DNA를 

더듬어가는 느낌도 줄만한 내용 같았다.

가족 중 심리적으로 취약한 누군가를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친족이 활용하게 되는 느낌은,

그 자체의 불쾌함도 있지만 

굉장히 많은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편적인 심리싸움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저자는 책에서 몇번 이런 말을 했던거 같다.

정서적 학대 등을 말할 때, 보통 드는 생각은

무언가 심하게 행해지는 것만을 

학대라 많이 떠올리게 되지만,

학대란 넘치게 가해지는 것도 학대겠지만

응당 어느 시기에 주어졌어야 하는 것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었다면 

그것도 학대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류의 설명 속에서 그것이 꼭 

학대였는지 다른 용어였는지는 조금 헷갈리지만

의미전달 면에선 많이 틀린건 아닌듯 싶다.

저자의 설명을 읽다보면 군데군데

이런 역발상적인 심리상황도 많이 보게 돼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볼 거리가 돼

독서가 더 의미있고 즐거웠다.

해결되지 않는 묵힌 오래된 마음속 그늘이

자신이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어떤 계기로 튀어 나오게 되는 순간이 있고,

그리 됐을 땐 이로 인해 주변 관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본의 아니게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도미노 같은 현상은 참 많이 씁쓸했다.

책의 앞 절반은 심리학적 이론관련 얘기들이 주고

나머지 뒷 절반은 저자가 생각하는 

방법론에 대해 싣고 있다.

이 경계가 되는 중반을 넘게 되면

마치 다른 저자가 쓴 책을 읽는 기분도 든다.

앞부분이 강의라면 뒷부분은 

뒷풀이자리 같은 좀더 다가서는 느낌이랄까.

저자의 지식과 경험이 녹아있는 내용들로

마지막까지 쉽게 책을 내려놓기 어려웠다.

좋은 구성과 내실있는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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