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
마크 랜돌프 지음, 이선주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넷플릭스의 공동창업자가 책을 냈다.

하지만, 현재는 그 넷플릭스를 떠나 

새로운 스타트업들을 돕기도 하고

저녁 5시만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많이 평범해진 삶을 사는 라이프로 돌아온 저자.

스스로 이 책의 집필과정을 설명하는 부분들에선

대필 자체도 없었을 뿐더러 스스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폭풍같은 영감을 바탕으로 빠르게 스스로 완성해 낸 책이라 했다.

그 모든 것을 생각해보면

난 이번에 진짜 자서전 다운 자서전을 읽은셈이다.

98년 넷플릭스를 창업했다고 밝히지만

독자로써 주목되던 시기는 오히려

97년 즈음부터였던거 같다.

왜냐면, 진짜 시작은 한해 전 

준비막바지였던 97년이라 느껴져서.

넷플릭스란 업종에 주목하는 것이 아닌

넷플릭스가 출발하는데 필요했던 

그 과정들을 간접경험해 볼 수 있었던게 이 책의 재미같다.

DVD대여업으로써의 넷플릭스 보다는

스트리밍 방식의 넷플릭스가 현 대중들의 느낌일텐데,

저자 스스로는, 어떤 완벽한 시작을 도모하기 보다

일단 시작하고 수정해나가는 방식이 

넷플릭스의 시작이자 현재라 말하고 있다.

DVD 같은 실물로써 영화컨텐츠를 주고받던 시절에서

이젠 거의 디지털화 되어 주고받게 된 변천된 모습들은 ,

넷플릭스가 단순 하나의 성공신화로써일 뿐 아니라

인류가 경험해 온 문화의 한 변천사를 보여주는 듯 했다.

또하나 뜻밖인 건, 이미 사장화 되어버린 시장이 아니라

넷플릭스 스스로 DVD대여점 한 곳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에서

스스로 옛모습도 유지하고 간직하려 한다는

독특한 디지털 선도그룹이란 생각도 들었다.

책의 첫부분에 저자 랜돌프의 어린시절 

그의 아버지와 있었던 일화들이 실려있는데,

스스로 그냥 중산층이 아닌 상류에 속하는 중산층이라 말하는 부분도

한국에선 보기 힘든 정직한 표현법이란 생각도 해봤다.

그냥 중산층이라 써도 됐을 표현을 굳이

상류에 포함될 수 있는 중산층이라 표현한 게 자랑으로 들리진 않았다.

그러나, 아마 한국이었다면 이마저도 매우 조심했어야

했을 솔직함일 수 있단 생각도 들었다.

두리뭉실 대수롭지 않은 얘기일 수 있던 한 문장속에서도

저자의 솔직담백한 인성 같은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저자 본인의 여러 얘기도 많이 담길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저자 아버지의 

취미를 소개하는 책 도입부분이었다.

우리에겐 없었던 장난감 문화가 미국엔 있는거 같기도 했다.

실제 기관차와 거의 같은 구조와 메커니즘을 모형으로써

만들어 볼 수 있는 그런 장난감 기관차 조립을 즐겼다는 저자의 아버지.

저자의 말로는, 부품들을 이어주는 나사들을 빼고는 

모두 직접 만들듯 조립해서 완성해 가야 했다는 기관차 조립 취미.

아버지의 이런 단순한 추억같은 모습을 보며

저자 랜돌프는 무의식 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을 듯도 싶다.

여유, 정교함, 몰두 등등.

그리고 하나 더 유독 기억나는 부분은,

넷플릭스란 이름을 선택해야 했던 네이밍 과정과

인터넷 상의 플랫폼을 만들어 갈 때

그냥 전문가의 손에만 맞길 수 없었다는 

실무적 완성도를 말하는 부분에서였다.

본인이 구사할 수 없는 기술은 의뢰해야 부분들이긴 했지만

자신이 어떤 식으로던 거기에도 개입해야 제대로 된

원안에 가까운 완성품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경험담들.

급박하고 신화적인 얘기를 기대말고 

진솔하며 본인에게 직접 들어볼 수 있는 느낌의

자서전을 원한다면 이 책이 딱이다.

절대 성공하지 못할 거야란 평을 들어야 했지만

성공한 결과물을 내놓은 이의 자서전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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