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와 모네 - 인상주의의 거장들 아티스트 커플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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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는 인상주의의 거장들이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이이다. 그 둘의 관계를 해명한 김광우의 마네와 모네는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의 한 권이다. 저자 김광우는 철학 및 현대 미술, 비평을 전공한 분이다. 저자는 예술가의 창조성은 주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한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한 자료들을 실었다는 데 있다. 그래야 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두아르 마네(1832 1883)올랭피아풀밭에서의 오찬으로 유명하고 클로드 모네(1840 1926)는 수련(睡蓮) 연작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모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마네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고 모네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마네는 모더니즘을 연 사람이고 모네는 최초의 회화 혁명을 체계적으로 일으킨 사람이다. 마네와 모네는 일본 판화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응용했을 뿐 아니라 일본 판화를 그림의 배경으로 장식했다.(46 페이지)

 

모네와 마네는 행복한 시간을 공유했다.(171 페이지) 마네는 모네를 끝없이 도왔다. 모네는 마네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다.(192 페이지) 모네는 마네 사후 마네를 위대한 화가로 기억되도록 적극 나섰다.(267 페이지) 모네는 마네의 작품이 루브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268 페이지) 둘의 관계는 고흐와 고갱의 그것과 달리 바람직한 것이었다.

 

인상주의란 말이 처음 생긴 것은 모네의 인상, 일출이란 그림을 본 루이 루르아에 의해서이다. 물론 루르아는 이 그림을 보고 얼마나 자유로운가, 얼마나 쉽게 그렸는가라는 경멸조의 말을 했다.(166 페이지) 모네는 빛이 일기(日氣) 변화에 따라 사물에 일으키는 변화를 파악하고 그것을 영롱한 색조로 나타낼 줄 알았으며 빛이 사물에 닿아 분산되는 것을 상상하면서 순간적인 현상을 빠른 붓질로 캔버스에 담았다.(15 페이지)

 

모네가 항상 같은 시간에만 그림을 그린 것을 쿠르베가 기이하게 여긴 것은 유명하다. 모네는 대상 하나하나에 대한 사실주의 묘사를 중요하게 여긴 것이 아니라 빛이 시시각각 대상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관심을 두었다.(97 페이지) 모네는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그는 바라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그리고 또 그렸다.(247 페이지)

 

마네의 불로뉴 해변1868년 작품으로 처음으로 인상주의 화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마네는 사람들을 분명하게 묘사하지 않고 색을 적당히 쓱쓱 문지르는 것으로 처리했다. 이런 화법이 오히려 과학적인데 그것은 시선이 닿는 중심지가 아닌 주변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132 페이지)

 

마네는 많은 예술가들과 어울렸다.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시인 보들레르이다. 마네는 보들레르의 시신이 안장(安葬)되는 모습을 장례식이란 제목으로 그렸다. 한편 시인 말라르메는 마네의 미학적 대변인으로 평가된다. 말라르메는 마네의 10년 연하이다. 보들레르는 마네의 11년 연상이다.

 

조르주 바타유는 마네가 그린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상을 보고 위대한 두 영혼 사이의 애정을 표현하는 작품이라 극찬했다.(189 페이지) 모네가 그린 템스 강 풍경 시리즈 석 점은 스케치처럼 그린 인상, 일출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153 페이지) 1872년 모네는 작품의 질과 값에서 큰 결실을 맺었다.(157 페이지) 이런 점은 저자의 의도(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에 부합한다.

 

에밀 졸라의 나나가 출간되기 전 마네가 나나를 그렸다.(215 페이지) 마네는 평생 일곱 개의 화실을 전전했다.(223 페이지)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우상으로 여겼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는 마네에게 영향을 주었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는 프랑스 철학자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분석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52세까지, 모네는 86세까지 살았다. 마네는 말년을 투병 속에서 보냈다. 마네는 현대 감각을 일깨워주고 떠난 화가로 평가받는다. 마네는 현대적 감각으로 그림의 주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며 우발적인 변화라도 주의 깊게 살펴보라는 보들레르의 권유를 소중하게 받아들인 화가이다.(244 페이지)

 

반면 모네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모네는 모파상과 친하게 지냈다. 같은 주제를 연속적으로 그리는 연작은 오늘날 많은 화가가 그리지만 모네가 건초더미 시리즈를 그릴 때만 해도 과거에 없던 획기적인 방법이었다.(278 페이지) 물론 모네의 가장 유명한 연작은 수련(睡蓮)‘ 연작이다.

 

프랑스 철학자, 과학자, 시인인 가스통 바슐라르가 꿈꿀 권리에서 다룬 모네론()은 유명하다. 모네는 지베르니(Giverny)를 유명하게 했다. 지베르니는 파리에서 약 75km 떨어진 곳으로 모네가 거주하며 작업한 마을이다. 모네는 종일 수련을 그리고 그렸다.

 

당시 모네는 아들 장을 먼저 떠나 보낸 70대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1차 대전 발발로 작업에 대한 도취는 중단되었다.(305 페이지) 이 장면은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마의 산을 내려오는 주인공 한스 카스트로프를 그린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연상하게 한다.

 

모네는 오랑주리의 타원형 전시실에 맞는 패널화를 그리려 했지만 백내장으로 시력이 나빠져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오랑주리는 식물원이었다가 미술관이 된 곳이다.(참고로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모네, 하면 가스통 바슐라르의 꿈꿀 권리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클로드 모네처럼 물가의 아름다움을 거두어 충분한 저장을 해두고 강가에 피는 꽃들의 짧고 격렬한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네도 거장이었지만 모네를 보며 거장이란 말을 더 떠올리는 것은 작품 때문이기도 하지만 긴 구십에 가까운 나이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간 삶 때문이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은 전기(傳記) 위주의 평이한 글이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같은 저자의 칸딘스키와 클레’, ‘고흐와 고갱’, ‘뭉크, 쉴레, 클림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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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바위, 시간 -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
데이비스 영.랠프 스티얼리 지음, 김의식 옮김 / IVP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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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자 데이비스 영, 랠프 스티얼리의 책이다. 부제는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이다. 랠프 스티얼리는 ‘그랜드 캐니언, 오래된 지구의 기념비’의 공저자 중 한 명이다. 이 책은 “주로 기독교 목사, 신학자, 성서학자, 학생, 과학적 문제에 관심 있는 평신도를 대상으로 하지만 비그리스도인도 환영”하는 책이다. 저자는 표준적인 주류 과학적 지질학의 관점에 비해 지구사를 근본적으로 잘못 보는 관점을 홍수지질학으로 명명한다. 본문에 흥미로운 개념이 나온다. 루수스 나투라이(lusus naturae)란 개념이다. 자연의 장난이란 의미다. 많은 유능한 학자들에 의해 화석은 1) 루수스 나투라이, 2) 헤아릴 수 없는 여러 목적에서 암석 안에 자리 잡도록 창조된 하나님의 작품, 3) 하나님이 생물계를 창조하실 때 마침내 결과에 만족하여 현재의 동물과 식물의 창조가 아주 좋다고 선포하시기 전에 있었던 예행 연습의 폐기물, 4) 천상의 영향의 산물, 5) 암석 내부의 끓어오르는 증기나 가소성 요소의 산물, 6) 동물과 식물의 싸앗 원리로 충전된 지하 유체의 산물들 중 하나로 여겨졌다.(62 페이지) 


로버트 후크(1635-1703)는 화석을 유기물로 보았지만 그것이 노아 홍수의 잔존물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66 페이지) 물리학과 천문학에 폭넓은 관심을 가졌던 후크는 지질학적 주제에도 매료되어 지질학에 아주 중요한 공헌 몇 가지를 했다. 그는 당시에 발명된 현미경을 지질학적 자료 연구에 최초로 적용했다. 후크는 세포라는 말을 고안해낸 사람이다. 덴마크의 과학자 니콜라스 스테노(1638-1686)는 지층들은 한꺼번에 퇴적되지 않고 개별 층들이 연속적으로 퇴적되고, 각각의 층은 그 위의 층들이 퇴적되기 전에 굳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화석이 멸종과 무관할 수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처음에 화석 기록으로만 알려졌던 생물들 중 일부가 오늘날에도 살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구가 6천년보다 훨씬 오래되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은 19세기 초였다. 크리스티안 퓌히젤(1722-1773)은 누층(formation)을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재료로, 동일한 방식으로 형성된 지층들로 정의했다.(98 페이지) 걸출한 광물학자이자 작센의 지질 전문가인 아브라함 베르너(1749-1817)와 물리학을 오늘의 형태로 정립시킨 윌리엄 톰슨(1824-1907)의 사례를 보며 우리는 그들보다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는 더 안다고 말할 수 있다. 베르너는 화강암, 편마암, 편암, 현무암 등이 초기의 바다에서 화학적으로 침전되었다고 주장했다.(100 페이지) 이를 수성론이라 한다. 톰슨은 지구의 연대를 계산할 때 필요한 방사능이라는 열의 원천을 몰랐다.(183 페이지) 물론 이는 시대의 한계였다. 윌리엄 톰슨은 일명 켈빈(Kelvin) 남작이라 불렸다. 절대 영도를 의미하는 K는 바로 켈빈의 이니셜이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허턴(1726-1797)과 제임스 홀(1761-1832)의 관계도 흥미롭다. 두 사람 모두 화성론자다. 홀은 스승격인 허턴이 타계하고 나서 실험을 거행했다. 홀은 암석을 도가니에 넣어 녹이고 화성(火成) 현상을 실험적으로 모형화한 최초의 지질학자였다.(118 페이지) 허턴은 생전에 홀의 실험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라이엘(1797-1875)은 균일론의 최고 해설자였다. 균일론은 지금은 작용을 멈춘 초자연적 원인에 의지하지 않고 현재 작동중인 것으로 관측되는 원인들의 측면에서 지구의 과거사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는 학설이다. 라이엘은 찰스 다윈(1809-1882)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다윈에게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를 소개해 준 사람이 비글호 선장 로버트 피츠로이(1805-1865)다. 피츠로이는 자신의 그런 행동이 다윈에게 진화론을 정립하게 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렸다. 


균일론의 반대가 격변론이다. 격변론 이론을 무너뜨리고 균일론적 사고를 심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 빙하 연구로 유명한 루이 아가시(1807-1873)다. 아가시는 다윈 진화론을 반대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133 페이지) 다윈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이론을 제창하기 이전부터 일류 지질학자였다. 그는 지질학적 경험을 통해 침식이 매우 느리게 일어난다는 인상을 받고 지구의 태고성 문제를 숙고하게 되었다.(150 페이지) 윌리엄 스미스(1769-1839)의 조카인 존 필립스(1800-1874)는 커다란 석탄 광산 내에서 깊이의 함수로 온도의 증가를 측정하여 지구가 오랜 기간 냉각되어 왔다는 결론을 내렸다.(151 페이지) 19세기가 다하면서 다년간의 현장 답사 경험이 있는 전문지질학자들은 지구가 단지 수쳔 년밖에 되지 않았다고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않았다. 


지구 역사가 6천년 되었다는 말은 베드로후서 3장 8절(사랑하는 자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에서 기원했다. 하나님의 천지 창조일인 6일에 기계적으로 1000을 곱한 결과다.(41 페이지) 이 사실을 접하며 영묘한 하나님의 하루가 어찌 천년 같기만 할까란 의문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말을 신비롭다고만 여길뿐 하루가 천년에, 천년이 하루에 고정된다는 것이 너무 기계적이고 오히려 하나님의 섭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것 같다. 베드로 후서의 핵심은 주님의 날은 우리가 헤아릴 수 없다는 의미이지 ’하루; 천년’이 아니다. 저자는 성경에 나오는 족보들을 더한 숫자는 인간의 연대이지 우주나 지구의 연대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229 페이지) 


저자는 성령이 성경해석이라는 교회의 작업을 인도하신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성경의 해석은 오류 가능한 인간들에 의해 수행된다는 말을 한다.(234 페이지) 성령의 인도를 받는 성경 해석이 무류(無謬)한 결과를 생산하는 절대적으로 확실한 절차였다면 분명히 교회는 광범위한 본문들에 대해 수많은 경건한 사람이 내놓은 매우 많은 다양한 해석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히 교회는 자신의 믿음이 성경에 가장 충실하다고 전적으로 확신하는 수많은 교파로 나뉘지 않았을 것이다. 성경 주석가들이 무류했다면 모든 본문의 해석에서 일치를 보였을 것이다.(234, 235 페이지) 저자가 말했듯 하나님은 자연 안에서도 자신을 계시하시기에 주석가들이나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이 배격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과학적 발견을 배제함으로써 하나님의 작품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열매를 경시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과학은 개방성과 변화 가능성을 핵심으로 한다.(236 페이지) 지구의 장대한 태고성은 굳게 확립된 기본 원리다. 문화적 진공 상태에서 성경을 주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238 페이지) 과거의 주석가들은 과학 발견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그들은 다른 과학적 개념들에 의해 형성된 문화 속에 거했다. 과거의 주석가들은 문화적 배경과 무관하게 성경을 해석한 것이 아니다. 저자는 현대 과학이 반성경적이라는 말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성경이 역사적 책이라는 말은 성경의 모든 구절이 동일한 방식으로 역사적이라거나 심지어 성경의 모든 구절이 역사적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편의 시들, 예언자들의 신탁적 언설, 사도들의 편지 일부, 요한계시록의 묵시적 환상의 일부는 비유와 상상이 풍부하다. 이 편(編)들은 분명히 역사서가 아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일정한 역사적 맥락 안에서 쓰였고 그것들이 쓰인 시기의 상황에 대해 말했다.(241 페이지) 성경은 특별히 자연세계에 대한 자잘한 세부 사항을 가르치기 위해 주어진 책이 아니다.(250 페이지) 


음파와 유사한 방식으로 반응하는 지진파는 암석층을 통과하지만 그 에너지의 일부는 서로 다른 두 층 사이의 경계면에서 반사된다. 이런 암석 불연속면을 지진 반사면(seismic reflection)이라 부른다.(308 페이지)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의 지질학 논의는 대부분 사암, 석회암, 셰일, 석탄, 증발암 등의 퇴적암에 초점을 둔다. 그들은 이 암석들이 창세기 홍수 동안 지구 전체에 걸쳐 지극히 급속하게 퇴적되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들은 지구가 수천년보다 훨씬 오래되었음을 증거하는 화성암과 변성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거의 논하지 않는다.(433 페이지) 많은 경우 관입 마그마의 거대한 암석체는 냉각대(chill zone)를 보여준다. 냉각대는 냉각 중인 화성암체가 관입당한 모암(母巖)과 접촉한 곳에서 형성된다. 냉각대는 이 화성암체 내부에 비해 대단히 세립질인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질학자들은 이 암석의 세립질적 성격의 원인을 이 암석이 마그마보다 훨씬 더 차가운 모암과 접할 때 일어나는 마그마의 메우 급속한 냉각과 결정화로 돌린다. 


마그마의 온도는 H₂O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현무암질 마그마는 보통 섭씨 1,100~1,200도 정도이고 화강암질 마그마는 대개 섭씨 750~1,000도 정도다. 그에 비해 마그마가 관입해 들어간 암석은 섭씨 200~300도 정도로 상대적으로 차갑다. 화성암체 내부의 마그마는 주변부의 마그마보다 훨씬 천천히 열이 손실된다. 결과적으로 화성암체 내부의 암석을 구성하는 결정들은 접촉면 근처 냉각대의 광물들보다 크기가 더 자랄 시간을 갖는다.(437, 438 페이지) 관입 화성암은 석회암, 사암, 셰일의 두꺼운 연속층에 의해 둘러싸인 경우가 많다. 이 퇴적암들은 화성암체와의 접촉면 가까운 곳에서 흔히 입자 크기, 결정의 성격, 광물 종류 면에서 분명한 변질을 겪는다.(438 페이지) 


지구의 태고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경우는 심성암체다. 캘리포니아주의 시에라네바다 저반(底盤; batholith) 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부슈벨트 화성암 복합체 등이 지구의 태고성을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저반들이다. 저반은 지구 깊은 곳의 마그마가 지각 속으로 침입하여 천천히 식으며 굳은 거대한 심성암체다. 이들은 길이 480km, 폭 240km, 두께 7.2km의 매우 거대한 화성암체다.(442 페이지) 이런 초거대 화성암체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1) 지각 또는 상부 맨틀 내의 깊은 곳에 있는 암석들이 녹는 시간, 2) 녹은 물질이 대량으로 쌓이는 시간, 3) 마그마가 지각을 거쳐 지표 또는 그것이 정지될 때까지 이동하는 시간, 4) 마그마가 결정화되는 시간, 5) 새로 결정화한 화성암체가 주변 암석의 배경 온도까지 식는 시간, 6) 화성암체가 결정화한 지표 아래에서 표면에 이르는 시간, 7) 화성암체가 침식으로 지구 표면에 드러나는 시간(442 페이지) 등을 보라. 얼마나 장구한 시간이 걸릴지 감이 잡힌다. 더 고려해야 할 중요 요인 중 하나는 마그마가 들어갈 커다란 공동(空洞)이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그마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마그마가 상승하는 시간보다 훨씬 느리다. 이는 마그마가 시간을 두고 발생하는 파동의 형태로 상승함을 나타낸다.(447 페이지) 


이미 정치(定置)되어 굳은 암체를 다른 암체가 가로지르기도 한다. 개별 화성암체들의 화학적 조성이 모두 같지는 않다. 이는 마그마 원천 지역의 화학 조성이 변했거나, 심성암체들이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원천으로부터 나왔음을 암시한다.(448 페이지)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은 마그마가 결정이 되어 굳는 시간이다. 화성암체의 냉각의 증거가 불과 수천 년 된 지구와 양립할 수 없다면 홍수 지질학의 이론과는 더욱 양립하기 어렵다.(463 페이지) 많은 화성암체가 이전에 존재하던 퇴적암 안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도 헤아릴 필요가 있다. 커다란 관입암체들은 결코 빨리 열을 잃을 수 없다. 젊은 지구 가설의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 옹호자들은 지표면에 퇴적된 일반적 퇴적암들이 어떻게 112km 또는 그보다 더 깊은 지하에 묻히고 그곳에서 완전히 재결정화되고 그 후 극히 짧은 시간에 지표로 솟아 노출되었는지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471 페이지) 그 어디에도 그렇게 빠른 과정이 기록되어 있지 않음이 물론이다. 


각력암을 의미하는 breccia는 이탈리아어에서 온 단어로 ‘부서진’을 의미한다. 각이 지고 부서진 파편들로 구성된 역암을 말한다.(490 페이지) 지난 한 세기 동안 퇴적 지질학자들은 퇴적물과 퇴적암을 이해하는 원리들을 규명했다. 주어진 퇴적체를 움직이는 물 에너지나 바람 에너지의 강도를 결정하는 기본 역학, 어떤 종류의 조건에서 소금이나 석고나 탄산염이 침전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수화학(水化學), 산호초나 숲이 번창할 수 있는 온도와 빛 조건을 제한하는 생태학적 또는 생물학적 원리들이 여기에 포함된다.(503 페이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화강암들은 지질학자들이 시에라네바다 저반이라 명명한 대략 560km×96km의 거대한 화강암체의 매우 작은 부분을 이룰뿐이다.(507, 508 페이지) 저반이란 102제곱 km 이상의 면적이 드러난 관입 화성암체를 말한다. 


저자는 인상적인 표현을 한다. 시에라네바다 산맥으로부터의 증거는 하나님이 세계의 이 부분을 어마어마하게 긴 기간이 걸리는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지질학적 과정을 통해 형성하기로 결정하셨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는 말이 그것이다. 저자가 말했듯 지구의 어떤 지역의 지질이든 면밀하고 주의 깊게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모두 하나님이 자신의 세계를 만드시는 데 수많은 시간을 들이셨음을 이해할 수 있다.(534 페이지) 방사성 연대측정은 절대 연령 측정을 위한 수단이다. 방사성 연대측정이 지구가 오래되었다는 개념의 유일한 증거는 아니다.(536 페이지) 전자의 수는 핵 내의 양성자 수와 거의 비슷하다. 전자의 질량은 양성자 질량의 1/ 1,836이다. 양성자와 전자가 상호작용하면 중성자를 형성할 수 있다. 중성자는 양성자보다 약간 더 무겁다. 핵 내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합이 원자질량이다. 양성자 2개, 중성자 2개의 방출 조합을 알파붕괴라 한다. 헬륨 원자핵(알파 입자)을 방출하는 현상이다. 


베타붕괴는 양의 베타붕괴와 음의 베타붕괴로 나뉜다. 양의 베타붕괴는 양성자가 중성자로 변하면서 양전자와 전자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음의 베타붕괴는 중성자가 양성자로 변환되면서 전자(베타 입자)와 반중성미자를 방출하는 현상을 말한다. 우라늄 238로부터 시작하여 알파붕괴 8회, 베타붕괴 6회를 수반하는 여러 차례의 붕괴를 거쳐 양성자 82개와 중성자 124개로 이루어진 안정한 동위원소인 납 206(82+124)이 만들어진다.(541 페이지) 방사성 붕괴는 통계학적으로 모형화되어야 한다. 언제 어떤 원자가 자동적으로 붕괴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자는 10분만에 붕괴할 수도 있고 10억년만에 붕괴할 수도 있다. 반면 우리는 어떤 표본의 특정 동위 원소의 방사성 원소의 지극히 많은 수가 붕괴하게 될 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반감기를 염두에 둔 말이다. 


어떤 원자들이 붕괴할지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다. 수백 또는 수천년에 지나지 않는 물질들의 연대측정을 원한다면 반감기가 5,730년인 탄소 14를 이용하면 된다. 수백만-수천만년 된 광물과 암석의 연대측정을 위해서는 반감기가 12억 5천만년인 칼륨 40을 이용하면 된다. 암석의 연대가 수백만-수십억년인 경우 반감기가 44억 6,800년인 우라늄 238이나 반감기가 1,060억년인 사마륨 147을 이용하면 된다.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방사성 동위원소의 붕괴상수의 섭동(攝動; pertubation)에 대한 증거는 오늘날까지 발견되지 않았다.(548 페이지) 창조과학연구소의 러셀 험플리스는 창세기 홍수 동안에 방사성 붕괴가 100만배 증가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즉 짧은 기간에 방사성 붕괴가 일어났다면 엄청난 양의 열이 발생해 생명을 전멸시킬 정도의 광범위한 암석의 용융과 바닷물의 비등(沸登), 대기의 가열을 초래했을 것이다. 


험프리스는 공간 자체가 늘어나고 복사선의 파장이 길어지는 적색편이(파장이 '붉은; 긴' 쪽으로 변화)의 우주 안에서 공간을 통해 나아가는 복사선 에너지의 손실에 의해 막대한 양의 열에너지가 상쇄되었다고 말했지만 우주의 팽창 속도가 왜 갑자기 창조 기간과 노아의 홍수 기간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는지 답하지 못했다. 만일 방사성 연대측정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었다면 그것은 지질학의 요인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방사성 연대 측정이 합당하고 식견 있는 비판을 견뎌낼 수 없다면 지질학자들은 그 방법을 포기할 것이다. 그들은 과학계 회원들의 강력한 비판에 따라 결함이 있는 방법을 포기할 것이다. 하지만 몇몇 다른 방법은 비판적 분석을 오랫동안 견뎌왔고 따라서 지질학적 조사에 유익한 도구로 여겨진다. 넓은 범위의 방사성 연대 측정법으로부터 얻은 증거는 지구가 수십억 년임을 압도적으로 지시한다. 


하나님이 암석에 방사성 동위 원소와 그것의 딸 생성물의 형태로 남겨 두신 단서는 대단히 명료하다.(612 페이지)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현대 지질학이 주장하는 지구사의 모습이 무신론과 반지성주의로 채색된 균일론의 원리라는 토대 위에 지어졌다고 주장해왔다.(615 페이지)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균일론이 성경에 제시된 기독교적-유신론적 세계관을 향한 적대감, 특히 신적 창조의 개념과 죄 많은 인류를 멸하기 위한 격변적인 전 지구적 홍수 개념을 향한 적대감으로부터 나오는 진화론적 우주관에 대한 헌신과 짝을 이룬다고 종종 주장한다.(625 페이지)


동일과정설을 주창한 초기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은 국지적 격변 사건을 거부하지 않았다. 동일과정설은 과거의 자연환경에 작용했던 과정이 현재의 자연현상과 같을 것이라는 가정이다. 하지만 그는 동료 지질학자들이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의 격변에 대해서는 냉담했다. 화산 활동의 강도가 특정 지역에서는 시간에 따라 다양할 수 있더라도 전 지구적 규모에서 거의 동일한 강도를 유지했다.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방법론적 균일론과 실질적 균일론을 구별했다. 전자는 자연법칙의 균일성과 관련된다. 실질적 균일론은 지질학적 결과를 낳는 종류의 과정들이 지질학적 시간을 통해 지속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들의 속도가 격변적이지 않고 다소 일정했는지 즉 점진적이었는지 같은 문제와 관련된다.(632, 633 페이지) 


균일한 입자 크기를 가진 순수한 석영 모래가 95 퍼센트를 넘는 두꺼운 축적물은 격변적 과정의 산물로 생기지 않으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643 페이지) 층서 기록에 넓게 자리 잡은 구조체들이 발달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질학적 과거에 격변적 사건이 일어난 점을 받아들이더라도 우리는 젊은 지구나 완전히 격변적인 지구사 해석을 수용하기 어렵다. 라이엘은 지구가 식고 있다는 주장에도 회의적이었다. 저자는 우리도 대다수 지질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라이엘의 지구사의 일정 상태 개념을 거부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라이엘이 그토록 강력하게 지지했던 의미에서의 균일론자들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구 과거의 어떤 측면에서는 방향적 특성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현대의 지질학자들은 장기간에 걸친 지질학적 진행 속도나 지질학적 조건의 균일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저자는 느린 속도를 선호하는 선험적 편견이 아니라 암석 내의 경험적 증거가 그랜드 캐니언의 암석 대부분이 느린 속도로 퇴적되었음을 수용하라고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한다.(648 페이지) 저자는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에게 균일론과 격변론의 무익한 이분법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649 페이지) 저자는 자신들은 두 가지 면에서 균일론자라 말한다. 1) 지질학이 물질의 기본 특성과 자연법칙이 계속 일정했다는 점, 2) 우리가 종류 측면에서 현재의 지질학적 과정 및 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과정과 원인의 측면에서 과거의 지질학적 지형을 설명하려고 먼저 시도한 후에 생소한 미지의 원인에 호소하려 한다는 현실론적 절차를 일반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 등이다. 


저자는 암석들이 해석되어야 한다는 말에 즈음해 결국 해석 체계는 암석 안에 있는 것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한다.(651 페이지) 비록 퇴적암 기록의 일부 현상이 노아의 대홍수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호소하는 현상 대부분은 전 지구적인 격변적 노아의 홍수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과정의 측면에서 훨씬 더 만족스럽게 설명될 수 있다. 어떤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현재로서는 증거가 자신들의 견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 젊은 지구 창조론자들은 지질학적 관심이 아닌 종교적 관심에 의해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젊은 지구의 수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사람의 영원한 구원은 젊은 지구를 받아들이는 데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에 있다.


저자는 목사들과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젊은 지구 창조론과 홍수 지질학을 설교와 분반 공부에 놓지 말 것을 요구한다. 또한 미래의 교회 목사들을 훈련시키는 신학교 교수들에게 몸소 지질학을 배우고, 신학생들에게 지질학 공부를 권하고, 신학생들을 위해 성경의 가르침을 타당한 과학과 연관시키는 방법의 모형을 만들고, 학생들이 목회를 시작할 때 젊은 지구 창조론을 옹호하지 말라고 권할 것을 요구한다.(660 페이지) 저자는 젊은 지구 창조론을 교육받은 그리스도인이 대학이나 박물관에 가서 정식 지질학을 접하고 새로이 알게 된 과학적 지식과 어린 시절 배운 종교적 견해 사이에 놓인 그랜드 캐니언보다 훨씬 더 넓은 엄청난 지적, 영적 간격을 몸소 대면함으로써 성경을 오류의 책으로 받아들이고 교회의 종교적 양육에 대해 확신을 잃게 된다는 말로 젊은 지구 창조론 교육의 문제를 짚는다.(659 페이지) 


저자는 젊은 지구 창조론은 복음 전도의 장애물이라 말한다. 현대의 젊은 지구 창조론을 일반 대중에게 강요하려는 노력은 많은 지성적 지도자가 이미 품고 있는, 기독교가 순전히 반지성적인 현대판 몽매주의라는 생각에 신빙성을 더할뿐이다. 저자는 오래된 지구에 대한 믿음을 자신들의 성경관과 기독교 신앙관에 어떻게 통합할지 잘 모르기 때문에 젊은 지구 창조론을 계속 고수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허위적인 과학적 가설을 통해 성경이나 기독교를 증명하는 것은 하나님을 영예롭게 하지 못하며 그리스도의 대의에 상처만 입힐뿐이다. 성경은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권위가 올라가지 않고, 과학적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신뢰성을 잃지 않고 그 자체의 자기 입증적 권위 위에 선다.(666 페이지) 


지질학적 사실은 기독교 복음의 핵심적 사실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이다. 성경과 자연 안에서 인간은 서로 다른 종류의 사실들을 만나지만 두 사실 모두 원천은 하나님이다. 성경과 피조 세계는 모두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 때문에 불일치할 수 없다. 불일치와 갈등과 부조화에 이르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자료에 대한 인간의 해석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자연과 성경 사이의 외관상 갈등 때문에 낙담하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창조와 성경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것은 화성보다 대위법이라 말한다. 대위법이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선율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작곡 기술을 말한다. 저자는 성경의 난점들이 성경의 권위, 무류성을 거부하는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긴장과 난점이 없는 과학은 전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당혹스러운 문제가 없는 과학을 매우 의심해야 한다. 저자는 창조된 질서와 성경 안에 그리고 그것들 사이에 난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 두 계시에 대한 우리들의 이론적 재구성들 안에 그리고 그 사이에 난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670 페이지)


책의 마지막 장인 17장 ‘창조론; 복음 전도, 변증학‘은 저자의 전문이 자연과학을 잘 아는 균형 잡힌 신학자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장이다. 인상적인 말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해석과 현대 지질학을 비롯한 과학적 결과와의 불일치를 보고 자신들의 주해(註解)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지질학, 물리학 부분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신학적 상세 서술 부분에는 전체적으로 동의하지만 너무 유려해 약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책에서 많이 배웠다. 저자가 말했듯 11장, 14장, 15장은 어렵다. 11장은 비교적 따라갈 만한데 방사성 연대측정을 다룬 14, 15장은 상당히 어렵다. 기본적으로 물리학 지식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이고 저자의 설명이 상세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는 분명 나의 역량 부족에 기인하는 부분이다.


성경의 내용들이 서로 모순되게 보이는 것을 대위법으로 설명하는 것에 감탄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정교하게 조율된 우주‘, 데보라 하스마, 로렌 하스마의 ’오리진‘, 로렌 하스마의 ’죄의 기원‘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로렌 하스마의 ’죄의 기원‘의 챕터 중 ’신학과 과학의 조화와 대위법‘이란 챕터가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성경, 바위, 시간‘의 저자가 말한 부분이기도 하다. 예레미야 33장에 이런 구절이 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내가 주야와 맺은 언약이 없다든지 천지의 법칙을 내가 정하지 아니하였다면..‘(25절) 


천지의 법칙을 지으신 것이니 이는 ’성경, 바위. 시간‘에서 저자가 말한 부분과 공명한다고 볼 수 있을까? 저자는 성경과 자연 안에서 인간은 서로 다른 종류의 사실들을 만나지만 두 사실 모두 원천은 하나님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인들이 현대 과학의 성과를 다 누리고 수용하면서 지구, 우주, 인간의 연대에 대한 과학의 성과에 대해서만은 극구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이 부분도 ’성경, 바위, 시간‘을 정독했다면 문제로 인식하고 고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두(冒頭)에서 말한 것처럼 저자가 말했듯 ’성경, 바위, 시간‘은 “주로 기독교 목사, 신학자, 성서학자, 학생, 과학적 문제에 관심 있는 평신도를 대상으로 하지만 비그리스도인도 환영”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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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중심으로 사는 법 - 이론물리학자가 말하는 마음껏 실패할 자유
김현철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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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교수의 ‘우주의 중심으로 사는 법’은 마음껏 실패할 자유를 논한 책이다. 새로운 사실들을 아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저자에 의하면 에드워드 퍼셀의 '전기와 자기'는 전자기 현상을 깔끔하고 쉽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핵자기공명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물리학자의 '전기와 자기' 만큼 상대성이론과 전자기이론을 깔끔하고 쉽게 설명한 책은 없다고 말한다. 모름지기 깔끔하고 쉽게 설명하는 것의 중요성, 어려움을 알기에 에드워드 퍼셀의 능력이 부럽다. 저자는 전공과목 공부는 결국 혼자 할 일이라 말한다. 강의는 공부할 방향을 일러주는 지침일뿐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배움이 내 것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학부 과정에서 어려운 것은 사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낯선 것일뿐이라 말한다. 반복해서 들여다 보아서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저자의 책에는 물리학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전공자이기 때문이지만 인생의 문제를 물리학자들의 사례를 들어 해결하려는 진정성이 돋보인다 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론물리학자다. 이론물리학자들은 제자를 받는 것을 선뜻 내켜 하지 않는다고 한다.(74 페이지)


“파이스 씨, 만약 물리학을 좋아한다면 실험물리학자가 되는 것을 생각해보는 게 어때요? 아니면 이론물리학의 수학적인 부분에 끌린다면 차라리 수학자가 되는 건 어때요? 네덜란드에서 이론물리학자가 갈 수 있는 자리는 극히 드물어요. 지금도 네덜란드 전체 물리학과 교수 중에 이론물리학자는 다섯 명밖에 없어요. 그러니 실험을 전공하거나 수학을 전공하면 대학에 자리 잡기도 수월하고 회사에 취직한다고 해도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헤오르허 윌렌벅 교수가 이론물리학을 전공하겠다고 한 아브라함 파이스에게 한 말이다. 


파이스는 “그러나 저는 이론물리학이 정말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윌렌벅도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에게서 같은 말을 들었고 파울 에렌페스트도 위대한 물리학자 루드비히 볼츠만에게서 같은 말을 들었다. 저자도 차동우 교수에게서 같은 말을 들었다. 물론 저자는 끝까지 신념을 피력해 이론물리학자가 되었다. 저자는 대학원에 이르러서야 물리학에 눈을 떴다고 말한다. 저자는 물리학은 자연의 속살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창이라 말한다. 저자는 실험 없이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맥스웰 방정식을 연역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론물리학의 탐미적인 면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물리학은 책이나 논문을 읽으면서 공부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말로 배운다. 저자는 박사 학위 과정은 홀로 서는 기간이고 박사학위는 비로소 혼자서 연구할 수 있다고 인정해주는 자격증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어떤 이들은 적당한 열등감이 있으면 열심히 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므로 나쁘지 않다고 말하지만 굳이 속을 갉아먹는 열등감에 휘둘릴 필요가 있을까란 말을 한다. 저자는 어떤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아 명문대에 들어가서 졸업한 것만으로 평생을 기득권처럼 여기며 살아가는데 그것은 평생 과거의 한 시점에 매여 사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상에 완벽한 교과서는 없고 가르치는 사람마다 물리학을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한다. 무릇 교수란 자기가 이해한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사람이다.(147 페이지) 무언가 제대로 배우려면 반드시 연습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151 페이지) 아무리 강의가 훌륭해도 학생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배울 수 없다.(152 페이지) 저자는 대학원생을 잘 가르치기 위해 자신부터 열심히 연구해야 했고 연구의 지평도 계속 넓혀가야 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교수가 된 지 27년이 흐른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본다. 한 학생이 찾아와 학생으로 받아달라고 청할 때 그들의 학점이나 성취를 보고 학생을 선택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과거(중학교, 고등학교 시절)가 어땠는지 모르지만 대개는 어느 순간부터 놀라울 정도로 자기 속에 숨겨진 잠재력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들은 온전히 자기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저자는 나태는 자살의 일종이라는 말을 인용한다. 저자는 교만을 경계한다. 학문에 첫발을 디딜 때 끊임없이 경계해야 할 것은 교만함이라 말한다. 박사학위란 자기 분야에서 혼자서 연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음을 입증하는 면허증 같은 것이지 무언가 통달하거나 남들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서가 아니라 말한다. 


C. S 루이스가 교만한 사람은 항상 아래를 바라보기에 결국 자기보다 위에 있는 것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고 말하며 저자는 “한 분야를 깊이 알아갈수록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를 점점 더 분명하게 깨닫는다. 전문가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경계를 분명하게 아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전문가라면 교만에 빠질 수 없다.”고 말한다.(161 페이지) 저자는 동료 연구자로부터 “발표할 때는 내가 연구한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말로 전하는 게 가장 중요해. 오늘 발표에서 넌 네가 얼마나 많이 아는지 드러내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보였어.”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자신의 제자를 결코 연구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고, 학생이 먼저 포기하지 않는 한 먼저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제자에게 약속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나무들이 처음부터 뿌리를 깊게 내린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데본기에서 페름기로 넘어가는 3억년 전 이산화탄소가 넘쳐 기온은 무척 높았고 본격적인 빙하기가 시작되기 전이라 바다는 지금보다 훨씬 넓었고, 대기의 습기도 높아 나무가 자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나무들은 뿌리를 깊이 내릴 필요가 없었고 수십 미터 높이까지 쑥쑥 자랐고 둘레는 2미터에 이르렀다. 대기의 온도가 높고 수증기가 많았던 터라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태풍이 자주 발생했다. 한 번씩 태풍이 불면 뿌리가 얕았던 나무들은 바람에 휩쓸려 쓰러졌다. 당시는 나무의 세포벽인 셀루로우스나 리그닌 같은 물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없어 썩지 않고 쌓이고 쌓여 압축되어 갔다. 지구의 화산 활동이 잦아 들어 지열도 뜨거웠다. 결국 그 나무는 모두 석탄이 되었다. 석탄기가 끝날 즈음 빙하기가 밀어닥쳤다. 환경이 척박해지자 나무들은 뿌리를 깊이 내리도록 진화했다. “거센 바람을 견디며 뿌리를 깊이 내린 나무처럼 학생들도 나도 그렇게 성장해갔다.“(166 페이지) 


저자는 교과서의 문제와는 달리 연구에는 해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연구란 셀 수 없이 앞을 가로막는 벽을 넘어가는 과정이어서 그렇게 몇 개월을 분투하다 보면 희미하게나마 자신이 해야 할 연구가 무엇인지 윤곽이 그려진다고 말한다. 힘들게 박사과정을 마무리할 때가 되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경계를 분명히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정말 한 줌의 지식밖에 되지 않음을 자각하고 동시에 남들도 자기와 비슷하다는 사실도 체득하고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높아 보이던 지도교수도 자기와 비슷하게 느껴진다.(178, 179 페이지) 


저자는 이론물리학자 하워드 조자이 이야기를 한다. 그는 성적이 주는 1차원적 순위는 그보다 훨씬 높은 차원에서 묘사하는 한 사람의 다양한 능력을 1차원적으로 투영한 결과일뿐이라 말했다. 닐스 보어는 전문가란 매우 좁은 분야에서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며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실패를 겪어본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 저자는 이를 성공은 셀 수 없이 많이 범한 시행착오의 더미속에 숨겨진 보석이라 풀이한다. 1911년 러더퍼드가 세운 고전적 원자 모형에서는 내재된 모순이 있었다. 전자가 핵 주위를 돈다고 가정하면 고전 전자기학 이론에 따라 핵 주위를 돌던 전자는 전자기파를 방출하며 에너지를 잃는다. 전자는 더는 핵 주위를 돌지 못하고 핵으로 추락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보어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1년 가까이 고민했다. 


리처드 파인만은 깔끔하게 쓰인 교과서나 논문을 보면 마치 물리학자들이 처음부터 그런 이론을 만들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론에 도달하기까지 지난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199 페이지) 저자는 연구를 성실하게 하다 보면 논문도 많이 출판하게 되는 것이지 논문을 많이 쓰겠다고 목표를 세우고 연구하면 결국 허접쓰레기 같은 논문, 술을 짜내고 남은 술지게미보다 못한 논문을 출판하는 결말에 이른다고 말한다. 오직 스스로 공부할 때만이 배운 내용을 마음에 새길 수 있다.(209 페이지) 


저자는 때로는 교과서조차 믿어서는 안 된다고, 하물며 논문은 더더욱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익히는 것은 물리학의 내용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남들이 옳다고 말한다고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선은 의심하고 그 내용을 온전히 이해한 후에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한다. 


저자는 조개와 진주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속으로 침입하는 이물질로 인해 통증을 느낀 조개는 조직세포로 진주낭을 만들어 이물질을 감싼다. 이어 이물질을 덮기 위해 탄산칼슘, 단백질로 이루어진 콘키올린이라는 물질을 분비한다. 조개는 이물질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반복해서 탄산칼슘과 콘키올린을 내놓는다. 콘키올린은 탄산칼슘이 막을 이루게 하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진주층은 점점 두꺼워지고 마침내 빛을 받으면 영롱한 무지개빛 광택을 낸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연구란 그저 실험값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모든 과정을 꼼꼼히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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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쏙쏙! 원소 노트 머릿속에 쏙쏙! 시리즈
도쿄대학교 사이언스커뮤니케이션 동아리 CAST 지음, 곽범신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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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는 홑원소 물질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홑원소란 한 종류의 원소로 이루어진 물질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주에는 수소가 기체 형태로 무수히 존재한다. 지질학적 수소란 지구 표면 아래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수소 가스를 기체를 이르는 말이다. 산업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수소와 달리 기존의 석유처럼 땅속 암석에 저장되어 있다. 지질학적 수소는 사문암화 및 방사선 분해와 같은 자연적인 반응을 통해 생성된다. 사문암화는 물이 철이 풍부한 감람암 등과 반응하여 물 분자를 분해하고 수소를 부산물로 방출하는 과정이다. 지각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며 온도와 압력의 영향을 받는다.


방사선 분해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성 원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암석에 갇힌 물 분자를 분해하여 수소를 방출할 때 일어난다. 이 과정은 사문암화 작용보다 느리고 수율(收率)도 낮지만 더 넓은 범위의 지질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다. 미생물 활동이나 유기물 분해와 같은 덜 일반적이지만 다른 과정들도 퇴적 분지에서 수소를 생성할 수 있다. 태양에서는 수소 원자핵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융합만이 일어나지만 태양보다 훨씬 큰 항성의 내부에서는 더 큰 원자핵이 만들어진다. 질소는 지구 대기의 78%를 차지한다. 


산소는 지각 구성 원소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산소는 지구 대기의 21%를 차지한다. 공기 중에 산소가 21% 포함되어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산소가 존재한다. 대부분은 다른 원소에 붙어 있는 산화물 형태로서다. 흙이나 돌의 주성분인 이산화규소라는 규소산화물, 철봉 표면의 거무스름한 사산화삼철이라는 철산화물 등이다. 무엇인가 연소하려면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다. 산소를 통해 철이 산화되면 붉은 녹이 생긴다. 플루오린은 모든 원소를 통틀어 전기음성도가 가장 높다. 다른 원자의 전자를 강하게 끌어당기기 때문에 반응성이 높다. 형석(螢石; fluorite)은 주성분이 플루오린화 칼슘인 광물로 렌즈에 이용된다. 


네온은 헬륨과 같은 희유(稀有) 기체로 안정성이 높아 화학 반응을 일으키기 어렵다. 헬륨처럼 홑원소 물질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마그네슘은 엽록소에 필요하기 때문에 비료로 사용된다. 불에 태우면 강렬한 백색광을 뿜어낸다.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빼앗을 정도로 환원력이 강하다. 필수 미네랄 중 하나다. 금속 소재 중에서도 매우 가볍다. 마그네슘을 세게 가열하면 하얀 빛과 함께 연소되며 산화마그네슘으로 변한다. 마그네슘은 지각을 구성하는 12대 원소 중 하나다. 산소, 규소, 알루미늄, 철, 칼슘,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티타늄, 수소, 인, 망가니즈 순서다. 


산화알루미늄 결정으로 구성된 광물에 다른 금속 이온이 섞이면 루비, 사파이어 같은 보석이 된다. 알루미늄은 보크사이트 광석에서 만들어진다. 이온화 경향이 강한 알루미늄은 친숙한 금속 중에서 가장 산화되기 쉬운 금속이지만 공기에 산화되어 표면에 생겨나는 Al₂O₃(산화알루미늄)의 산화 피막(녹)이 대단히 치밀하기 때문에 한층 심각한 녹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해준다. 피막은 매우 얇으며 거의 무색이기 때문에 이 피막에 돞인 줄도 모르고 알루미늄은 녹슬지 않는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 산화 피막을 인공적으로 입힌 알루미늄 제품을 알루마이트라고 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부분의 알루미늄 제품에는 이런 처리가 되어 있다. 이산화규소 결정을 석영이라 한다. 규소 홑원소물질은 금속처럼 광택이 있다. 규소 화합물을 원료로 유리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암석의 성분 원소인 규소는 지각 내부에 산소 다음으로 많이 존재한다. 자연계에서는 홑원소 물질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산화규소라는 산화물로 얻게 된다. 규소의 홑원소 물질은 산화물을 타소로 환원해 만들어낸다. 이산화규소는 석영 등으로 산출되는 공유결합결정으로 단단하며 녹는점이 높다. 유리 등의 주성분이다. 포타슘(칼륨)은 물 속에서 발화하므로 석유에 넣어 보관한다. 포타슘은 인체의 신경전달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칼슘은 뼈나 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다. 


체내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미네랄이다. 탄산칼슘은 조개껍질이나 산호 골격의 주요 성분이다. 스칸듐은 희토류 원소의 하나다. 망가니즈는 지각에서 12번째로 풍부한 원소다. 망가니즈는 산소를 흡착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동굴에 망가니즈가 있을 경우 산소가 희박해지기도 한다. 철은 혈액 속 적혈구에 있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에 함유되어 있다. 철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면 매우 무른 빨간 녹이 생긴다. 철의 녹은 두 종류다. 산화철을 포함한 빨간 녹과 사산화삼철이 주성분인 검은 녹이다. 검은 녹은 빨갛게 달궈진 철에 고온의 수증기를 뿌리거나 공기 중에서 철을 세게 가열하면 생긴다. 적철석(hematite)은 비자성(非磁性)이고 자철석(magnetite)은 자성(磁性)이다. 니켈은 지구 핵에 풍부한 원소다. 아연은 효소의 작용 등에 관여하는,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원소다. 


우주를 떠도는 별 중에서 태양보다 20배 이상 무거운 항성은 마지막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항성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기까지 별 내부에서는 다양한 원소가 만들어진다. 항성 내부에서는 언제나 수소 원자에서 헬륨 원자를 만들어내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방출되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빛을 낸다. 항성 중에서도 질량이 무거운 별은 수소가 사라진 뒤로도 핵융합 반응이 이어진다. 헬륨에서 탄소, 탄소에서 산소, 산소에서 규소..이런 식으로 원자량이 큰 원소가 계속하여 합성되다가 마지막으로 철로 이루어진 핵이 생겨나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소, 헬륨 외의 무거운 원소는 초신성 폭발을 통해 흩뿌려진 것이다. 루비듐-스트론튬 연대측정법이 있다. 이리듐은 지구 지각에서 극히 희박한 원소다. 운석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지각에서 이리듐은 화성암 퇴적물(지각에서 융기한 암석), 운석 충돌구, 재형성된 퇴적물 등에서 가장 높은 농도로 발견된다. 금은 전기전도성이 높다, 부식에 강하다. 전성(展性)과 연성(延性)이 높다.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인 유일한 금속이다. 고체여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기에 수은은 미네랄이 아니다. 암석에 미량으로 분산된 납을 암석 납이라 한다. 암석 납은 원래 암석 물질에 존재했던 일반 납, 지질 시대 동안 우라늄과 토륨의 방사성 붕괴로 인해 동일한 암석 물질에서 생성된 방사성 납으로 구성된다. 


토륨은 방사성 물질이다. 토륨과 우라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산화성 지표 조건에서 토륨의 이동성이 훨씬 낮다는 점이다. 토륨은 화성암 형성 과정에서도 농축(concentrated)된다. 92번 원소인 우라늄보다 원자번호가 큰 원소는 모두 초우라늄 원소라 한다. 수많은 양성자가 필요한(원자번호가 큰) 초우라늄 원소의 원자핵을 만드는 것은 아주 어렵다. 기본적으로 서로 반발하는 양성자를 묶어두는 핵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만들더라도 대부분 금세 방사선을 내뿜으며 붕괴한다. 


우라늄에 중성자를 충돌시켜 핵분열을 일으켜서 이트륨, 아이오딘으로 나눈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통해 증발된 물에서 생겨난 수증기가 터빈을 돌린다. 전자기 유도 현상에 의해 전기가 생성된다. 순수한 금속으로서 우라늄은 무겁고 금속성을 띤다. 비중이 약 18.7인 천연 우라늄은 금(약 19.3)만큼 무겁다. 전기 전도성이 낮고 연성과 전성이 뛰어나다. 우라늄은 자연적으로 방사성 물질이며 감마선을 방출한다. 자연에는 여러 동위원소 형태로 존재한다. 우라늄 원자핵은 92개의 양성자와 가변적인 수의 중성자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의 합이 원자 질량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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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읽기 - 날씨와 기후 변화,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기에 숨겨진 과학
    사이먼 클라크 지음, 이주원 옮김 / 동아시아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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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먼 클라크의 '하늘 읽기'에서 희박한 공기 부분을 만난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란 책 생각도 했다. 이 책의 원제는 'Into thin air'인데 sparse와 thin의 차이는 무엇일까란 궁금증이 생긴다. Into sparse air라 해도 되는 것일까? 신대륙으로부터 흘러들어 온 부(富), 아랍세계의 수학, 베네치아 유리의 결합은 유럽이 현대 물리학, 화학, 생물학의 기초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갈릴레이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는 공기는 무게를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4원소설의 잔재 때문이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는 희박해지고 공기 온도는 차가워진다. 고도에 따른 대기 온도의 변화를 기온 감률이라 한다. 그렇다면 희박한 공기 속으로가 아니라 희박하고 찬 공기 속으로가 더 타당할 것이다.


    고도 1km 당 온도는 6도가 떨어진다. 그러니 고도 50km 지점에서 우주의 진공 온도(절대 0도; 마이너스 273. 15도)에 도달한다. 닉 레인의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그 의미와 역할에 대해 알았는데 '하늘 읽기'를 통해 미토콘드리아 탄생 배경을 알았다. 찾아 봐야겠지만 닉 레인의 책에도 포함된 바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내가 부주의한 결과다.


    대기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여러 층들이 수직으로 차곡차곡 쌓여 있는 구조를 하고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 온도가 낮아지는 것은 대략 10km 지점까지다. 


    그 이후는 그런 예가 적용되지 않는다, 성층권을 말하는 것이다. 대류권 위의 층을 말한다. 대류는 회전 또는 변화를 의미하는 말이다. 때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관측이 먼저 이루어지고 그 뒤에 이론이 등장해 이를 설명하기도 하며, 뛰어난 이론가들이 먼저 예측을 내놓고 이후 실험자들이 그 예측을 검증하기도 한다.(62 페이지) 대류권에서는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온이 점차 낮아지지만 성층권에서는 처음에는 일정하게 유지되다가 일정 고도를 넘으면 오히려 따뜻해진다.(100 페이지)


    대기는 케이크처럼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 위에 슈가 파우더가 깔끔하게 뿌려져 있는 것과 달리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도 미량의 원자와 분자들이 존재한다. 카르만 선(線)이란 개념이 있다. 지표면에서 100km 상공을 대기의 끝이자 우주의 경계로 정의하는 선이다. 이 선 아래에서의 활동은 비행, 그 위에서의 활동은 우주비행으로 간주된다. 대기 질량의 약 99퍼센트는 지표면에서 50km 이내에 집중되어 있다.


    바람이 없다면 우리는 폭우, 폭염, 안개, 천둥, 폭풍 등 다양한 날씨 현상을 경험할 수 없다. 바람은 가 자체로 하나의 날씨 현상이지만 모든 날씨를 가능하게 하는 존재다. 바람은 대기 중 물질을 지구 곳곳으로 실어 나른다. 바람은 움직이는 원동력은 지구 구석구석으로 열과 수분을 전달하며 날씨를 만드는, 대기라는 거인의 심장이다. 유체는 물과 같은 액체가 움직이는 방식, 질소나 산소 같은 기체가 흐르는 방식, 태양 중심부의 플라스마가 주변으로 출렁거리는 방식 등을 아우르는 말이다. 유체는 고체처럼 분자와 원자로 이루어진 물질이지만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대기는 무엇에 반응하는 것일까? 유체는 압력이 낮은 곳으로 흐르려는 경향을 갖는다. 공기는 저기압을 채우기 위해 몰려오지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구 자전에 의해 경로가 휘어진다. 아를 코리올리 편향이라 한다. 지구의 대기 역시 유체처럼 움직이며 지면 즉 육지와 바다에 의해 가변적으로 가열된다. 북반구에서 바람을 등지고 섰을 때 왼쪽은 저기압이고 오른쪽은 고기압이다. 이 문장은 윌리엄 페렐과 바위스 발롯이 도출한 복잡한 물리방정식을 압축한 문장이다.


    대기 물리학의 대부분의 연구는 온도, 기압뿐 아니라 함수율, 에어로졸 밀도 등 다양한 필드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한다. 기압, 온도, 밀도 등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얽혀 있는 방식은 겉보기엔 혼란하여 무작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모든 상호작용은 상태 방정식이라는 단 하나의 식으로 압축될 수 있다. 상태 방정식은 대기를 이해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이론적 도구다. 마치 정보를 통역해주는 만능 번역기와 같다.


    바람은 기압에 의해 만들어지고 기압은 기온에 의해 결정된다. 기온은 어떻게, 왜 변하는 것일까? 태양 때문이다. 지구는 태양이 바라보는 전체 공간 중 500억분의 1퍼센트만을 차지하지만 그 작은 면적을 통해 매초 약 15만 줄의 태양 에너지를 흡수한다. 물리적으로 보면 모든 우주의 천체는 전자기 복사를 방출한다. 모든 물체는 끊임없이 에너지 전자기 복사의 형태로 내보낸다. 이를 흑체복사라 한다. 태양광과 지구반사광 사이의 파장 차이는 대기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기는 짧은 파장의 태양빛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통과시키지만 지구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즉 지구반사광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대하지 않다. 실제로 대기는 긴 파장의 빛에 대해서는 벽돌 벽처럼 작용하여 지구가 흑체 복사로 내놓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다. 이렇게 에너지를 흡수한 대기는 가열되어 다시 자체적으로 흑체 복사를 방출한다. 그 방출된 에너지의 절반은 우주로 빠져나가고 절반은 지구를 향해 되돌아온다. 대기는 태양에 의해 직접적으로 데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아래의 지구에 의해 데워진다.(96 페이지)


    위에서부터 가열된 물은 층을 이루며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를 정적 안정성이라 한다. 가스레인지 위에 놓인 냄비에서는 그 과정이 완전히 반대다. 바닥에서 데워진 물(따뜻한 물)은 상승류를 타고 표면까지 올라가고 대기로 빠져나가지 못한 물은 다시 아래로 내려오면서 하나의 순환 흐름을 만들어낸다. 대기는 고정된 원통형 냄비가 아니라 회전하는 구체의 지표면을 덮고 있는 유체이기 때문에 그 순환 패턴은 훨씬 더 복잡하고 독특한 형태를 띤다.


    대기는 마치 가스레인지에 올려진 냄비 속 물처럼 아래에서부터 데워지기 때문에 지면과 가장 가까운 공기가 가장 따뜻하다.(100 페이지) 획기적 설명이라 생각한다. 성층권에서는 오존에 주의해야 한다. 오존은 자외선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오존층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구 생명체는 훨씬 짧은 수명을 가졌거나 매우 다른 형태로 진화했을 것이다. 오존은 성층권의 독특한 온도 분포를 형성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오존 분자는 자외선을 흡수하여 그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전환하여 대기를 가열한다.


    대류권은 조건부 안정성을 갖는다. 상황에 따라 공기덩이는 대류 현상으로 인해 불안정해져서 상승할 수도 있고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며 안정될 수도 있다. 성층권에서는 수직 방향의 운동이 거의 대부분 억제되며 대류 현상이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다. 대기를 거시적으로 바라볼 때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단연 기압이다. 그리고 이 기압은 온도 구체적으로 지구 표면의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지구의 온도를 결정짓는 힘 즉 지구의 모든 바람은 일으키는 궁극적 원인은 태양이다. 물론 태양에너지는 지구에 고르게 분포되지 않는다.


    기압은 일정하게 유지되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상태 방정식에 따라 공기 밀도가 감소한다. 에드워드 핼리는 해양학자, 기상학자, 지구 물리학자다.(114 페이지) 무역풍은 지구 열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대기의 특성으로 지표면 부근의 공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일정하게 흐르는 현상이다. 대기과학의 변혁이 일어난 시기와 전 지구적 정치 및 경제 구조의 재편 즉 전례 없는 규모의 정보 흐름이 가능해진 시기가 거의 동시에 도래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다.(120 페이지) 과학은 대서양을 중심으로 한 삼각 노예무역, 식민지 침략과 억압, 사회진화론에 입각한 국제 정책 등으로부터 데이터와 자금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122 페이지) 우리는 근대 초기 과학이 식민지적이고 때로는 잔혹한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획득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기후가 있는 나라가 있고 날씨가 있는 나라가 있다. 장기적인 기후 패턴이 더욱 뚜렷한 나라가 있고 단기적인 날씨 변화가 더욱 뚜렷한 나라가 있다는 의미다. 서유럽은 기상학적 관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역 중 하나다. 특히 영국 제도의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하다. 저자는 유럽의 날씨가 보여주는 극심한 변동성이야말로 대기 과학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137 페이지) 극심한 변동성은 지구 전역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좁고 빠른 공기의 띠를 말하는 제트 기류 때문이다.


    제트 기류는 중위도 지역 날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넓은 범위에서 바라볼 때 이 지역 대류권의 움직임은 본질적으로 제트 기류의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열대 저기압은 대기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동시에 가장 파괴적인 현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열대 해류에서 공기가 가열되어 넓은 범위의 대류가 발생하는 데서 문제가 시작된다. 대류에 의해 형성된 부분적인 진공을 메우기 위해 주변 공기가 몰려든다. 이 과정에서 코리올리 효과에 의해 공기가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따뜻하고 저기압인 중심을 빠르게 회전하는 공기가 둘러싸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저자는 “수백 년간 과학은 발전을 이루었고, 세계 최고의 기상학자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거대한 허리케인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할까? 더 나아가 왜 일기예보는 크고 작은 오류를 반복하는 것일까?”란 말을 한다. 날씨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던 소수의 인물들 덕에 기상학은 지속적으로 발전했다. 그 선구자들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로버트 피츠로이다. 찰스 다윈을 태우고 세계 일주를 떠난 탐험대의 선장으로 널리 알려진 피츠로이는 오늘날 기상학이라 부르는 분야의 창시자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피츠로이는 다윈에게 긴 항해 동안 읽으라고 찰스 라이엘의 ‘지질학 원리’(Principles of Geology)를 건네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피츠로이는 후에 이 결정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피츠로이는 물과 용암에 대해 알았으나 산 암석에서 발견된 조개껍질 증거를 보고 창세기의 홍수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쪽으로 나아갔다. 피츠로이는 자신이 찰스 다윈의 진화론 정립에 기여했다는 망령 같은 기억에 시달렸다. 아르헨티나 남부에 그의 이름을 기리는 차원으로 명명된 피츠 로이산이 있다. 이 산은 파타고니아의 화강암과 얼음으로 이루어진 장대한 서사시라 불린다.


    대기물리학은 보편적인 원리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보편성은 너무나도 방대하고 복잡하다. 과학자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적인 물리과정을 파악해야 한다. 무시해도 되는 복잡성은 과감히 생략하고 관측된 현상을 지배하는 주요 요인에 집중하는 것이다. 카오스 이론의 핵심은 겉보기에는 무작위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뉴턴의 운동 법칙과 같은 결정론적 방정식에 의해 지배되는 동적 시스템을 연구하는 데 있다.(181 페이지) 


    에드워드 로렌츠는 “카오스란 현재가 미래를 결정하지만 대략적인 현재는 대략적인 미래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문제는 방정식들이 초기 조건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대기의 초기 상태에 관한 정보가 완전하지 않다면 가까운 미래라고 하더라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 북송의 과학자 심괄(沈括; 1031-1095)은 고기후, 지질, 화석과 관련해 큰 발자국을 남긴 인물이다. 영국 제도의 기후가 흐리고 온화하다는 표현은 따뜻하고 맑은 날이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런 날이 흐리고 온화한 날보다 아주 드물다는 의미다. 기후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날씨를 평균 내야 할까? 일반적으로 30년이다. 특정 지역의 기후뿐 아니라 전 지구의 평균 기후 역시 상당히 급격하게 변화할 수 있다. 지구가 대규모로 변화한다는 이야기는 주로 지질학에서 비롯된 것이다.(210 페이지)


    팔방미인이었던 심괄은 산이 침식되고 하천에 의해 퇴적물이 쌓여 육지가 형성된다는 이론을 제시하며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유럽에서는 지질학이 종교적 간섭으로 인해 오랜 기간 제약을 받았다. 지질학은 18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기독교 교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제임스 크롤(James Croll; 1821-1890)은 어느 반구의 겨울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궤도 구간과 일치하게 되면 극심한 추위로 인해 눈이 대규모로 내리고 얼음이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겨울철 반구의 표면이 새하얗게 덮이면 표면의 반사율이 높아지게 된다.(216 페이지) 추위가 극에 달하면 얼음이 여름철까지 녹지 않고 남아 1년 내내 겨울이 지속되는 상태 즉 빙하기가 발생할 수 있다.


    밀란코비치는 빙하기는 오히려 여름철이 궤도상 가장 먼 지점과 겹쳐 겨울이 오기 전에 눈과 얼음이 녹지 않은 경우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얼음이 녹는 양이 줄어든 상태에서 겨울철에 눈이 계속 내리면 얼음층이 점차 두터워진다. 대규모 기후 변화는 크롤이 제안하고 밀란코비치가 발전시킨 궤도 주기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이 주기들은 수천 만년이나 수억 년이 아닌 수만 년 단위의 변화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억 년 동안 태양의 출력은 아주 느리게 증가해 왔지만 그와 동시에 지구는 대체로 냉각되어 왔다.


    장 바티스트 조제프 푸리에는 얼이 생명을 부여하는 성질을 지녔다고 믿었다. 그는 지구가 지금보다 훨씬 더 추워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지구는 기본적인 열역학 법칙이 예측하는 것보다 무려 30도 이상(마이너스 18도여야 하는데 플러스 15도이기에) 더 따뜻한 셈이다. 푸리에는 대기가 일종의 단열재처럼 작용해 지구를 더 따뜻하게 유지시킨다고 생각했다. 대기는 태양이 방출하는 대부분의 빛(태양은 매우 뜨거운 천체이므로 대부분 파장이 짧다.)을 그대로 통과시키지만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빛(지구에서 방출되는 빛은 상대적으로 대부분 파장이 길다.)은 매우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이런 효과는 부분적으로 이산화탄소에 의해 일어나지만 대부분은 수증기에 의해 일어난다.


    대기 중에는 눈에 보이는 구름이 보이지 않는 수증기의 형태로 1조톤 이상 존재한다. 이 물은 긴 파장의 빛을 매우 효과적으로 흡수해 대기의 단열 효과 대부분을 담당한다. 이것이 온실효과다. 대기의 단열 특성이 지니는 가장 중요한 효과 중 하나는 해가 진 이후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구의 밤 쪽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전혀 받지 못하지만 여전히 우주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해가 지면 이러한 에너지 불균형으로 인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를 복사냉각이라 한다.


    지구의 역사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왜 그렇게 많은 변화를 겪었을까? 비 때문이다.(229 페이지) 지질학적 탄소순환은 수백만 년에 걸친 과정이다. 비가 대기를 통과해 지표면으로 떨어질 때 아주 작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약한 탄산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대기 중 탄소가 제거되고 빗물이 바다로 흘러가면서 탄소는 깊은 저장소로 옮겨진다. 이 탄산은 바닷속에 저장되거나 판 구조 경계에서 맨틀 속으로 끌려 들어가 지구 내부에 저장될 수도 있다. 빗물이 화산암에 떨어질 경우 탄소는 곧바로 땅속으로 흡수된다. 탄산염암 위에 떨어지면 암석 표면을 살짝 녹이면서 오히려 대기 중으로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깊은 곳의 탄소는 화산 활동이나 활발한 판 구조 경계의 움직임을 통해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저자는 석탄은 본질적으로 암석에 갇힌 고대의 햇빛이라 할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인상적이다. 저자는 대기 과학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찰스 데이비드 킬링이라 말한다. 킬링 곡선의 그 인물이다. 킬링은 우리는 이제 막 대기가 무한한 용량의 쓰레기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말을 했다.(250 페이지) 지구가 따뜻해지면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그러면 구름이 많아지며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광이 줄어들어 다시 냉각되는 과정이 작동한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들이 잎을 더 두껍게 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식물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효율이 저하된다. 즉 탄소 농도가 저하될수록 오히려 탄소 제거 속도가 느려진다. 20세기 말에 이르러 지구는 분명히 따뜻해지고 있으며 이는 인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저자는 지구 온난화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기후 변화는 실제로 체감하는 현상이라 말한다.(254 페이지) 인간이 기후에 끼친 영향은 결코 균등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탄소를 가장 적게 배출한 사람들이다.


    탄소 배출량은 결정론적 물리 법칙이 아닌 인간의 선택과 경제적 판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2100년까지 이산화탄소 농도는 500-600ppm 사이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다. 대기와 지구 자체는 표면에 달라붙어 살아가는 생명체와는 별개로 살아남을 것이다. 현재 인류는 자신이 앉아 있는 나뭇가지를 스스로 톱질하고 있다. 대기는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우리는 대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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