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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난 붓다 - 불교 명상과 심리 치료로 일깨우는 자기 치유의 힘
마크 엡스타인 지음, 김성환 옮김 / 한문화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단어 다르마를 다시 이 책에서 마주하니 신기하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수없이 등장하던 이 단어를
일부러 찾아 읽은 것도 아닌데 다른 책에서
다시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다르마, 붓다의 깨달음.
이 책은 단순 명상의 유용함을 설하는 책이 아니다.
명상이 가진 이모저모를 임상의로써 말하고
그간 본인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모두 언급한다.
그리고 책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잔잔한 심성이 느껴진다.
너무 속세를 벗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면
읽으면서 답답함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현대적인 언어로써
불교의 사상과 정신의학의 유사성을 말해줌으로써
훨씬 쉽게 명상을 통한 자기치유의 범위를 논한다.
저자가 처음 불교를 접한 시점이 이채롭다.
특별한 계기가 없이 자석의 끌림처럼 그는 하나둘 자료를 찾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학 도서관에
수년간 아무도 찾은 적 없는 자기에겐 읽고 싶던 책들이
고이 모셔져만 있는걸 인연이라 여기며 불교와의
만남을 넓혀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사연 하나가 초반에 등장한다.
정신과 의사인 본인에게 의논을 해온 한 어머니와 그 아들.
그 아들은 이미 스스로 명상을 경험하고 있었는데
명상을 통해 자유로워지고 개선되는게 아닌
복잡한 감정을 느꼈던거 같았다, 되려 찜찜하다 할 수 있을.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면 누구나 명상을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감하거나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명상의 궁극적 목표에 맞춰
얘기해 본다면 명상은 결코 치료제가 아니다.
어쨌든, 먼저 다시 이 청년의 얘기로 돌아가보면
저자는 지금이라면 그리 하지 않았을거 같다는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그 청년을 마주한다.
정확하진 않지만, 의사로써 당신의 증상을
어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고 지적인 그 청년에게
해당하는 책들을 언급하며 의사로써의 설명을 더했다.
당시를 회고하는 저자는 피로 등으로
자신이 판단력이 올바르게 작용되지 않았던거 같다 한다.
어느 정도 병일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해듣고
그 청년은 다소 기분이 상한채 돌아갔고
이를 전해들은 청년의 어머니는 자기 자식을 환자취급을 했다며
저자에게 매우 속상해 하던란 얘기를 한다.
이 얘기에서 말한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이 옳을 수는 있었지만 그 못지않게
자신이 옳고 그름을 따질게 아니라
그 모자에게 도움이 될 사람이었어야 했었다고.
우회적인 표현이나 좀더 시간을 두고 정확한 진단으로써
완충지대가 있었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고,
의사로서의 어프로치가 먼 안목에서 반드시
최선은 아닐수도 있다는 철학적인 말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책에서 말하는 마음의 지도 찾고 그려나가는데
명상이 도움이 분명 될 것이다.
하지만, 명상은 도구이지 그 자체가 대상이고 완결체가 아니라 했다.
이 책을 쓴 저자 스스로도 명상을 계속 함으로써
그 자체가 주는 효과를 누릴 뿐이지
어느 순간 끝나는 과정을 겪게 되는 건 아니라고 독자에게 말한다.
저자가 느끼는 명상의 힘은 즉 동반자란 말 같았다.
60대인 저자 마크 엡스타인은 명상의 힘으로써
70대 80대엔 또다른 깨달음을 전해주게 될까.
작은 공간에 앉아 자아를 바라보는 명상의 힘을
불교와 정신의학적 시각에서 옳게 설파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