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오류들 - 고장 난 뇌가 인간 본성에 관해 말해주는 것들
에릭 R.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좋은 대중적인 심리학 책들이 많지만

읽다보면 아쉬운게, 좀더 체계적인 느낌의 책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책들은

한권의 바이블적인 요소로 구성된 게 아니라,

한 이슈를 가지고 깊게 다루는 구성 정도이기 때문이다.

또 많은 경우에, 하나의 주제의식 없이

그냥 보통의 사람들이 고민할만한 여러 주제들을 

한데 모아 같이 생각해보듯 이야기를 이끌며,

위로나 조언 아님 좀더 세밀하다면

간단한 방법까지 제시해주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고만고만한 대중심리서 시장에서 

이런 종류의 책은 만나기 어려운 양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표현이 조금 딱딱하기도 하고

양도 적당히 많은 학문적 서술이 느껴지지만

자페 스펙트럼을 지나 각종 정신적 문제들을 다루는

다양한 챕터들을 구체적으로 서사적 설명까지 읽다보면,

이 책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다 정확하게 제시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일례로, 대부분의 자폐를 다룬 책들을 보다보면

지엽적인 문제들과 감정적인 문제들 그리고

가족으로써의 애환이나 극복과정을 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자폐에 대해 접근해 보게 된다면

타인의 감정을 읽지 못한다는 보통의 묘사엔 부족한

본인의 감정에만 머물러있고 타인의 감정 자체를

읽으려하지 않는게 아니라 불능이란 점을 

좀더 과학적으로 인지시켜 주면서

마치 일대일로 작가와 독자와의 지식소통으로써가 아니라,

한 강의실에서 일대다로 작가와 마주하고

많은 대중들에게 쉬운 듯 쉽지만은 않은

보다 명확하고 체계적이게 설명해주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어 나오는 우울증에 관한 설명 등도 마찬가지.

개인적으론 뒤로 갈수록 친숙하고 재밌어지는 구성이기도 했지만

초반 의학적인 기술과 발전이 나오는 부분이 

이 책만이 가지고 있을 상징적 장점들이라 느껴졌다.

전신스캔을 통해 조기 암진단이나 그 분포를 보는 

PET 검사도 이 책을 통해 보면 이렇게 

정신의학적 연구로 쓰임을 알게 되기도 할 것이고,

MRI가 정신병리분석을 위해 쓰인다는 정도에서 좀더 더 나아가

fMRI를 통해 실제 병적 기전의 작동시 

그 상황을 잡아볼 수 있다는 얘기들로까지 확대해 들어볼 수 있다.

이렇게 정신진단학의 발전과정을 읽다보면,

그동안 흔히 들어봤을 진단법들이 얼마나 상식수준의 것들인가를

이 앞부분을 넘어가면서 구분지어 생각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눈에 잘 들어오는 친숙한 책들에만 익숙해졌었다면

이 책을 기점으로 한번 자신의 안목을 새롭게

업그레이드 해보는 기회로 삼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