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전 읽던 최승자 시인의 ‘길이 없어’의 구절들이 생각나는 순간들이 있다. “길이 없어 그냥/ 박꽃처럼 웃고 있을 뿐,// 답신을 기다리지는 않아요./ 오지 않을 답신 위에/ 흰 눈이 내려 덮이는 것을/ 응시하고 있는 나를 응시할 뿐....” 이 응시하는 나를 응시한다는 표현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 염명순 시인의 ‘국경을 넘으며’의 한 부분이다. “나는 내 인생을 여행하지도 않았으며/ 정박하지도 않았다/ 단지 입회했을 뿐이다..” 그리고 장석남 시인의 ‘한진여’란 시. “나는 나에게 가기를 원했으나 늘 나에게 가기 전에/ 먼저 등뒤로 해가 졌으며 밀물이 왔다 나는 나에게로 가/ 는 길을 알았으나 길은 물에 밀려가고 물 속으로 잠기고/ 안개가 거두어갔다...” 리얼해서 참혹하고 그래서 아름다운 감정이입(感情移入)의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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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8-21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네요!^^ 시들이 !!
전문을 찾아봐야겠어요!^^

벤투의스케치북 2016-08-21 14:11   좋아요 1 | URL
그렇습니까? 최승자 시인의 시는 `기억의 집`에, 염명순 시인의 시는 `꾸을 불어로 꾼 날은 슬프다`에, 장석남 시인의 시는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에 수록되었습니다....

[그장소] 2016-08-21 14:13   좋아요 0 | URL
아 ..장석남 시집만 있나봐요!^^
최승자 시인과 염명순 시인 의 시집은 리스트에 넣어놓고..있는것부터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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