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 지친 마음을 돌보는 관계 맞춤법
우즈훙 지음, 김희정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책자체에 대한 기대가 아닌
책이 다루는 분야 자체가 관심사라 읽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이 그런 경우로 선택됐는데,
읽다보니 그런 내 가벼운 생각이 미안해질 정도로
내용이 어떤 책보다도 현실감 있고 읽을거리가 많았다.
특히, 중국에서 나온 심리학 책이라는 부분에서
미국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쓰여진 책보다
관점이나 사례들이 매우 다를 수 있어서
취사선택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을지 모른다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나름 있었는데,
도리어 여지껏 어떤 책을 읽어도 찾기 어려웠던
많은 부분들의 현실적인 사례들이 많아
정말 책은 읽어보기 전까진 모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뼈져리게 느끼며 책을 읽어나갔다.
거기에, 2007년에 쓰여진 책을 개정하면서
저자의 생각변화를 2년치 추가했다는데,
다른 책 같은면 이 또한 마이너스로 느꼈을지 모른다.
왜냐면, 원작의 깊이로 베스트셀러가 된 책들이
새로운 느낌을 부여하고자 원작에 손을 대면서
개정판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안좋은 경우를 많이 봐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집필의도를 느껴볼 때 분명 처음의 원작도 좋았겠지만
지금의 추가분을 넣은 책이 오히려 완성도가
높아졌을꺼란 믿음이 생기는 구성이었다.
책으로 들어가 보겠다.
중국가정을 기반으로 쓴 심리학적 분석인데
큰 틀에선 가족상담에 국한된 책일 수 있다.
학문적인 심리학적 분석보다는
상호 관계에서 발생되고 키워지는
각자의 심리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중국은 굉장히 강한 남아선호사상이 유행했었고
국가적인 산아제한정책 등이 시행된 나라라
가족관계를 다룬 이같은 책에서
한국에 대입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적을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을 책 읽기 전에 했지만,
염려했던 위와 같은 부분들은 적고
마치 주변의 상황같은 내용들이 대다수였다.
저자의 자신의 사례 하나와
책에 등장한 한 가족의 사례 하나를 소개해 보자면,
저자는 실제로 매우 유복한 가정의 출생자였다.
알아서 챙겨주는 부모, 자율성을 부여한 분위기,
그게 학력과 커리어에서 인생 자신감으로 발휘되어
심리학자로써 이어져 나갔다는 느낌을 써놨다.
헌데, 그런 그도 실제 상담을 통해서 느꼈던건
이질감과 혼동이었다고 술회하고 있다.
자기가 심리상담을 하는 건지 정신과의사가 된건지
혼란스러울 정도의 복잡하고 다양한 사례들.
독자로써는 이 부분에서 느꼈던 특이점이 있었다.
현실에서 부처의 마음처럼 살기란 힘든데
그걸 이룬 과정도 특이하다는 느낌이 그것인데,
유복한 가정에서 형성된 이해력이
복잡하고 조잡한 가정의 이해관계를
진심으로 이해해 나갔다는 것이 과연 쉬웠을까란 문제.
좋은 환경이 강하고 바른 추진력은 될 수 있었겠으나
그런 에너지를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연들 속에서
바르게 쓰였던 것은 다른 문제 같아서다.
앞서 부처를 언급했던 것은,
왕자의 신분으로 태어난 석가가
거리의 빈민들의 고통에 충격을 받고
자신의 모든 혜택을 버리고 구도의 길을 걸은 사실과
연결되어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이 힘든 사람의 마음을
긴시간 연구하고 이해하는 건 쉬운 작업이 아닐텐데 말이다.
그 외, 등장한 사례 중 돋보인 사연은
마음의 심리적 농양을 발견하고 치료됐다가 아니라
그 심리적 농양이 재차 3차 재발하듯이
인생을 휘저어놓은 사례들과 해결과정을 소개한 부분이었다.
책도 하나의 함축된 지면이다.
지면의 분배상 생략하고 결론을 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선 그런 상식을 뛰어넘었던거 같다.
하나의 심리적 문제점이 해결된 뒤
동일인에게 다시 찾아온 문제의 해결을 해나가면서
새로운 각도의 해결의지가 필요함을 설파한다.
매우 좋은 책이라는 말로는 부족한듯 싶다.
하지만, 한가지 맹점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책을 읽는 이가 심리학적 요소들에 대해
접해온 바가 많을수록 와닿는 내용이나
그 느낌들이 각자 다를 수 있는 책일 수 있다는 점.
그냥 사례들의 연속으로 읽어나가도 충분히 좋겠으나
분명 받아들이는 느낌은 각자가 다를 수 있는 구성이다.
쉬운 듯 보이는 부분도 많지만
알고 보면 더 깊어질 수 있는 내용도 많으니까.
전혀 심리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일독 후 세월이 흐른 뒤, 심리학적 소양이 더 쌓인 뒤에
꼭 다시 한번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분명 또다른 걸 얻게해 줄 책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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