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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 꿈, 무의식, 그리고 정신분석 이야기
윤설 지음 / 새움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꿈을 분석함으로써 자신의 무의식을 분석하고,
지식이나 의식상태의 인지로써 자신 스스로는 설명할 수 없을
무의식의 영역, 즉 자신이 모르는 자신을
자신이 모르는 자신이 가진 꿈이란 수단을 이용해
스스로를 옳게 설명하려는 시도가
꿈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시도고 학문 영역이라 본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식의 꿈의 분석 또한 이 영역이라 보여진다.
구체적으론 프로이드 보다는 융의 시도쪽에 가깝다고 보는데,
이 책의 가치는 한국인인 심리분석가이자
스스로 내담자로써의 시간을 보낸 이의 자전적인 부분이라는 것,
그리고 솔직하고 자세하지 않고선 일반적으로
공감하기 힘든 자신의 꿈과 그를 연결하는
자신의 상황과 지난날의 연결점을 보여준다는데 있다고 느낀다.
책의 제목이 얼뜻보면 괴기스럽다고 여겨지진 않는가.
시체가 나오고 왠 냉장고란 단어도 나온다.
왠간한 스릴러 영화의 제목으로도 손색없을 구성이다.
그러나 이 제목이 관계있는 책 속의 꿈을 읽다보면
이 괴기스러움은 전문적인 해석과 이해가는 심리분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심리 속에 숨은 안타까운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물론, 꿈의 다른 측면도 있다.
정신의학적인 연구 중엔 자주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서 꿈이란
심리적 불안이나 우울에서 기인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는 설도 있다.
일면 주목해 볼 부분이기도 하다, 불면과 불안을 정신적인 요소로 연결시키듯
자주 꾸는 꿈을 이리 보는게 억측이거나 꿈을 폄하하는 것 같진 않다.
하지만, 꿈을 인위적으로 꾸던 무의식적의 발현이건 간에
어떤 해석이 가능하도록 연구하고 발전시켜 온 심리학 분야 측면에서도
필히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
이 저자가 꾼 시체와 냉장고가 나오는 꿈 얘기로 돌아가자.
혼자 3명의 자녀를 키운 엄마로써 아이들에 대한 사랑도 있었지만
사춘기를 지나고 성인기를 겪는 각각의 아이들을 케어해 오면서
실은 그 아이들 못지않게 자신이 진 책임감과 그 무게감으로 인해
사랑만큼 회피하고 싶었던 그 고통을 꿈은 표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마 꿈이 아니고선 엄마라는 위치와 다 큰 성인이 가져야 하는
어른스러워야 할 그 참을성의 책임으로 인해
표현될 수 없는 내면이었을거 같단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분석하고
도와주는 직업의 저자이기도 하지만
본인 스스로 상대방이 되어 자신의 지식과 그 경험을 전달하는
책이라고 보면 좋을 책이다.
꿈은 맞다 틀리다고 하기 어려운 소재라 생각한다.
꿈에서 본 그 시체와 냉장고가 책에서 설명한대로
이해되고 설명되도 그리 억지라 할 부분처럼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그게 정답이야는 본인이 그리 공감하고 느끼기에
가능한 부분이기에 수학의 정답같은 부분은 아니리라.
그러나, 저자가 경험하고 분석해 본 대로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지난 시간들 속에 말 그대로 무의식적으로 존재해 온
많은 부분들의 원인이 설명되어지고 이해되어 짐을
독자로써 따라가고 이해하면 그뿐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뭣보다 그 솔직함.
아무리 꿈이라지만 공유하기란 쉽지 않다.
해석을 해주는 이 앞에서가 아닌 책을 통한 공감의 나눔이다.
독자의 시야를 넓혀주고 자신의 영역에서
안내를 해주려는 그 느낌이 좋고 편안하다.
불편할 수도 있는 개인적인 얘기들인데 말이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수치적으로
해석되거나 말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읽다보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되어 지는 부분들이 많다.
비슷한 책으로 대학교수가 쓴 책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오히려 이 책이 더 났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