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의 선택 (양장) - 우리 시대 인문학 최고의 마에스트로 박이문 인문학 전집 1
박이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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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문학자이자 철학자, 시인인 박이문(1930 - ) 교수를 알게 된 것은 ‘다시 찾은 빠리 수첩’을 통해서이다. 나는 이 책에 들어 있는 ‘빠리여, 안녕!’이라는 글을 시간 날 때마다 펼쳐본다. 이 글을 그렇게 펼쳐보는 것은 “늙은 열등생”이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저자에게서 강한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동경에서의 모 대학생활 중 학병을 피해 다니던 큰 형이 가져다 놓은 문학서적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입문했고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프랑스 유학을 결행한 뒤 난해하기에 말라르메를 전공한 사연, 그리고 철학을 전공하게 된 동기 등 ‘하나만의 선택’을 통해 접하는 내용들은 말 그대로 지적 거인이 걸은 큰 발자취이다.


저자를 형성한 여러 책들 중 가장 근원적인 것은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에 담긴 실존주의를 해설한 일본어 번역서이다. 이 책은 지적 혼돈과 정서적 허무주의에서 헤매던 저자에게 빛이자 구원으로 다가왔다. 데리다와의 특별한 인연(데리다는 저자보다 생일이 몇 달 늦은 동갑이지만 저자의 학문적 길에 큰 영향을 미친 스승이었다.)은 상당한 관심을 끈다. 저자는 스승을 존경하지만 스승의 언어철학을 비판하는 논문을 쓴 자신의 행보에 대해 진리에 관한 문제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라는 이유를 달았다.


시인이자 불문학자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시에 대해 한 말이 특별히 내 주의를 끈다. “아무리 서정적 시라도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고, 그러할 때에 비로소 논리를 초월한 시적 가치를 체험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는 글이다. 저자는 자크 네세르라는 한 교수의 강의를 통해 엉성하기만 하고 무슨 뜻인지를 알 수 없을 것만 같은 난해한 시작품까지도 황홀할 만큼 투명하고 시원스러운 설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55 페이지) 그는 빈말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시인, 그리고 한 시를 분석하고 설명해주곤 했다고 한다.(189 페이지)


저자는 어떤 철학자도 그대로 추종하지 않으며 수많은 철학자들로부터 무한한 지적 통찰력과 지혜를 배우며, 특정 종교를 믿지 않지만 자신을 누구 못지않은 종교적인 사람으로 여긴다. 저자는 양이 얼마 안 되는 정독(精讀)의 중요함을 강조한다.(130 페이지) 저자는 감수성과 지성을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는 아무리 서정적인 시라도 논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저자의 앞선 견해와 공명한다. 저자는 시에 심취하고 문학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믿고 예술에 깊이 끌린 이유는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심미적인 것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도덕적인 차원의 이유 때문이라 말한다.(175 페이지)


저자가 사르트르에게 깊은 영향을 받고 매력을 느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한편 저자는 그가 부러운 존재에서 미움의 대상으로 변할 수도 있었다고 말한다. 오직 한가하고 피와 고통을 느껴보지 않은 머리 좋은 학자들의 헛소리라고 생각하고 싶었다는 것이다.(178 페이지) 저자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 생각하는 방식과 글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점, 계획적이어야 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저자는 가설일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직관으로 얻은 비전이 뚜렷할 때 그 가설을 입증하는 것은 노력과 시간, 인내심과 끈기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런 입증의 논지를 어떻게 논리적으로 잘 구성하며, 어떻게 쉽게 쓰느냐이다.(206 페이지) 저자의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은 저자의 지적 이력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자신의 지적 세계가 너무 좁고 어두웠었다는 그의 표현은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누구나 어느 정도씩은 경험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더구나 저자는 육체적으로도 상당히 허약한 상태였으니 어려움이 짐작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철학자에게서 종교가, 예술가, 사상가, 시인을 기대하던 저자는 개념과 논리의 세공 기술자로만 보인 분석철학에 회의를 품었다. 물론 에이어의 ‘언어 논리 진리’를 읽고 분석철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분석철학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281 페이지) 시 분석에 분석철학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인이 되려 한 분이다.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긴 여정을 거친 지적 거인의 면모가 총체적으로 담긴 책이 ‘하나만의 선택’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가 앞서 발표한 책들을 모아놓은 것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저자의 여러 책들 중 ‘현상학과 분석철학’을 다시 읽고 싶다. ‘언어철학, 그리고 시와 과학’이란 부제를 가진 ‘인식과 실존’(인문학 전집 5권)을 정독할 필요를 느낀다. 아울러 시 전집인 ‘울림의 공백’(인문학 전집 10권)에 특별히 관심이 간다. 건필을 바라는 마음을 저자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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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인문학 강사를 만났다. 두 시간의 대화를 끝내며 그녀는 나를 전투적이지 않은 사람이라 표현했다. “전투도 못 하고 몇 수레의 책들과 함께”(소설가 강규의 표현) 떠나보낸 내 청춘을 돌아보게 만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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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명 시인의 ‘비 그치고, 사이’는 명상을 하던 때 마음에 두던 시이다. “내 마음이 나도 몰래 수시로 뛰쳐나가는구나/ 이 들판 저 들판 휘돌다 비칠대며 돌아오는구나/ 아주 떠나지도 못하고 봉우리 몇 개 넘어 넘어 되/ 돌아/ 오는구나 매일이 되풀이구나 이 모진 뿌리 매몰차게/ 끊어버릴 수는 없는지...” ‘일찍 피는 꽃들’이란 시를 통해 해마다 산당화가 피는 계절이면 영화의원 앞 신호등을 제때 건너지 못한다고 한, 꽃망울 터뜨리는 그 나무를 보고 있으면 어떤 기운에 취해 돌아갈 수 없는 곳까지 와버린 듯하다고 말한 조은 시인이 생각나는 순간. 내 블로그 이름인 ‘산당화 그늘’은 바로 조은 시인의 ‘일찍 피는 꽃들’이란 시에 나오는 산당화에서 얻어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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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전 읽던 최승자 시인의 ‘길이 없어’의 구절들이 생각나는 순간들이 있다. “길이 없어 그냥/ 박꽃처럼 웃고 있을 뿐,// 답신을 기다리지는 않아요./ 오지 않을 답신 위에/ 흰 눈이 내려 덮이는 것을/ 응시하고 있는 나를 응시할 뿐....” 이 응시하는 나를 응시한다는 표현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 염명순 시인의 ‘국경을 넘으며’의 한 부분이다. “나는 내 인생을 여행하지도 않았으며/ 정박하지도 않았다/ 단지 입회했을 뿐이다..” 그리고 장석남 시인의 ‘한진여’란 시. “나는 나에게 가기를 원했으나 늘 나에게 가기 전에/ 먼저 등뒤로 해가 졌으며 밀물이 왔다 나는 나에게로 가/ 는 길을 알았으나 길은 물에 밀려가고 물 속으로 잠기고/ 안개가 거두어갔다...” 리얼해서 참혹하고 그래서 아름다운 감정이입(感情移入)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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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8-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네요!^^ 시들이 !!
전문을 찾아봐야겠어요!^^

벤투의스케치북 2016-08-21 14:11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까? 최승자 시인의 시는 `기억의 집`에, 염명순 시인의 시는 `꾸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에, 장석남 시인의 시는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에 수록되었습니다....

[그장소] 2016-08-21 14:13   좋아요 0 | URL
아 ..장석남 시집만 있나봐요!^^
최승자 시인과 염명순 시인 의 시집은 리스트에 넣어놓고..있는것부터 봐야겠네요!^^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들 - 프로이트도 놓친 꿈에 관한 15가지 진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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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은 억압된 욕망이라는 프로이트의 명제를 반박하기 위해 나선 사람이 있다. 프로이트 정도 되는 대가의 학설을 반박하려면 그 대상을 능가하는 내공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 철학과 물리학을 공부하고 생물물리학 박사가 된 슈테판 클라인이 당사자이다. 저자는 꿈은 우리 의식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이자 삶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저자가 무의식을 이야기하는 끝에 꿈을 언급하는 것은 프로이트가 꿈을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로 보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꿈꾸는 동안 능력이 확장되고 뇌가 변화한다. 우리 뇌는 한 순간도 쉬지 않는다.(우리가 잠들었을 때 뇌의 에너지 소비 총량은 겨우 10 퍼센트 줄어든다.) 한편 뇌파 패턴의 다양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수면이 여러 단계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잠을 자면서 무엇인가를 체험하는 것은 뇌의 타고난 기능에 따른 결과이다. 꿈은 가장 내밀한 체험에 속한다. 우리는 꿈의 대부분을 놓친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수면 중인 뇌의 화학적 조성이 장기 기억 수용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체로 깨어나기 직전의 꿈을 기억한다. 저자는 꿈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수면 중 체험 자체, 그에 대한 기억, 신체적 과정 등. 저자는 중요한 말을 한다, 정신분석가들은 기억을 해석했고 신경생물학자들은 뇌를 측정했다는 것이다. 저자가 중시하는 것은 꿈 당사자의 직접적 경험이다. 저자는 시상(視床)을 말한다. 척수와 이어진 뇌간 위에 올라탄 기관으로 호두 속살을 닮았다.


시상의 영어인 Thalamus는 안쪽 방, 침실 등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PGO()가 있다. 뇌간에서 발생해서 시상의 중계소에 갔다가 후두엽으로 흘러가는 뇌파이다. 이 파는 후두엽에 도달하는 동안 주위의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여러 기억이 축적된 곳에 자극이 가해지면 그것이 꿈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사람이 있다.(아리타 히데호. 선과 뇌50, 51 페이지) 저자도 PGO파를 이야기한다.(PPons 즉 뇌교/腦橋이고, GGeniculatum 즉 시상에서 시각의 중계 부위, OOccipital 즉 후두엽을 의미한다.)


(REM: rapid eyeball movement) 단계에서 뇌파의 파장이 짧아질 때 뇌간에서 대뇌를 향해 상승하는 특별한 유형의 전기 자극을 저자는 PGO파라 정의한다. 저자에 의하면 그 자극은 대뇌를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한 상태로 만드는데 시각피질의 일부와 수의(隨意)운동 담당 구역, 그리고 눈 주변 근육을 담당하는 구역이 활성화됨으로써 우리는 꿈을 꾸면서 움직이는 그림을 보고 스스로 달리고 기어오르고 날아간다고 믿는다. 꿈을 켜는 뇌간의 스위치는 몸에는 정반대의 역할(근육 마비 시킴)을 한다.(67 페이지.)


시각과 청각을 잃은 헬렌 켈러 이야기를 하자. 볼 수 없는 것은 자신을 사물에게서 멀어지게 했고 들을 수 없는 것은 자신을 사람에게서 멀어지게 했다고 말한 헬렌 켈러는 꿈 속에서 진주 한 알을 유심히 관찰한 경험을 말한 바 있다. 헬렌 켈러는 꿈 속에서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들을 들었(다고 한). 1902년 출판된 자서전에서 헬렌 켈러는 자신의 정신이 잠의 장막을 관통하여 생애의 첫 시기에서 유래한 섬광을 보는 것이 아닐까, 란 자문을 했다.


저자는 꿈속에서 보거나 듣는 것은 명백히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지만 그것이 회상일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하며 헬렌 켈러의 자전적인 글은 이 해석을 반박한다고 결론짓는다. 헬렌 켈러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험이 있었다. 포르투갈의 수면의학자들이 선천성 시각 장애인 남녀 10명을 실험실에서 재우면서 거듭 깨워 그들이 무엇을 체험했는지 물은 결과 거의 모든 사례에서 그들이 꿈속 광경을 묘사했다.


그들의 보고에서 시각적 꿈의 빈도는 비장애인의 보고와 똑같았다. 피실험자들이 시각 장애인인지 아닌지 모르는 그 전문 평가자들은 비장애인의 보고와 장애인의 보고를 구별하지 못했다. 실험자들은 선천성 시각 장애인들이 자기기만에 빠진 것이 아니라는 증거도 제시했다. 비장애인들과 장애인들 역시 꿈속에서 광경을 본다는 사실을 증거하는 뇌파가 관측되었다. 시각 장애인들이 꿈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선천적 시각 장애인인 그들이 그린 이미지는 당연히 기억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었다. 수면 중에는 눈 뿐 아니라 1차 시각피질도 작동을 멈춘다. 그러나 콜라주를 제작하고 현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는 연합영역들은 계속 작동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꿈속에서 본다고 믿는다. 회상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시각 장애인에게 시각 지각과 시각적 회상이 없어도 지식만을 원천으로 표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각 장애인이 촉각이나 타인의 설명을 통해 지식을 얻으면 연합구역들이 이를 일종의 내면적 그림으로 번역한다.


영국의 인지심리학자 크리스 프리스는 세계에 대한 우리의 감각 지각은 현실에 부합하는 환상이라는 말을 했다. 콜롬비아의 뇌과학자 로돌프 지나스는 깨어 있음이란 감각이 정한 틀 안에서 작동하는 꿈 같은 상태일 따름이라는 말을 했다.(96 페이지) 꿈은 깨어 있는 삶의 왜곡된 반영이 아니라 뇌가 감각의 연속적인 점화에서 벗어나자마자 어떤 표상을 산출하는지 보여준다.(97 페이지) 저자는 기억을 최소한의 연출 지침만 있는 상태에서 다양한 배우들이 공연 때마다 새롭게 창작하는 즉흥극에 비유한다.(106 페이지)


저자는 실제로 뇌에는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이 따로 없다고 말한다. 기억을 모아서 보관하는 필름이나 하드 디스크와 같은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개별적인 감각 인상, 감정, 생각은 그것이 발생한 장소에 붙들린다는 것이다. 기억은 관계망의 형태로 조직된다. 기억이 우리에게 유용한 것은 오직 의미에 따라 정리되기 때문이다.(107 페이지) 프로이트와 앨런 홉슨 등 꿈 연구자들은 꿈을 광기의 일종으로 보았다. 물론 저자는 이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꿈 속에서 논리적 사고가 행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잠잘 때 전전두엽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전전두엽은 계획하고 감독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저자에 의하면 꿈속 자아는 기본 입자로 분해된다. 그리고 우리의 개인적 정체성이 통념 만큼 그렇게 탄탄하지 않음을 깨닫는 것은 당황스러운 한편 해방의 체험이기도 하다.(133 페이지)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꿈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요한 사건은 외면한 채 렘수면에만 집중해왔다.


꿈은 렘수면시에만 꾸는 것도 아니고 비논리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저자는 숙면 중에 의식이 규칙적으로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한다고 추측한다.(140 페이지) 꿈은 기억과 능력을 변화시키고 때로 성격까지 변화시킨다. 의식은 깨어 있음의 부속품이 아니다. 저자는 프로이트와 달리 무의식적 충동은 자동적인 행동 습관이지 억압된 감정이 아니라 말한다.(166 페이지) 저자는 우리는 낮 동안에 자기 감정의 참된 기원을 모르는 채 생활(173 페이지)하고, 감정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일어날 수 있다(175 페이지)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진정한 꿈의 주체(꿈을 꾸게 하는 주체)는 시각적 이미지가 아니라 감정이다.(179 페이지) 꿈꾸는 뇌는 모든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그에 어울리는 각각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는 교묘한 이야기꾼과 비슷하다.(183 페이지) 꿈을 설명하는 열쇠는 현재(라는 말)이다. 꿈 시험의 배후에는 억압된 유년기의 트라우마가 숨어 있지 않다. 현재의 불안이 자신과 어울리는 기억을 불러낼 뿐이다.(183 페이지) 저자는 프로이트의 꿈 해석은 반박할 길도 없고 증명할 길도 없다고 말한다.(201 페이지) 반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잠든 뇌는 낮의 뇌와 다른 길을 가고 다른 법칙을 따른다.(201 페이지) 저자는 기억은 감정과 결합되어 있을 때만 우리의 결정에 제대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229 페이지) 숙면이 없으면 우리는 너무 적은 정보를 보유하게 될 것이며 렘수면이 없으면 정보가 아무 관련 없이 나열되어 가치가 없을 것이다.(230 페이지) 저자는 괴로운 체험에서 벗어나려면 기괴한 꿈들이 필수적이라 말한다.(246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악몽은 영혼이 건강을 회복하는 중임을 알려준다.


뇌는 수면 중에 감정과 장면 기억을 구분해서 처리한다.(247 페이지) 꿈꾸는 동안 특정 사건과 결부된 분노, 공포, 슬픔이 소거될 수도 있다. 프란츠 카프카는 열심히 깨어 있음과 꿈 사이의 세계를 연구하고 작품에 반영한 인물이다. 놀랍게도 그는 한 차례도 자신의 꿈을 해석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그의 시대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 모든 사람들의 이야깃거리로 떠오른 시대였다. 카프카가 해석을 거부한 것은 사건이 우리에게 직접 말을 걸어오는 데 비해 해석은 그 직접성을 파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꿈은 그 자체로 영혼의 언어이므로 심리학적 번역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저자에 의하면 꿈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가장 큰 선물은 꿈 그 자체이다.(310 페이지) 예술 작품과 마찬가지로 꿈은 인간의 상상력이 이룬 성취이다. 꿈은 최고의 회화나 영화, 소설보다 더 재미있고 더 큰 흥분을 일으킨다. 당신이 꾸는 꿈, 그것이 바로 당신이다.(311 페이지) 슈테판 클라인의 책은 홀로그램, (), 예지몽 등에 대한 고찰로 나아가게 한다. 시간나는 대로 읽고 참고할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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