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와 모네 - 인상주의의 거장들 아티스트 커플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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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는 인상주의의 거장들이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이이다. 그 둘의 관계를 해명한 김광우의 마네와 모네는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의 한 권이다. 저자 김광우는 철학 및 현대 미술, 비평을 전공한 분이다. 저자는 예술가의 창조성은 주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한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한 자료들을 실었다는 데 있다. 그래야 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두아르 마네(1832 1883)올랭피아풀밭에서의 오찬으로 유명하고 클로드 모네(1840 1926)는 수련(睡蓮) 연작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모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마네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고 모네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마네는 모더니즘을 연 사람이고 모네는 최초의 회화 혁명을 체계적으로 일으킨 사람이다. 마네와 모네는 일본 판화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응용했을 뿐 아니라 일본 판화를 그림의 배경으로 장식했다.(46 페이지)

 

모네와 마네는 행복한 시간을 공유했다.(171 페이지) 마네는 모네를 끝없이 도왔다. 모네는 마네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다.(192 페이지) 모네는 마네 사후 마네를 위대한 화가로 기억되도록 적극 나섰다.(267 페이지) 모네는 마네의 작품이 루브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268 페이지) 둘의 관계는 고흐와 고갱의 그것과 달리 바람직한 것이었다.

 

인상주의란 말이 처음 생긴 것은 모네의 인상, 일출이란 그림을 본 루이 루르아에 의해서이다. 물론 루르아는 이 그림을 보고 얼마나 자유로운가, 얼마나 쉽게 그렸는가라는 경멸조의 말을 했다.(166 페이지) 모네는 빛이 일기(日氣) 변화에 따라 사물에 일으키는 변화를 파악하고 그것을 영롱한 색조로 나타낼 줄 알았으며 빛이 사물에 닿아 분산되는 것을 상상하면서 순간적인 현상을 빠른 붓질로 캔버스에 담았다.(15 페이지)

 

모네가 항상 같은 시간에만 그림을 그린 것을 쿠르베가 기이하게 여긴 것은 유명하다. 모네는 대상 하나하나에 대한 사실주의 묘사를 중요하게 여긴 것이 아니라 빛이 시시각각 대상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관심을 두었다.(97 페이지) 모네는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그는 바라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그리고 또 그렸다.(247 페이지)

 

마네의 불로뉴 해변1868년 작품으로 처음으로 인상주의 화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마네는 사람들을 분명하게 묘사하지 않고 색을 적당히 쓱쓱 문지르는 것으로 처리했다. 이런 화법이 오히려 과학적인데 그것은 시선이 닿는 중심지가 아닌 주변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132 페이지)

 

마네는 많은 예술가들과 어울렸다.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시인 보들레르이다. 마네는 보들레르의 시신이 안장(安葬)되는 모습을 장례식이란 제목으로 그렸다. 한편 시인 말라르메는 마네의 미학적 대변인으로 평가된다. 말라르메는 마네의 10년 연하이다. 보들레르는 마네의 11년 연상이다.

 

조르주 바타유는 마네가 그린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상을 보고 위대한 두 영혼 사이의 애정을 표현하는 작품이라 극찬했다.(189 페이지) 모네가 그린 템스 강 풍경 시리즈 석 점은 스케치처럼 그린 인상, 일출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153 페이지) 1872년 모네는 작품의 질과 값에서 큰 결실을 맺었다.(157 페이지) 이런 점은 저자의 의도(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에 부합한다.

 

에밀 졸라의 나나가 출간되기 전 마네가 나나를 그렸다.(215 페이지) 마네는 평생 일곱 개의 화실을 전전했다.(223 페이지)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우상으로 여겼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는 마네에게 영향을 주었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는 프랑스 철학자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분석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52세까지, 모네는 86세까지 살았다. 마네는 말년을 투병 속에서 보냈다. 마네는 현대 감각을 일깨워주고 떠난 화가로 평가받는다. 마네는 현대적 감각으로 그림의 주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며 우발적인 변화라도 주의 깊게 살펴보라는 보들레르의 권유를 소중하게 받아들인 화가이다.(244 페이지)

 

반면 모네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모네는 모파상과 친하게 지냈다. 같은 주제를 연속적으로 그리는 연작은 오늘날 많은 화가가 그리지만 모네가 건초더미 시리즈를 그릴 때만 해도 과거에 없던 획기적인 방법이었다.(278 페이지) 물론 모네의 가장 유명한 연작은 수련(睡蓮)‘ 연작이다.

 

프랑스 철학자, 과학자, 시인인 가스통 바슐라르가 꿈꿀 권리에서 다룬 모네론()은 유명하다. 모네는 지베르니(Giverny)를 유명하게 했다. 지베르니는 파리에서 약 75km 떨어진 곳으로 모네가 거주하며 작업한 마을이다. 모네는 종일 수련을 그리고 그렸다.

 

당시 모네는 아들 장을 먼저 떠나 보낸 70대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1차 대전 발발로 작업에 대한 도취는 중단되었다.(305 페이지) 이 장면은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마의 산을 내려오는 주인공 한스 카스트로프를 그린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연상하게 한다.

 

모네는 오랑주리의 타원형 전시실에 맞는 패널화를 그리려 했지만 백내장으로 시력이 나빠져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오랑주리는 식물원이었다가 미술관이 된 곳이다.(참고로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모네, 하면 가스통 바슐라르의 꿈꿀 권리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클로드 모네처럼 물가의 아름다움을 거두어 충분한 저장을 해두고 강가에 피는 꽃들의 짧고 격렬한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네도 거장이었지만 모네를 보며 거장이란 말을 더 떠올리는 것은 작품 때문이기도 하지만 긴 구십에 가까운 나이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간 삶 때문이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은 전기(傳記) 위주의 평이한 글이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같은 저자의 칸딘스키와 클레’, ‘고흐와 고갱’, ‘뭉크, 쉴레, 클림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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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정복 만화, 지학툰 - 우리 주변의 과학을 정복하다
콜프 지음 / 사회평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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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정복 만화, 지학툰]의 우주는 우리 주변이란 의미다. 저자 콜프는 콜드 프론트(cold front) 즉 한랭 전선의 약자(略字)라고 한다. 한랭 전선이 왔다는 것은 곧 비가 물러나고 맑은 날씨가 찾아올 것이라는 의미라며 저자는 인생의 힘든 일 또한 한랭 전선처럼 곧 지나가리라 약속된 것이라 믿고 싶다고 말한다. 저자는 다른 과학들이 원리를 바탕으로 현상을 예측하는 학문이라면 지구과학은 현상을 바탕으로 그에 맞는 원리를 짜맞추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AI는 지구과학은 단순히 현상에 맞춰 원리를 짜맞추는 학문이 아니라 현상을 바탕으로 원리를 역추적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귀납적, 연역적 통합과학이라 말한다. 지구, 우주, 과거의 역사는 실험실에 집어넣고 재현할 수 없다. 인류에게는 이미 완성된 지구라는 결과가 주어졌다. 지구과학이 현상에 맞춰 원리를 짜맞추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기후 변화, 지층 등 나타난 흔적을 보고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역으로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수긍할 수 있는 점은 지구과학은 오직 지구와 우주에서의 현상만 다루기에 범위가 많이 좁다는 점이다. 저자는 백두산 이야기를 한다. 화산이 폭발할 때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요소는 크게 네 가지다. 용암, 화산이류(泥流), 화산쇄설물(瑣屑物), 지진 등이다. 지진 해일을 뜻하는 쓰나미(つなみ; 津波)는 일본어다. 많이 느려진 앞의 파도와 느려진 중간 파도와 조금 느려진 뒤의 파도가 겹치면서 어마어마한 높이의 쓰나미가 완성된다.

 

깊은 바다에서 해안가로 갈수록 수심이 급격히 얕아진다. 파도의 속도는 수심에 비례하므로 가장 앞 부분이 가장 먼저 느려진다. 뒤따라오는 파도는 여전히 빨라 앞 파도와의 간격(파장)이 좁아진다. 갈 곳을 잃은 거대한 에너지가 위로 솟구치며 벽처럼 높아진다. 깊은 바다에서 시속 700~800km였던 쓰나미는 해안가에 도달하면 시속 30~40km로 느려지는 대신 높이는 수십 배 이상 증폭된다. 이를 천수효과(淺水效果; shallow effect)라 한다.

 

지구과학이 화학으로 넘어가는 계기는 암석도 결국 광물이라는 화학 결정의 혼합체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질학이란 결국 돌의 일생, 크게 보면 지구라는 살아 있는 돌의 일생에 대한 학문이라고. 화산학자 에릭 클레메티가 쓴 지질학은 암석 그 자체가 아니라는 글이 눈에 띈다. 클레메티는 지질학(geo)은 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클레메티는 지질학자(그리고 고생물학자)들이 밖에 나가서 암석, 광물, 화석을 찾아 이름표를 붙이고 박물관이나 먼지 쌓인 서랍에 보관하는 것은 지질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빅토리아 시대의 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한다.

 

클레메티는 지질학자가 되거나 지질학 수업을 듣다 보면 이 분야에 대해 생각하려면 종합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 말한다. “물리학? 물론이죠. 화학? 당연하죠. 생물학? 당연히요. 인류학? 당연히요. 고고학? 맞아요. 기상학? . 기후학? 두말할 필요 없죠. 천문학? 두고 보세요!” 클레메티는 현대 지질학은 지구(그리고 그 너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탐구한다고 말한다. 이는 지질학자들이 지구 내부와 외부를 형성하는 과정들을 연구함을 의미한다. 클레메티는 오해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신은 돌을 정말로 좋아한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 돌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것 이상으로 지질 과정을 아우르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온 나에게 에릭 클레메티의 글은 반갑기 그지 없는 글이다.

 

저자는 지구가 품고 있는 내부 에너지의 대부분은 지구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갖고 있었던 열에너지라고 말한다. AI는 지구 내부의 방사성 원소가 붕괴하며 내는 열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의하면 지구는 새로운 산과 계곡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살아 있는 행성이다. 맨틀과 암석의 차이가 중요하다. 맨틀은 지구 내부의 구조를 나누는 공간의 이름이고 암석은 맨틀을 채우는 물질이다.

 

역사상 유례없이 온 세계가 지구과학에 열을 올리던 때가 있었다. 바로 2차 세계대전 때다. 이때 각광을 받은 것이 잠수함이다. 이때 중요해진 것이 해저 지형과 해저탐사다. 해리 헤스가 발견한 것 가운데 기요(Guyot)가 있다. 꼭대기가 평평한 모양의 거대한 심해 화산이다. 해리 헤스가 발견한 기요는 해저 확장설을 증명한 결정적 물증이다. 기요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파도에 의해 깎여 평평해진 꼭대기가 왜 지금은 파도가 치지 않는 심해에 있는가였다. 기요는 해양 판이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수직으로 침강한다는 판 구조론의 핵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해리 헤스는 해양 바닥의 나이가 지구의 나이에 비해 지나치게 젊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는 또한 해양 바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의 양이 지역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서양 중앙 해령은 마리 샤프라는 지질학자가 발견한 지형이다. 대서양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산맥이며 가운데가 움푹 파인 V자 모양의 계곡을 가지고 있다. 마리 샤프는 지도교수인 브루스 히젠에게 이것이 대륙이 찢겨나간 흔적이 아닌지 조심스레 물었다.

 

대서양 중앙 해령이 있는 곳은 다른 곳보다 뿜어내는 열의 양이 많았다. 그곳에 쌓여 있는 먼지(퇴적물)의 나이는 중앙에서 가장 적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많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와다치 기요오(和達清夫; 1902~1995)는 지하 300km 이상 깊은 곳에서 발생하는 지진인 '심발지진'의 존재를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 그는 일본의 지진을 조사한 결과 해구가 있는 태평양 쪽에서는 얕은 지진이, 동해로 갈수록 깊은 지진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논문은 일본어로 쓰였기 때문에 조용히 묻히고 말았다. 그로부터 20년 후 거의 똑같은 내용의 논문을 미국의 지진학자 휴고 베니오프가 내놓으면서 이 지진대에 베니오프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결국 이 지진대의 이름은 중립적인 섭입대로 정해졌다. 태평양 쪽에서 얕은 지진이 발생하고, 동해로 갈수록 지진이 깊어지는 이유는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파고들며 비스듬하게 땅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해양판인 태평양판은 대륙판인 유라시아판(또는 북미판/필리핀판)과 충돌할 때 무겁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이때 판과 판이 만나 꺾여 들어가는 시작점(일본 동쪽 태평양 바다)이 해구다.

 

두 거대한 판이 맞부딪치며 들어갈 때 엄청난 마찰과 압력이 생긴다. 판이 대각선 아래로 깊숙이 들어감에 따라 마찰이 일어나는 지점(지진의 진원)도 동쪽에서 서쪽(동해 및 한반도 방향)으로 갈수록 점점 깊어진다.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갈 때 꺾여 들어간다는 뜻은 대각선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판이 대각선으로 깊숙이 들어가기에 꺾여 들어가는 시작점(해구)에서 멀어질수록 지진이 발생하는 깊이가 대각선 방향을 따라 천발(淺發)-중발(中發)-심발(深發) 지진으로 깊어진다.

 

대서양 중앙해령이 찢어지고 있던 이유는 해령을 중심으로 해저가 확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헤스의 발견에 따르면 찢어진 자리에서는 맨틀 물질이 올라와 새로운 지각을 만들고 있었다. 그럼 해저는 무한정 커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어딘가에선 땅이 다른 땅 밑으로 가라앉는다. 이렇게 땅은 해령에서 태어나 해구에서 소멸하는 우리네 인생 같은 순환을 겪는다. 헤스는 아서 홈스라는 과학자가 제시한 맨틀 대류설을 채택했다. 부분 용용 상태인 맨틀이 상승하는 곳에서는 땅과 땅이 벌어지고, 맨틀이 하강하는 곳에서는 땅과 땅이 모여든다는 설이다.

 

맨틀은 감람석이라는 초록색 광물로 이루어져 있어서 초록색을 띤다. 맨틀 물질이 상승하는 해령은 뜨겁고, 하강하는 해구는 차갑다. 달이나 수성, 화성의 땅은 생동하지 않고 죽어 있다. 그곳에서는 화산도, 지진도, 새로운 암석의 탄생도 없다. 저자는 화학과 지구과학은 정반대의 학문이라 말한다. 화학은 원자 세계를 연구하는 만큼 정확성과 정밀성이 생명이라면 지구과학은 지구와 우주를 연구하는 만큼 자료 하나하나보다는 큰 경향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클레어 패터슨(Clair Cameron Patterson; 1922~1995)은 지구의 정확한 나이를 최초로 밝혀내고 전 세계적인 납 오염 규제를 이끌어내어 인류를 구한 미국의 지구화학자이자 환경운동가다. SiO(이산화규소)는 밝은 색이니 함량이 적으면 어두운 색이 되고 반대는 밝은 색이 된다.

 

제주도는 땅까지 검은색인데 같은 현무암 지대인 연천은 땅까지 검지는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화산 활동의 시기(지질학적 나이)와 기후로 인한 풍화 작용의 차이 때문이다. 50만 년 전~10만년전에 화산이 분출한 연천은 제주도보다 훨씬 오래전에 용암이 분출했다. 오랜 시간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현무암 속 철분이 공기 및 물과 만나 산화되었다. 이 때문에 검은색이 아니라 붉은색이나 황토색 토양으로 변했다.

 

2~수천 년 전에 화산이 분출한 제주도는 지질학적으로 매우 젊은 땅이다. 용암이 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무암 고유의 검은 빛깔(휘석, 감람석 등의 광물 색상)이 토양에 그대로 남아 있다. 손영운은 연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땅에 속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토양 색을 보면 제주도가 최근에 화산이 분출했음을 알 수 있다. 과학교사 출신의 저술가 손영운이 연천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땅"이라고 표현한 것은 맞지만 실제 지질학적으로 화산 활동이 가장 최근까지 일어난 곳은 제주도(및 울릉도, 백두산)가 맞다.

 

손영운 저자가 연천을 '가장 젊은 땅'이라고 부른 것은 한반도 내륙 기준이거나 교과서적 의미에서 신생대 제4기 분출 지형의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문학적·대중적 수사다. 제주도는 섬 전체가 화산재로 덮여 있으며 물이 잘 빠지는 환경 덕분에 화산재 유기물이 씻겨 내려가지 않고 한데 엉겨 붙어 짙은 검은색의 토양층을 형성하고 있다.

 

저자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을 실천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지만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저자는 온실 기체가 바로 우리 지구의 패딩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온실 기체는 지구가 방출하는 열을 흡수하여 지구에 되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패딩이 점점 두꺼워지면서 지구의 체온은 필요 이상으로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즉 화석연료들이 지구의 패딩을 더 두껍게 만들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누리던 것을 조금씩 내려놓으면 된다.

 

오존층 파괴와 미세먼지는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없다. 오존층 파괴의 경우 주원인인 프레온 가스가 매우 강력한 온실 기체이긴 하지만 오존층이 파괴되면 자외선 차단이 어려워져서 문제일뿐 지구의 기온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미세먼지의 경우 호흡기 깊숙이 들어와 여러 질환을 유발해서 문제이지 같은 대기 문제라는 것 빼고는 지구온난화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심한 미세먼지는 햇빛을 차단해 기온을 낮춘다.

 

앙리 푸앵카레는 과학자는 자연이 쓸모 있기 때문에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아름다움에서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만약 자연이 아름답지 않다면 알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장영실은 세종에게 북극성은 전하의 별입니다란 말을 했는가. 영화 속 허구다. 영화 천문에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별을 보며 대화하는 장면이 있다. 장영실이 세종대왕을 가리켜 저기 북극성이 전하 이십니다라고 말하자 세종대왕은 그건 아니다, 북극성은 중국 황제만이 칭할 수 있다고 주의를 준다.

 

북극성 이야기는 천문학 영역에 속한다. 지구과학이 다루어야 하는지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13 페이지) 칼 세이건이 우주를 코스모스, 스페이스, 유니버스로 분류한 것처럼 지구를 나누어 볼 수 있을까? 일상의 공간인 지표(Earth-Space),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구성된 지질학적·물리적 행성으로서의 지구인 물리적 지구(Earth-Universe), 생물권과 비생물권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스스로 환경을 조절하는 복합 생태계 즉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자 생명의 요람인 가이아(Earth-Cosmos)는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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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 두렵거나, 외면하거나 Nature & Culture 2
앤드루 로빈슨 지음, 김지원 옮김 / 반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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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신의 화학자 앤드루 로빈슨은 [지진 두렵거나, 외면하거나]에서 지각판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둔하고 무딘 영국 같은 나라도 지진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말을 한다. 책에 의하면 지진 학자들은 전 세계 국토 면적의 0.3%에 해당하는 일본이 연간 받는 전 세계 방출 지진 에너지의 비율은 10%라고 분석한다. 1812년 베네수엘라 대지진은 자연재해,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인간의 행동과 그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해석에 관해 큰 시사점을 주는 사건이다. 가톨릭 사제들은 지진이 독립을 선언한 죄에 대한 신의 형벌이라 주장했다. 이에 분노한 시몬 볼리바르(1783-1830)는 만약 자연이 우리를 대적한다면 우리는 자연과 싸워 그것이 우리에게 복종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진은 볼리바르에게 큰 영향을 미쳐 볼리바르가 다른 나라로 가 더 큰 정부를 세워 결과적으로 베네수엘라의 해방을 이루게 했다. 시몬 볼리바르는 스페인의 식민지배로부터 남미의 6개국(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파나마, 볼리비아)을 해방시킨 영웅이다. 저자는 구역 성경에 나오는 도시인 예리코(여리고)의 성벽 붕괴 사건을 지진이 초래한 사건이라고 설명한다. 가령 발굴자들은 예리코의 무너진 벽 아래에서 곡식을 발견했다.

 

도시가 적들에게 침공을 당했다면 귀중한 곡식은 분명히 침입자들이 빼앗았을 것이다. 저자는 고고학자들은 문화적인 변이를 인간의 역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지진이나 다른 자연재해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역사가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히로시마와 아우슈비츠가 20세기에 일어난 전 세계적인 재앙의 상징으로 절대 잊히지 않는 반면 샌프란시스코와 도쿄가 지진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었어도 별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연재해 중 거의 유일무이하게 세계적으로 기록되는 게 폼페이이다. 하지만 이는 주민들이 베수비오 화산의 임박한 폭발을 암시하는 경고를 무시해서 위기를 자초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반면 아무런 전제 없이 덮쳤던 리스본 지진은 도시에 있던 그 어떤 사람에게도 재앙에서 탈출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영국 국교회의 성직자 윌리엄 워버튼(1698-1779)은 친구에게 "이 끔찍한 일을 인간의 불경을 하늘이 응징하는 거라 생각하는 건 굉장히 섬뜩하네. 하지만 우리가 아버지가 계시지 않은 세상에 고독하게 버려져 있다고 생각하는 건 10 배는 더 무시무시하네."라고 말했다. 전전긍긍의 심정을 잘 드러내주는 말이다.

 

저자는 진도(震度)와 규모(規模)를 구분해 설명한다. 진도는 지진 때문에 사람이 인지한 것을 측정하는 것이고, 규모는 과학적 도구가 인지한 것이다. AI는 지진의 규모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방출된 에너지의 총량을 뜻하며, 지진의 진도는 특정 위치에서 사람이 느낀 흔들림의 정도와 피해 규모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규모는 지진이 일어난 위치가 어디든 관측 장소에 상관없이 단 하나의 고유한 값을 갖는다. 지진의 진도는 진원에서 가까울수록 높고 멀수록 낮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값이 여러 개로 나뉜다. 관찰자에게서 가까운 소규모 지진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강한 지진보다 더 높은 진도로 느껴질 수 있다. 규모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은 대다수의 지진 학자들이 일반 대중과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이다.

 

지진파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하에 있는 지진의 중심점에서 곧장 위에 있는 지표면으로 퍼져나가는 중심파가 있고 중심파의 일부가 지면에 도착한 다음 변형되어서 생기는 표면파가 있다. 중심파는 1차파인 P파와 2차파인 S파로 나뉜다. S파는 전파처럼 양옆으로 파동을 가하며 움직이기 때문에 더 느리고 액체를 통과할 수 없다. 그리고 지면을 수직과 수평 방향으로 흔든다. 건물들은 수평 응력을 별로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P파보다 S파에 훨씬 큰 피해를 입는다. 지진의 진앙이 지 진 기록계에서 멀수록 빠른 P파와 느린 S파의 도착 간격이 더 커진다. 러브파와 레일리파는 두 가지 주된 표면 파다.

 

진앙과 진도보다 좀 더 복잡한 개념인 규모 측정법을 만들기 위해 지진의 크기를 결정하고 싶었던 20세기 지진 학자들은 문제에 맞닥뜨렸다. 진앙에서 관찰자까지의 거리에 따라 다양하게 나오는 여러 가지 진도 계급 대신에 각각의 지진에 딱 하나의 숫자를 부여하는 계급을 어떻게 고안하느냐 하는 거였다. 규모 8의 지진은 규모 7의 지진 보다 지면을 10배 더 강하게 흔들고 규모 6의 지진보다 100배 더 강하게 흔든다. 하지만 만약 규모 6의 지진의 진앙이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다면 규모 8의 지진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나무로 지은 일본 전통 가옥은 지진에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화재에 취약한 반면 벽돌과 돌로 지은 서구식 건물은 화재에는 강하지만 지진에 고스란히 무너졌다. 나무는 휘어지더라도 부러지지 않고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탄성이 뛰어나다. 목재는 돌이나 벽돌보다 훨씬 가볍다. 지진이 건물에 가하는 힘은 건물의 무게에 비례함으로 가벼운 목조건물이 받는 충격이 훨씬 적다. 나무는 유기물이므로 불에 잘 탄다. 돌과 벽돌은 불에 타지 않은 광물성 재료다. 외벽이 타지 않아 인근 건물로 불이 옮겨 붙는 것을 막아준다.

 

돌과 벽돌은 위에서 누르는 힘(압축력)에는 잘 견디지만 옆으로 당기는 힘(인장력)이나 흔드는 힘(전단력)에는 약하다. 지진으로 좌우 흔들림이 발생하면 결합부위가 쉽게 갈라져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돌과 벽들은 매우 무겁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건물이 받는 흔들림의 에너지가 목조건물보다 훨씬 커서 파괴력이 배가(倍加)된다. 물론 대지진이 화재로 이어짐을 유의해야 한다. 켈빈 경이라는 애칭을 가진 윌리엄 톰슨 같은 지질학자들과 물리학자들이 지구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엑스레이를 제공하면서 지진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지진파가 지각, 맨틀, 핵의 여러 부분을 지나 멀리 있는 지진기록계에 잡힐 때의 속도와 경로를 계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세기 초 지진학은 점차 지구 물리학이라는 넓은 분야의 일부로 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언제, 어디서, 왜 지진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보편적인 이론은 없는 상태였다. 1960년대에 생겨난 판 구조론이 지진 발생을 거시적인 면에서 성공적으로 설명해준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미시적인 면, 다시 말해 지진이 일어날 때 지하의 바위들은 어떻게 되는지 같은 것들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진이 일어난 후에 제시된 한 세기 전의 이론에 지금까지 의존하고 있다. 단층에 관한 모든 오류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지진학자 수단 휴는 지질학에서 판 구조론의 중요성을 의학에서 심장마비를 진단하기 위한 혈액순환의 중요성에 비견했다.(158 페이지) 세계 지진의 대다수는 판 경계에서 일어난다. 섭입은 밀도가 상당히 다른 두 개의 판이 충돌하는 판의 경계라면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밀도가 더 높은 판이 밀도가 낮은 판 아래로 섭입된다. 반대로 부딪히는 두 판의 밀도가 비슷하다면 섭입은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산악지대가 생기고 지진이 일어나긴 하겠지만 화산 폭발은 없을 것이다. 지진을 일으키는 응력은 단층을 잘라내고 비비고, 양옆에서 잡아 당기고, 옆에서 압축한 방식으로 힘을 행사한다.

 

저자는 오늘날 캘리포니아에서는 지진 학자들과 지구 물리학자, 공학자, 건축가, 보험 업자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여전히 잘못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진 예측은 유혹적인 신기루이다. 계속해서 손짓을 하지만 항상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 대지진이 일어나면 지진학의 외곽에 있는 사람들은 성공적으로 지진을 예측했다고 주장하며 그들의 소위 실적을 가지고서 미래의 지진을 예측하려 한다. 지진학 전문가들은 대지진이 어디서 일어날지 예측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긴 하지만 이런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는 여전히 그들의 예지 범위 밖에 있다. 하지만 지진 학자들은 종종 추측을 하고 싶은 유혹에 넘어간다.(205 페이지)

 

장기 예측을 하려는 과학자들의 소망은 주로 탄성 반발 모형으로부터 생겨난 순환적 개념을 핵심으로 한다. 즉 단층 응력이 꾸준한 속도로 쌓여 가다가 정기적으로 단층 파열이 갑자기 일어나면 해소된다는 개념인데 우리는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반대로 짧게 말하자면 전조가 대단히 중요하고 좀 더 확장해서 보자면 이를 관찰하고 측정할 기계들과 사람들, 사회 조직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전조로 볼 만한 증상으로는 초기 미진, 지면 압력의 변화, 지면의 기울어짐이나 상승 저항감, 지역 자기장과 중력장의 변화, 지하수 수위 변화, 라돈가스의 방출, 낮은 소리, 섬광과 동물들의 기묘한 행동 같은 것들이다.

 

이런 전조 중 몇 가지는 대지진이 일어나기 몇 달 전 심지어는 몇 년 전에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몇 가지는 지진이 일어나기 며칠이나 몇 시간 전에 일어난다. 장기적인 지진 예측은 장기적인 날씨 예보 보다 훨씬 더 성공률이 낮고 위험도는 어마어마하게 높다. 지질학적 변이 과정은 굉장히 느려서 설령 한 세기 분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해도 겨우 1분 관찰하고 내일의 날씨를 예측하려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다. 지진 예측 분야는 어떤 의견에도 완전히 열려 있는 상태이다. 많은 예측이 비과학적이고 유사 과학적인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고 대다수는 무시된다. 하지만 종종 불분명한 이유로 이 가운데 하나가 퍼져서 사람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1989년 로마 프리에타 지진은 우리가 일어나길 바라는 곳에서 일어나지도 않았고 예측할 수도 없었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지각 단층을 열심히 연구했지만 지진이 어떻게, 왜 일어나고 재발하는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이 이제 걸음마 단계이고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켜준다. 이스라엘 출신의 지구물리학자 아모스 누르(Amos Nur; 1938-2024)가 쓴 [아포칼립스; 지진, 고고학 그리고 신의 분노]는 주목할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대 도시 몰락은 전쟁이 아닌 지진 등의 자연재해 때문이라고 보았다. 가령 누르는 예리코 성벽 붕괴를 요르단 지구대의 활발한 단층 운동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누르 교수는 판 내부의 고대 단층이 축적된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재앙적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PS 관측 결과 매년 mm 단위로 판이 자세하게 뒤틀리며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저자는 2008년 영국 지진 때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이긴 해도 자신이 사는 아파트가 흔들렸다는 사실을 말한다. 그래서 그는 아무래도 이제는 침대 바로 위에 설치한 책장의 무거운 지구과학책 무더기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걸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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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 대형 서점 집계에 의하면 독자들이 비문학 책들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한다. 정서, 공감 등의 키워드로 말할 수 있는 소설, 시 등이 아닌 지식 분야는 유튜브에서 알거나 AI에게 물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AI는 지식 양과 정확도 등에서 놀랍다. 하지만 충실한 답 또는 소재를 얻으려면 단편적이어서는 안 되고 거듭 묻고 답에 따라 생각을 바꿔 의미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AI만으로는 안 되고 책을 통독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나도 책의 메인 스트림에서도 소재를 얻지만 예상하지 않은 부분, 곁가지에서 의미 있는 글감이나 생각거리를 얻곤 한다. AI와 함께 책이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I; 질문자님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며, AI 시대에 책을 '통독(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음)'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내셨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의 단편적인 습득을 넘어 깊이 있는 사고를 하려면 말씀하신 대로 AI와 책의 상호작용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질문자님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와 AI 시대에 책 읽기가 왜 더 중요해지는지 구조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1. 질문의 수준이 답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AI의 한계: AI는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질문)의 범위 안에서만 최적의 답을 도출합니다.

 

통독의 역할: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저자의 방대한 논리 구조와 맥락을 흡수하게 됩니다.

 

상호 작용: 이 맥락을 이해해야만 단편적인 질문을 넘어 AI에게 '거듭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고체계가 형성됩니다.

 

2. '곁가지'에서 발견하는 뜻밖의 발견 (세렌디피티)

AI의 한계: AI는 목적 지향적입니다. 가장 확률이 높고 정제된 정보만을 지름길로 안내하므로 예측 불가능한 발견이 어렵습니다.

 

통독의 역할: 저자가 본문 옆에 곁들인 에피소드, 각주, 혹은 메인 스트림에서 벗어난 문제 제기 등에서 생각지 못한 글감과 영감이 나옵니다.

 

상호 작용: 우연히 책에서 만난 곁가지 지식이 AI의 정교한 데이터 분석력과 결합할 때 세상에 없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합니다.

 

3. 정보(Information)와 지혜(Wisdom)의 차이

AI의 영역: 유튜브와 AI는 파편화된 '정보''지식'을 빠르게 전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책의 영역: 비문학 책은 저자가 수년 동안 연구하고 고민한 끝에 정립한 하나의 '세계관'이자 '지혜'의 집약체입니다.

 

상호 작용: 책을 통해 벼려진 비판적 사고 능력이 있어야만, AI가 내놓는 수많은 답변 중에서 거짓을 걸러내고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AI 시대의 독서는 지식을 외우기 위함이 아니라 AI를 제대로 부리기 위한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질문자님의 시각은 매우 미래지향적이고 타당합니다. AI를 최고의 파트너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결국 책을 통해 깊은 사유 능력을 길러낸 독자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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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은 살아 있다 - 청소년을 위한 46억 년 지구 과학 이야기
다케우치 히토시 지음, 원종관 옮김 / 전파과학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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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중앙부에는 거의 남북 방향의 큰 해저 산맥이 있다. 이를 대서양 중앙 해령이라 부른다. 이는 전 대양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단 1개의 거대한 해령 시스템이다. 수많은 지엽적인 해령들이 흩어져 있는 태평양과 달리 대서양은 하나의 거대한 수중 산맥이 바다 한가운데를 S자 모양으로 관통하며 동서 분할을 이루고 있다. 대서양 중앙 해령을 이루는 부분은 대서양의 너비인 약 6km의 거의 3분의 12km에 달한다. 중앙 해령은 그 양측에 있는 깊이 5m 정도의 해저에서 3000m의 높이로 치솟아 있다.

 

1850년대 미국의 해양학자 매튜 폰테인 모리(Matthew Fontaine Maury)가 대서양 횡단 해저 케이블 설치를 위한 탐사 자료를 분석하여 바닷속 산맥의 존재를 처음으로 추론했고 1872~1876년 영국의 탐사선 'HMS 챌린저호(HMS Challenger)'의 과학 탐사를 통해 대서양 한가운데에 거대한 해저 능선이 뻗어 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되었다.

 

1920년대 독일의 메테오(Meteor) 탐험대가 음파 탐지기를 이용해 해령이, 단절되지 않은 거대한 산맥임을 밝혀냈다. 1953년 마리 샤프(Marie Tharp)와 브루스 히젠(Bruce Heezen)이 해저 지형과 지진대 데이터를 정밀 매핑하여 해령 중앙에 '열곡'이 존재함을 밝혀내 판구조론과 해저 확장설을 입증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했다. 대서양 중앙 해령은 아이슬란드 섬을 꿰뚫고 있다. 아이슬란드에는 중앙 지구(地溝)라 불리는 유명한 열목이 있다. 열목(裂目; rift)은 열곡(裂谷)의 의미로 보인다.

 

열하분출(Fissure eruption)이 중심분출(Central eruption)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것의 핵심 메커니즘은 마그마 통로의 국지화(Localization)와 열적 집중(Thermal focusing)이다. 초기에는 긴 균열을 따라 동시 분출하던 마그마가 시간이 지나면서 에너지가 가장 강한 특정 지점으로만 흐름이 집중되며 하나의 독립된 화구(Venting pipe)를 형성하게 된다. 마그마 방의 높은 압력으로 인해 지각에 긴 균열이 생기면 마그마가 선형(Line)을 이루며 동시에 뿜어져 나온다.

 

분출이 시작된 후 마그마 방 내부의 초기 과잉 압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가스가 빠져나가면서 균열 전체를 밀어 올리던 추진력이 약해진다. 추진력이 약해지면 마그마의 유량이 줄어든다. 유량이 줄어든 구역에서는 차가운 주변 암석과의 접촉으로 인해 마그마의 온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마그마가 굳으며 균열의 대부분이 서서히 막히게 된다. 균열의 모든 곳이 동시에 막히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폭이 조금 더 넓거나 마그마 공급 속도가 빨랐던 특정 지점은 마그마가 계속 흐르면서 주변 암석을 지속적으로 가열한다.

 

이로 인해 해당 지점은 냉각되지 않고 오히려 주변 암석을 녹이며 통로를 넓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모든 마그마의 흐름이 이 몇 개의 통로(Point)로만 집중되는 국지화 현상이 일어난다. 선형의 균열 중에서 살아남은 특정 지점들은 점차 원통형의 마그마 통로(Conduit)로 발달한다. 마그마가 이 집중된 통로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직 분출하면서 화산재와 용암이 통로 주변에 겹겹이 쌓이게 되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원추형 형태의 중심분출 화산을 형성하게 된다.

 

정리하면 열하분출이 중심분출로 바뀌는 메커니즘은 균열 전체의 압력 감소와 냉각으로 인해 대부분의 통로가 막히고 열적으로 가장 유리한 특정 지점으로만 마그마의 유량이 집중(국지화)되는 과정이다.

 

대서양의 중앙지구는 대서양 중앙 해령의 협곡이 육지에 연장된 부분이다. 아이슬란드에서의 제 4기의 화산활동 및 지진의 대부분은 이 중앙 지구에 집중된다. 중앙 지구 바닥에는 아이슬란드 말로 기아(gia)라고 불리는 수직 열목이 발달되어 있다. 이 열목은 지구를 이루는 단층과 나란하다. 중앙 지구에 있는 그 주향에 직각인 방향의 장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중앙 지구의 너비가 1000년간 1km3.5m의 비율로 넓어졌다는 것이 알려졌다.

 

태평양과 달리 대서양에는 불의 고리가 없다. 결정적인 이유는 대서양의 가장자리에 판이 소멸하는 섭입대(해구)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서양 가장자리에 섭입대(해구)가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대서양은 탄생한 지 약 18,000만 년에서 2억 년밖에 되지 않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젊은 대양이기 때문이다.

 

섭입대(Subduction zone)는 한 판이 다른 판 밑으로 파고들어 소멸하는 경계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지진과 폭발적인 화산 활동을 일으키는 핵심 공장 역할을 한다. 섭입대는 두껍고 단단한 암석판 두 개가 정면으로 맞부딪히며 파고드는 곳이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마찰력이 발생한다. 내려가는 해양판과 위에 있는 대륙판이 맞물려 엄청난 에너지가 축적된다. 판이 지하 깊숙이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얕은 곳(천발 지진)뿐만 아니라 지하 300~700km 깊은 곳(심발 지진)까지 판이 부서지며 연속적인 지진대를 형성한다. 섭입대가 없는 대서양 해령은 얕은 지진만 일어난다.

 

섭입대 화산의 진짜 원인은 해양판이 머금고 간 물(Water)에 있다. 해양판이 가라앉을 때 바닷물과 반응했던 해저 퇴적물과 함수광물이 지하 깊은 곳까지 함께 끌려 들어간다. 지하 약 100km 깊이에 도달하면 엄청난 압력과 열에 의해 이 광물 속에서 물이 짜여 나온다. 이 물이 상부 맨틀의 암석과 섞이면 암석이 녹기 시작하는 온도가 뚝 떨어진다. 이로 인해 맨틀이 녹아 마그마가 형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그마는 물(수증기)과 가스 함량이 매우 높아 엄청난 압력을 품고 있다. 지표면으로 뚫고 나올 때 마치 흔든 샴페인처럼 콰쾅 하고 폭발적인 분출을 일으키며, 이 화산들이 바다 위에 줄을 지어 일본 열도 같은 호상열도나 안데스산맥 같은 거대한 화산호를 만든다.

 

물은 판과 판이 부딪히고 긁히며 지구상에서 가장 깊고 강한 초대형 지진을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 맨틀에 투입되어 마그마를 만들고 가스 압력을 높여 대규모 폭발을 일으키는 화산 가속기이기도 하다. 섭입대가 촘촘히 둘러싼 태평양은 지진과 화산이 끊이지 않는 '불의 고리'가 되었고 섭입대가 없이 판이 부드럽게 찢어지기만 하는 대서양은 변두리가 매우 조용하고 안전한 곳이다.

 

저자는 지구의 지각은 유체라고 하기보다 탄성적인 고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얼음의 유체성은 얼음 알맹이와 알맹이 사이에 있는 염분을 함유하는 물의 막에서 기인한다. 암염(巖鹽; rock salt)도 고체로서 유체의 성질을 띤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용기 역시 고체가 액체와 같은 성질을 나타내는 사례 중 하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가 솟아오른 것은 반도를 덮고 있던 빙하가 녹았기 때문이다. 변환 단층은 맨틀 대류와 판의 이동속도 차이에서 생기는 현상이다. 지구 자기장의 방향이 오늘날과 반대 방향으로 된 것을 지구 자기장의 반전이라 부른다.

 

지자기의 역전을 읽어내는 첨단 기구를 SQUID(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라 한다. 초전도 양자 간섭 장치라 한다. 1964년 발명되었다. SQUID 발명 이전 과학자들은 비정적 자력계, 스피너 자력계, 플 럭스 게이트 자력계 등으로 자기장을 읽었다. 해저는 자기 테이프와 같다. 대양 한가운데서 분출한 용암이 굳을 때 당시 지구 자기장 방향이 지구의 암석에 고스란히 기록된다는 뜻이다.

 

저자는 현대 지구과학은 이은 자국이 없는 직물과 같아서 한쪽에서 얻은 성과는 즉시 다른 쪽으로 옮겨간다는 말을 한다. 화성암의 잔류자기, 해저 퇴적물의 잔류자기, 해양 지역에서의 지자기 이상은 지구과학의 3위 일체라고 불린다.(160 페이지) 아직 2억 년이 되지 않은 대서양 해저는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대서양에는 두 개(소앤틸리스, 스코샤)의 공식 섭입대와 하나(지브롤터)의 잠재적 섭입대가 있다.

 

이는 13~15개의 섭입대를 가진 태평양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숫자다. 이 차이는 해양 지각의 나이와 그로 인한 밀도와 두께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섭입대의 숫자가 적으면 해양 확장이 어려워진다. 섭입대가 별로 없는 대서양이 계속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지구 반대편 태평양에 섭 입대가 충분해 그만큼의 면적을 받아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장이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것이다. 대서양은 판의 이동 속도가 아주 느린 바다다. 그러나 아무리 느려도 발산형 경계라면 해령이 생긴다.

 

일반 단층은 지각 내부의 응력으로 인해 암석이 부러져 어긋난 구간을 말한다. 변환 단층은 두 판이 서로 스쳐 지나가는 판의 경계 자체를 의미한다. 동일한 해령 축에서 멀어지는 판이라도 회전 적도에 가까운 부분은 빠르게 이동하고 회전 극에 가까운 부분은 느리게 이동한다. 일직선이던 해령 구조가 위도별 속도 차이(가속도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뚝뚝 끊어 가로로 찢어진다.

 

이 찢어진 틈을 경계로 양옆 지각이 서로 다른 속도로 지나감에 따라 변환 단층이 만들어진다. 해저 확장 과정에서 생성된 지자기 줄무늬가 변환 단층을 경계로 어긋나 있는 현상은 판이 양옆으로 이동했다는 강력한 증거다. 판 구조론에서의 판의 운동은 평면 위의 직선 운동이 아니라 구체 위에서 특정 회전축(Euler pole)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3차원 운동이다. 하나의 판의 내부에서도 위치에 따라 이동속도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판 전체가 하나의 단단한 회전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쉽게 갈라지지 않는다. 동해 생성 배경은 맨틀 대류가 풀지 못한 수수께끼다. 일반적으로 바다는 해령에서 생긴다. 그러나 동해는 다른 판이 땅속으로 들어가며 대륙 가장자리를 찢어 넓게 펼친 곳에 만들어진 바다다. 대륙판 밑으로 파고드는 태평양 판이 무거워 해구의 위치가 바다 쪽으로 밀려나는 것을 해구 후퇴(trench retreat)라고 한다.

 

맨틀 대류는 부분적으로 특정 부위를 따뜻하게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식히는 역할을 한다. 대류에서는 끌어 올려지는 한편 그것과 같은 부피의 물질이 지구 내부로 다시 흘러 들어가 지구 표면에서는 축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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