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고 너희는 틀렸다 - 똑똑한 사람들은 왜 민주주의에 해로운가
마이클 린치 지음, 황성원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그동안 현시대를 읽는 책들이라 하면

정치적 분위기나 문화적 분위기 또는 

경제적 분위기에 따른 어느정도 방향설정이 되었거나

이미 독자 스스로의 지각으로도 변화의 원인정도는

이해하고 좀더 세부적인 전문적 의견을

알아보고자 접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국내외 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은

전례가 없다고 표현되는 일들이 너무 많아졌다.

그간 평을 하던 다양한 매체, 평론가, 학자 등도

이해가 가는 평을 내놓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도 이해가 안가다던지

전과 다른 시대적 분위기만을 얘기하는

자신들도 모르겠다는 답답함만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렇기에 어쩌면, 한가지 사회현상만을 놓고

그것을 평하는 책의 필요성 보다는

전세계적으로도 통용될만한 인식의 넓은 변화이유를

근본적으로 들여다 봐줄 책이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이런 책에 조금이나마 그런 갈증이 있었다면

이 책이 많은 부분 도움이 되리라 본다.

책에선 모두가 인정하는 상식이나 정의는

깨어진 시대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그렇다고 기존의 상식과 정의 자체가 하루아침에

그 의미를 달리함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 것들이 누군가 아주 소수가 반기를 들더라도

소모적인 찬반논란이라던지 아예

그간의 상식을 매몰시키는 전복적 목소리가 주어지고

그 목소리에도 힘이 상당히 실리는 시대라는 것이다.

진정 틀려서 가짜 뉴스이고 오류가 되는 것이 아닌,

그것에 동조할 수 없다는 이유가

진짜를 가짜로 만들고 뭐든 뒤집을 수 있는 시대라는 느낌.

그런 시대를 바라보는 대다수의 지적능력은 

그렇다면 어떻게 반응하고 있을까.

이런 매커니즘에서 작용되는 방식이라는 건

결국 침묵과 외면이라고 한다.

즉, 본능적으로 소모적인 논의만 될 뿐

이미 많은 선례들을 보아오게 되면서, 

각자 찾게 된 결론들은 자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각종 범람하는 논란들의 의미도출을

무시하고 그냥 각자 살아가는 걸 택한다는 것이다.

책은 이런 이유가 된 다양한 

실제 이슈들도 소개하고 있으면서 

저자의 본업인 철학적 요소로 그 분석을 내놓는다.

크게 중요히 등장하는 철학은

소크라테스와 연관되는 것이 많다.

이에, 소크라테스를 학문적으로 알린 플라톤에 대해서도

소크라테스 자체를 이해시키고자 

부연 설명을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인상적인건,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잘 이해시키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부분이었다.

왜냐하면 플라톤 스스로가 남의 이론을 

그냥 전하는 입장이 아닌 자신 스스로의

독자적인 이론을 가진 철학자이기에 

다른 이의 철학만을 위한 객관적인 전달자가 되긴

어렵다는 전제가 소개된다, 서구적인 사고체계에서

나올 수 있는 냉정하지만 공감될 만한 분석.

그렇다면, 책에서 말하는 현시점을 바라보는데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결론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반론이 반복되는 다양한 현상들의

해당 양측이 포기하지 않고 의논의 테이블에서 마주해,

완벽한 결론도출이 아닌, 결론 도출자체를 위해

소모되는 의견대립을 변증법적 대화처럼

활용하고 그 과정을 이어나가는게 답이라는 것이다.

이 시대에선 하나의 답을 만들어내기 보단

그 답을 찾아가면서 얻게되는 모호할 수도 있는

단계의 진행들이 결국 답이 된다는 것.

우리가 신급의 성인이라 일컫기도 하는 소크라테스 또한 

그 시대 당시에는 끝날 수 없는 대화를 즐겨하는 

괴상한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했음도 소개된다.

그런 그의 대화법이 오늘날엔 하나의 정론으로 회자되 듯

현 시대의 해결법이란 결국 끝나지 않을 거 같은

그런 소모적처럼 느껴지는 대화의 진행 속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설명으로 이해되는 바가 많았다.

이 책은 어떤 한 결론을 위해 읽기보다는

각자 사용해 왔던 사고의 흐름을 재정비 해보는

측면에서 접근해 본다면 더 좋을 내용이라 보인다.

어떤 하나의 명확한 결론이 아닌,

많은 사람이 느끼지만 모호했던 뿌연 느낌의 시각정리에

방향성이라도 쥐어주려 노력한 책이라는 것에

독자로써 작가에게 고마움을 크게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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