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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주는 엄마와 죄책감 없이 헤어지는 법
다카하시 리에 지음, 최시원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여러권 읽었다.
이 책의 마음에 드는 점은
제목과 다르게 엄마를 미워하라고 강요하는 책은 아님을
미리 밝힌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애였는데
무조건 원인을 찾고 대상이 되게 하는건
상당히 부조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책 읽기전에 있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자식들이 누군가의 자식이기도 했던
엄마, 그것도 아버지도 아닌 엄마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살아나가야 하니
굉장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결코 그냥 각각의 개인사라고 각자에게
넘겨버리기엔 쉽지 않은 부분임은 분명하다.
상처주는 엄마의 기준을 책에서 제시한 바가 있는데
자기 뜻대로 하고 싶어하거나
무조건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거나
폭언을 퍼붓는다거나
강박관념이 강하다거나
자식의 기분에 무관심하다거나가 있고,
그로 인해 자식에게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은
분노가 치밀어 감정을 컨트롤하기 어렵다거나
하고 싶은 도전을 잘 하지 못한다거나
자신감 부족이라거나
스스로의 존재부정을 한다거나
쉽사리 거절을 못한다거나
본인 스스로도 나쁜 부모가 될까 걱정한다 등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걸 부추기는 주변환경으로는
못본척하는 아버지가 존재하고
끊임없이 불화가 있는 부모이면서 이혼은 하지 아니하며
형제자매는 무덤덤한 사이로 형성되고
자립하려는 자식의 혼란이 존재하고
가족 중 누군가는 사회적 은둔형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
읽으면서 마음이 아팠다.
자신은 확실한 예외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되려 이러한 환경 아닌 사람들을 찾기가 정말 힘들지 않을까하는
안타까움이 책을 읽으며 머리를 스쳤다.
더욱 안타까운 건 사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들여다보면 애매할 수 있는데 실제로
한대에 한해서는 분명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누군가는 가해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피해자일 수 있는데 스스로는
가해자로써 비난만 받을 수 있는 위치일 수 있다는 점이다.
폭넓은 해석이라서 해볼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좀더 열린 시각으로 읽으려 하다보니 나 스스로에겐
작지만은 않은 문제 같았다.
책으로 돌아가서 몇개의 항목이 마음에 많이 걸렸다.
자식의 기분에 무관심하다거나
못본척하는 가족들이 존재한다거나
불화가 있으면서도 이혼안하는 부모 등의 얘기들이었다.
어느 책에선 이런 언급이 있었다.
실제 나쁜 부모란 어떤 부모이냐를 세가지 선택지에 두고
생각해보게 했는데, 사이가 안좋아 이혼해 결손가정이 된 경우,
사이가 안좋은데 살고 있는 가정의 경우, 이도저도 아닌 경우.
그중 가장 안좋은 경우가 안좋은데 살고 있는 경우라 했다.
되려 이혼한 가정이 가장 충격을 줄 수 있을거 같지만
실제 아이의 삶에서 그 충격파는 되려
안좋은데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그 안좋은 분위기를
계속 아이에게 견디고 이해시키려는 부모가 더 줄 수 있다는 거.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이 책에서 읽으니
새삼 부모의 진정한 희생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엄마를 원망하려 읽으면 안되고
왜 모든 상황이 이렇게 흘러왔는지 이해하려 한다면
더 만족할 만한 책이 되어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