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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 - 인상주의의 거장들 아티스트 커플
김광우 지음 / 미술문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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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와 모네는 인상주의의 거장들이다.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이이다. 그 둘의 관계를 해명한 김광우의 마네와 모네는 아티스트 커플 시리즈의 한 권이다. 저자 김광우는 철학 및 현대 미술, 비평을 전공한 분이다. 저자는 예술가의 창조성은 주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제한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 중 하나는 방대한 자료들을 실었다는 데 있다. 그래야 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두아르 마네(1832 1883)올랭피아풀밭에서의 오찬으로 유명하고 클로드 모네(1840 1926)는 수련(睡蓮) 연작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모네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마네는 인물화를 주로 그렸고 모네는 풍경화를 주로 그렸다. 마네는 모더니즘을 연 사람이고 모네는 최초의 회화 혁명을 체계적으로 일으킨 사람이다. 마네와 모네는 일본 판화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응용했을 뿐 아니라 일본 판화를 그림의 배경으로 장식했다.(46 페이지)

 

모네와 마네는 행복한 시간을 공유했다.(171 페이지) 마네는 모네를 끝없이 도왔다. 모네는 마네에게 금전적 도움을 요청했다.(192 페이지) 모네는 마네 사후 마네를 위대한 화가로 기억되도록 적극 나섰다.(267 페이지) 모네는 마네의 작품이 루브르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268 페이지) 둘의 관계는 고흐와 고갱의 그것과 달리 바람직한 것이었다.

 

인상주의란 말이 처음 생긴 것은 모네의 인상, 일출이란 그림을 본 루이 루르아에 의해서이다. 물론 루르아는 이 그림을 보고 얼마나 자유로운가, 얼마나 쉽게 그렸는가라는 경멸조의 말을 했다.(166 페이지) 모네는 빛이 일기(日氣) 변화에 따라 사물에 일으키는 변화를 파악하고 그것을 영롱한 색조로 나타낼 줄 알았으며 빛이 사물에 닿아 분산되는 것을 상상하면서 순간적인 현상을 빠른 붓질로 캔버스에 담았다.(15 페이지)

 

모네가 항상 같은 시간에만 그림을 그린 것을 쿠르베가 기이하게 여긴 것은 유명하다. 모네는 대상 하나하나에 대한 사실주의 묘사를 중요하게 여긴 것이 아니라 빛이 시시각각 대상에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관심을 두었다.(97 페이지) 모네는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그는 바라는 그림이 그려지지 않으면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그리고 또 그렸다.(247 페이지)

 

마네의 불로뉴 해변1868년 작품으로 처음으로 인상주의 화법으로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에서 마네는 사람들을 분명하게 묘사하지 않고 색을 적당히 쓱쓱 문지르는 것으로 처리했다. 이런 화법이 오히려 과학적인데 그것은 시선이 닿는 중심지가 아닌 주변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132 페이지)

 

마네는 많은 예술가들과 어울렸다.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시인 보들레르이다. 마네는 보들레르의 시신이 안장(安葬)되는 모습을 장례식이란 제목으로 그렸다. 한편 시인 말라르메는 마네의 미학적 대변인으로 평가된다. 말라르메는 마네의 10년 연하이다. 보들레르는 마네의 11년 연상이다.

 

조르주 바타유는 마네가 그린 스테판 말라르메의 초상을 보고 위대한 두 영혼 사이의 애정을 표현하는 작품이라 극찬했다.(189 페이지) 모네가 그린 템스 강 풍경 시리즈 석 점은 스케치처럼 그린 인상, 일출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153 페이지) 1872년 모네는 작품의 질과 값에서 큰 결실을 맺었다.(157 페이지) 이런 점은 저자의 의도(예술가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에 부합한다.

 

에밀 졸라의 나나가 출간되기 전 마네가 나나를 그렸다.(215 페이지) 마네는 평생 일곱 개의 화실을 전전했다.(223 페이지) 마네는 벨라스케스를 우상으로 여겼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는 마네에게 영향을 주었다.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는 프랑스 철학자 푸코가 말과 사물에서 분석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마네는 52세까지, 모네는 86세까지 살았다. 마네는 말년을 투병 속에서 보냈다. 마네는 현대 감각을 일깨워주고 떠난 화가로 평가받는다. 마네는 현대적 감각으로 그림의 주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며 우발적인 변화라도 주의 깊게 살펴보라는 보들레르의 권유를 소중하게 받아들인 화가이다.(244 페이지)

 

반면 모네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인내심이 많은 화가였다. 모네는 모파상과 친하게 지냈다. 같은 주제를 연속적으로 그리는 연작은 오늘날 많은 화가가 그리지만 모네가 건초더미 시리즈를 그릴 때만 해도 과거에 없던 획기적인 방법이었다.(278 페이지) 물론 모네의 가장 유명한 연작은 수련(睡蓮)‘ 연작이다.

 

프랑스 철학자, 과학자, 시인인 가스통 바슐라르가 꿈꿀 권리에서 다룬 모네론()은 유명하다. 모네는 지베르니(Giverny)를 유명하게 했다. 지베르니는 파리에서 약 75km 떨어진 곳으로 모네가 거주하며 작업한 마을이다. 모네는 종일 수련을 그리고 그렸다.

 

당시 모네는 아들 장을 먼저 떠나 보낸 70대의 노인이었다. 하지만 1차 대전 발발로 작업에 대한 도취는 중단되었다.(305 페이지) 이 장면은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마의 산을 내려오는 주인공 한스 카스트로프를 그린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연상하게 한다.

 

모네는 오랑주리의 타원형 전시실에 맞는 패널화를 그리려 했지만 백내장으로 시력이 나빠져 계획대로 하지 못했다. 오랑주리는 식물원이었다가 미술관이 된 곳이다.(참고로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모네, 하면 가스통 바슐라르의 꿈꿀 권리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클로드 모네처럼 물가의 아름다움을 거두어 충분한 저장을 해두고 강가에 피는 꽃들의 짧고 격렬한 역사를 말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네도 거장이었지만 모네를 보며 거장이란 말을 더 떠올리는 것은 작품 때문이기도 하지만 긴 구십에 가까운 나이까지 그림을 그리다가 간 삶 때문이다. ’마네와 모네의 특징은 전기(傳記) 위주의 평이한 글이 인상적이라는 점이다. 같은 저자의 칸딘스키와 클레’, ‘고흐와 고갱’, ‘뭉크, 쉴레, 클림트’,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등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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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개념 따라잡기 : 물리의 핵심 -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지식 제로에서 시작하는 개념 따라잡기 시리즈
Newton Press 지음, 이선주 옮김, 와다 스미오 감수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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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에 쏘아올린 보이저 1호는 지금도 태양계 밖을 향해 같은 속도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움직이는 물체에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그 물체는 계속 같은 속도로 진행한다. 이를 운동의 제 1 법칙(관성의 법칙)이라 한다. 물리학에서는 속도와 속력을 구별한다. 속도는 운동의 방향도 포함하기에 화살표(벡터)로 표현한다. 힘은 물체의 속도를 변화시킨다. 일정 시간의 속도 변화량을 가속도라 한다. 무거운 물체일수록 가속도는 작아진다. 같은 물체에 가해지는 힘이 셀수록 가속도는 커진다. 힘은 질량×가속도다.


수축한 용수철의 힘이 풀릴 때 위에 올라 탄 사람이 가벼우면 급격히 가속하고 무거우면 천천히 가속한다. 이 때의 힘과 가속도로 위에 탄 사람의 무게를 알 수 있다. 우주에서 용수철로 몸무게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수영 선수가 벽을 차면 벽은 찬 힘과 같은 크기의 힘으로 수영 선수를 밀어낸다. 중력처럼 ‘떨어져 있는 물체에 작용하는 힘’에도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성립한다. 즉 스카이 다이빙 선수가 지구 중력에 끌려 떨어질 때 지구도 스카이 다이빙 선수에게 끌리고 있다는 말이다.


달은 지구 주위를 초속 1km로 계속 돈다.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데도 달이 날아가 버리지 않는 것은 지구와 달이 만유인력으로 서로 당기기 때문이다. 만유인력이 없다면 달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직선으로 날아가 버렸을 테지만 실제로는 만유인력으로 달은 지구에 끌리기에 곡선으로 움직인다. 만유인력 때문에 생기는 달의 속도 변화는 속력이 아니라 방향 변화다. 앞으로 똑바로 던진 공은 만유인력의 영향으로 직선보다 아래쪽을 향하는 궤도를 갖는다. 이를 낙하라고 하면 공은 던져진 순간부터 낙하하는 것이다.


급가속하는 버스에서는 뒤쪽으로 관성력이 작용하고 급정거하는 버스에서는 앞쪽으로 관성력이 작용한다. 속도 변화가 없는 버스에서는 관성력이 작용하지 않는다. 공기조차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지면이나 공기를 밀어 가속할 수 없다. 연료를 방출하면 반대 방향으로 운동량이 생긴다. 하야부사 2호는 이온엔진을 탑재했다. 이온엔진은 가속할 때 가스 상태인 제논 이온을 뒤로 배출한다. 하야부사는 일본의 소형 소행성 탐사기다. 운동 에너지가 커지면 위치 에너지가 감소한다. 운동 에너지가 감소하면 위치 에너지가 증가한다. 두 에너지의 총량은 항상 일정하다. 이를 역학적 에너지 보존법칙이라 한다.


에너지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열 에너지, 빛 에너지, 소리 에너지, 화학 에너지(원자나 분자에 저장된 에너지), 핵 에너지(원자핵에 저장된 에너지), 전기 에너지, 운동 에너지, 소리 에너지 등이다. 에너지는 서로 바뀔 수 있다. 에너지가 바뀌어도 에너지의 총량은 늘거나 줄지 않고 항상 일정하다. 이를 에너지 보존 법칙이라 한다. 역학적 에너지 보존만을 따지면 컬링 선수가 밀어낸 켤링 스톤은 운동 에너지를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가겠지만 마찰력이나 공기 저항 때문에 멈춘다. 마찰력은 접촉한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운동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이다. 두 물체가 접촉하는 한 마찰력은 절대 0이 되지 않는다.


공기 저항도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힘이다. 마찰력이나 공기 저항은 운동을 방해하는 방해꾼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힘이 없으면 세상은 불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마찰력이 없으면 지면을 차면서 걸을 수도 없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출 수도 없다. 공기 저항이 없으면 빗방울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떨어져서 피부에 맞으면 견딜 수 없이 아플 것이다.


공기 중에는 항상 대량의 기체 분자가 날아다닌다. 그 기체 분자가 흡착판에 충돌할 때 작은 힘이 더해지고 그것이 모여 큰 힘이 되어 흡착판을 벽에 누른다. 공기(대기)에 의한 압력을 대기압(기압)이라 한다. 대기가 상온일 때는 1세제곱 센티미터에 기체 분자가 대략 10의 19제곱 개(1000조의 1만배) 존재한다. 기체 분자의 움직임이 온도 차이를 만들어낸다. 온도란 원자나 분자 운동의 활발한 정도를 가리킨다. 여름이 덥게 느껴지는 것은 기체 분자가 우리 몸에 활발하게 부딪혀 기체 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우리 몸으로 전해져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온도가 점점 내려가면 원자나 분자의 운동이 줄어 결국 이론상의 최저온도에 도달한다. 이를 절대 영도 K(켈빈)라 한다. 절대 온도 0도씨는 마이너스 273. 15K다.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공기가 희박해져 기압이 낮아진다. 과자 봉지에 가해지는 압력보다 봉지 안의 기체가 밖을 향해 미는 힘이 강해져 봉지가 부풀어 오른다. 뜨거운 물체는 주위의 원자를 강하게 흔든다. 온도 차이가 있는 물체 사이에 열이 이동한다. 진동의 차이가 없어지면 온도의 차이가 없어진다. 뜨거운 캔의 표면에는 금속 원자가 활발하게 진동하고 있다. 손으로 잡으면 손의 표면에 있는 분자가 강하게 요동하고 결국 손 내부의 분자까지 진동해 열을 느낀다. 기체의 열에너지는 외부로 향한 일의 양만큼 감소한다. 이를 열역학 제1법칙이라 한다.


파동이란 주위로 어떤 진동이 전달되는 현상이다. 소리와 빛이 대표 예이다. 빛은 공간 자체에 존재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진동이 전달되는 파동이다. 빛은 횡파이고 소리는 종파다. 파동의 진행 방향에 대해 수직으로 진동하는 파동이 횡파다. 파동의 진행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진동하는 파동이 종파다. 소리는 공기가 성긴 부분과 빽빽한 부분이 교대로 전달되는 현상이다. 북을 두드리면 북의 가죽이 갑자기 푹 꺼진다. 그러면 가죽 주위의 공기가 희박해지고 밀도가 낮은 소(疎) 부분이 생긴다. 그 다음 북의 가죽이 격렬하게 튀어 오른다. 그러면 북의 가죽 주위의 공기가 압축되어 공기의 밀도가 높은 밀(密) 부분이 생긴다. 북의 가죽이 튀어 올랐다가 움푹 꺼질 때마다 주위 공기에 밀 부분과 소 부분이 생기고 주위로 전달된다. 이때 공기는 그 자리에서 앞뒤로 진동을 반복한다. 소와 밀의 변화가 차례차례 전해지는 현상을 소밀파라 한다. 이것이 음파의 정체다.


지진파에는 종파와 횡파가 있다. P파는 세로로 요동을 일으킨다. S파는 땅 위에서 가로로 크게 흔들린다. P파는 종파, S파는 횡파다. 피해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주로 S파이다. 컵에 물을 부으면 컵 바닥에 놓인 동전이 떠올라 보인다. 빛의 왼쪽과 오른쪽에 속도 차가 생긴다. 빛이 공기에서 물로 진입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이미 물로 진입한 빛과 아직 진입하지 않은 빛 사이의 속도 차이로 빛의 진로가 꺾인다. 굴절이 일어나는 것이다. 속도 차이가 클수록 크게 꺾인다.


흰색 태평광이 프리즘에 들어가면 파장(색)에 따라 굴절 각도가 달라져 무지개처럼 일곱 가지 색으로 나타난다. 이를 빛의 분산이라 한다. 비 갠 후 나타나는 무지개는 빛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무수한 물방울을 통과하며 분산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눗 방울에 닿은 빛은 서로 다른 경로로 진행한다. 비눗 방울의 표면이 알록달록한 이유는 간섭으로 강해진 빛의 색이 보이기 때문이다. 빛이 반사되는 위치나 각도에 따라 강해지는 빛의 파장(색)이 조금씩 바뀌어 무지개 같은 무늬가 보이는 것이다.


소리는 벽을 타고 돌아서 온다. 이를 회절이라 한다. 파동은 장애물이 있으면 돌아서 간다. 회절은 기본적으로 파장이 길수록 잘 일어난다. 사람 음성의 파장은 1미터 전후로 비교적 길어서 벽이나 건물을 돌아서 가기 쉽다. 빛의 파장은 짧아서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회절하지 않는다. 그늘이 생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일 빛이 회절하면 직접 태양 빛이 닿지 않는 건물 뒤에도 빛이 돌아가 그늘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늘이 푸른 이유는 공기가 파란색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미세 입자에 부딪히면 빛은 사방팔방으로 튄다. 푸른 하늘도 노을도 모두 빛의 산란이 만들어낸다. 파란색이나 보라색은 파장이 짧아서 하늘의 어느 방향을 보더라도 눈에 들어온다. 건물이 높을수록 지진에 천천히 흔들린다. 물체에는 크기에 맞게 잘 흔들리는 주기와 진동수가 있다. 이를 고유 주기 또는 고유 진동수라 한다. 건물이 높을수록 주기가 느린 지진파와 공명한다. 제자리에서 진동을 반복하는 파를 정상파(定常波)라 한다. 바이올린처럼 양끝을 고정한 현에 발생하는 파는 제자리에서만 진동을 반복하고 나아가지 않는다.


전기와 자기는 서로 닮았다. 자극도 서로 당기거나 밀어낸다. 스마트폰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도선의 원자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전류의 정체는 전자의 흐름이다. 전류의 방향은 전자의 이동 방향과 반대다. 도선에 전류가 흐르면 자석이 된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든다. 발전소는 자석을 돌려 전류를 만든다. 발전소에서 만들어 가정으로 보내는 전기는 흐르는 방향이 계속 바뀐다. 이를 교류라 한다. 1초 동안 교류의 주기적 변화가 반복되는 횟수를 주파수라 한다. 플레밍의 왼손법칙으로 도선에 걸리는 힘을 알 수 있다.


코일이 회전하여 모터가 된다. 전기와 자기가 빛을 만든다. 교류처럼 방향이 바뀌면서 전류가 흐르면 주위에는 변화하는 자기장이 생긴다. 그러면 이번에는 그 자기장을 감싸듯 변하는 전기장이 생긴다. 그 결과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연속적으로 파동처럼 나아간다. 맥스웰은 이 파동을 전자기파라 불렀다. 맥스웰은 전자기파가 나아가는 속력을 직접 측정하지 않고 이론적인 계산으로 구했다. 그 값은 초속 30만 km다. 빛의 속력과 같다. 전자기파는 빛이라는 의미다.


원자의 크기는 1000만 분의 1mm다. 전자는 특정 궤도에만 존재한다. 통상 전자는 원운동을 하면 전자기파를 방출하여 에너지를 잃는다. 그래서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점차 에너지를 잃고 원자핵으로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닐스 보어는 원자핵 주위를 도는 전자는 띄엄띄엄 떨어진 궤도에만 존재하며 바깥 궤도에서 안쪽 궤도로 이동할 때 외에는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전자는 왜 특정 궤도에만 존재할까?


루이 드 브로이는 전자도 파동의 성질을 갖는다고 생각했다. 전자가 파동의 성질을 가질 때 전자 궤도의 길이가 전자 파동의 정수배이면 전자 파동이 궤도를 한 바퀴 돌 때 정확하게 파동이 이어진다. 이때가 전자가 전자기파를 방출하지 않는 안정 상태가 된다고 보았다. 궤도의 길이가 파장의 정수배가 되지 않으면 그 궤도에는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태양 내부에서는 수소 원자핵이 융합한다. 태양 중심 온도는 1500만도씨, 기압은 2300억 기압이다. 그런 곳에서는 수소 원자핵과 전자가 제각각 흩어져 날아다닌다. 수소 원자핵 네 개가 격렬히 충돌하고 융합하여 헬륨 원자핵이 만들어지는데 반응 전과 반응 후의 질량 합계는 0.7% 가벼워진다. 


줄어든 만큼의 질량이 태양을 빛나게 하는 에너지가 된다. 원자력 발전에서는 우라늄 원자핵이 분열한다. 핵분열 반응도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이 일어날 때 중성자가 방출되고 그 중성자가 다른 우라늄 235에 흡수되어 연쇄적인 핵분열이 일어난다. 우라늄 235 원자의 핵은 중성자 1개를 흡수하면 불안정해져 아이오딘 139와 이트륨 93 등 가벼운 두 개의 원자핵으로 분열하여 막대한 에너지를 만든다.


원자 구조 연구에서 양자역학이 태어났다. 관측하면 전자의 파동이 순식간에 줄어든다. 전자는 관측하지 않을 때는 파동의 성질을 가지면서 공간에 퍼져 존재하고 빛을 쬐어 그 위치를 관측하면 전자의 파동이 순식간에 줄어들어 한 곳에 집중된 뾰족한 파동이 형성된다. 이렇게 한 점에 집중된 파동은 입자처럼 보인다. 미시 입자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이론을 양자역학이라 한다. 양자역학은 현대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이론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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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땅 돌 이야기
    이승배 지음 / 나무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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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당시 지질 박물관장이던 이승배 씨의 '우리 땅 돌 이야기'. 저자의 전공은 고생물학이다. 화석 외의 돌에 대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오류를 범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학술적인 내용을 과장 또는 비약하거나 반대로 단순화하여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아직 저술 목록에 없는 고생물학 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책은 4부로 구성되었다. 수도권, 충청권, 덕적군도 일대, 강원권 등이다.

     

    원래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지하 깊은 곳에서부터 연장되어 지표로 노출된 암반을 노두라 한다. 노두가 아닌 암석은 현재 그 위치가 겪어온 지질 역사에 대해 말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지질학자들은 예쁜 바위가 아닌 노두를 찾아다닌다. 저자는 변성암의 일종인 호상 편마암에 대해 말한다. 얼룩줄무늬 편마암이다. 기존 암석이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광물들의 성질이 변해 흰색 광물 띠와 어두운 색 또는 검은색 광물 띠로 분리된 암석이다. '분리된'이라고 하기보다 '서로 다른 색으로 결정화된'이라고 하면 더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흰 띠는 굵은 모래 성분이 변해서 된 것, 어두운 띠는 고운 진흙 성분이 변해서 된 것이다. 지리산은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산은 지형이 비교적 완만하다. 편마암의 어두운 색 띠 부분에는 흑운모라는 광물이 많다. 흑운모가 많이 들어 있는 호상 편마암에는 화강암에 비해 다량의 수분이 들어갔다 나갈 수 있다. 이러면 돌은 쉽게 풍화된다. 충남 아산시의 온양채석장은 대표적인 호상 편마암 채석장이다. 원래 암석이 무엇이었는지 알기는 어렵다. 같은 암석이라도 어디에서 어느 정도의 열과 압력을 받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변성암이 된다.

     

    편암은 신선한 암석을 보기 힘들고 대부분 땅을 파내야 그 실체와 만나게 되며 노두가 드러나 있다 해도 쉽게 부스러진다. 운모와 같은 판상광물들은 점토광물이라 한다. 물을 잘 머금는다. 편암 지역에도 비교적 높고 가파른 산들이 있다. 석영편암은 장석이나 운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석영의 비율이 높은 암석이다. 거의 대부분 석영으로만 이루어진 변성암을 규암이라 한다. 채석장은 지질조사를 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곳이다. 풀과 나무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명백한 지하 암석의 증거, 정말 싱싱한 노두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화강암을 구성하는 알갱이들 중 비교적 투명한 것들은 석영이고, 분홍빛이나 주황빛을 띠는 흰색 또는 밝은 회색 알갱이들은 장석이다. 점점이 박힌 검은 알갱이들은 흑운모다. 마그마 속에서는 광물 입자들이 조금씩 자란다. 그 입자들이 조금씩 맞물려 치밀한 암석이 된다. 마그마가 솟아오르는 지점이 점점 동쪽으로 밀려났다는 증거는 쥐라기 다음 지질시대인 백악기의 화강암이나 화산 분포를 보면 알 수 있다. 쥐라기의 화강암들은 강원도 삼척에서 전라남도 목포를 가상의 선으로 이었을 때 대체로 그 선의 서쪽에 분포하고 백악기의 화강암이나 화산암들은 그 선의 동쪽인 경상도 지방에 주로 분포한다.

     

    전 지구적으로 보면 지각에는 가장 가벼운 암석들만 모여 있다. 지각은 그보다 더 무거운 맨틀 위에, 맨틀은 더 무거운 핵 위에 떠 있다. 지각을 맨틀의 거품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 김포 문수산층은 원래 문주산층으로 기록되었다. 문주산은 문수산의 오기(誤記). 일본이 그랬다. 지층의 이름은 최초에 붙은 이름을 계속 쓰는 것이 규칙이지만 처음 실수가 인정되면 고쳐서 쓸 수 있다.

     

    붉은색을 띠는 퇴적층은 적색층이라 불린다. 대체로 바다가 아닌 육상 환경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철분을 포함하는 모래나 진흙 입자들이 공기에 노출되어 산화될 때 전반적으로 붉은 빛을 띠는 퇴적층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두꺼운 적색층을 볼 수 있는 곳들은 대부분 중생대 동안 쌓인 지층이 분포하는 곳이다. 김포, 연천, 보령, 문경, 영월-단양 등지에서는 트라이아스기 말에서 쥐라기에 걸쳐 쌓인 퇴적암들을 볼 수 있다. 경상도 전역, 전남 해안, 공주, 음성, 영동, 화순, 진안, 태백-삼척, 경기 탄도(안산), 고정리(화성) 등지에서는 백악기의 퇴적암들을 볼 수 있다.

     

    트라이아스기-쥐라기의 지층 중에는 당시 숲을 이루었던 거대한 나무줄기와 잎들이 매몰되어 암석화한 석탄이 곳곳에 존재한다. 백악기 지층은 식물, 조개, 고둥, 물고기, 공룡과 익룡의 뼈화석과 발자국 등 다양한 파충류 화석으로 유명하다. 이 지층들의 특징은 모두 육상환경(하천, 호수)에서 쌓인 것이다. 오목한 지형인 퇴적분지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 대륙끼리 충돌해 지각이 두꺼워지면서 무거워져 가라앉아 주변의 얇은 지각도 함께 가라앉는 경우도 있다.

     

    한 부분의 지각이 산을 만들 정도로 두꺼워지면 계속 솟아오르기만 하지는 않는다. 무게 때문에 가라앉기도 한다. 물에 뜬 얇은 나뭇가지와 두꺼운 통나무릍 비교해보자. 통나무는 무거운 만큼 물에 잠긴 부분도 두꺼움을 알 수 있다. 단단한 암석이 가라앉으면 그와 연결되었던 얇은 지각도 휘어지거나 끊어지면서 아래로 조금씩 꺼진다. 김포의 경우 통진층 위에 문수산층이 자리한다. 저자는 두 층간의 관계(연대)가 불분명하다고 말한다. 두 층이 연속적으로 쌓였다면 중생대에 하나의 분지가 있었다는 뜻이고 두 층간에 수천만년의 시간 차이가 있다면 어떤 분지가 먼저 만들어진 후 그 안에 진흙과 석탄 위주의 지층이 쌓이고 이들이 매몰되어 암석 즉 통진층이 된다. 그 위의 정체 모를 지층은 다 침식되어 사라진 후 문수산층을 쌓은 새 분지가 생겼다고 이해할 수 있다.

     

    수정(水晶)은 석영이라는 광물 중 결정형이 뚜렷하며 투명한 상태의 광물을 말한다. 순수한 석영은 무색투명하지만 철, 티타늄 등 불순물이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에 따라 또는 결정 격자구조의 불완전함 등으로 인해 여러 색을 띠기도 한다. 자수정은 석영 내에 철이 포함되어 있어 자주색을 띠는 광물이다. 마그마는 암석이 녹은 반() 액체의 광물질로서 상당량의 물도 들어 있다.

     

    마그마 속에서 단단한 광물들이 생겨나는 와중에 무거운 원소들이 먼저 사용되고 뜨거운 물이 분리된다. 이 물을 열수라 한다. 가벼운 원소인 규소가 여전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 보통 화강암은 석영, 장석, 흑운모로 구성되는데 이 광물들을 만드는 데 규소가 소모되고 나서도 열수 안에 규소가 많이 남아 있다. 마그마가 암석이 될 때 부피가 줄어들어 금이 생긴다. 이 공간을 따라 열수가 침투하면서 마지막으로 규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석영을 침전하게 된다. 암석에 방향성이 있게 난 띠들은 화강암 틈으로 열수가 침투하여 석영을 침전시킨 석영맥이다. 빈 공간에서 자라는 광물에 비해 마그마 속에서 다른 광물들과 자리 싸움을 하며 자라는 광물들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어서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낮다.

     

    대전 옥녀봉을 이루는 석영반암은 석영 입자가 얼룩덜룩 박혀 있는 암석이다. 심성암이라기에 입자가 작고 곱고 화산암이라기에 밝고 입자 조성이 단순하다. 반심성암이다. 셰일은 지름이 0. 0625 mm보다 작은 알갱이들 즉 진흙이 쌓여 다져진 퇴적암인 이암(泥巖) 중 층리(쌓인 알갱이들의 입자 크기가 달라 차곡차곡 쌓은 줄무늬 흔적)를 따라 쪼개짐이 발달한 암석이다. 짙은 회색에서 검은색을 띤다. 검은색을 띠는 이유는 생물의 구성 성분이 유기질 탄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석탄이나 석유가 검은 이유와 같다.

     

    흑색 셰일은 산소가 부족한 수중 환경을 지시한다. 철이 녹슬면 갈색이 되듯 퇴적물도 그 안에 포함된 다양한 광물들이 산화하면 비슷한 색을 띤다. 대이작도의 한반도 최고령 암석의 학술적 명칭은 토날라이트질 편마암이다. 토날라이트는 화강암처럼 석영이 20-60%를 차지하지만 나머지 성분 대부분이 사장석 특히 알칼리 장석이 10% 미만을 차지하는 암석을 말한다. 토날라이트에는 화강암류보다 각섬석, 휘석 같은 어두운 색 광물이 많아 전체적으로 어둡다. 이 최고령 암석은 촘촘한 얼룩말 무늬처럼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번갈아가며 띠를 이루고 있다. 밝은 띠에는 석영, 장석이 많고 어두운 띠에는 각섬석이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최고령 암석은 왜 이작도에 드러나 있을까? 답은 모른다. 다만 이작도가 내륙과는 다른 지질작용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한반도의 지하 어딘가에 같은 암석이 자리할 것이다. 모래와 진흙이 쌓이는 도중에 여러 번 자갈들이 와르르 몰려와 쌓일 수 있는 조건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천 중상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갈 많은 풍경은 가끔씩 생기는 급류에 의해 자갈들이 서로 부딪혀 미래의 퇴적물인 모래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는 길고 긴 지질학적 시간의 한 순간일 뿐이다.

     

    선상지는 경사가 급한 산지의 계곡을 흐르던 하천이 완만한 지대로 접어들 때 유속이 느려지면서 모래나 자갈 등을 부채 모양으로 부려놓은 지형이다. 퇴적암이 겪은 오랜 지각변동을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증거는 가파르게 서 있는 층리다. 흐르는 물에 의해 모래나 진흙이 쌓일 당시에는 표면 경사가 아주 완만하다. 가파른 선상지도 경사가 고작 몇 도다. 최초로 퇴적암이 되었을 때 층리 역시 거의 수평이었을 것이다. 그런 층리가 지금은 수십 도 아니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것은 퇴적암이 크게 휘었다는 뜻이다. 암석이 엿가락처럼 휘려면 열과 압력이 높아야 한다. 이런 곳은 지하 깊은 곳이다. 퇴적암체가 깊은 곳에서 수평적으로 미는 힘을 받으면 지층이 휜다. 이때 지표면에서는 산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해변에서 보는 진흙, 모래, 자갈은 어떤 바위였을 것이다. 이암도, 사암도 암석 순환의 한 순간일 뿐이다. 마그마의 점성이 커서 폭발력이 강한 경우도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미세 돌가루인 화산재가 굳어 생성된 암석이 응회암이다. 화산재는 세립의 마그마 물질이 공기에 노출되어 빠르게 식기 때문에 미세 유리 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유리질이란 결정질의 반대다. 투명하지는 않다. 화산재는 하늘에서 눈처럼 곱게 내려앉기도 하지만 암석 조각들이 화산가스와 반죽이 되어 산사태가 난 것처럼 흘러내리기도 한다. 이를 화산쇄설류라 한다. 화산은 한 번 분화한 곳에서 거듭 분화하기에 화쇄류는 이전 분화 때 만들어진 암석을 부수어 자갈처럼 포함되기도 한다. 또는 마그마 자체가 지각을 뚫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지하를 구성하는 다른 종류의 암석을 뜯어 올라와 굳기도 한다. 그래서 응회암에는 여러 자갈이 들어 있곤 한다. 암석 파편을 많이 함유한 응회암을 화산력 응회암이라 한다.

     

    폭발적으로 분출하는 화산에는 흔히 부석이라는 유리질 암석이 만들어진다. 백악기에 분출한 화산은 그렇게 큰 지각변동을 겪지 않았다. 덕적도의 응회암은 열과 압력이 높은 지하 세계를 경험하지 못한 바위들일 가능성이 있다. 지표에 쌓인 화산 물질이 겹겹이 쌓인 후 비교적 빨리 식어가면서 수축할 때 지표와 거의 평행한 방향, 지표에 거의 수직인 방향의 절리들이 생겨 암석이 깍둑썰기로 존재한다. 단층과 달리 절리는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화강암은 높은 압력을 받다가 압력이 낮은 곳으로 올라와 사방팔방으로 팽창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방향으로 쪼개져 금이 간다. 현무암은 빨리 식으며 부피가 줄어드는 만큼 틈이 생긴다.

     

    지표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암석에는 절리가 있다.(162 페이지) 암석의 종류에 따라 각도나 간격이 다를뿐이다.(170 페이지) 대륙이동은 인공위성 관측으로 입증되고 있다. 우리가 사는 동안 보는 자연의 모습은 아주 긴 자연 다큐멘터리의 극히 일부분, 정지 화면과 같다.(177 페이지) 암석의 풍화는 두 가지다. 물리적 풍화와 화학적 풍화다. 전자는 물과 바람의 작용, 온도 변화로 인한 수축과 팽창, 스며든 물이 얼고 녹아 암석이 점점 작은 덩어리로 부서지는 현상을 말한다. 후자는 암석이 공기나 물과 반응하여 새로운 물질로 변하는 과정에서 부스러지거나 녹아 나가는 현상을 말한다.

     

    석회암은 산성 용액에 약하다. 석회암은 약산성 빗물이나 지하수(탄산)와 만나도 칼슘이 분리되는 '화학적 풍화'를 겪는다. 이 때문에 석회암 지대에는 동굴이 많다. 탄산칼슘 뼈대를 만드는 생물이 많은 얕고 맑은 바다에서 석회암이 만들어진다. 지층은 어디든가 연장된다.(201 페이지) 퇴적암은 수평적으로 연장성이 좋다.(203, 204 페이지) 인류가 쌓은 지질학적 지식은 18세기 영국인들로 하여금 석탄층을 추적하면서 최초의 과학적인 지질도를 완성하게 했다. 지표면에서 바위가 물, 바람, 식물에 의해 풍화되어 어디론가 제거되면 그만큼 육지가 가벼워진다. 이 때문에 우리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위로 떠오른다. 그렇게 수백만 년이 지나면 지하 수 킬로미터 아래에 있던 지층이 드러난다.(208 페이지)

     

    조산운동 중에는 암석들이 미는 힘을 크게 받기 때문에 단층이 많이 생긴다. 지층이 좌우에서 밀리다가 끊어질 겅우 한쪽 암반이 끊어지면서 반대편 암반 위로 솟아오르기도 한다. 이를 역단층이라 한다. 역단층 중에서도 단층면의 각도가 낮아서 가령 왼쪽의 지층들이 오른쪽의 지층 위로 올라타서 중첩(重疊)되는 경우를 충상(衝上) 단층이라 한다. 이런 단층이 많이 발견되는 것에서 관찰이 쉬운 구조가 습곡(褶曲)이다. 단단한 돌이 다른 돌 위를 타고 오르기 위해서는 유연함도 필요하다. 바위에 힘이 가해졌을 때 마냥 단단하기만 해서는 부서지기만 할뿐이다. 충상 단층은 둘이 어느 정도 유연한 상태에서 생길 수 있다. 엿을 예로 들 수 있다. 차가울 때 힘을 주면 뚝 부러지지만 어느 정도 따뜻한 상태에서 힘을 주면 구부러진다.(216 페이지) 충상 단층을 따라 암석이 이동할 때 마찰이 발생하는 단층면을 따라 습곡이 발생한다.

     

    퇴적암과 퇴적암 사이에 아주 긴 시간이 사라져 있는 경우 그 사이의 경계를 부정합(unconformity) 또는 비정합(disconformity)이라 한다. 퇴적암과 변성암 또는 화성암 사이에 긴 시간이 사라져 있는 경우에는 난정합(nonconformity)이라 한다.

     

    암석 속에 사라진 엄청난 시간이 있다는 사실, 지구의 나이가 46억년이라는 사실을 요즘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현대과학이 대중화되었다. 지질학을 선도했다는 유럽조차 1700년대에는 지구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지층에 기록된 지구 시간은 연속적이라 생각했다. 시간에 대한 지구인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꾼 계기가 있었다.

     

    스코틀랜드의 지질학자 제임스 허턴이 스코틀랜드 해안을 조사하다가 시카 포인트(Siccar Point)에서 급경사를 이룬 실루리아기 사암층과 완경사를 이룬 데본기 사암층이 맞닿아 있는 부정합을 발견했다. 실루리아기에 먼저 쌓인 지층이 지각변동을 겪으면서 습곡된 후 침식되어 깎이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결국 지구 나이와 지질학적인 과정이 어마어마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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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으로 말하는 현대물리학 - 광속도 C의 수수께끼를 추적 전파과학사 Blue Backs 블루백스 78
    고야마 게이타 지음, 손영수 옮김 / 전파과학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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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윈은 윌리엄 톰슨이 지구 나이를 수천만년이라고 주장한 것을 보며 그렇다면 도저히 원시 생물이 인간으로까지 진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구 나이 문제에 돌파구가 된 것은 19세기에 방사성 원소가 발견되면서부터다. 이에 대해 런던의 한 대중지는 최후 심판의 날이 연기되었다고 말했다. 방사성 원소의 붕괴는 열원일뿐 아니라 지구 나이를 측정하는 시계로서 주목을 받았다. 갓 태어난 우주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는커녕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도 아직 형성되지 않은 채 빛 에너지만 충만한 상태였다. 우주배경복사는 빅뱅 후 38만년이 지난 시점 직진을 시작한 빛의 흔적이다. 이를 빛의 화석 또는 빅뱅의 잔광(殘光)이라 한다. 절대온도 3K까지 내려간 찬 빛(전파)이 우주의 모든 방향으로부터 균일하게 오고 있다. 


    온도가 내려가는 과정에서 전자와 양성자 등의 입자가 형성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가벼운 원소가 생성되었다. 최초로 연주시차(年周視差)를 측정한 사람은 독일의 천문학자 프리드리히 베셀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토머스 영은 빛의 파장설을 주장했다. 뉴턴은 빛은 입자라고 보았다. 뉴턴의 학설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환멸감을 느끼고 원래 직업인 의사 일을 하는 한편 고고학 연구로 진로를 바꾸어 로제타석을 해독했다. 로제타석은 나폴레옹이 거느린 프랑스군이 이집트 나일강 하구의 로제타에서 발굴한 현무암 석판(石板)을 말한다. 물론 완전한 해독에 성공한 사람은 프랑스 언어학자 샹폴리옹이다. 물론 뉴턴은 명확하게 빛은 입자라 말하지 않았다. 


    뉴턴은 미소(微小)한 물질, 직선적으로 진행한다 같은 표현을 했다. 질량보존의 법칙, 산소 등을 발견한 라부아지에는 빛도 자연계의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입자)라고 보았다. 이는 라부아지에가 뉴턴의 영향하에 있었음을 의미한다. 프레넬은 영의 간섭 이론의 불충분함을 보완하고 회절 현상을 일반적으로 기술하는 파동 이론을 제창했다. 회절은 빛이 장애물 뒤로 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마이클 패러데이가 19세기를 대표하는 실험가였다면 제임스 맥스웰은 19세기를 대표하는 이론가였다. 전자기파의 속도는 광속과 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맥스웰은 빛은 전자기파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질량이 큰 물질이 맹렬하게 운동하면 거기서부터 중력의 파동이 광속도로 전파해 간다는 것이 상대성이론으로부터 도출되었다. 


    전자기력에 비해 중력의 효과는 너무 미약해서 그것을 실험으로 포착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초신성 폭발 같은 거대 질량이 관계하는 천체 현상을 볼 필요가 있다. 2015년 9월 14일 우주의 중력파가 사상 최초로 관측되었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예측한 파로 블랙홀 두 개의 충돌에서 비롯되었다. 이 중력파가 미국에 있는 라이고 검출기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13억년이었다. 비스마르크는 제철(製鐵)에 주력했다. 문제는 높은 온도를 어떻게 정확하게 측정하는가, 였다. 열복사(熱輻射)가 필요하다. 가열된 물체가 빛을 즉 전자기파를 복사하는 현상이다. 물체의 온도에 따라 빛의 스펙트럼이 변화한다. 


    검은 철도 가열하면 빨갛게 되고 더욱 온도가 올라가면 오렌지색, 백색으로 바뀌어간다. 색깔을 보면 온도를 알 수 있다. 측정과 일치하지 않았다. 막스 플랑크가 스펙트럼을 나타내는 수식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당시까지 물리학계에 없었던 기묘한 가설이 포함되어 있었다. 열복사로부터 나오는 진동수의 빛(전자기파) 에너지는 hv를 단위로 하여 정수배의 값만 가질 수 있었다. 불연속적으로 점프하며 변화하는 것이다. 소수점은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띄엄띄엄한 에너지를 양자(量子)라 한다. 아인슈타인은 진동수 v(뉴)는 hv라는 에너지를 갖는 입자로서의 성질도 갖는다고 생각했다. 빛은 파동인 동시에 입자라는 의미다. 


    빛 입자를 광양자(光量子) 또는 광자(光子)라고 한다. 자극을 주는 방식에 따라, 실험의 종류에 따라 파동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입자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 빛이다. 금속에 빛을 충돌시키면 전자가 튀어나온다. 이것이 광전효과다, 물론 언제라도 전자가 튀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파장이 긴 빛을 아무리 강하게 충돌시켜도 금속으로부터 전자는 튀어나오지 않는다. 빛이 광자라고 하는 에너지 덩어리(탄환)가 되어 전자에 충돌해야 하는 것이다. 레이저는 단색성(單色性)과 지향성(指向性)이 뛰어난 빛이다. 루이 드 브로이는 파동이라고 생각되던 빛에서 입자성을 볼 수 있다면 입자(물질), 이를테면 전자가 파동성을 나타낸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파동과 입자의 관계는 양방향성이다.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은 빛뿐 아니라 일반 입자에도 적용되는 보편 현상이었다. 러더퍼드는 원자의 중심에는 양전하가 응집한 핵이 있고 그 주위를 음전하의 전자가 회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자가 회전 운동을 하면 빛(전자기파)을 방출하면서 에너지를 잃어가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닐스 보어는 핵 주위를 회전하는 전자는 특정 궤도 밖에 취할 수 없다고 가정했다. 즉 인공위성처럼 궤도를 임의로 선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특정 궤도를 도는 것을 정상상태(定常狀態)라 한다. 보어는 전자는 빛을 방출하지도 않고 에너지를 잃지도 않는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런데 전자가 어떤 궤도로부터 다른 궤도로 옮겨갈 때 그 에너지차 E에 대응하는 진동수의 빛이 방출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자로부터 나오는 빛의 스펙트럼은 연속적이지 않고 파장은 띄엄띄엄한 값만 갖는 것이다. 원자에 속박되어 있는 전자도 파동으로서의 측면에 주목하면 기타의 현(絃)과 마찬가지로 정재파(定在波)를 형성하는 것이다. 폴 디랙이 전자의 파동성을 기술하는 앙자 역학의 방정식을 상대성 이론에 합치하도록 고쳐 썼다. 이때 방정식의 답으로서 전자의 에너지에 플러스만이 아니라 마이너스 값이 쌍을 이루며 나타났다. 디랙은 현실에 맞는 플러스 값만 취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버리는 안일한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디랙은 마이너스의 에너지 상태는 다른 전자에 의해서 꽉 채워져 있다고 보았다. 전자는 낯가림이 심한지 하나의 에너지 상태에는 절대로 한 개의 전자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광자는 같은 에너지 상태에 여러 개의 것이 수용된다. 모든 자리가 만원이 되어 있다면 플러스의 에너지 상태의 전자가 아래로 떨어져 내릴 걱정은 없어진다. 디랙의 가설에 의하면 진공이란 공허한 공간이 아니라 마이너스의 에너지인 전자가 충만해 있는 상태라는 이야기가 된다. 마이너스 에너지의 전자는 그대로는 관측에 걸리지 않지만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플러스의 에너지 상태로까지 끌어올려주면 보통의 전자로서 포착할 수 있다. 


    진공을 무대로 감마선(에너지)이 소멸되면 대신 입자(질량)가 생성된다. 전자와 양전자는 반드시 쌍으로 나타난다. 전자와 양전자가 충돌하면 쌍소멸이 일어나며 감마선이 발생한다. 디랙이 예언한 양전자가 관측된 것은 1932년이다. 반양성자가 발견된 것은 1955년이다. 모든 입자가 반입자를 갖는다. 광자는 자기 자신이 반입자다.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이 생긴 것은 어째서일까? 10억 개 당 하나꼴의 비대칭이다. 붕괴 방식에 미세한 차이가 생긴 결과다. 상대를 찾지(만나지) 못한 입자만이 살아남았다. 반입자가 거의 없어졌을 때 우주에는 입자만이 남았다. 우주가 탄생했을 때 모든 힘은 서로 구별이 되지 않았다. 


    팽창과 더불어 중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전자기력이 분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물질의 근원이 되는 기본 입자(우주의 부품)가 마련되어 있더라도 그것에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우주에 별이나 생명은커녕 원자조차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빛이 힘이다. 별의 형성에 있어서 중력 상수 G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 별은 우주 공간에 떠돌아 다니는 가스가 중력의 작용으로 서로 끌어당겨져서 수축하는 데서부터 태어난다. 수축이 진행되면 가스 덩어리의 밀도가 충분히 높아지면서 중심부에서 수소 핵융합이 일어나고 이때 헬륨이 생성된다. 이때 막대한 에너지가 광자(감마선)로서 방출된다. 마하자면 태양(항성)이 되기 위한 점화 스위치가 눌려지는 것이다. 


    발생한 감마선은 별의 내부에서 가스와 충돌하여 조금씩 에너지를 잃어간다. 상실된 에너지는 열로 전환한다. 이로써 별의 중심부에서 온도와 압력이 높아진다. 그 결과 중력에 의한 가스의 수축에 제동이 걸린다. 중력에 의한 수축과 핵융합의 균형이 잡혀 태양은 수 십억년에 걸쳐 안정 상태로 정착한다. 에너지를 잃은 감마선은 서서히 파장이 길어져서 별의 바깥층 부분에 도달할 무렵에는 가시 광선으로 모습을 바꾸어 우주로 복사된다. 중력 상수가 현재 값보다 컸다면 가스 수축은 멎지 않고 진행되어 감으로써 태양은 짧은 기간에 연소되고 만다. 우주에는 짧은 수명으로 빛을 잃어버리는 별이 연달아 태어났다가 사라져 가게 된다. 중력 상수가 현재 값보다 작았다면 가스 수축이 뜻대로 되지 않으며 우주에 반짝이는 별들이 태어날 가능성은 없어진다.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태어난 것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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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 - 시민 종교를 거부하는 참된 예배와 증언, 어린 양을 따라 새 창조로 나아가다
    마이클 J. 고맨, 박규태 / 새물결플러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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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 마지막 권인 요한계시록은 읽기 어렵고 위험한 책으로 알려졌다. 계시록의 내용을 근거로 말세, 종말, 대환난, 심판, 666, 적그리스도 등의 말이 유포되고 있다. 유사 이래 늘 그랬지만 요즘 들어 특히 본격화하고 있다. 신약 신학자 마이클 고먼(Michael J. Gorman; 1953 - )의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는 시민 종교를 거부하는 참된 예배와 증언을 부제로 하는 책이다. 시민 종교란 세상 권력을 섬기는 종교를 말한다.(29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시민 종교는 이전의 제국, 초강대국 행사를 하는 나라, 보통 국가 심지어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도 발견된다.(114 페이지) 저자는 자신의 책이 적그리스도의 정체 또는 주님이 재림하실 날을 놓고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한다. 아울러 휴거 때 뒤에 남겨질질 모른다는 두려움을 조장하거나 자기 도취적인 종말 대비를 강화하는 식으로 요한계시록을 읽어내는 태도에 맞설 대안을 찾는 이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고 말한다.(30 페이지) 


    Reading Revelation Responsibly라는 수식어가 눈에 띈다. 요한계시록 책임감 있게 읽기라는 의미다. Re로 시작하는 세 단어가 나란히 들어선 것이 경쾌하게 여겨진다. 요한계시록을 책임감 있게 읽는다는 말은 요한계시록을 미래를 위한 극본이 아니라 교회를 위한 극본으로 읽는다는 의미다.(351 페이지) 저자는 성경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살아 있는 말씀으로서 시대 정황이 달라져도 늘 신선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해줄 수 있으나 요한계시록의 경우에 어떤 해석들은 다른 해석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기독교에 부합하지도 않고 건강하지도 않다고 지적한다.(26 페이지) 요한계시록은 요한이 로마의 아시아 속주(屬州)에 자리한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 형식의 경전이다. 일곱 교회란 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 등이다. 


    저자는 에베소가 출발점인 이유는 그곳이 요한이 유배당하기 전 그의 사역 거점이었기 때문이요/ 이거나 그곳이 유배지인 밧모섬과 가장 가깝기 때문일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의 제목 후보들 가운데 ‘어린 양을 따라 새 창조로 나아가다‘란 부제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한다.(53 페이지) 저자가 말했듯 요한계시록의 장르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여러 다른 문학 양식의 특징을 모두 가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묵시(默示)는 저항 언어이자 저항 문학이다. 미국의 신약 학자인 리처드 호슬리는 유대 묵시 문헌 저자들은 세상 종말이 아닌 제국의 종말을 고대했다고 말한다. 호슬리에 의하면 그들은 사람들이 예상한 우주 용해(溶解; 우주가 녹아 없어짐)라는 그늘에 살지 않고 이 땅이 새롭게 되어 인간 사회의 삶이 새로워지기를 고대했다.(58 페이지) 


    신학자 미첼 레디쉬(Mitchell Glenn Reddish)는 요한계시록 언어가 살아 움직이는 것은 정보를 전달해주기 때문이 아니라 독자로 하여금 요한이 체험한 것을 체험하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중요한 점은 ’상징 언어를 어떻게 볼까?‘이다. 상징 언어는 뭔가를 일깨워주며 풍부한 의미를 표현한다. 상징 언어는 산문이 쓰는 언어가 아닌 시가 쓰는 언어다. 상징은  비록 초월성을 지녔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을 가리킨다. 즉 상징들이 만들어내는 세계는 허구가 아니며 상징이 지시하는 언어는 문자와 딱 들어맞지 않아도 실존하는 세계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을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는 사람들조차 요한계시록의 상징을 상징으로 여기면서도 메뚜기는 헬리콥터요, 뿔이 열 개 달린 짐승은 다시 뭉친 로마 제국인 유럽 연합을 가리킨다는 식으로 해석한다고 지적한다.(67 페이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예언에 대해 바르게 아는 것이다. 저자는 성경의 전통을 살펴보면 예언은 오로지 미래에 있을 일만을 천명하거나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한다. 저자에 의하면 예언은 그런 것을 천명하고 미리 이야기하는 것을 아예 주된 내용으로 삼지도 않는다. 오히려 예언은 하나님을 대신하여 구체적 역사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거나 그들에게 도전을 던지는 말을 이야기한다. 선지자들은 위기 때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한다.(72 페이지) 이사야 6장, 에스겔 1장처럼 구약 선지자들은 때로 환상을 체험하는 상황 가운데 하나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았다. 하나님이 이들을 부르신 목적은 하나님이 그들에게 주신 메시지를 선포하게 하시는 것이었다. 요한도 주의 날에 체험한 환상(요한계시록 1장 9 – 20절) 중에 그가 본 것을 기록하라는 사명을 받았다. 


    새 바벨론(로마) 관원들은 분명 요한의 신실한 증언을 문제삼아 그를 밧모섬에 유배했다.(71 페이지) 종교 업무와 정부 업무를 맡은 관원들은 요한의 증언은 신을 모독함으로써 정치 질서와 사회 체제에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보았다.(78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요한계시록에서 중요한 점은 예배 문학이요 예전(禮典) 문헌이고 저항 문학의 성격은 한 단계 아래다.(75 페이지) 요한도 골로새 사람들과 에베소 사람들에게 서신을 보낸 다른 사도처럼 순수하게 서신 형식만을 따를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이 도미티아누스 치세기 말에 기록된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할 것이라 말한다. 3장에서 저자는 요한계시록이 가진 예전(禮典)과 신정(神政) 차원에 대해 논한다. 이 두 차원은 고대의 초강대국을 비판하는 고전 텍스트의 구성 요소이자 하나님이 오늘 우리에게 특히 이 시대 세계 초강대국인 나라 안에 또는 그 나라 가까이 사는 이들에게 전하시는 살아 있고 운동력이 있는 말씀이다.(85 페이지) 


    이교도 불신자들은 예수를 주라 고백하면서 그리스 – 로마에서 이루어지던 종교, 사회 정치 활동과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들을 애국심이 없고 신을 섬기지 않는 행위로 보았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동업자에게 따돌림 당했고 정부 관원에게 조사를 받기도 했다. 요한계시록 2장에는 버가모의 안디바가 폭도 손에 또는 공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한 기록이 있다. 요한계시록의 예언이 비판하는 대상은 제국의 우상 숭배(시민 종교)와 불의(군사와 경제와 정치와 종교 쪽의 억압), 특히 로마의 우상 숭배와 불의다. 그러나 십중팔구 요한계시록은 국가의 조직적 핍박이나 대중이 그리스도인에게 광범위하게 자행하고 있는 부당한 대우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 때문에 요한계시록은 일상적인 제국 즉 매일 우리가 씨름하는 여러 악, 불의 그리고 그릇된 충성에 대한 반응으로 읽어내는 것이 더 낫다. 


    요한계시록에서 중심이자 중핵을 이루는 환상은 요한이 하나님과 어린 양을 본 환상 특히 하나님과 어린 양을 예배하는 환상이다.(90 페이지) 요한계시록은 첫 번째 계명을 신실히 지키라는 예언자의 요구로서 참되신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요구이자 거짓인 모든 신을 버리라는 요구다. 요한계시록 본문에는 수많은 찬미와 예배 노래들을 표현해놓은, 신학시(神學詩)가 지닌 에너지가 힘차게 고동친다.(91 페이지) 송영(찬양) 본문들과 환호라 불리는 것들도 있다. 요한계시록은 예전을 따라 축도와 마지막 아멘으로 끝을 맺는다. 요한계시록은 환상과 기도의 융합체다. 요한계시록은 하늘에서 지금도 이어지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에 동참하라는 요구인 동시에 예배로 드려지는 거룩한 드라마를 펼쳐 보인 텍스트다. 그러므로 요한계시록은 하나님의 이야기, 하나님의 선교를 시작하라는 소환장이기도 하다. 


    요한계시록은 단순히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사실을 모르면 어느 누구도 요한계시록을 읽을 수 없다. 요한계시록은 겹치고 동시성을 띠고, 서로 뒤엉켜 연결되어 있는 몇몇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요한계시록의 내러티브는 다섯 가지다. 창조와 재창조, 구속(救贖), 심판, 증언, 승리 등이다. 요한계시록은 로마라는 말을 쓰지 않았지만 로마를 하나님 백성을 대적하는 큰 원수인 도시 바벨론으로 비유하여 묘사한다. 황제 숭배는 도시 종교 또는 시민 종교의 핵심이었다. 로마의 평화 즉 팍스 로마나는 무력을 앞세운 정복, 노예 삼기, 다른 형태의 폭력에 의존한 로마의 통치권 확립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황제 숭배는 소아시아와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교회들이 자리한 도시들에 널리 퍼져 있었다.(105 페이지) 


    에베소와 서머나에는 황제를 숭배하는 중요 신전이 있었다. 요한계시록의 일곱 교회는 어떤 식으로든 황제를 숭배했다. 요한계시록은 신정적인 텍스트다. 이 책은 누가 참 하나님이신지, 그리고 하나님과 사회 정치질서 사이에 존재하는 옳고 그른 관계들을 놓고 여러 가지 주장을 제시한다. 요한계시록은 제국의 정치 신학과 이 정치 신학의 바탕이 되는 종교적 이데올로기에 도전한다. 아울러 요한계시록은 하나님과 어린 양만이 참 주권자며 모든 복의 근원이시며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이심을 분명히 밝힌다. 더욱이 요한계시록은 우리에게 진정 누가 주권자이신지뿐만 아니라 참 하나님이 행사하시는 주권이 어떤 종류인가 일러준다. 그 주권은 많은 이들이 폭력 및 강압과 거리가 먼 어린 양의 권세라고 불러온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요한계시록을 어디에서나 또 어떤 식으로든 폭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세상 권력을 비판하는 책으로, 특히 사람들이 신성하다고 여기고 섬기며 충성하는 세상 권력을 비판하는 책으로 읽는 것이다.(111 페이지) 저자는 최근 미국이 베네수엘라, 그린란드를 대하는 방식에도 참고가 되는 이야기를 한다.(’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가 나온 것은 2014년이다.) 저자는 미국의 체제를 세속 칼뱅주의로 규정하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속 칼뱅주의는 부지런한 노동과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적절한 너그러움이 결합하면 반드시 훨씬 더 큰 자유와 번영을 얻으며 이 자유와 번영을 하나님이 복을 베푸시는 표지로 간주하지만 이면에 군사력 만능주의와 신성한 폭력이라는 신화가 존재한다고 말한다.(117 페이지) 


    이런 신화는 곧 미국이 역사 속에서 예외적 존재이자 메시아 역할을 할 위치에 있다 보니 평화로운 수단이 바람직하지 않거나 소용없을 때는 미국이 폭력을 사용해도 좋다고(원주민들을 죽이거나 어떤 나라를 침공하거나 전쟁을 벌이거나 다른 식으로 무력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나님이 허락하셨다는 확신, 심지어 폭력을 사용하라고 명령하셨다는 확신을 말한다. 신성하다고까지 말하는 이런 폭력은 다양한 세력 팽창의 정당성을 제공해 주었고 요 근래에는 자유와 정의를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메시아적 사명의 정당성을 부여해 주었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을 예전(禮典) 텍스트이면서 신정(神政) 텍스트로 규정한다. 한 분이신 참 하나님,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이 대안(代案)이기에 필연적으로 세상 권력에 중점을 둔 정치적 믿음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126 페이지) 전통적인 우상이 아프로디테, 아스클레피오스, 디오니소스, 마르스, 카이사르 등이라면 오늘날의 그것은 성(性), 건강, 건강하고 단단한 몸, 쾌락, 전쟁, 힘, 안녕을 비롯한 것들이다. 


    저자에 의하면 슬프게도 이런 우상을 따르는 이들 대부분이 교회에 속해 있다. 요한계시록은 우상 숭배를 회개하고 그로부터 돌아서기를 요구한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에는 그리스도의 재림이 없는 게 아니라 그리스도가 실제로 재림하시기 전에 그 예비 조치로서 은밀히 교회를 하늘로 들어 올리시리라는 말이 없다고 말한다.(133 페이지) 요한계시록은 현실에 순응하는 교회에는 도전을 던지고 핍박 받는 교회에게는 위로를 전한다. 요한계시록은 신학시적이고 신정적인 텍스트로서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이루어질 하나님과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의 통치, 제국과 시민 종교를 겨눈 강력한 비판, 그리고 신실하게 저항하고 삶으로 예전을 표현하며 복음을 전할 소망을 가진 공동체 안에서 어린 양을 따르라는 도전을 던지는 권면을 '영감이 넘치는 환상'에 담아 우리에게 전해준다.(134 페이지) 


    저자는 자신의 책이 과거나 미래를 무시하지 않으면서 요한계시록이 현재 교회에 주시는 말씀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이라 말한다.(150 페이지) 저자에 의하면 '요한계시록 바르게 읽기'는 세부사항보다 큰 그림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의 의도는 시험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망을 주어 이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에 끝까지 신실함을 지키면서 헌신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160 페이지) 저자는 자신이 요한계시록의 환상을 드러내는 구절을 인용하지 않은 것은 여기 저기서 한 구절씩 인용한다 해도 요한계시록의 환상이 기진 힘이나 그 환상들이 제시하는 신학적 주장의 완전한 의미는 물론 그런 환상들이 통합하여 한 책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미치는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161 페이지) 


    저자가 제시하는 요한계시록의 주제는 일곱 가지다. 1) 보좌. 2) 현실로 존재하는 악과 제국. 3) 우상 숭배와 부도덕으로 유혹함. 4) 언약에 신실할 것과 저항을 요구함. 5) 예배와 다른 시각. 6) 신실한 증인; 그리스도가 보여주신 모범. 7) 임박한 심판과 구원/ 하나님의 새 창조 등이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은 1세기 그리스도인이 1세기 그리스도인들을 염두에 두고 1세기의 문화 도구와 이미지를 사용하여 기록한 경전임을 기억하라고 말하며 그렇기에 21세기에 실제로 존재할 것들을 특별히 이미 알려주지는 않으나 우리 시대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요한계시록이 우리 시대에도 중요한 거울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죽음과 파괴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심판과 정화를 상징한다고 말한다.(168 페이지) 


    일곱 교회에 주는 메시지에는 패턴이 있다. 1) 교회의 사자에게 하시는 말씀. 2) 대부분 여는 환상으로부터 가져온 ‘그리스도를 묘사한 말’. 3) 칭찬. 4) 꾸지람. 5) 도전; 권면/ 경고. 6) 이기는 이들에게 주시는 종말의 약속. 7) 성령에 귀를 기울이라는 권면 등이다. 이를 줄이면 1) 인정. 2) 바로잡음. 3) 동기를 불어넣는 약속이다. 교회는 두 가지 당면한 과제 앞에 있었다. 여러 종류의 협박, 현실에 순응하라는 강력한 유혹이다. 요한은 여러 잡신에게 바친 희생제물을 먹은 교회 사람들에게 영적 음행, 간음을 했다고 말한다. 흥미로운 경우는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는 책망을 받은 라오디게아 교회이다. 라오디게아 근처에는 히에라폴리스 온천이 있었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이롭게 한다. 미지근한 물은 맛도 역겹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본문은 두 극(예수를 따르는 뜨거움과 예수를 거부하는 차가움)의 중간 입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교회는 중용을 따른 교회가 아니라 현실에 철저히 순응하고 타협하는 교회로서 살아남는 데 필요하다면 현실에 순응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그 시대 지배층과 권력자들이 따르는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모조리 받아들인 교회다. 


    나는 차지도 뜨겁지도 않으니라는 말을 들으며 차다는 것은 그리스도에 대한 무관심 또는 떠남을 의미하는데 그리스도께서 그런 의미의 말을 하셨으리라 생각하기 어려웠었다. 일곱 교회를 아우르는 과제는 타협하느냐 마느냐였다. 이런 점에서 요한계시록 18장 4절을 보자. “또 내가 들으니 하늘로부터 다른 음성이 나서 이르되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 거기서 나오라는 말씀이 있다. 요한계시록이 무책임하게 순교를 칭송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1세기에 순교자란 말은 증인을 의미했다. 순교자가 신앙을 지키다가 죽은 증인을 가리키는 말이 된 것은 그 후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가 주신 일곱 메시지는 죽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를 더럽히는 모든 것을 멀리하는 일을 포함하여 제자의 갈 길을 가라는 것이다.(194 페이지) 


    저자는 요한계시록 4장 8절에 나오는 우주의 중심에 앉으신 하나님과 그 주위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언급한다. 네 생물, 24명의 장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정체가 아니라 그들이 찬송과 예배로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인(印)을 떼기에 합당하신 분 그리고 그 뒤에 그 두루마리를 열어 마지막 심판과 구원을 시작하실 분은 바로 신실함을 지키다 십자가에 못 박히셨지만 부활, 승천하셔서 승리하신 주님이다.(216 페이지) 이 부분을 읽지 못하는 요한계시록 읽기는 문제적이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 어린 양은 필요하면 무력도 불사하는 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경책이 된다. 죽임 당하신 어린 양이 하나님을 드러내고 하나님께 신실하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나타낸다는 것은 역설이다.(219 페이지)


    요한은 “내가 또 보니 보좌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어린 양이 섰는데 일찍 죽임을 당한것 같더라 일곱 뿔과 일곱 눈이 있으니 이 눈은 온 땅에 보내심을 입은 하나님의 일곱 영이더라”란 말을 한다.(요한계시록 5장 6절) 요한은 우상을 숭배하는 죽음의 문화인 강력한 바벨론은 하나님께 심판을 받아 멸망할 것이라 말한다.(요한계시록 17, 18장) 억압과 죽음뿐인 바벨론이 무너지고 새 예루살렘, 새 하늘과 새 땅, 온전함과 생명이 어우러진 새 문화가 대신 들어선다.(요한계시록 21, 22장) 요한계시록의 세 주인공 중 첫 번째는 하나님이다. 알파와 오메가, 보좌에 앉아 계신 분이다. 두 번째는 어린 양이요 신실한 증인이신 그리스도다. 인상적인 말은 요한은 밧모섬에 있지만 성령 안에 있다는 표현이다.(요한계시록 1장 10절, 4장 2절, 17장 3절, 21장 10절) 


    요한계시록이 펼쳐보이는 우주 차원의 묵시극에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주연이시고 이 삼위일체 하나님과 엇비슷하게 하나님 - 그리스도- 성령을 패러디하여 거룩하지 않은 삼위일체를 이룬 사탄과 두 짐승이 주연에 맞서는 상대역으로 등장한다.(238 페이지) 짐승은 666이라는 특별한 숫자를 가졌다. 사람들은 통상 이 짐승을 적그리스도라 부르지만 요한계시록에 적그리스도라는 말은 없다. 짐승은 지배계급이냐 아니냐를 막론하고 모든 이에게 짐승의 표를 받고 경제 활동에 참여하라고 요구한다. 짐승의 표는 제국을 나타내는 슬로건이나 인장, 이미지일 수 있다.(241 페이지) 666은 완전함을 상징하는 777의 패러디일 것이다. 요한계시록에서 교회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가지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신실한 증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다. 


    요한은 (입에는) 달콤하지만 (배에는) 쓴 두루마리를 먹는 환상을 본다. 유배당한 요한은 하나님이 다른 이들도 증인으로 부르셨음을 깨닫는다. 증인이 되라는 소명은 어렵고 위험하지만 이 소명에는 지금도 하나님이 보호해주신다는 약속과 장차 하나님이 보상해주시리라는 약속이 함께 따른다.(254 페이지) 요한계시록은 이런 보호를 고대 관습인 인(印)을 찍음이라는 상징으로 표현한다. 이 인과 대립하는 것이 짐승의 표다. 하나님이 교회를 보호하신다는 것은 교회가 시험과 고난을 모면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 시험과 고난이 불가피한 현실이 되어도 이에 굴하지 않고 보호해준신다는 의미다. 저자는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카페테리아 스타일의 기독교와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257 페이지) 


    요한계시록은 6장부터 20장까지 줄기차게 전쟁, 기근, 역병, 죽음, 불공정한 시장 행태, 반역을 묘사한다. 이는 모두 우주적 차원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기보다 인간이 저지르는 악이다.(265 페이지) 미국의 성서학자 브루스 메츠거는 우리는 흰 말, 정복자의 입에서 나오는 칼, 죽은 천사들의 살을 포식하는 새들을 보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들은 철저하게 상징이다. 이 환상들의 1차 목적은 두려움을 불어넣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뿐 아니라 제국을 동원하여 잠자는 자들을 깨우려는 데 있다. 요한계시록의 말 탄 네 사람, 어린 양이 연 두루마리의 일곱 인 중 첫 네 인은 인류 역사에서 아주 잘 알려진 사건들을 상징한다. 정복, 평화의 붕괴, 전쟁과 죽음, 불공정한 경제 체제, 기근과 질병 등이다. 이는 하나님이 허락한 것이지만 근원은 결국 죄가 낳은 결과다.(269 페이지) 물론 그것은 하나님이 내리신 벌이기도 하다. 


    저자는 요한계시록 19장 13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그가 피 뿌린 옷을 입었는데 그 이름은 하나님의 말씀이라 칭하더라.” 저자는 그의 적들과 싸우기 전에 이미 옷이 피에 젖었으니 이는 그리스도가 흘린 피라고 말한다.(272 페이지) 오늘 서구 세계에서 우리 개인, 우리 가정, 우리 교회를 형성하는 것은 복음의 본질에 어긋나는 소비만능주의, 하나님과 인간을 거스르는 가치들이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에 폭력이 많음을 지적하며 그러나 폭력을 완화시키는 일곱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1) 제국이 몰락을 자초하는 것은 정의가 작동함을 뜻한다. 2) 자비가 파멸을 누그러뜨린다. 이는 회개에 목적이 있음을 말한다. 3) 죽임을 당하셨다가 하나님이 일으키신(다시 살리신) 어린 양의 모습에서 생명을 주고 폭력을 쓰지 않고 로마에 맞섬으로써 승리를 얻으신 하나님의 방법을 본다. 4) 어린 양이 거둔 최종 승리는 군사적인 행동이 아니라 다른 이를 죽이기는커녕 도리어 다른 이들을 위하여 죽은 이로부터 나온 계시와 설득과 심판의 말씀의 형태로 다가온다. 5) 하나님의 심판은 사람들이 회개를 거부할 때에 비로소 다가온다. 6) 요한계시록을 아우르는 강령은 구원이지 복수심에 불탄 파괴가 아니다. 7) 하나님의 백성은 제국을 폭력으로 뒤엎는 것이 아니라 비폭력과 신실한 삶으로 제국에 맞서라는 소명을 받는다. 


    저자는 특정한 재해를 하나님이 일부러 쏟아내신 진노요 심판으로 해석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마음을 속속들이 안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는 오만이라 말한다. 하나님의 심판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하나님의 목적은 사람들을 회개하게 하는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하나님을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진노하시는 분이 아니라 냉혹하다 할 만큼 정의로우신 분으로 묘사한다.(299 페이지) 저자는 요한이 새 예루살렘을 사각형으로 묘사하다가 육각형으로 묘사했다고 말한다. 당시 사람들이 사각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고 지성소가 육각형이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은 여러 나라에서 모인 사람들을 보여주는 환상에서 출발해 모든 나라가 와서 예배하리라는 약속을 거쳐 구속(救贖)받은 인류를 보여주는 환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곳에서는 혼돈과 악을 상징하는 바다가 없어졌고 죽음이 없다. 눈물, 애통함, 곡함이 없다. 악하거나 부정하거나 저주받은 것들/ 사람들이 없다. 성전이 없다. 전능하신 하나님과 어린 양이 새 예루살렘의 성전이기 때문이다. 해나 달이나 다른 발광체가 없으며 별도 없다. 닫힌 문이 없다. 새 하늘과 새 땅은 물리적 세계에 변형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요한계시록 21, 22장이 제시하는 각본을 하나님과 상관없는 사회 정의, 개인 구원과 상관없는 사회 정의를 일러주는 환상 정도로 축소하여 읽으면 안 된다. 요한계시록은 도피주의 종말론도 허용하지 않지만 하나님이나 개인 구원과 상관없이 사회정의나 이야기하는 본문으로 보는 흔한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다.(325 페이지) 우리는 짐승과 어린 양, 제국의 힘과 어린 양의 권세를 동시에 섬길 수 없다. 하나님과 어린 양을 예배하면서 동시에 시민 종교를 섬길 수 없다.(335 페이지) 저자는 정치권력, 경제력, 군사력을 삼위일체 거짓 신이라 부른다.(338 페이지)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하고(요한계시록 3장 3절) 입은 옷을 늘 깨끗하게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요한계시록 22장 4절) 


    성경의 어느 한 책이 말하는 영성이 성경 전체가 들려주는 증언을 대신할 수 없듯 요한계시록도 분명 성경에서 유일한 책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의 영성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요한계시록은 정경의 나머지 부분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요한계시록이 들려주는 묵시 – 예언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오직 요한계시록만이 일으킬 수 있는 어렵고도 아주 예리한 질문을 던지지 못할 수 있으며 요한계시록만이 아주 분명하게 계시하는 것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348 페이지) 저자는 요한계시록을 보고 들으라고 말한다. 그리고 예배하고 증언하라고 말한다. 이어 나와서 저항하라고 말한다. 이어서 따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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