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와 모네 - 인상주의의 거장들 아티스트 커플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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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는 인상주의의 거장들이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이이다. 그 둘의 관계를 해명한 김광우의 마네와 모네는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의 한 권이다. 저자 김광우는 철학 및 현대 미술, 비평을 전공한 분이다. 저자는 예술가의 창조성은 주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한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한 자료들을 실었다는 데 있다. 그래야 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두아르 마네(1832 1883)올랭피아풀밭에서의 오찬으로 유명하고 클로드 모네(1840 1926)는 수련(睡蓮) 연작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모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마네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고 모네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마네는 모더니즘을 연 사람이고 모네는 최초의 회화 혁명을 체계적으로 일으킨 사람이다. 마네와 모네는 일본 판화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응용했을 뿐 아니라 일본 판화를 그림의 배경으로 장식했다.(46 페이지)

 

모네와 마네는 행복한 시간을 공유했다.(171 페이지) 마네는 모네를 끝없이 도왔다. 모네는 마네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다.(192 페이지) 모네는 마네 사후 마네를 위대한 화가로 기억되도록 적극 나섰다.(267 페이지) 모네는 마네의 작품이 루브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268 페이지) 둘의 관계는 고흐와 고갱의 그것과 달리 바람직한 것이었다.

 

인상주의란 말이 처음 생긴 것은 모네의 인상, 일출이란 그림을 본 루이 루르아에 의해서이다. 물론 루르아는 이 그림을 보고 얼마나 자유로운가, 얼마나 쉽게 그렸는가라는 경멸조의 말을 했다.(166 페이지) 모네는 빛이 일기(日氣) 변화에 따라 사물에 일으키는 변화를 파악하고 그것을 영롱한 색조로 나타낼 줄 알았으며 빛이 사물에 닿아 분산되는 것을 상상하면서 순간적인 현상을 빠른 붓질로 캔버스에 담았다.(15 페이지)

 

모네가 항상 같은 시간에만 그림을 그린 것을 쿠르베가 기이하게 여긴 것은 유명하다. 모네는 대상 하나하나에 대한 사실주의 묘사를 중요하게 여긴 것이 아니라 빛이 시시각각 대상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관심을 두었다.(97 페이지) 모네는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그는 바라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그리고 또 그렸다.(247 페이지)

 

마네의 불로뉴 해변1868년 작품으로 처음으로 인상주의 화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마네는 사람들을 분명하게 묘사하지 않고 색을 적당히 쓱쓱 문지르는 것으로 처리했다. 이런 화법이 오히려 과학적인데 그것은 시선이 닿는 중심지가 아닌 주변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132 페이지)

 

마네는 많은 예술가들과 어울렸다.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시인 보들레르이다. 마네는 보들레르의 시신이 안장(安葬)되는 모습을 장례식이란 제목으로 그렸다. 한편 시인 말라르메는 마네의 미학적 대변인으로 평가된다. 말라르메는 마네의 10년 연하이다. 보들레르는 마네의 11년 연상이다.

 

조르주 바타유는 마네가 그린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상을 보고 위대한 두 영혼 사이의 애정을 표현하는 작품이라 극찬했다.(189 페이지) 모네가 그린 템스 강 풍경 시리즈 석 점은 스케치처럼 그린 인상, 일출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153 페이지) 1872년 모네는 작품의 질과 값에서 큰 결실을 맺었다.(157 페이지) 이런 점은 저자의 의도(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에 부합한다.

 

에밀 졸라의 나나가 출간되기 전 마네가 나나를 그렸다.(215 페이지) 마네는 평생 일곱 개의 화실을 전전했다.(223 페이지)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우상으로 여겼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는 마네에게 영향을 주었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는 프랑스 철학자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분석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52세까지, 모네는 86세까지 살았다. 마네는 말년을 투병 속에서 보냈다. 마네는 현대 감각을 일깨워주고 떠난 화가로 평가받는다. 마네는 현대적 감각으로 그림의 주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며 우발적인 변화라도 주의 깊게 살펴보라는 보들레르의 권유를 소중하게 받아들인 화가이다.(244 페이지)

 

반면 모네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모네는 모파상과 친하게 지냈다. 같은 주제를 연속적으로 그리는 연작은 오늘날 많은 화가가 그리지만 모네가 건초더미 시리즈를 그릴 때만 해도 과거에 없던 획기적인 방법이었다.(278 페이지) 물론 모네의 가장 유명한 연작은 수련(睡蓮)‘ 연작이다.

 

프랑스 철학자, 과학자, 시인인 가스통 바슐라르가 꿈꿀 권리에서 다룬 모네론()은 유명하다. 모네는 지베르니(Giverny)를 유명하게 했다. 지베르니는 파리에서 약 75km 떨어진 곳으로 모네가 거주하며 작업한 마을이다. 모네는 종일 수련을 그리고 그렸다.

 

당시 모네는 아들 장을 먼저 떠나 보낸 70대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1차 대전 발발로 작업에 대한 도취는 중단되었다.(305 페이지) 이 장면은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마의 산을 내려오는 주인공 한스 카스트로프를 그린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연상하게 한다.

 

모네는 오랑주리의 타원형 전시실에 맞는 패널화를 그리려 했지만 백내장으로 시력이 나빠져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오랑주리는 식물원이었다가 미술관이 된 곳이다.(참고로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모네, 하면 가스통 바슐라르의 꿈꿀 권리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클로드 모네처럼 물가의 아름다움을 거두어 충분한 저장을 해두고 강가에 피는 꽃들의 짧고 격렬한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네도 거장이었지만 모네를 보며 거장이란 말을 더 떠올리는 것은 작품 때문이기도 하지만 긴 구십에 가까운 나이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간 삶 때문이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은 전기(傳記) 위주의 평이한 글이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같은 저자의 칸딘스키와 클레’, ‘고흐와 고갱’, ‘뭉크, 쉴레, 클림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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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개념 따라잡기 : 물리의 핵심 -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개념 따라잡기 시리즈
Newton Press 지음, 이선주 옮김, 와다 스미오 감수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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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에 쏘아올린 보이저 1호는 지금도 태양계 밖을 향해 같은 속도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움직이는 물체에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그 물체는 계속 같은 속도로 진행한다. 이를 운동의 제 1 법칙(관성의 법칙)이라 한다. 물리학에서는 속도와 속력을 구별한다. 속도는 운동의 방향도 포함하기에 화살표(벡터)로 표현한다. 힘은 물체의 속도를 변화시킨다. 일정 시간의 속도 변화량을 가속도라 한다. 무거운 물체일수록 가속도는 작아진다. 같은 물체에 가해지는 힘이 셀수록 가속도는 커진다. 힘은 질량×가속도다.


수축한 용수철의 힘이 풀릴 때 위에 올라 탄 사람이 가벼우면 급격히 가속하고 무거우면 천천히 가속한다. 이 때의 힘과 가속도로 위에 탄 사람의 무게를 알 수 있다. 우주에서 용수철로 몸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수영 선수가 벽을 차면 벽은 찬 힘과 같은 크기의 힘으로 수영 선수를 밀어낸다. 중력처럼 ‘떨어져 있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에도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성립한다. 즉 스카이 다이빙 선수가 지구 중력에 끌려 떨어질 때 지구도 스카이 다이빙 선수에게 끌리고 있다는 말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초속 1km로 계속 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데도 달이 날아가 버리지 않는 것은 지구와 달이 만유인력으로 서로 당기기 때문이다. 만유인력이 없다면 달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직선으로 날아가 버렸을 테지만 실제로는 만유인력으로 달은 지구에 끌리기에 곡선으로 움직인다. 만유인력 때문에 생기는 달의 속도 변화는 속력이 아니라 방향 변화다. 앞으로 똑바로 던진 공은 만유인력의 영향으로 직선보다 아래쪽을 향하는 궤도를 갖는다. 이를 낙하라고 하면 공은 던져진 순간부터 낙하하는 것이다.


급가속하는 버스에서는 뒤쪽으로 관성력이 작용하고 급정거하는 버스에서는 앞쪽으로 관성력이 작용한다. 속도 변화가 없는 버스에서는 관성력이 작용하지 않는다. 공기조차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지면이나 공기를 밀어 가속할 수 없다. 연료를 방출하면 반대 방향으로 운동량이 생긴다. 하야부사 2호는 이온엔진을 탑재했다. 이온엔진은 가속할 때 가스 상태인 제논 이온을 뒤로 배출한다. 하야부사는 일본의 소형 소행성 탐사기다. 운동 에너지가 커지면 위치 에너지가 감소한다. 운동 에너지가 감소하면 위치 에너지가 증가한다. 두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다. 이를 역학적 에너지 보존법칙이라 한다.


에너지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열 에너지, 빛 에너지, 소리 에너지, 화학 에너지(원자나 분자에 저장된 에너지), 핵 에너지(원자핵에 저장된 에너지), 전기 에너지, 운동 에너지, 소리 에너지 등이다. 에너지는 서로 바뀔 수 있다. 에너지가 바뀌어도 에너지의 총량은 늘거나 줄지 않고 항상 일정하다. 이를 에너지 보존 법칙이라 한다. 역학적 에너지 보존만을 따지면 컬링 선수가 밀어낸 켤링 스톤은 운동 에너지를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지만 마찰력이나 공기 저항 때문에 멈춘다. 마찰력은 접촉한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운동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이다. 두 물체가 접촉하는 한 마찰력은 절대 0이 되지 않는다.


공기 저항도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다. 마찰력이나 공기 저항은 운동을 방해하는 방해꾼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힘이 없으면 세상은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마찰력이 없으면 지면을 차면서 걸을 수도 없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출 수도 없다. 공기 저항이 없으면 빗방울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떨어져서 피부에 맞으면 견딜 수 없이 아플 것이다.


공기 중에는 항상 대량의 기체 분자가 날아다닌다. 그 기체 분자가 흡착판에 충돌할 때 작은 힘이 더해지고 그것이 모여 큰 힘이 되어 흡착판을 벽에 누른다. 공기(대기)에 의한 압력을 대기압(기압)이라 한다. 대기가 상온일 때는 1세제곱 센티미터에 기체 분자가 대략 10의 19제곱 개(1000조의 1만배) 존재한다. 기체 분자의 움직임이 온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온도란 원자나 분자 운동의 활발한 정도를 가리킨다. 여름이 덥게 느껴지는 것은 기체 분자가 우리 몸에 활발하게 부딪혀 기체 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우리 몸으로 전해져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온도가 점점 내려가면 원자나 분자의 운동이 줄어 결국 이론상의 최저온도에 도달한다. 이를 절대 영도 K(켈빈)라 한다. 절대 온도 0도씨는 마이너스 273. 15K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공기가 희박해져 기압이 낮아진다. 과자 봉지에 가해지는 압력보다 봉지 안의 기체가 밖을 향해 미는 힘이 강해져 봉지가 부풀어 오른다. 뜨거운 물체는 주위의 원자를 강하게 흔든다. 온도 차이가 있는 물체 사이에 열이 이동한다. 진동의 차이가 없어지면 온도의 차이가 없어진다. 뜨거운 캔의 표면에는 금속 원자가 활발하게 진동하고 있다. 손으로 잡으면 손의 표면에 있는 분자가 강하게 요동하고 결국 손 내부의 분자까지 진동해 열을 느낀다. 기체의 열에너지는 외부로 향한 일의 양만큼 감소한다. 이를 열역학 제1법칙이라 한다.


파동이란 주위로 어떤 진동이 전달되는 현상이다. 소리와 빛이 대표 예이다. 빛은 공간 자체에 존재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진동이 전달되는 파동이다. 빛은 횡파이고 소리는 종파다. 파동의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으로 진동하는 파동이 횡파다. 파동의 진행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진동하는 파동이 종파다. 소리는 공기가 성긴 부분과 빽빽한 부분이 교대로 전달되는 현상이다. 북을 두드리면 북의 가죽이 갑자기 푹 꺼진다. 그러면 가죽 주위의 공기가 희박해지고 밀도가 낮은 소(疎) 부분이 생긴다. 그 다음 북의 가죽이 격렬하게 튀어 오른다. 그러면 북의 가죽 주위의 공기가 압축되어 공기의 밀도가 높은 밀(密) 부분이 생긴다. 북의 가죽이 튀어 올랐다가 움푹 꺼질 때마다 주위 공기에 밀 부분과 소 부분이 생기고 주위로 전달된다. 이때 공기는 그 자리에서 앞뒤로 진동을 반복한다. 소와 밀의 변화가 차례차례 전해지는 현상을 소밀파라 한다. 이것이 음파의 정체다.


지진파에는 종파와 횡파가 있다. P파는 세로로 요동을 일으킨다. S파는 땅 위에서 가로로 크게 흔들린다. P파는 종파, S파는 횡파다. 피해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주로 S파이다. 컵에 물을 부으면 컵 바닥에 놓인 동전이 떠올라 보인다. 빛의 왼쪽과 오른쪽에 속도 차가 생긴다. 빛이 공기에서 물로 진입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이미 물로 진입한 빛과 아직 진입하지 않은 빛 사이의 속도 차이로 빛의 진로가 꺾인다. 굴절이 일어나는 것이다. 속도 차이가 클수록 크게 꺾인다.


흰색 태평광이 프리즘에 들어가면 파장(색)에 따라 굴절 각도가 달라져 무지개처럼 일곱 가지 색으로 나타난다. 이를 빛의 분산이라 한다. 비 갠 후 나타나는 무지개는 빛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무수한 물방울을 통과하며 분산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눗 방울에 닿은 빛은 서로 다른 경로로 진행한다. 비눗 방울의 표면이 알록달록한 이유는 간섭으로 강해진 빛의 색이 보이기 때문이다. 빛이 반사되는 위치나 각도에 따라 강해지는 빛의 파장(색)이 조금씩 바뀌어 무지개 같은 무늬가 보이는 것이다.


소리는 벽을 타고 돌아서 온다. 이를 회절이라 한다. 파동은 장애물이 있으면 돌아서 간다. 회절은 기본적으로 파장이 길수록 잘 일어난다. 사람 음성의 파장은 1미터 전후로 비교적 길어서 벽이나 건물을 돌아서 가기 쉽다. 빛의 파장은 짧아서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회절하지 않는다. 그늘이 생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일 빛이 회절하면 직접 태양 빛이 닿지 않는 건물 뒤에도 빛이 돌아가 그늘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늘이 푸른 이유는 공기가 파란색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미세 입자에 부딪히면 빛은 사방팔방으로 튄다. 푸른 하늘도 노을도 모두 빛의 산란이 만들어낸다. 파란색이나 보라색은 파장이 짧아서 하늘의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눈에 들어온다. 건물이 높을수록 지진에 천천히 흔들린다. 물체에는 크기에 맞게 잘 흔들리는 주기와 진동수가 있다. 이를 고유 주기 또는 고유 진동수라 한다. 건물이 높을수록 주기가 느린 지진파와 공명한다. 제자리에서 진동을 반복하는 파를 정상파(定常波)라 한다. 바이올린처럼 양끝을 고정한 현에 발생하는 파는 제자리에서만 진동을 반복하고 나아가지 않는다.


전기와 자기는 서로 닮았다. 자극도 서로 당기거나 밀어낸다.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도선의 원자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전류의 정체는 전자의 흐름이다. 전류의 방향은 전자의 이동 방향과 반대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자석이 된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 발전소는 자석을 돌려 전류를 만든다. 발전소에서 만들어 가정으로 보내는 전기는 흐르는 방향이 계속 바뀐다. 이를 교류라 한다. 1초 동안 교류의 주기적 변화가 반복되는 횟수를 주파수라 한다. 플레밍의 왼손법칙으로 도선에 걸리는 힘을 알 수 있다.


코일이 회전하여 모터가 된다. 전기와 자기가 빛을 만든다. 교류처럼 방향이 바뀌면서 전류가 흐르면 주위에는 변화하는 자기장이 생긴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 자기장을 감싸듯 변하는 전기장이 생긴다. 그 결과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연속적으로 파동처럼 나아간다. 맥스웰은 이 파동을 전자기파라 불렀다. 맥스웰은 전자기파가 나아가는 속력을 직접 측정하지 않고 이론적인 계산으로 구했다. 그 값은 초속 30만 km다. 빛의 속력과 같다. 전자기파는 빛이라는 의미다.


원자의 크기는 1000만 분의 1mm다. 전자는 특정 궤도에만 존재한다. 통상 전자는 원운동을 하면 전자기파를 방출하여 에너지를 잃는다. 그래서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점차 에너지를 잃고 원자핵으로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닐스 보어는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띄엄띄엄 떨어진 궤도에만 존재하며 바깥 궤도에서 안쪽 궤도로 이동할 때 외에는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전자는 왜 특정 궤도에만 존재할까?


루이 드 브로이는 전자도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질 때 전자 궤도의 길이가 전자 파동의 정수배이면 전자 파동이 궤도를 한 바퀴 돌 때 정확하게 파동이 이어진다. 이때가 전자가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 안정 상태가 된다고 보았다. 궤도의 길이가 파장의 정수배가 되지 않으면 그 궤도에는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태양 내부에서는 수소 원자핵이 융합한다. 태양 중심 온도는 1500만도씨, 기압은 2300억 기압이다. 그런 곳에서는 수소 원자핵과 전자가 제각각 흩어져 날아다닌다. 수소 원자핵 네 개가 격렬히 충돌하고 융합하여 헬륨 원자핵이 만들어지는데 반응 전과 반응 후의 질량 합계는 0.7% 가벼워진다. 


줄어든 만큼의 질량이 태양을 빛나게 하는 에너지가 된다. 원자력 발전에서는 우라늄 원자핵이 분열한다. 핵분열 반응도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이 일어날 때 중성자가 방출되고 그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 235에 흡수되어 연쇄적인 핵분열이 일어난다. 우라늄 235 원자의 핵은 중성자 1개를 흡수하면 불안정해져 아이오딘 139와 이트륨 93 등 가벼운 두 개의 원자핵으로 분열하여 막대한 에너지를 만든다.


원자 구조 연구에서 양자역학이 태어났다. 관측하면 전자의 파동이 순식간에 줄어든다. 전자는 관측하지 않을 때는 파동의 성질을 가지면서 공간에 퍼져 존재하고 빛을 쬐어 그 위치를 관측하면 전자의 파동이 순식간에 줄어들어 한 곳에 집중된 뾰족한 파동이 형성된다. 이렇게 한 점에 집중된 파동은 입자처럼 보인다. 미시 입자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을 양자역학이라 한다. 양자역학은 현대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이론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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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가을 이후 자주 가는 식당 사장님이 조심스럽게 내게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다지질 해설사입니다라고 답했더니 당신이 다른 해설사들을 몇 명 아는데 그 분들과 내가 무언가 달라 묻게 되었다고 말하셨다. 그래서 어떻게 다른가요? 라고 물으니 사장님은 내가 진품명품 같다고 이야기 하셨다. 사장님은 아마도 나와 동료가 식사하며 나눈 대화를 바쁜 중에도 들었을 것이다.

     

    나는 대부분의 해설사들이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답했다. 내가 한 이 말은 입증된 바이지만 근본을 헤아리면 관건은 스스로 동기(動機)를 찾느냐의 문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지질해설사이기에 지질에 중점을 두지만 그럼에도 지구과학의 주요 다른 구성 요소인 천문, 대기, 해양에도 어느 정도는 관심을 가지고 공부도 하고 주요 이론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다른 해설사들은 지질만 하거나 지질도 안 한다는 차이가 있고 근본적으로 나는 연 1회의 시연, 필기 같은 최소의 압박 요인마저 없기에 공부하지 않아도 되지만 하는 것이고 다른 해설사들은 압박 요인이 없어서 필요를 느끼지 않아 안 하는 것이다.

     

    아니 거기서 더 나아가 나는 지구과학 공부에 도움을 얻기 위해 물리학, 천체물리학, 화학까지 공부하니 다른 해설사들 눈에 그런 나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부는 좋은 것이고 필요한 것이다. 지질박물관장을 역임한 이승배 씨는 '우리 땅 돌 이야기'라는 책에서 영월의 굴곡 많은 지질과 단종의 굴곡 많은 인생을 한 차원에 놓는 글을 썼다. 굴곡 많은 지질이란 뜻은 영월이 습곡과 단층의 흔적이 뚜렷한 땅이라는 의미이고 굴곡 많은 인생이란 단종이 영월에서 한많은 유배 생활을 했음을 뜻한다. 역사를 끌어다 지질을 설명한 것이다.

     

    이론 물리학자 리사 랜들은 '암흑물질과 공룡'이란 책에서 공룡 멸종에 대해 논했다. 공룡 멸종과 관계된 유력 후보 지역인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슬루브 충돌구 이야기를 하며 실험물리학자 루이스 앨버레즈의 활약상을 언급했다. 루이스 앨버레즈가 주목한 것은 탄소질 콘드라이트였다. 그의 아들인 지구과학자 월터 앨버레즈가 쓴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우주 지구 생명 인류에 관한 빅 히스토리"라는 부제를 가진 책이다. 나는 빅 히스토리는 아니지만 스몰 히스토리 이상을 지향한다. 

     

    루이스 앨버레즈는 핵무기를 만드는 맨해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B 29 폭격기에서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파괴력을 측정하는 임무를 맡았다. 루이스 앨버레즈는 2차 우주선(宇宙線)인 뮤온을 이용해 피라미드 내부를 촬영한 인물이 되었다. 지구과학, 물리학, 고고학, 역사학 등은 이렇게 만난다. 뮤온으로 피라미드 내부를 보는 것은 엑스선으로 인체 내부를 보는 것과 원리가 같기에 의학 이야기도 할 수 있다.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코스믹 쿼리'라는 책에서 지구의 물이 모두 증발하면 판운동도 멈추게 된다는 말을 했다. 여기서 물이 하는 역할이 드러난다. 물은 마찰을 줄여 판을 움직이게 해준다. 물은 석영암맥 형성에도 관여한다. 우주배경복사, 중력파, 연주시차, 중성자별, 펄서, 블랙홀, 반입자, 질량결손 등의 천문학 또는 물리학 용어는 참 설레는 말이다


    태양 중심에서 수소 원자핵 네 개가 만나 헬륨 원자핵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량 결손분이 빛이 되어 우리를 밝혀주니, 그리고 입자 10억개와 그에 미세하게 못 미치는 개수의 반입자가 만나 ‘쌍소멸’되지 않았기에 무언가가 존재하게 된 것이니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이 밖에 우주 형성 당시의 극도로 미세한 차이들이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것을 생각해 보라. 이 부분에서 세상은 왜 무(無)가 아니고 무언가가 존재하는가, 란 철학적 질문을 던져도 좋다. 


    단층, 습곡, 오피올라이트, 관입, 대륙이동, 섭입, 조산 등 지구과학 용어 역시 지구의 놀랍고 긴 역사를 증언하는 용어라는 점에서 남다른 말들이다. 지구과학을 공부하는 일은 그 만큼 설레는 일이다. 설레는 만큼 즐겁다. 재미 있으니 즐기는 것이고 그런 만큼 자발적이 될 수밖에 없다진품명품 이야기를 하신 식당 사장님께 나는 진품명품이 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설령 그렇게 되지 못해도 과정 자체가 소중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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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amoo 2026-01-30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벤투님은 지질해설사이셨군요! 정말 소수의 전문가가 서재에 계시다니 참으로 놀랍고 반가운 일입니다. 고교 때 가장 재밌었던 과목이 지구과학이었은데 고교 입시 인문계는 죄다 생물를 택했지만 유릴헌 지학선택자였죠. 근데 지학에서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 방위각과 적경 적위 계산이었다는..ㅎㅎ

    벤투의스케치북 2026-01-30 19:27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유일한 지학 선택자셨군요.. 저도 그 부분은 더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쉽게 설명할 수 있을 때 포스팅을 하고 싶어요.. 반갑습니다...
     

    지난 해 921일 문산도서관에 갔을 때의 일이다. 늘 그렇듯 큰 기대를 가지고 갔지만 반납은 되고 대출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음에 파문이 일었다. 반납은 되고 대출은 되지 않는 것은 한시적인 일로 도서관 옮기는 작업을 진행하는 관계로 빚어진 변화였다. 그날 퇴근 후 나를 연천면 장남면 근무지에서 문산도서관까지 30분 넘게 차로 데려가준 친구는 대출이 되지 않자 거기서 연천의 반대방항으로 30여분 더 시간을 내 나를 교하 도서관까지 태워 주어 책 네 권을 빌릴 수 있도록 해주는 은혜를 베풀었다.

     

    오늘 나 혼자 전곡에서 95번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걸려 문산역에 도착한 뒤 마을버스를 타고 문산도서관에 갔다. 빌린 책들은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멋진 우주 우아한 수학, 물리의 핵심, 신유물론 입문 등이다. 2026년은 아직 첫 달이 다 가지 않았는데 어제까지 12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썼다. 시간이 많이 났기 때문이고 새로운 지식에 대한 추구심이 커서였고 세상(삿되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에 실망스러워 고도의 질서를 논하는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질서로운 학문은 물리, 천문학, 지구과학 등이다. 물리와 천문학은 그 자체로 필요하지만 지구과학 공부에 도움을 얻고자 읽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는 인문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바람직하다. 좋은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천문대에 피아노가 떨어졌다', '우주를 깨우다'에 이어 '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까지 우주 관련 책이 풍성하다.

     

    크리스 페리와 게라인트 루이스가 쓴 '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는 양자물리학과 천문학으로 읽는 우주 탄생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가슴 설레게 하는 책이다. 한 번 언급했지만 올해 닐 니그래스 타이슨의 '코스믹 쿼리'를 읽은 이래 천문학에 대해 더 관심이 깊어졌다. 앞 부분에서 도움을 얻고자 한다는 말을 했지만 구체적으로는 지구과학 글의 시야가 넓어지고 반듯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라 말해야겠다. 그렇게 되도록 애써야 하리라.

     

    사이토 가쓰히로의 '하루 한 권, 주기율의 세계'는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화학, 물리, 지구과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해 3월부터 올 1월까지 11편의 지질 글을 쓴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물론 감사한 일이다. 인문 분야에도 예전처럼 관심을 기울여야 좋은 과학적 안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2026년의 첫 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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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땅 돌 이야기
    이승배 지음 / 나무나무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2020년 당시 지질 박물관장이던 이승배 씨의 '우리 땅 돌 이야기'. 저자의 전공은 고생물학이다. 화석 외의 돌에 대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오류를 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학술적인 내용을 과장 또는 비약하거나 반대로 단순화하여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아직 저술 목록에 없는 고생물학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수도권, 충청권, 덕적군도 일대, 강원권 등이다.

     

    원래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지하 깊은 곳에서부터 연장되어 지표로 노출된 암반을 노두라 한다. 노두가 아닌 암석은 현재 그 위치가 겪어온 지질 역사에 대해 말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지질학자들은 예쁜 바위가 아닌 노두를 찾아다닌다. 저자는 변성암의 일종인 호상 편마암에 대해 말한다. 얼룩줄무늬 편마암이다. 기존 암석이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광물들의 성질이 변해 흰색 광물 띠와 어두운 색 또는 검은색 광물 띠로 분리된 암석이다. '분리된'이라고 하기보다 '서로 다른 색으로 결정화된'이라고 하면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흰 띠는 굵은 모래 성분이 변해서 된 것, 어두운 띠는 고운 진흙 성분이 변해서 된 것이다. 지리산은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산은 지형이 비교적 완만하다. 편마암의 어두운 색 띠 부분에는 흑운모라는 광물이 많다. 흑운모가 많이 들어 있는 호상 편마암에는 화강암에 비해 다량의 수분이 들어갔다 나갈 수 있다. 이러면 돌은 쉽게 풍화된다. 충남 아산시의 온양채석장은 대표적인 호상 편마암 채석장이다. 원래 암석이 무엇이었는지 알기는 어렵다. 같은 암석이라도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열과 압력을 받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변성암이 된다.

     

    편암은 신선한 암석을 보기 힘들고 대부분 땅을 파내야 그 실체와 만나게 되며 노두가 드러나 있다 해도 쉽게 부스러진다. 운모와 같은 판상광물들은 점토광물이라 한다. 물을 잘 머금는다. 편암 지역에도 비교적 높고 가파른 산들이 있다. 석영편암은 장석이나 운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석영의 비율이 높은 암석이다. 거의 대부분 석영으로만 이루어진 변성암을 규암이라 한다. 채석장은 지질조사를 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곳이다. 풀과 나무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명백한 지하 암석의 증거, 정말 싱싱한 노두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강암을 구성하는 알갱이들 중 비교적 투명한 것들은 석영이고, 분홍빛이나 주황빛을 띠는 흰색 또는 밝은 회색 알갱이들은 장석이다. 점점이 박힌 검은 알갱이들은 흑운모다. 마그마 속에서는 광물 입자들이 조금씩 자란다. 그 입자들이 조금씩 맞물려 치밀한 암석이 된다. 마그마가 솟아오르는 지점이 점점 동쪽으로 밀려났다는 증거는 쥐라기 다음 지질시대인 백악기의 화강암이나 화산 분포를 보면 알 수 있다. 쥐라기의 화강암들은 강원도 삼척에서 전라남도 목포를 가상의 선으로 이었을 때 대체로 그 선의 서쪽에 분포하고 백악기의 화강암이나 화산암들은 그 선의 동쪽인 경상도 지방에 주로 분포한다.

     

    전 지구적으로 보면 지각에는 가장 가벼운 암석들만 모여 있다. 지각은 그보다 더 무거운 맨틀 위에, 맨틀은 더 무거운 핵 위에 떠 있다. 지각을 맨틀의 거품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 김포 문수산층은 원래 문주산층으로 기록되었다. 문주산은 문수산의 오기(誤記). 일본이 그랬다. 지층의 이름은 최초에 붙은 이름을 계속 쓰는 것이 규칙이지만 처음 실수가 인정되면 고쳐서 쓸 수 있다.

     

    붉은색을 띠는 퇴적층은 적색층이라 불린다. 대체로 바다가 아닌 육상 환경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철분을 포함하는 모래나 진흙 입자들이 공기에 노출되어 산화될 때 전반적으로 붉은 빛을 띠는 퇴적층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두꺼운 적색층을 볼 수 있는 곳들은 대부분 중생대 동안 쌓인 지층이 분포하는 곳이다. 김포, 연천, 보령, 문경, 영월-단양 등지에서는 트라이아스기 말에서 쥐라기에 걸쳐 쌓인 퇴적암들을 볼 수 있다. 경상도 전역, 전남 해안, 공주, 음성, 영동, 화순, 진안, 태백-삼척, 경기 탄도(안산), 고정리(화성) 등지에서는 백악기의 퇴적암들을 볼 수 있다.

     

    트라이아스기-쥐라기의 지층 중에는 당시 숲을 이루었던 거대한 나무줄기와 잎들이 매몰되어 암석화한 석탄이 곳곳에 존재한다. 백악기 지층은 식물, 조개, 고둥, 물고기, 공룡과 익룡의 뼈화석과 발자국 등 다양한 파충류 화석으로 유명하다. 이 지층들의 특징은 모두 육상환경(하천, 호수)에서 쌓인 것이다. 오목한 지형인 퇴적분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 대륙끼리 충돌해 지각이 두꺼워지면서 무거워져 가라앉아 주변의 얇은 지각도 함께 가라앉는 경우도 있다.

     

    한 부분의 지각이 산을 만들 정도로 두꺼워지면 계속 솟아오르기만 하지는 않는다. 무게 때문에 가라앉기도 한다. 물에 뜬 얇은 나뭇가지와 두꺼운 통나무릍 비교해보자. 통나무는 무거운 만큼 물에 잠긴 부분도 두꺼움을 알 수 있다. 단단한 암석이 가라앉으면 그와 연결되었던 얇은 지각도 휘어지거나 끊어지면서 아래로 조금씩 꺼진다. 김포의 경우 통진층 위에 문수산층이 자리한다. 저자는 두 층간의 관계(연대)가 불분명하다고 말한다. 두 층이 연속적으로 쌓였다면 중생대에 하나의 분지가 있었다는 뜻이고 두 층간에 수천만년의 시간 차이가 있다면 어떤 분지가 먼저 만들어진 후 그 안에 진흙과 석탄 위주의 지층이 쌓이고 이들이 매몰되어 암석 즉 통진층이 된다. 그 위의 정체 모를 지층은 다 침식되어 사라진 후 문수산층을 쌓은 새 분지가 생겼다고 이해할 수 있다.

     

    수정(水晶)은 석영이라는 광물 중 결정형이 뚜렷하며 투명한 상태의 광물을 말한다. 순수한 석영은 무색투명하지만 철, 티타늄 등 불순물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에 따라 또는 결정 격자구조의 불완전함 등으로 인해 여러 색을 띠기도 한다. 자수정은 석영 내에 철이 포함되어 있어 자주색을 띠는 광물이다. 마그마는 암석이 녹은 반() 액체의 광물질로서 상당량의 물도 들어 있다.

     

    마그마 속에서 단단한 광물들이 생겨나는 와중에 무거운 원소들이 먼저 사용되고 뜨거운 물이 분리된다. 이 물을 열수라 한다. 가벼운 원소인 규소가 여전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보통 화강암은 석영, 장석, 흑운모로 구성되는데 이 광물들을 만드는 데 규소가 소모되고 나서도 열수 안에 규소가 많이 남아 있다. 마그마가 암석이 될 때 부피가 줄어들어 금이 생긴다. 이 공간을 따라 열수가 침투하면서 마지막으로 규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석영을 침전하게 된다. 암석에 방향성이 있게 난 띠들은 화강암 틈으로 열수가 침투하여 석영을 침전시킨 석영맥이다. 빈 공간에서 자라는 광물에 비해 마그마 속에서 다른 광물들과 자리 싸움을 하며 자라는 광물들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낮다.

     

    대전 옥녀봉을 이루는 석영반암은 석영 입자가 얼룩덜룩 박혀 있는 암석이다. 심성암이라기에 입자가 작고 곱고 화산암이라기에 밝고 입자 조성이 단순하다. 반심성암이다. 셰일은 지름이 0. 0625 mm보다 작은 알갱이들 즉 진흙이 쌓여 다져진 퇴적암인 이암(泥巖) 중 층리(쌓인 알갱이들의 입자 크기가 달라 차곡차곡 쌓은 줄무늬 흔적)를 따라 쪼개짐이 발달한 암석이다. 짙은 회색에서 검은색을 띤다. 검은색을 띠는 이유는 생물의 구성 성분이 유기질 탄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석탄이나 석유가 검은 이유와 같다.

     

    흑색 셰일은 산소가 부족한 수중 환경을 지시한다. 철이 녹슬면 갈색이 되듯 퇴적물도 그 안에 포함된 다양한 광물들이 산화하면 비슷한 색을 띤다. 대이작도의 한반도 최고령 암석의 학술적 명칭은 토날라이트질 편마암이다. 토날라이트는 화강암처럼 석영이 20-60%를 차지하지만 나머지 성분 대부분이 사장석 특히 알칼리 장석이 10% 미만을 차지하는 암석을 말한다. 토날라이트에는 화강암류보다 각섬석, 휘석 같은 어두운 색 광물이 많아 전체적으로 어둡다. 이 최고령 암석은 촘촘한 얼룩말 무늬처럼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번갈아가며 띠를 이루고 있다. 밝은 띠에는 석영, 장석이 많고 어두운 띠에는 각섬석이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최고령 암석은 왜 이작도에 드러나 있을까? 답은 모른다. 다만 이작도가 내륙과는 다른 지질작용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한반도의 지하 어딘가에 같은 암석이 자리할 것이다. 모래와 진흙이 쌓이는 도중에 여러 번 자갈들이 와르르 몰려와 쌓일 수 있는 조건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천 중상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갈 많은 풍경은 가끔씩 생기는 급류에 의해 자갈들이 서로 부딪혀 미래의 퇴적물인 모래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는 길고 긴 지질학적 시간의 한 순간일 뿐이다.

     

    선상지는 경사가 급한 산지의 계곡을 흐르던 하천이 완만한 지대로 접어들 때 유속이 느려지면서 모래나 자갈 등을 부채 모양으로 부려놓은 지형이다. 퇴적암이 겪은 오랜 지각변동을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증거는 가파르게 서 있는 층리다. 흐르는 물에 의해 모래나 진흙이 쌓일 당시에는 표면 경사가 아주 완만하다. 가파른 선상지도 경사가 고작 몇 도다. 최초로 퇴적암이 되었을 때 층리 역시 거의 수평이었을 것이다. 그런 층리가 지금은 수십 도 아니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것은 퇴적암이 크게 휘었다는 뜻이다. 암석이 엿가락처럼 휘려면 열과 압력이 높아야 한다. 이런 곳은 지하 깊은 곳이다. 퇴적암체가 깊은 곳에서 수평적으로 미는 힘을 받으면 지층이 휜다. 이때 지표면에서는 산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해변에서 보는 진흙, 모래, 자갈은 어떤 바위였을 것이다. 이암도, 사암도 암석 순환의 한 순간일 뿐이다. 마그마의 점성이 커서 폭발력이 강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미세 돌가루인 화산재가 굳어 생성된 암석이 응회암이다. 화산재는 세립의 마그마 물질이 공기에 노출되어 빠르게 식기 때문에 미세 유리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유리질이란 결정질의 반대다. 투명하지는 않다. 화산재는 하늘에서 눈처럼 곱게 내려앉기도 하지만 암석 조각들이 화산가스와 반죽이 되어 산사태가 난 것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다. 이를 화산쇄설류라 한다. 화산은 한 번 분화한 곳에서 거듭 분화하기에 화쇄류는 이전 분화 때 만들어진 암석을 부수어 자갈처럼 포함되기도 한다. 또는 마그마 자체가 지각을 뚫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지하를 구성하는 다른 종류의 암석을 뜯어 올라와 굳기도 한다. 그래서 응회암에는 여러 자갈이 들어 있곤 한다. 암석 파편을 많이 함유한 응회암을 화산력 응회암이라 한다.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화산에는 흔히 부석이라는 유리질 암석이 만들어진다. 백악기에 분출한 화산은 그렇게 큰 지각변동을 겪지 않았다. 덕적도의 응회암은 열과 압력이 높은 지하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바위들일 가능성이 있다. 지표에 쌓인 화산 물질이 겹겹이 쌓인 후 비교적 빨리 식어가면서 수축할 때 지표와 거의 평행한 방향, 지표에 거의 수직인 방향의 절리들이 생겨 암석이 깍둑썰기로 존재한다. 단층과 달리 절리는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화강암은 높은 압력을 받다가 압력이 낮은 곳으로 올라와 사방팔방으로 팽창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방향으로 쪼개져 금이 간다. 현무암은 빨리 식으며 부피가 줄어드는 만큼 틈이 생긴다.

     

    지표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암석에는 절리가 있다.(162 페이지) 암석의 종류에 따라 각도나 간격이 다를뿐이다.(170 페이지) 대륙이동은 인공위성 관측으로 입증되고 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보는 자연의 모습은 아주 긴 자연 다큐멘터리의 극히 일부분, 정지 화면과 같다.(177 페이지) 암석의 풍화는 두 가지다. 물리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다. 전자는 물과 바람의 작용, 온도 변화로 인한 수축과 팽창, 스며든 물이 얼고 녹아 암석이 점점 작은 덩어리로 부서지는 현상을 말한다. 후자는 암석이 공기나 물과 반응하여 새로운 물질로 변하는 과정에서 부스러지거나 녹아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석회암은 산성 용액에 약하다. 석회암은 약산성 빗물이나 지하수(탄산)와 만나도 칼슘이 분리되는 '화학적 풍화'를 겪는다. 이 때문에 석회암 지대에는 동굴이 많다. 탄산칼슘 뼈대를 만드는 생물이 많은 얕고 맑은 바다에서 석회암이 만들어진다. 지층은 어디든가 연장된다.(201 페이지) 퇴적암은 수평적으로 연장성이 좋다.(203, 204 페이지) 인류가 쌓은 지질학적 지식은 18세기 영국인들로 하여금 석탄층을 추적하면서 최초의 과학적인 지질도를 완성하게 했다. 지표면에서 바위가 물, 바람, 식물에 의해 풍화되어 어디론가 제거되면 그만큼 육지가 가벼워진다. 이 때문에 우리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위로 떠오른다. 그렇게 수백만 년이 지나면 지하 수 킬로미터 아래에 있던 지층이 드러난다.(208 페이지)

     

    조산운동 중에는 암석들이 미는 힘을 크게 받기 때문에 단층이 많이 생긴다. 지층이 좌우에서 밀리다가 끊어질 겅우 한쪽 암반이 끊어지면서 반대편 암반 위로 솟아오르기도 한다. 이를 역단층이라 한다. 역단층 중에서도 단층면의 각도가 낮아서 가령 왼쪽의 지층들이 오른쪽의 지층 위로 올라타서 중첩(重疊)되는 경우를 충상(衝上) 단층이라 한다. 이런 단층이 많이 발견되는 것에서 관찰이 쉬운 구조가 습곡(褶曲)이다. 단단한 돌이 다른 돌 위를 타고 오르기 위해서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바위에 힘이 가해졌을 때 마냥 단단하기만 해서는 부서지기만 할뿐이다. 충상 단층은 둘이 어느 정도 유연한 상태에서 생길 수 있다. 엿을 예로 들 수 있다. 차가울 때 힘을 주면 뚝 부러지지만 어느 정도 따뜻한 상태에서 힘을 주면 구부러진다.(216 페이지) 충상 단층을 따라 암석이 이동할 때 마찰이 발생하는 단층면을 따라 습곡이 발생한다.

     

    퇴적암과 퇴적암 사이에 아주 긴 시간이 사라져 있는 경우 그 사이의 경계를 부정합(unconformity) 또는 비정합(disconformity)이라 한다. 퇴적암과 변성암 또는 화성암 사이에 긴 시간이 사라져 있는 경우에는 난정합(nonconformity)이라 한다.

     

    암석 속에 사라진 엄청난 시간이 있다는 사실,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이라는 사실을 요즘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현대과학이 대중화되었다. 지질학을 선도했다는 유럽조차 1700년대에는 지구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지층에 기록된 지구 시간은 연속적이라 생각했다. 시간에 대한 지구인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꾼 계기가 있었다.

     

    스코틀랜드의 지질학자 제임스 허턴이 스코틀랜드 해안을 조사하다가 시카 포인트(Siccar Point)에서 급경사를 이룬 실루리아기 사암층과 완경사를 이룬 데본기 사암층이 맞닿아 있는 부정합을 발견했다. 실루리아기에 먼저 쌓인 지층이 지각변동을 겪으면서 습곡된 후 침식되어 깎이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결국 지구 나이와 지질학적인 과정이 어마어마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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