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읽어가듯 누군가의 지나온 세월을 더듬다

나는 내일을 기다리고 있는가 준비하고 있는가 - 당신은 무엇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권영승 지음 / 바른북스 / 2019년 4월

요즘엔 자기가 쓴 거 같은 컨셉의 책들도
전문작가가 대필을 많이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독특했던 건
적어도 이 책만큼은 대필같지는 않다는 느낌이 들었던거다.
그리고 책으로 전달되어 오는 느낌도 묘했다.
보통 고생담이라 여겨지는 사건들을 얘기할 땐
굉장히 감정적인 느낌이 많이 전달되곤 한다.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다거나
필요이상의 포장이 된 느낌도 받을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엔 그런게 거의 없는거 같았다.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실제로 감정적이거나
스스로를 높이고 낮추려고 한 느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쓴 글이 아닌
자신이 자신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읽으려고 쓴
순수한 기록이자 일기장같은 느낌 같았다.
하지만 책제목과 목차만으로만 본다면
매우 독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마케팅적 구성이
잘 되어있는 책으로 느껴지니 아이러니 하다.
가공되거나 너무 포장되어진 느낌의 책들에
익숙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묘한 청량감 같은 것마저 느낄지 모르겠다.
물론 제목과 목차는 이런 느낌은 아니지만.
자격증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각종 사회봉사도 많이한 저자는
삶을 관조하기 보단 어울려 사는 쪽을 택한 인물같다.
그리고 그런 의욕이 계단식이 아니라
급경사는 아니더라도 꾸준한 지속성을 가진
오르막길이란 생각을 들게한다.
젊었을 때 일하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다 뭣모르고 무심결에 한 행동이
자신의 검지를 날아가게 한 일도 그냥 지나가는 일이고,
누군가의 집에 봉사를 나갔다가 적은 돈이라도
보탬이 되겠단 생각에 순간 내밀자
사양하는 듯 했지만 받더라는 경험을 적는 부분에서도
봉사란 행위를 넘어서는 따뜻한 이해심까지도
있는 사람이구나란 생각을 하게 하더라.
비슷한 느낌의 책들보다는
이렇게 다른 느낌의 책을 읽으면 정신이 환기된다.
오랜만에 자신의 정신속 창을 열고
스스로를 환기시켜보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