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요시미 슌야 지음, 서의동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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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괜찮았다면 이상할 거 같다.

엄밀히 말하면, 이 책의 내용은 일본의 상황이다.

헤이세이라 불리는 1989년 이후 30년간의 기간으로

거시적으론 견고한 기반이 흐물거리는 액상화로 묘사되는

저자가 느낀 일본내의 몰락기운들을

크게 4단계의 분류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 얘기들을 시대순으로 읽다보면

이것이 과연 일본만의 얘기인지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저출산도 아닌 초저출산으로 묘사되는 시기 도래,

변화되는 산업환경에서 점차 존재감이 희미해져 간

우리가 알만한 유명 기업들의 사례들,

자연재해나 인재로써 은연중 위기감이 베어버린 시간들까지

한국의 현상황과 오버랩 시켜도 전혀 이질감 없을

남의 나라 얘기인 듯한 한국의 상황이 떠올려지니까.

일본의 한 역사를 다루고 있구나란 기분이 아닌

한국의 얘기라 생각하고 들어도 무방할 듯한 많은 얘기가 들어있다.

하나 아쉬운 건, 일본은 먼저 겪었고 이를 해결키 위해

고민하고 방법을 써 봤기에 참고할 좋은 아이디어도 

볼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그마저도

지금의 한국 상황과 별 다르지 않음에 아쉽고 놀라웠다.

저출산에 대한 해결책이란 것들도

한국의 매스컴이나 정책가들이 말하는 범주의

피상적인 방법들과 크게 다른 것들이 없었다.

그 말은 고로, 먼저 겪어왔던 일본도 뾰족한 방법을 찾아냈거나 

큰 효험을 본 정책이 없었다는 얘기와 같았다.

그럼 우리도 그냥 겪을 수 밖에 없는가란 

암울한 역사의 흐름을 묵시하는 느낌마저 드는 부분이었다.

다만 이 책의 저자가 역사의 한토막을 

본인의 시각으로 정리했기에 그는 찾을 수 없었던 

일본이 필요했던 해법들을 한국의 경우엔

다를 수 있진 않을까란 희망을 가져본다.

일본 헤이세이 시대의 기간을 책으로 펴낸 이유를 빗대어

책 맨 앞 도입부에 실린 스웨덴 군함의 얘기는

전체적인 본문내용과 별도로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나만 모르고 지나친 듯한 특별한 세상사이기도 했지만

실패의 사례로 박물관을 짓은 스웨덴이나

이를 이 책의 모티브처럼 끌어다 쓴

저자의 아이디어도 매우 훌륭하다 느꼈다.

거시적인 듯 하다가 주관적으로 아쉽게 흘러간 부분들도 많으나

전체적인 역사적 구도나 관점은 한국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많은 부분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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