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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생명의 지배자 - 누가 당신을 지배하여 왔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9년 4월
평점 :

난 프로이드는 편하게 접해봤었어도 라깡은 잘 몰랐다.
한번쯤 길을 터주는 뭔가를 만나게 되면
바라던 인연이 생기는 법이라 생각하며 사는데,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됐다.
책의 구성은 크게 3부분.
정신의 세계를 다룸에 있어 3인의 시각을 비교한다.
첫번째 프로이드, 두번째 라깡,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의 견해로 책은 마무리하게 된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었다면
제대로 된 비교가 되기 위해선 비교 논점을 일치시킨 후
각각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줬다면
독자의 관점에선 더 읽기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이렇게 구성됐다면
아마 책은 지금보단 적어도 1.5배 정도는
두꺼워졌었어야 됐을지도 모르니
저자의 적절한 계산 속에서 지금의
책분량이 정해졌을거란 짐작도 해본다.
아는 듯 모르는게 무의식에 관한 지식같다.
특히 무의식이란 단어를 떠올려보면
이 단어를 쓰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음에
먼저 놀라야하지 않을까도 싶다.
왜냐면 무의식이란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전해내려온 단어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런 희소성있는 단어를
많은 사람들이 매우 편하게 쓰고 있다.
나는 이걸 놀라운 일이라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러할지.
책을 읽으며 위에서 말한 3명의 관점에 따른
각각의 예들이 각 챕터의 후반부에 실려있는데
그것들부터 읽고 앞으로 돌아간다면
쉽사리 와닿지 않던 부분들도
가독성 있게 다가와줄 거란 생각도 해본다.
프로이드 책 등에 소개된 예들도 있지만
저자 본인이 상담했던 사람들의 예가 더 많다.
그리고 상담한 사례들을 읽으며
몰랐던 각자의 사정들이란 것들이
무의식의 세계와 연결된 접점들이 있다는 걸 보면서
정신적 치유의 어려움과 그 접근적 다양성들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랍고 숙연해지게 한다.
만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등장하는 사례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이유로 많은 병이
발생하고 있다는 상식 아닌 상식은 많이 가지고 있다.
헌데, 이 책에서 설명해주는 만성피부병을 앓는 여성을 보면서
이걸 이렇게도 해석이 가능하겠구나란 생각에 놀라웠다.
가장 심층적인 부분의 고통이
가장 표피적인 부분의 고통으로 표출되는 현상.
그리고, 교육환경이 좋고 고학력의 부모 밑에서
자식이 심리적으로 부여받는 부담의 해석에서
환경적 요인이 아닌 대대로 전해내려온
부분까지 확대해 생각해내는 통찰이 신선했다.
책이 어려울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완독이 어려울거 같진 않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고 약간은 몽환적 분위기의 느낌인
무의식의 세계를 다루고 있기에
약간의 집중력은 필요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