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면 좀 어때 - 정신과 전문의 김승기 시인의 자존감 처방전
김승기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30년쯤 정신과 의사를 해오고 있다는 저자는
시인이라는 흔치 않을 또하나의 감성적 직업을 지닌 의사 같다.
어떤 환자가 평하길 저자에게 돗자리를 펴야하는 거 아니냐며
설명하지 않은 사실들을 설명해내는 저자에게 놀란다 한다.
직업적 경험들이 때론, 사람을 꽤뚫어 보는 묘한 신통력처럼
내원한 이들에게 비춰지기도 한다는 이런 그의 말들 속에서
시적 감성과 의사적 경험이 재미있고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일대 다수를 만나야 하는 직업의 가지수는 너무도 많고 폭이 넓다.
일을 처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의 심리적 접촉이
그 직업이 가져야 하는 특성의 일부가 된 직군들.
자주 접하며 지나치고 사는 편의점 알바생들부터
핸드폰 판촉 직원들이나 식당 아주머니들,
또는 백화점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자주 마주치는 주변의
여러 직업들의 매일매일들은 어쩌면
자신의 기술로 무생물적인 결과물들을
이루며 만들고 사는 직업들이기보다는,
사람과 사람의 엮임들 속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들이 자연스레 많은 삶들이다.
의사도 이런 직군들 중 하나는 아닐까 가끔 생각한다.
제한된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점들을 들고
어느 방에 있는 누군가를 찾아오니 말이다.
누군가는 신체의 문제가 될것이고
누군가는 이 책속 사연들처럼 정신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있었다.
분리불안을 다룬 부분을 짧게 소개한 글을 읽었는데
분리불안의 핵심을 외로움이라 정리해 말하는 부분이었다.
내 상식속에서 분리불안이 가진 사전적 뜻은
어느 정도는 애착장애와 맥을 같이하는 바가 있었다.
그런데 외로움이란 사적 언어로
한 의학용어가 지닌 뜻을 약간 다른 느낌으로 풀어낸
저자가 묘한 명쾌함 속에서 힘이 느껴지면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던거 같다.
얇은 책으로 내기엔 읽으면서 내용이 너무 좋았고
짧아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다.
특히, 각각의 사연들과 경험들을 적은 글들 말미엔
매번 짧은 처방전 식 코멘트들이 붙어 있는데
유용히 읽혀질 짧지만 좋은 역할의 짧은 마무리들이었고
저자의 의사로써의 시각도 좀더 짧고
정리된 이런 내용들을 통해 잘 읽을 수 있을수 있었던거 같다.
의부증을 다룬 부분에선 사실 이런 경우까지 있구나란
실제 상담사례들을 보면서 의부증 환자들 보다는
실제 그들과 그 삶들을 살아냈을
가족들의 힘든 여정이 그려지는 듯해 짠함도 있었다.
우울하면 어때란 책제목을 보고
그냥 우울증을 다룬 책이겠거니 착각없이 읽어보길 추천한다.
다양한 증상과 사연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말이다.
세상에는 참 좋은 의사들도 많음을 또한번 느낀다.
참고로 이 저자는 현재 지방의 개원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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