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이겨내는 기술 - 사랑의 실패와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하여 테드 사이콜로지 시리즈
가이 윈치 지음, 이경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상실을 이겨낸다는 문장 하나만으로 

떠올려지는 것들 중 0순위는 죽음이라 생각한다.

죽음 다음엔 이별도 있겠고.

책에서 말하는 상실은 어느 정도 이 범위 안에 들어가지만

그 정도 만으로는 이 한권의 책을 다 채울순 없음이다.

부여되면 좋을 상세함을 채우는 책 속 요소로써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상실에 대한 

단순 애도가 아닌 능동적인 이해와 해결에 있었다.

가벼운듯 하지만 심오한 책속의 에피소드 중 

제일 와닿았던 하나를 소개해본다.

벤이라는 남자는 부모를 짧은 간격으로 잃었다.

저자에게 그 상실감으로 인해 심리상담 받았었고

그 후 상당기간이 지난 어느 날 

다시 그 벤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머뭇거리듯 말한 이번의 심리상담은 또다른 상실감.

그러나, 부모도 다 잃은 그에게 

또다른 상실감이란 무엇이었을까.

안타깝지만 배우자 아님 자식들이라도 잃은걸까.

이번 그의 상실의 대상은 반려견 보버였다.

잠깐 이야기의 흐름을 끊고 먼저 말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벤은 직장에서 반려견 보버와 관련한 일로도 더 힘들었다.

직장이나 공적인 관계들 속에서 반려견의 죽음이란, 

힘들어하는 벤 자신이나 주위 사람들에겐 모두

편하게 그 고통을 드러내기 어려운 

개인만의 문제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상사 등에게 자신과 같은 심정으로

자신의 힘겨움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벤 스스로 또한 어려웠다.

되려 상실감으로 인해 예전과 비슷한

업무적 퍼포먼스를 내기 어려운 벤에게,

복귀 후 돌아온 건 미뤄져 늘어난 격무뿐이였다.

벤의 심리 상담사였던 저자는 

벤이 부모와 이별했을 때 했던 상담시에도 

흘리지 않은 눈물의 공감대까지 노력해가며

이번 상실의 치유엔 더욱 애를 썼다.

벤 스스로도 밝히기 어려웠고 직장에서도

오롯이 한 개인의 상실정도로 여겨진 슬픔 몫은

저자에게 절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나눠지어야할 무엇처럼 묘사되고 있다.

단순히 반려견을 잃은 애견인을 찾기란 어렵지 않을거 같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저자는 이렇게 추가적으로 말한다. 

벤의 부모 부음과 관련한 상담에도 자신이 

반려견 보버의 죽음만큼 슬퍼해주지 않을 수 있었던 건 

벤 옆에 보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벤도 모르게 흐르고 있었던 눈물을 핥아주던

보버의 존재가 심리상담가인 자신의 일을 나눠 가져줬다고.

그렇기에 이번 애완견을 잃은 상실감이란

벤에겐 더 큰 위로가 필요한 일이였단 판단하에,

눈에 띄는 공감대로써 더 큰 슬픔의 표현을

반려견 보버의 죽음에서 자신이 보였던 것이라고.

부모를 짧은 간격으로 잃었을 땐 보버라도 있었지만

보버의 죽음에선 그마저도 기댈 곳이 없어진 벤의 처지를

저자는 전문가의 시선으로써 좀더 가깝게 다가갔다.

책이 예를 드는 이런 예들은 좀더 있다.

어떤 경우는 예기치못한 애인의 결별 통보 또한

견디기 어려운 상실의 원인이 되기도 하다.

반려견이던 애인이건 이별 통보를 상실로써 받아들이는

당사자들에게 해결책이란 모두 하나로 귀결됨도 있다.

바로 자기 자비다.

스스로를 슬픔에 매몰되게 두지말고

겪고있는 아픔과 실제 사실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자비롭게 스스로를 바라보는 태도는,

인위적이더라도 행하려 노력하고 실천해 보는 것이 

진정 당사자들에게 심리적 가드가 되어준다고 말하고 있다.     

책은 이보다 훨씬 자세한 각 단계별 진행과정도 들어있다.

완전하진 않지만 무엇보다 효과적인 방법들로.

내용이 좋은데 활자가 너무 작아 아쉬웠지만

담겨있는 내용은 흔지 않은 진실함 그리고 절실함이 담겨있다.

책내용은 내가 표현하려고 노력한 느낌보다

몇곱절은 좋은 책이라고 꼭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너무도 현실적이고 정확한 통찰이 돋보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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