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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도마뱀 길들이기 - 그림 한 장에 담긴 자기 치유 심리학
단 카츠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복잡한 책은 지식을 살찌우는 느낌을 준다.
반면, 간단명료한 책은 방법을 선사받는 느낌을 주고.
이 책의 집필의도와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통한 도움은 지혜가 아닌 방법의 자가발견이다.
그렇다고 10개 남짓한 심리적 이유들에 대해서도
그 설명둘이 부족하지도 않으니 여러모로 흡족할 것이다.
저자의 이름이 분명 낯익는데 그 마주침이 기억나지 않는다.
원서진열대에서 우연히 오래전에 봤던가도 싶고,
번역된 다른 책을 본건가도 싶지만,
집에 분명 이 저자의 책은 이번 것만 있었다.
그런데 계속 낯설지 않은 기분은 또 왜인지 아직도 모호할 뿐.
책은 은유와 편도체, 이 두가지의 큰 틀에서 나아간다.
머리속에 있는 편도체를 파충류의 뇌와 비유하면서
실제 놓고싶은 기억을 잡고 있는 누군가의 현실은
가상현실 속 그것을 붙잡고 있는 자신의 손과 같다는 설명.
설명이 가히 수준급 같다.
감탄까지는 아니겠지만, 유머가 아님에도
편안함을 주면서 설명이 매끄럽다.
앞부분에서 설명되었던 부분 같은데,
믿고 읽을만한 심리학 책은 생각보다 적고
괜히 믿었다간 해가 될 책들도 많다고 지적하면서,
보다 정직하고 학술적인 책은 독자가 끈기있게
독파하고 실행하긴 힘든 책인 경우가 많으니,
결국 자기가 이런 책을 썼다는 식의 설명이 그것.
내가 가끔 느꼈던 심리학 책들을 마주하며
아쉬웠던 그런 느낌들을 스웨덴의 한 심리학자가
쓴 책 속에서 만나니 기분이 묘했다.
책을 통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는 느낌은
때론 반갑기도 때론 신기하고 그렇다.
물고기는 자신이 물속에 있는 걸 모른다는 책의 한 귀절.
이 말은 거의 앞부분이던 서문에 실려있던 말 같은데
이 문장이 책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문장같아 기억대로 써 보았다.
불교적 느낌 같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공기 안에 살면서 공기를 못 느끼듯이
물속에 있으면서 물을 못느끼는 물고기라.
이렇게 미세먼지로 공기가 냄새와 색을 가지게 된 지금은
공기라는 것을 느끼듯 물도 그러하진 않을까.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
생존을 위협 당한다고 생각들게 하는 환경들,
그것이 무색무취어야 할 공기이며 물일지 모른다.
이 책을 번역한 역자는 출판사로부터 의뢰받았을 때
당신에게 필요한 책인거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고,
자신이 봐도 그렇다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책이 내용도 내용이지만 요즘은 잘 안 실리는
역자의 변들이 책만큼이나 와 닿을 때도 좋던데
이 책의 이런 부분들까지 책의 한 구성이라 생각하며
읽어나가도 좋을듯 싶다.
자신이 놓지 못하는게, 자신을 힘들게 하는게
진짜 있다고 보지 않고 뇌에서 만들어지는
스스로의 족쇄라는 설명들이 다양하게 실려있다.
분명 누가 읽더라도 어느 한부분에서는
얻을게 있을 책이라 본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